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조회수 :
53,448
추천수 :
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3.03.05 21:54
조회
14
추천
2
글자
27쪽

제 482화 네메시스의 지원

DUMMY

거짓된 영웅들이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간 뒤. 수십 년 후.


“또 실패로군.”


네메시스는 또다시 사라져가는 생체 바이탈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벌써 200명째이다.

하나하나가 네메시스가 찾아내어 성장시킨 귀중한 인재들인데...

역사상 만나기 힘들 정도의 재능을 가진 천재들인데...

전부 조커의 ‘게임’을 통과하는 데에 실패했다.

그들이 ‘조커’의 게임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그들은 각자만의 분야에서 찬란한 별이 되어 4세계를 위해 일을 했겠지.

이 사실이 네메시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기만의 조커. 정말 골치 아픈 짓을 해두었어.”


기만의 조커는 거짓된 영웅들을 만나고 온 후.

네메시스에게 프레이야의 검을 가지고 싶다면.

자신이 준비해둔 ‘게임’을 통과해보라고 하였다.

거기까진 좋다.

조커는 원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괴물이라.

그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게임’의 조건이.

‘필멸자’가 직접 수행해야 하며,

괴물은 그곳에선 관전밖에 못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필멸자에게 괴물을 붙여 그곳으로 보내었고,

가끔 살아 돌아오는 괴물들의 토대로 조커의 ‘게임’을 파악해나가고 있었다.

물론 이 때문에 네메시스는 자신의 입김이 닿는 인재들을 갈아 넣어야 했지만 말이다.


“후우.”


아무리 세기의 천재들을 넣어도.

결과는 죽음뿐.

뭐... 그것은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닐지 모르겠다.

‘게임’의 내용은 그 무엇도 아닌.

666의 괴물들과 직접 치고 박아야 하는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아무리 잘난 천재들을 넣는다고 하들.

하나의 판단이라도 잘못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다행인 사실이라면.

당시의 거짓된 영웅들 중 하나인 살인귀의 육체를 입은 상태로 싸울 수 있다는 거겠지...

그렇기에 일반인을 그곳에 집어넣더라도.

동일한 전투력을 가질 수가 있었다.

그래...

수치상으로는 동일한 전투력을 말이다.


“왜 실패하는 거지...?”


하지만 실패한다.

네메시스가 고르고 고른 인재라도.

도달할 수 있는 것은 방패의 라잔이 한계였고,

그 이상은 나아가지 못하고 뼈가 되어갔다.


“방패의 라잔...”


네메시스는 고인이 된 동료를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야누스와의 세력 전쟁에서 네메시스의 곁에서 항상 같이 싸워온 무인이기에,

네메시스는 그를 잘 알고 있었다.

666의 괴물 내에서 수치적인 힘으로 생각한다면.

라잔은 분명 최하위를 겉도는 666의 괴물이겠지만.

그의 서열은 450위를 기록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가 특별한 능력을 지닌 것도 아니고,

압도적인 신체를 지닌 것도 아니다.

그는 그저....


“약자의 전투법을 익혔지.”


정직하게 전사의 전투법을 취하지만.

상대에 따라. 지형에 따라.

자신이 유리할 위치를 본능적으로 읽는다.

그것은 그저 ‘감’이라 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예지나 다름없는 상황을 만들어냈고,

그렇기에 그는 전생에....

자신의 세계에 있던 7명의 마왕들을 죽.였.다.

그가 상대했던 모든 마왕들이 강력했으나.

방패의 라잔은 기어코 공략법을 찾아내.

그들의 목을 위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것은 괴물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무기는 단련된 몸과 두 개의 방패가 전부.

하지만 그는 그것으로 수 많은 괴물들을 때려잡아 왔고,

네메시스의 방패로서 가장 먼저 앞장서는 괴물이었다.


“영웅이라...”


어떤 상황에서든 해법을 찾아내 기어코 상대를 죽인다.

