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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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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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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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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제 483화 무인들의 전투

DUMMY

라잔의 배와 가슴을 베어 넘긴 연분홍색의 섬광이 반짝이자.

뒤이어 붉은 꽃과 같은 피 분수가 월검향의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갔다.

성채와 같았던 방패의 라잔의 몸이,

마침내 제대로 베인 것이었다.

비록 단단하기 짝이 없는 육체이기에.

그 피해는 많다고는 할 수 없으나.

월검향은 라잔이 제대로 타격을 받은 이상.

승기가 넘어왔다고 판단하고는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딛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앗!!!!!!!!”


방패의 라잔이 주춤하는 틈을 타. 공격을 이어가기 위해 검을 휘두른다!


“흠.”


라잔의 콧소리와 함께 월검향의 검격이 크게 흔들려졌다.

이에 월검향이 원인을 찾으니,

어느 사이엔가. 그의 다리가 라잔의 꼬리에 붙잡혀있었다.


“망....”


라잔이 꼬리를 지면을 휩쓰는 듯이 당기자.

월검향의 등이 갑자기 지면에 떨어지는가 싶더니,

곧 고속으로 세상이 회전했다.

이에 월검향은 루나로 라잔의 꼬리를 끊으려고 했으나...


“가라.”


방패의 라잔이 먼저 눈치채고 내던졌다.

그와 동시에 라잔의 양손에서 방패가 사라졌다.


피이이이이이이잉!!!!


“썩을!”


날아가는 지점 바로 옆으로 두 방패가 불길에 휩싸인 모습으로 고속으로 날아온다.

그러자 월검향은 급히 몸을 뒤로 꺾어 방패들을 피해냈다.


까앙~!


두 방패가 월검향의 머리 앞에서 부딪혀 불꽃이 튀겼다!

그러자...


콰아아아아아앙!!!!


처음부터 의도한 것처럼 거대한 폭발이 두 방패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월검향은 폭발에 휘말려 저 멀리 날아갔고,

그걸 본 방패의 라잔은 자신의 빈손에 불꽃을 일으켰다.


“흠.......”


치이이이이익!!!


베어진 상처로 피가 흐르는 것을 바라본 라잔은 자신의 손에 나온 불꽃으로 그것을 지혈했다.

그러자 생살이 타는 냄새가 라잔의 콧속을 타고 들어왔다.

이러한 통증 때문인지. 라잔의 눈썹이 꿈틀거리긴 했으나.

그는 신음성도 없이 다시 일어나는 월검향을 보았다.


“아프군. 훌륭해.”


방패의 라잔은 월검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면서.

지면에 놓인 두 방패를 회수했다.


“생명과 마나 속성이라..

그 두 개는 필멸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속성이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필멸자들은 생명 속성과 함께하며,

마나 속성은 그들의 숨으로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간다.

그 두 속성을 합쳐,

연료로서 태운다라...

강력하면서도 대단하군.

하지만 무인이여.

그에 대한 대가를 모르는 것은 아닐 테지?

네가 그 힘을 다룬 이상.

얼마 못 가 수명이 다해 죽을 것이다.

그래도 만족한 것인가?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다.

그 힘을 멈추고,

이곳을 떠나라.

너와 같은 무인이라면.

눈을 감아줄 가치가 충분하다.

네가 죽어 괴물의 길을 걸을지 모르나.

너는 아직 너무나 젊다.

불꽃처럼 타오르기에는.

너란 존재가 너무나 아깝다.

좀 더 삶을 소중히 여겨라. 무인이여.”


“말이 많군. 방패의 라잔.”


월검향은 몸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입을 열었다.


“덤벼라. 너와 나.

모든 것을 걸고 승부를 내자.”


라잔이 보기에는 월검향은 모든 것을 사용해 자신에게 대적하는 전사였다.

그 모습에 라잔은 숭고함마저 느끼며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위대한 전사와의 전투에 가슴이 뛰고,

베인 상처의 따가움이 그의 쾌락이 된다.