지금까지 네메시스가 보낸 많은 인재들이 다양한 전투법을 사용해,

살인귀의 육체로 방패의 라잔에게 대적했지만.

결과는 전멸.

정작 본래의 살인귀는 단독으로 라잔을 쓰러뜨리는 데에 성공했는데 말이다.

그렇기에 네메시스는 이 결과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나 많은 인재들을 투입했으면.

한 명쯤은 성공해도 이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우.”


네메시스로선 더 이상 인재를 투입하기 싫은 상황이었지만...


‘그 검은 반드시 회수해야 해.’


프레이야의 검이란 네메시스로서도 반드시 손을 써야만 하는 물건이었다.

이 사실에 네메시스는 한숨을 내쉬며 다른 계획을 세워나갔다.

회수를 할 수 없는 최악의 경우.

아무도 프레이야의 검을 얻을 수 없게 하는 계획을.....


[달링~!.]


바로 그 순간. 머릿속에서 들려온 따뜻한 목소리에 네메시스의 상념이 끊겼다.

그 목소리에 네메시스는 다음 계획을 세우는 것을 잠시 멈추고는 시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아. 벌써 이 시간인가. 잠시 휴식이군.’


그 생각과 함께 네메시스는 자신에게 말을 전한 상대를 향해 전언을 보냈다.


[곧 갈게. 레퀴엠. 따뜻한 차를 부탁할게.]


[물론이에요! 네메시스님!]


네메시스가 마물의 둥지 지하에 있는 실험실에서 나온 후.

성안의 계단을 올라가자.

새하얀 식탁 위에 한 점의 오점도 없는 아름다운 식기들이 놓여 있는 것이 보였고,

식기들의 옆에는 갓 따른 듯한 차들이 따뜻한 김을 모락모락 하늘로 날려 보내고 있었다.

그러한 식기 중앙에는 잘라 먹기 좋은 치즈 케이크가 고소한 향기로 네메시스에게 오라는 듯이 유혹하고 있었으며,

창가의 빛을 등진 상태인 레퀴엠이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상태로 살짝 무릎을 굽혀 예를 갖추어 인사하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달링♥.”


“불편하게 그럴 필요는 없다니까.”


“저는 이게 편하답니다.”


네메시스는 그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레퀴엠이 그에게 이렇게나 예를 갖추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거의 기억 때문이겠지....’


그것은 레퀴엠의 과거 때문이었다.

그 과거로 인해 그녀는 죽었으며.

그 과정에서 시니컬한 그녀의 성격이 형성되었고,

대인관계를 기피 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이 생겼달까?

그러면서도 자신의 마음속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관심과 사랑을 끝없이 갈구한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이 인정하는 네메시스만을 바라본다.

언제나... 언제나....

절대 이어지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랑을 보답받지 못할 거라 알면서도...

그녀는 진실에서 눈을 돌린다.


‘버림받기 싫다는 거겠지....’


마치 주인의 애정을 갈구하는 강아지와 같다.

그녀의 겉모습은 고귀하고 아름다우며,

강력하기 짝이 없는 666의 괴물이나.

그 내부로는 연약하기 짝이 없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에게 인정받고자.

완벽에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그녀이기에,

그녀는 자신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고.

자신을 학대한다.

그것은 남이 보기에는 불쌍하고도 바보 같은 일이지만.

그것이 레퀴엠의 길이었다.

그 누가 뭐라고 하들.

그녀는 절대 그곳에서 벗어나지 않겠지...

그렇기에 네메시스는 그것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가 레퀴엠을 도와줄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난 어딘가로 떠나지 않아. 레퀴엠.”


아기 새처럼 벌벌 떨고 있는 레퀴엠을 가볍게 안아주는 일이었다.

그러자 레퀴엠은 살짝 볼을 붉히며 천천히 네메시스에게서 벗어났다.


“네메시스님...”


“오늘은 어떤 차를 준비했는지. 기대할게.”