필멸자로서 저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

얼마나 찬란한 불꽃인가?

방패의 라잔은 그 불꽃에 답하고자. 자신 또한 불태울 준비를 했다.


“그래.... 기어코 끝을 보자면...

그래야겠지.....!!!!”


라잔의 주위로 붉은 기류가 꿈틀거리더니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그 모습에 월검향은 자신의 머리 위에 꽂혀 있는 람히르 깃털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이건....”


위험하다. 명백히 달라진 기백에 월검향은 자신의 팔뚝에 닭살이 돋는 것을 느꼈다.


‘위험해... 위험해....’


천사의 깃털에서 온 예지가 월검향에게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다.


‘아까의 힘 싸움에선 내가 우위를 접했어.

상처를 지진 것을 보면.

라잔은 재생이 뛰어난 괴물도 아니야.

그런데... 왜 이렇게나 불안하지?’


“이 내가 이렇게 기쁜 것은 플로라와 싸움 이후로는 처음이군.

그래... 훌륭하다.

네가 그동안 쌓아온 무가 너무나 아깝구나...

설사 이곳에서 네가 죽더라도.

너의 영혼에는 결코 손을 대지 않겠다.

최대한 죽지 마라. 무인이여.

난...

너와 좀 더 즐거워지고 싶다.”


방패의 라잔의 두 다리가 부풀어 오르자.

월검향은 검을 들어 방어할 준비를 했다.


“....와라.”


“그러마!”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방패의 라잔이 발을 떼는 순간.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고,

월검향은 본능에 따라 검을 들어 막아냈다.

그러자 그는 주위의 공기가 순식간에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막대한 압력을 받았다.


“크으으으으윽!!!!”


방패의 라잔이 바로 도착한 것을 물론이고 주위의 경관이 순식간에 변해가고 있었다.

어지러이 움직여지는 주위에 월검향이 천근추를 써보지만....

지면이 그대로 박살 나갈 뿐.

전혀 멈추지 않는다.

다행인 사실이라면 동굴에서 멀어지고 있달까?

월검향은 이 사실에 속으로 안도했으나 방심하지는 않았다.


“<내 분노를 불꽃으로>!!!!!”


방패의 라잔이 방패를 내지르자.

월검향은 검을 휘둘려 힘을 바꾸었다.

그러자...


콰아아아아앙!!!


곧 수십 미터에 이르는 불꽃이 월검향을 지나쳐 지면을 태워갔고,

그 길이는 월검향의 시야가 닿지 않을 정도였다.

월검향에 불꽃이 안 닿은 것은 아니나.

온갖 버프로 내공이 넘쳐흐르는 월검향에겐 그럭저럭 버틸만할 피해였다.

다만 문제는...

방패의 라잔이 월검향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다음 방패를 월검향의 품속으로 내던졌다는 것이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문스톤끼리 부딪혀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월검향이 기습을 막아내는 데에 성공한 것이었다.

그러나...


콰아아아아앙!!!


곧 방패에서 폭발이 일어나 월검향의 균형이 흐트러졌고,

그 틈으로 라잔의 주먹이 월검향의 배를 향해 치고 들어왔다.

그 결과. 월검향의 배가 기역자로 꺾이고,

그의 등 뒤로 수십 미터에 이르는 불꽃 장벽이 반짝인다.

이에 월검향은 몸속의 장기들이 모조리 뒤집어지는 충격을 받았다.

자신은 현재 무한하다고 할 수 있는 내공을 사용하는 중인데.

이 정도의 충격이라고?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의 화력이었다.

이에 월검향은 자신의 배에 꽂혀 있는 라잔의 주먹에 루나를 내려찍었다.


끼깅!


하지만 제대로 베어지지 않는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눈을 크게 떴다.

아무리 자세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지만.

베이지 않았다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나는 필멸자시절부터 마나조차 다루지 못한 무인일 뿐이었다.

그런 내가 다룰 수 있는 속성은 단 하나.”


라잔의 주먹에 불꽃이 깃든다.


“내 생명을 불태우는 일이다. 무인이여.”


콰아아아아아아앙!!!


라잔의 주먹에서 폭발이 일어나자.

월검향의 육체가 저 멀리 날아갔고,

그런 월검향의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지.”


콰아아아앙!!!


방패의 라잔이 월검향을 지면에 내려찍자.

그 충격으로 지면이 수십 갈래의 금이 그어지더니,

곧 육쪽 마늘빵마냥 갈라져 갔고.

그 안에서 월검향은 피가 뒤섞인 기침을 내뱉었다.


“큭!!!!”


나노머신이 고속으로 그의 육체를 재생해갔으나.

라잔의 불꽃이 순식간에 그의 몸을 갈아가는 것이 느껴진다.

월검향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라잔을 살폈다.


‘탔다?’


라잔의 몸 일부가 검게 타들어 가는 것이 보인다.

그렇다면...


“네 기술은 너 또한 피해를 입는 거냐! 라잔!?”


“정확히는 내 체력을 깎아서 사용한다는 거지.

내 살을 깎아.

그것을....”


콰아아아아아아앙!!!


월검향이 인식하기 전.

그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그 힘이 얼마나 강한지. 월검향의 육체가 튕기지도 못하고,

지면을 박살 내면서 밀려 나갈 정도였다.

박살이 난 지면으로 불꽃이 피어오른다.


“내 무기로 사용한다.”


방패의 라잔은 마법 같은 것을 전혀 몰랐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생명 일부를 사용해.

그것을 무기로 사용하는 일뿐.

그는 그걸로 수 많은 적들을 쳐부수어 왔고,

전투가 끝날 때마다 만신창이인 몸을 얻었다.

한없이 전사라 할 수 있는 전투 방식에 월검향은 속으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나노 머신인가로 재생하는 나 또한 아파죽겠는데.

그걸 항상 무기로 써? 미친놈이군.’


필멸자에겐 생명이란 결코 손을 대서는 안 되는 속성이었다.

스스로의 수명을 버리는 행위나 다름없기에,

그 고통은 말할 수 없이 강했다.


“서로가 스스로의 생명을 태워 부딪힌다!

이것이 진정한 무인의 전투가 아니겠느냐! 전사여!”


“부정하지 못해서 슬픈걸!”


월검향은 나노머신으로 인해 몸이 치유되자.

곧바로 일어나 방패의 라잔에게 돌진했다.

라잔이 스스로의 기술을 사용할수록 죽어가는 이상.

계속 싸우는 것만이 라잔을 쓰러뜨리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암월광>!”


검은 달빛이 잠시 루나에 머무르는가 싶더니 곧 섬광이 되어 라잔을 향해 날아간다.

이에 방패의 라잔은 방패로 쳐낸 후.

하나의 방패를 하늘로 집어 던지며 월검향을 향해 돌진해왔다.


까까가가가가가강~!


월검향과 라잔의 무기가 부딪혀 불꽃을 일으킨다.


“흡!!!!”


“하아아아앗!!!”


그 누구도 물러서지 않는 힘겨루기였다.

둘의 힘의 대결로 나오는 속성에 의해.

지면의 잘잘한 모래나 자갈들이 공중으로 떠올랐고,

그 둘의 몸에는 보호막으로 보이는 투명한 막이 형성되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앞의 적을 밀어내기 위해 부딪히고 있었다.

힘은 호각.

월검향은 그렇게 판단하며 라잔의 상태를 살폈다.

라잔의 몸이 점점 타들어 가는 것이 보이는 이상.

시간을 끌면 라잔은 스스로의 기술에 목숨을 빼앗기겠지.

그럼 이걸 타개할 라잔의 수는?

월검향은 힘을 빼지 않는 상태로 시선을 올렸다.

그가 던진 다른 방패의 위치를 찾는 것이었다.