레퀴엠은 티타임을 매일 챙기는 괴물이기에,

네메시스도 거기에 따라서 같이 차를 마셔주는 것이 그의 하루 일과 중 하나였다.


“네...넵!”


네메시스가 어느 사이에 자리에 앉아있자.

레퀴엠은 그녀답지 않게 허둥지둥 자리에 앉더니,

슬며시 그의 옆으로 자신의 의자를 옮겼다.

그런 레퀴엠을 보며,

네메시스는 미리 준비 되어 있는 차를 입가로 가져갔다.


“음... 좋은 향이야.”


쓴맛과 단맛이 섞여 잔잔한 향기가 코끝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신선한 풍미가 느껴지자. 네메시스는 미소지었다.

그 모습을 보며 레퀴엠은 수줍은 소녀처럼 고개를 숙였다.


-----------------------------------------------------


차를 마시는 잠시의 시간 동안 네메시스는 프레이야의 검에 대해 생각했다.

‘거짓된 영웅들’이란 이질적인 존재들을 이 세상에 강림시킨.

성검이자 마검. 혹은 그 바깥에 있는 검.

문스톤으로 만들어진 루나가 괴물의 검이라면.

프레이야의 검은...


‘필멸자의 검이지. 앞으로도 다시 나오질 않을...’


네메시스는 체스판 위에 말을 옮기는 듯이. 다음 수를 계획해갔다.


‘어떻게 해야할까...’


네메시스가 직접 회수한다라는 선택지는 없었다.

그가 그곳에 접근하는 즉시.

조커가 해둔 장난이 동굴의 위치를 바꿔버릴 것이다.

이 점은 이미 기만의 조커에게 확인을 받았고,

그가 보낸 인재들을 통해 재차 확인해둔 정보였다.

할 수만 있다면.

조커의 ‘게임’을 클리어하여 검을 회수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인 결과지만.

그것은 보란 듯이 실패.

그렇다면...

그 누.구.도. 검.을. 얻.지. 못.하.게.해.야.하.나.?

네메시스라면 충분히 그럴 수가 있었다.


“달링?”


레퀴엠이 의아한 눈빛으로 네메시스에게 물어오자.

그는 속마음을 숨긴 채로 디저트를 먹으며,

따뜻한 눈빛으로 레퀴엠을 바라보았다.


“레퀴엠? 무슨 일이야?”


“다소의 걱정이 보이는데. 무슨 일이신가요? 달링?”


“걱정이라니?”


“시치미 떼셔도 소용없어요.

제가 이 성에서 달링과 함께 산지 얼마나 됐는데요?

지금 달링의 얼굴에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이 보여요.”


네메시스는 순식간에 간파당하는 것을 느끼며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이란 괴물은 스스로의 세포마저 모조리 통제하는 괴물이기에,

웬만해선 속마음이 상대에게 읽히지 않는다.

그가 속으로 아무리 음흉한 계획을 꾸미든.

겉으로는 화사한 미소로만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오직 네메시스만을 바라보기 때문인가?

그의 포커페이스도 레퀴엠에겐 소용없었다.

그렇기에 네메시스는 숨기는 것을 그만두고,

약간의 진실을 드러내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막히는 일이 있어서 그래.”


“막히는 일요? 제가 나설까요?”


“아니야. 레퀴엠이 나설 필요는 없어.

정확히는 나설 수가 없달까?”


“?”


“내가 도전하고 있는 연극에 대한 일이거든.

내가 보기에도 뛰어난 인재들을 연극의 인물로서 참가시키고 있는데.

아무도 첫 번째로 성공한 인물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뭐랄까...

중간은 가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막힐달까?

정확히 인물의 행동을 흉내 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실패하고 있어.”


네메시스의 간략한 설명에 레퀴엠은 눈을 감으며 차를 천천히 마셨다.

그것은 그녀가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할 때의 습관이었다.

잠시 뒤. 레퀴엠은 아름다운 눈동자로 네메시스를 빤히 보았다.


“달링. 꼭 첫 번째로 성공한 인물의 행동을 100% 따라 해야만 하는 건가요?”


“?. 무슨 말이야?”


네메시스의 질문에 레퀴엠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말 그대로에요.

그 어떤 인재라고 하들.

앞에 있었던 인물의 행동을 100% 따라 하는 것은 불가능하잖아요?

예를 들면...

저의 법칙 제정 능력에서 나온 ‘카운터’는.

저의 행동을 100% 따라가야만 하기에,

다른 누가 강탈한다고 하들.

전혀 사용할 수가 없어요.

세세한 부분은 물론이고, 키와 성격, 몸짓과 습관 등등.

수 많은 부분에서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100%로 따라 하는 것은 불가능이에요.

2세계 놈들의 공교육을 보면 알잖아요?

아이들의 잠재력을 죽이고 획일화시키죠.

이는 전체적인 수준을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개개인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가 없어요.

그것과 같아요.

만약에 네메시스님이 연극에 대한 일을 하고 있다면...”


레퀴엠은 차를 홀짝인 후. 뒷말을 이었다.


“참가하는 해당 인물에 따라.

조금 방향을 바꾸면 어떨까요?

그러면 그 인물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

네메시스님이 원하는 결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한 걸음 물러난 시선으로 바라보는 말에,

네메시스는 눈을 크게 떴다.

확실히 필멸자들은 모조리 다른 존재들이었다.

그런데 모두 살인귀에 100%로 맞춘다?

그것은 그들의 잠재성을 심하게 훼손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기에 방패의 라잔에게 실패했다?

살인귀의 잠재력을 100%로 끌어낼 수가 없으니까?’


네메시스의 머릿속의 퍼즐들이 새로 맞추어졌다.

그러자 그는 레퀴엠의 손을 황급히 잡았다.


“네...네메시스님?”


“레퀴엠! 정말 고마워!

마침내 답을 찾은 것 같아!”


“도...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입니다.

다만... 얼굴이 가까... 하아....”


거의 키스하기 직전일 정도로 네메시스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레퀴엠은 부끄러운 듯이 말을 더듬었다.

숨결이 닿은 거리.

하지만 레퀴엠의 기대와는 별개로,

네메시스는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났다.


“네메시스님?”


“미안해. 레퀴엠.

급히 연구해야 할 것이 생겨서 말이야.

이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떠나야만 할 것 같아.”


“그러...신가요....”


레퀴엠이 풀 죽어 하는 것이 보이자.

네메시스는 다음 계획을 머릿속에서 빠르게 세워나가면서도.

그녀를 배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 대신이기는 뭐하지만...

오늘 저녁에 단둘이 쇼핑이라도 하지 않겠어? 레퀴엠?”


“네?.....넵!

무...물론이에요! 네메시스님!”


레퀴엠에게 달기와 같은 꼬리가 달려 있다면.

좌우로 크게 흔들리고 있을 것 같은 반응이 돌아왔다.

그런 그녀에게 네메시스는 눈 읏음을 남기고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방향이 정해진 이상.

거기에 대해서 준비를 할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


잠시 뒤. 네메시스의 왕좌 앞.

그곳에 공간이 열리더니,

곧 등 뒤로 여러 개의 기계 팔을 장착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어 발을 내딛었다.


“후후후후. 네메시스가 무슨 이야기가 있어서. 나를 불렀을까나?”


서열 660위 미친과학자 츄럴이 네메시스의 부름에 즐거운 연구 거리가 생겼다는 듯이,

자신의 두 손을 비비며 마물의 둥지로 온 것이었다.

그가 도착하자. 네메시스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왕좌에서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야. 츄럴. 요즘 혈색이 좋은걸?”


“요즘은 저를 바쁘게 하는 일이 없으니까 말이죠! 네메시스!”


4세계가 안정화된 탓인지.