그러자 부메랑처럼 날아오고 있는 라잔의 방패가 보인다.

이 상황을 예측해.

월검향의 등을 노리는 공격이었다.


“나도 예상했다!!!!!”


월검향의 등에 방패가 부딪치기 직전.

그는 루나에 자신의 내공을 집어넣었다.


“<광폭참>!!!!!!!!!!”


루나에서 붉은 기류가 반짝이더니,

곧 눈 부신 빛과 함께 둘의 육체를 날렸다.

그러자 방패의 라잔의 방패는 월검향을 노리지 못하고 라잔에게 돌아갔고.

라잔은 익숙하다는 듯이 방패를 낚아채고는 다시 하늘로 던졌다.


‘또 중요한 순간에 방해를 넣을 생각인가?’


월검향이 직접 상대해온 결과.

방패는 라잔은 무기이자. 그가 지닌 유일한 원거리 견제기였다.

따라서 방패를 던진다는 것은 월검향의 흐름에 방해를 넣는다는 것이었고.

거기서 비롯된 것은...


“가마!”


월검향을 해당 상황에 집어넣기 위한 라잔의 몰아넣기였다.

마치 토끼사냥과도 같달까?

만약 라잔보다 힘이 밀린다면.

월검향은 속절없이 거기에 말려 들어갔겠지만.

힘이 동등하다면. 그 전제를 바꿀 수가 있었다.

월검향은 그렇게 판단했기에 피하기보단 라잔을 향해 맞서는 길을 택했다!


“<섬월>!”


약 20m 지름을 강기로 주위를 휩쓸어 버린다.

방패의 라잔 또한 방패를 들어보나.

제대로 자세를 잡지 못한 탓인지.

그의 육체는 잠시나마 흔들렸고,

그 틈을 놓치지 않는 월검향은 끊임없이 공세를 이어나갔다.


콰앙!!!


부딪힐 때마다. 둘 사이로 충격파가 지나간다.

월검향은 라잔의 방패가 되돌아오기 전.

공격했던 곳을 계속 내려찍었고,

이에 막대한 내공이 빠져나가는 그였지만.

그것이 효과를 보였는지.

방패의 라잔의 방패가 떨리는 것이 보였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막고 있는 방패에서 힘이 빠지는 순간.

월검향의 루나는 라잔의 팔을 자르고 라잔의 목을 자르겠지.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라잔 또한 뒤로 꼬리를 움직였다!


“어림없다!”


서걱!


잘려나간 라잔의 꼬리가 월검향의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이걸로 방해는 끝...


“이제 내 차례다. <단두대>”


그 순간.

월검향의 시야가 한순간에 어둠에 휩싸였다.

아니 정확히는..


“크으으으윽!!”


한순간 몸 내부에 이질적인 감각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원래라면 월검향이 즉사해야 하는 부상이었지만.

지독할 정도의 재생력을 가진 나노머신은 그의 생명줄을 억지로 붙들고 있었다.


‘방패? 방패인가?’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월검향의 시야가 차단되면서 몸 내부에 이물감이 드는 것을 보면.

라잔의 방패가 그의 몸 내부를 휘젓고 있는 상태인 것 같았다.

여기까지 판단한 월검향은 급히 뒤로 물러섰고,

그러자 순식간에 아물어가는 상처와 서서히 되돌아오는 시야를 느낄 수 있었다.


“머리가 반 토막이 났는데도 지독하군.

너에겐 죽음이란 없는 거냐!?”


방패의 라잔이 기가 막힌 표정으로 재생하고 있는 월검향의 머리에 방패를 내려찍는다.

그러자 월검향은 몸을 돌려 피해낸 후.

검에 강기를 담아 라잔의 턱을 향해 날렸다.


콰앙!


본래라면 그의 머리가 턱 채로 잘리는 것이 옳으나.

극한으로 강화된 라잔의 몸 때문에,

만년한철에 부딪힌 것처럼 강기가 폭발해갔다.