항상 격무에 시달렸던 츄럴은 현재는 한가하게 노는 상태로,

취미로 연구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조용하게 지내고 있었다.

물론 그 취미로 연구하는 것만 하더라도.

기계공학 관련 학문에서 탑을 달리는 연구성과를 내지만 말이다.

그런 그를 네메시스가 부른 이유는 단순했다.


“나와 이걸 같이 연구해주면 좋겠는데. 괜찮아?”


“?”


네메시스가 손을 내밀고, 서서히 펼치자.

츄럴의 관심이 그곳으로 쏠린다.

그곳에서 나온 것은....


“음? 이건....?”


츄럴의 눈동자에 흥미가 지나갔다.


“나노머신? 상당히 오래된 것을 보면.

잊혀진 문명 것을 주워온 것 같은데.

대체 어떻게?”


잊혀진 문명은 완전히 멸망 당한 관계로,

거기에 관한 유산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렇기에 츄럴의 의문은 당연했지만...


“달기에게 부탁했어.”


“그녀라면 그러고도 남겠네요!”


네메시스는 모든 666의 괴물들과 친한 관계로,

달기의 손을 빌릴 수가 있었다.

이 세상에 남아 있는 한.

달기가 못 찾아낼 리가 없었다.

그래도 세월의 흐름에 풍화된 것은 별 수 없지만...


“이 내부의 기술을 추출하자는 거군요!”


“아니야. 아니야. 내가 원하는 것은...

이 나노머신과 같은 것을 우리도 만들 수 있길 원해.

덤으로....”


네메시스의 눈매가 좁혀진다.


“이것을 인식한 필멸자가.

우리 666의 괴물들에게 근접할 정도로 강해지도록 말이야.”


그 말에 미친 과학자 츄럴은 기계 팔로 자신의 머리를 긁으며 어리둥절했다.


“그건 불가능이랍니다. 네메시스.

복구야 어떻게든 할 수 있다지만.

666의 괴물에 근접할 정도로?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네메시스?

차라니 고블린킹에게 이식해서 야누스를 쓰러뜨리게 하는 것이 빠르겠네.”


“츄럴. 그렇게 비꼴 것은 없잖아.

이것은 언제까지나 최고의 희망 사항일 뿐.

난 필멸자를 최대한 강화시킬 수 있으면 만족해.”


네메시스의 설명에 츄럴은 자신의 안경을 만지작거린 후.

기계 팔로 네메시스의 손에 있던 나노 머신을 주워 그것을 자신의 눈으로 가져갔다.

주사기 속에 담겨 있는 잘잘한 물체들이 괴물의 시력에 잡히자.

츄럴의 눈동자에 이채가 지나갔다.


“좋아요! 네메시스!

하지만 천하의 천재인 저라도!

혼자선 절대절대 무리랍니다!”


“무엇을 도와주면 가능하다고 생각해?”


네메시스의 질문에 츄럴은 볼까지 입꼬리가 올라갈 정도로 웃었다.


“4세계의 최고 두뇌들이 필요하답니다!

나노머신은 단순히 기계공학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에요.

적용될 생명에 대한.

즉 생명공학에 통달해 있는 이의 지원과,

그리고 과거 잊혀진 문명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기초 과학기술이 모자라요.

현재 우리 4세계의 기술력은 찬란하게 발전하고 있으나.

과거 잊혀진 문명에 비하면 수준 차이는 반도체와 원시인 돌도끼 수준이라고요?

특히 베터리 기술 부분에선 우리가 절대 이기지 못할 정도이지요.

따라서. 이걸 메꿀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필요해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여기에 필요한 기술이 부족한 만큼.

666의 괴물로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돈이 필요해요!

여기에 필요한 지원이 가능하신지?”


“물론이지. 내가 누군데.”


츄럴의 말에 네메시스는 당연하다는 듯이 승낙했고,

그 모습에 츄럴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하지요. 나의 왕이여.