이에 방패의 라잔이 몸이 흐트러지자.

월검향은 손가락으로 강기를 날린 후.

라잔을 압박해갔다.

허나....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라잔은 기합과 함께 방패를 휘둘렸다.

그것도 방어를 포기한 상태로 말이다!!!


푸욱!!!!


서로의 몸에 방패와 검이 박히고.

서로의 피가 서로를 향해 뿌려졌다.


“너어.....”


월검향은 뒷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방패의 라잔은 굳건한 눈동자로 자신의 방패를 번갈아 가며 휘둘렀을 뿐이고,

이에 월검향 또한 검을 휘두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드드득!!!


월검향의 뼈가 박살 나고,


콰직!


그의 살점이 뭉개져 시간을 되돌린 것처럼 재생되어갔다.

그러나 방패의 라잔은 아무런 동요 없이 속도를 높여갔다!


‘이놈....

점점......

빨라지고 있어...?’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나노머신의 재생보다.

방어를 포기한 라잔의 공격이 더 빨라지기 시작한다.

그러자 월검향의 몸에 재생되지 못한 상처들이 늘어났고,

라잔의 몸 또한 피투성이로 되어갔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야...’


틈은 없다.

이 상태에서 뒤로 물러나기라도 하면.

얄짤없이 빈틈을 보이게 된다.

그러면 반격조차 못 하고 두들겨 맞을 뿐이었다.


“제길! 이판사판이다!!!!”


라잔의 몸의 일부가 검게 물들어진 것이 보인다.

라잔 또한 크게 무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좀 더...

좀 더 버틴다면....


“하아아아아아아앗!!!!!!!!!!!!!!!!!!!!!!!”


검과 방패가 서로의 몸을 베어 넘기고,

살과 피로서 지면을 적신다.

둘의 공격이 비켜 간 곳으로 생명과 마나가 춤을 춘다.

얼마나 서로의 몸을 베었을까.

월검향은 무아지경 속에서 라잔을 보았다.


‘문스톤과 같은 정신이야.

대체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럴 수가 있는 거지?’


월검향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으나.

곧 그것은 자신도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래의 자신아라면.

이렇게 처절하게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의 수명을 불태워,

누군가를 위해 싸운다라...

원래의 월검향으로선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왜 현재의 자신은 그런가....?

월검향과 라잔은 그 대답이 동일했다.


‘...지키기 위해서겠지.’


월검향은 람히르를,

그리고 거짓된 영웅들을 위해서 싸우고 있다.

그러면 라잔은?


“라잔! 네 놈은 누굴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거냐!!!!!!!”


치고 박으며 월검향이 소리쳤다.

방패의 라잔은 오른쪽 눈에 루나가 박혔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월검향의 머리를 내려찍으며 외쳤다.


“나의 명예와, 네메시스님에 대한 충정이다!!!!”


가슴이 베어 뼈가 보이는데도.

기술의 부작용으로 팔 대다수가 검게 타버렸는데도.

방패의 라잔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 외침에 월검향은 외쳤다.


“충정? 겨우 그런 걸로...”


“넌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내가 어떻게 이 자리에 서 있는지를!

있는 것은 두 방패와 두 손뿐인 내가!

세상을 구하고 받은 보상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은 배신이다!

나의 명예에 대한 모욕이다!

나는 한때 영웅이었으나.

그 최후는 비참하기 짝이 없었지!

사랑하는 이들에게!

동료들에게!

그리고 내가 지키고자 하는 이들에게!

모조리 배신당했다!

그런 내가 괴물이 되고!

그런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이 누군지 아느냐!

바로 네메시스님이다!

수많은 마물들이 먹고 먹히는 곳에서.

오직 그만이 나를 구해주어,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주었다!

절대적인 신뢰를 말이다!

넌 모른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뻗어온 그 따뜻한 손길이!

우리 괴물들에게 얼마나 따스한 가를!

그렇기에 나는 포기하지 못한다!

나를 꺾고 싶으냐!?

어림없다!

나는 내 몸이 박살 나는 한이 있더라도!

그분의 손길을 위해!

몇 번이라도 일어날 것이며!

나와 고난을 함께해온 동료들을 위해!

너희 거짓된 영웅들을 처리하여!

그들의 명예와 넋을 기릴 것이다!

그걸 위해선 몇 번이라도 타 올라주지!

불타라 나의 영혼이여!!!!!!!!!!!!!”


끼잉!


그 순간이었다.

월검향의 몸의 재생력이 점점 줄어 들어갔다.

이걸 느낀 월검향은 입술을 깨물었다.


‘망할. 나노머신인지 뭔가 하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 건가?’


월검향의 세포 속에서 공생하고 있던 나노머신들이,

숙주에게 마나를 제공하던 중 과부하를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 파괴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사실을 월검향은 정확히는 몰랐지만.

몸의 감각으로 본능적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망할. 망할. 망할.’


이대로라면 라잔이 모조리 불타기 전.

월검향이 죽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이 사실을 느낀 월검향은 외쳤다.


“명예라니!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넌 추악한 괴물일 뿐이다!

너와 너의 동료들이 해둔 일을 봐라.

세상을 파괴하고 있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였는지 알아?

그들이 이 전쟁에서 무슨 관계가 있어?

파괴할 거면 너희 망할 괴물들과,

주신들과 노닥거리든가.

왜 우리 필멸자들을 끌어들어?

그 행위에 명예가 있다고 생각해? 방패의 라잔!!!?

너에겐 명예란 없다! 방패의 라잔!!!!!!!!!!!!”


월검향으로선 생각나는 대로 외친 것뿐이었다.

하지만. 한순간.

라잔의 몸이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닥쳐라아아아아앗!!!!”


라잔에서 일어난 불꽃이 점점 커져갔으나.

월검향은 그것이 더 이상 아프지 않는 것을 느꼈다.

이건... 왜이지?


[분석 스킬 결과. 라잔의 능력 판별.

능력명 ‘고귀한 정신.’

그의 정신 상태가 곧 육체로 바로 이어지는 능력.]


“뭐야?”


월검향은 그렇게 중얼거렸으나.

시야 한쪽에 나와 있는 글자들은 점점 늘어났다.

이건....


‘대도서관?’


대도서관이 시야를 공유 해줬을 때에 볼 수 있는 글자들이었다.

이게 왜 갑자기...?

월검향은 그렇게 생각하던 중.

곧 새로운 힘이 검에서 나와 자신의 몸을 따뜻하게 감싸는 것을 느꼈다.


‘...그래. 너희들도 함께구나.’


느껴진다.

6명의 거짓된 영웅들의 힘들이 월검향 자신의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비록 그들의 스킬을 꺼낼 수는 없을지 몰라도.

그들의 스킬 일부가 알아서 발동되는 것 같았다.


[라잔의 육체는 그의 정신 상태에 많은 영향을 받음.

그의 마음을 꺾지 못하는 한.

그에겐 죽음조차 허락되지 않음.

무식하면서도 한없이 고귀한 능력.

고로. 가장 유용한 수단은 논리의 파훼.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라잔의 의지가 꺾이고,

그것은 곧 몸의 약화로 이어질 것.]


라잔의 몸 구석구석에 검은 점들이 표시되어가고,

월검향의 팔다리에 소환사의 정령들이 깃드는 것이 느껴진다.

마법소녀의 마법으로 대기의 마나가 모여들며,

영웅왕의 단단한 반신의 육체가 적용되어갔다.

검귀의 배틀힐링으로 피해가 감쇄되어가고,

힐 하는 마왕의 빛이 과부하로 무력화된 나노머신을 대신하여 그의 육체를 치료한다.

그리고 대도서관의 분석들이 라잔의 비밀을 풀어갔다.

마지막으로 월검향의 나노머신들이 일제히 힘을 공급해갔다!!!!!

이 순간만큼은!!!

월검향은 결코 괴물에 뒤지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월섬>!!!!!!!”


“<내 긍지를 검으로>!!!!!!”


라잔의 방패와 월검향의 검이 교차한다.

그리고....


서걱!!!!


방패의 라잔의 방패가 둘로 나누어지고,

잘려나간 라잔의 팔이 지면을 저 멀리 나아간다...

그러자 나무로 이루어진 방패 내부가 보였다.


‘전부 문스톤이....

아니었구나....’


운이 좋은 건가?

아니면 기적이 일어난 걸까?

방패의 내부가 나무의 결에 따라 쪼개진 것이 보인다.

문스톤이 이루고 있는 부분은 얕기 짝이 없는 막에 불과했으나.

그럼에도 문스톤으로 이루어진 방패를 루나로 베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크윽!!!”


라잔의 왼팔이 없어지자.

라잔의 입에서 신음성이 나왔다.

그걸 본 월검향은 다시 검을 휘둘렸다!


“<암천락>!!!”


검은 강기가 라잔의 몸을 뒤덮는 듯이 날아가자.

그는 몸을 숙여 그것을 받아내더니,

곧 검을 휘두른 월검향을 향해 방패로 바로 밀어냈다.


타앙!


그와 동시에 라잔의 아래쪽에서 푸른빛이 반짝였다.

그리고...


서걱!


월검향의 왼팔이 잘려나가 지면을 구른다.

라잔이 지면에 떨어진 방패 조각을 발로 차.

월검향의 팔을 잘라버린 것이었다.

이에 월검향은 신경 쓰지 않고 검을 휘두르려고 했으나...


‘망할. 더 이상 재생이 안 되는군.’


그의 팔이 재생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아까 폭주하던 힘은 죽기 직전에 내는 힘에 불과했나 보다.

그렇다면....


‘아아. 제기랄.’


나노머신으로 지탱되던 생명이 빠르게 소비되어갔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라잔 또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그의 몸 대부분이 검게 타들어 갔으며,

그는 눈을 잃은 부상 또한 안고 있었다.

설사 그가 월검향을 이 자리에서 쓰러뜨려도.

그는 결국 후퇴하는 수밖에 없겠지.

그럼에도 그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생명을 사용해갔다!


“라잔!!!!!!”


“월검향!!!!!!!”


둘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의 무기를 상대에게 내질렀다!


콰아아아아아앙!


“크윽!”


“윽!!!”


서로 한쪽 팔이 없어 균형을 잡기 힘든 탓인가?

둘의 무기가 폭발에 휘말려 저 멀리 날아갔다.

그 결과. 둘의 무기는 맨손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무기를 주우러 간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둘의 몸은 만신창이였고,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둘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아수라권>!!!”


“<분노를 힘으로>!!!”


각자 주먹을 쥐고 상대를 향해 내질렀다.


퍼어어어억!!!


서로의 주먹이 얼굴을 가격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에 서로의 시야가 뇌진탕으로 흔들린다.

이로 인해. 둘의 육체가 지면에 쓰러졌으나.

둘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절대 포기 못 해!”


“이쪽도 마찬가지다!!!”


단 한 발자국.

서로가 상대보다 한 발자국만 앞설 수가 있다면.

이길 수가 있다.

이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버티는 이가 승자이기에,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일어났다.

그들 하나의 목숨이라면 포기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의 어깨 위엔.

각자가 지켜야 하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앗앗앗앗앗!!!!!!!!!!!!!!!!!!!!!!!!!!!!!!!!!!!!!!!!!”


서로는 서로의 마지막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모든 힘을 쥐어짜.

상처투성이인 상대의 몸을 향해 마지막 주먹을 날렸다!!!!!!


퍼어어어어어어억!!!!!!!!!!!!!!!!!


꿀렁~!


월검향의 자신의 입가에 흐르는 검은 피를 보며 숨도 쉬지 못하는 고통을 느꼈다.

그의 몸에 흐르던 힘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제한시간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는 남은 힘을 사용해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상대는?


“..........”


라잔 또한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주춤 물러서는 것이 보인다.

그의 배는 월검향의 육체처럼 뻥 뚫려 있었고,

그것은 살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아니었다.

그 모습에....

월검향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앞으로 쓰러졌고,

라잔의 육체 또한 뒤로 넘어갔다.


“...............무승부인가?”


월검향의 물음에 거친 숨을 들이쉬는 라잔은 입을 열었다.


“그렇군....”


둘 다. 살기 그른 상처였다.

둘은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하늘을 보았다.


“바보 같군.”


“이쪽이 할 말이야.”


서로가 모든 것을 사용해 부딪혔기에,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동시에 스스로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기에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월검향 또한 이 육체가 죽으면 프레이야에게 죽는다고 들었기에,...


‘게임은 실패인가?’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방패의 라잔을 보았다...


작가의말

온갖 버프를 받아도. 결국 무승부가 되었네요.

그래도.....

단독으로 666의 괴물을 쓰러뜨리는데에 성공한 월검향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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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3 제 513화 소돔의 공성전. +1 23.03.05 26 2 17쪽
512 제 512화 진월검향 무쌍. +1 23.03.05 20 2 13쪽
511 제 511화 1vs30000. +1 23.03.05 23 2 13쪽
510 제 510화 마지막에 남은 영웅. +1 23.03.05 30 2 15쪽
509 제 509화 가브리엘의 강림. +1 23.03.05 20 2 16쪽
508 제 508화 마지막 행복. +1 23.03.05 22 2 15쪽
507 제 507화 거짓된 영웅들의 결정. +1 23.03.05 29 2 14쪽
506 제 506화 이별준비. +1 23.03.05 21 2 16쪽
505 제 505화 다가오는 이별. +1 23.03.05 19 2 12쪽
504 제 504화 영웅들의 휴가. 그러나... +1 23.03.05 19 2 17쪽
503 제 503화 일상 속의 불안감. +1 23.03.05 39 2 12쪽
502 제 502화 네메시스에 대한 단서 +1 23.03.05 20 2 14쪽
501 제 501화 세상을 지켜내다. +1 23.03.05 15 2 14쪽
500 제 500화 하나가 된 괴물과영웅들의 힘. +1 23.03.05 20 2 28쪽
499 제 499화 법칙 붕괴 +1 23.03.05 27 2 16쪽
498 제 498화 현자의 덫 +1 23.03.05 19 2 14쪽
497 제 497화 거짓된 영웅들의 패배. 그러나... +1 23.03.05 17 2 16쪽
496 제 496화 종말 vs 괴물 +1 23.03.05 17 2 29쪽
495 제 495화 침공해오는 종말. +1 23.03.05 19 2 17쪽
494 제 494화 괴물과 영웅의 동맹. +1 23.03.05 14 2 23쪽
493 제 493화 7번째 666의 괴물. +1 23.03.05 9 2 15쪽
492 제 492화 현자의 최후. 그러나... +1 23.03.05 13 2 14쪽
491 제 491화 진실을 숨기는 자. +1 23.03.05 10 2 14쪽
490 제 490화 거짓된 영웅들과 람히르 +1 23.03.05 11 1 28쪽
489 제 489화 진실 vs 거짓. +1 23.03.05 16 2 17쪽
488 제 488화 상상도 못할 적들이 나타났다! +1 23.03.05 8 2 20쪽
487 제 487화 오래된 원한. +1 23.03.05 10 2 17쪽
486 제 486화 진화의 괴물에 맞서다! +1 23.03.05 11 2 18쪽
485 제 485화 살인인형 엘리스와 현자 위슬러. +1 23.03.05 11 2 17쪽
484 제 484화 낙인. +1 23.03.05 10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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