위대한 과학의 발전을 위해!

4세계의 모든 것을 짜내보자고요! 아하하하하핫!!!!”


그날. 네메시스는 자신과 동등한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색욕의 릴리스를 비롯해서,

시기의 오메가.

위치퀸 등의 괴물들에게 연락을 취해 모조리 끌어모은 것은 물론이고...


“뇨롱. 나 왔어.”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까지 이용해.

과거 잊혀진 문명의 나노머신 기술을 복구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휘유.”


만들어진 나노머신은 총 10개.

잊혀진 문명 기술과는 별개의 나노머신이 만들어졌다.

그것들이 완성되자. 위치퀸은 놀랍다는 듯이 휘파람을 불었고,

츄럴은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기계 팔로 닦았다.


“드디어 성공했어요! 아하하하핫!!

보여요! 저 아름다운 구조가!?

저 나노머신들이 혈관을 타고 들어가면.

그 즉시 주위 세포벽을 뚫고 들어가,

바이러스처럼 우리 몸 내부의 재료만으로 나노머신들이 분열해가죠!

이것은 저만으로는 결코! 겨어어얼코! 해내질 못한 업적이라고요!?

숙주의 세포가 분열할 때. 같이 분열되는 나노머신이라니!

먼 과거 미토콘트리아가 세포와 공생함으로서 나타난 급속한 진화와 맞먹는 업적이라고요!

에너지 효율마저 4세계 괴물과도 비슷하고,

각각의 나노머신이 컴퓨터나 다름없기에,

몸의 손상이 일어나면. 그 부분만 고속으로 재생하죠!

까닥 잘못하면 암세포가 될지도 모르지만!

이 부작용을 네메시스님의 기술력으로 막아내는 데에 성공했으니.

이것은 이론상 불로불사의 존재나 다름없다고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각 나노머신은 공간의 주신에 의한 압축기술이 적용되었기에,

단순 성능으로 보자면.

우린 잊혀진 문명의 나노머신보다 더 뛰어나고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것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어요!

저걸 보세요!

나노머신 하나하나가 속성을 생산하고, 저장하고 있어요!

그것도 주입된 숙주에 맞춰서 말이죠!

맙소사! 천재인 제 눈으로 봐도 저건 미쳤어요! 미쳤다고요!

상상해봐요!

필멸자의 세포 하나하나가 원자력 발전소나 다름없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저것은 세포 단위로 필멸자를 갈아엎어 완전 새로운 존재로 진화시키는 거나 다름없어요!

으흐흐흐흐. 기대되는군요! 저걸 필멸자에게 주입했을 때.

그 필멸자는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가 될까요?

수 많은 우주가 멸망할 시간 동안 필멸자들이 진화해도.

자연적으로는 결코 도달하지 못할 텐데!

대체 얼마나.... 끔찍한 괴물이 될까요! 우린 해냈어요!

아하하하핫!”


당시 연구를 도와주었던 666의 괴물들에게 나노머신은 분배되었고,

네메시스에게 돌아간 것은 2개였다.

여기에 참가한 괴물들은 이 실험이 단순한 연구라고 생각했겠지만...


“방패의 라잔을 쓰러뜨리기 위함이지...”


네메시스는 자신의 손에 들어온 두 개의 나노머신을 보고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기회는 두 번.

단독으로 방패의 라잔을 쓰러뜨릴 수 있는 필멸자를 찾아야 한다.’


---------------------------------------------------


13위 퀸에게 당한 월검향에게 나노머신을 투입한 날.

네메시스는 문을 닫은 후.

그곳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나노머신이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는 것에 의하여,

월검향의 신음성이 간간이 들려오는 것이 들리자.

네메시스는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무인으로서 자존심이 강한 너라면.

라잔의 상대로 분명 살인귀의 힘이 아닌.

너의 힘을 꺼낼 것이다.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끝에 도달한 너를...

더욱 강력하게 해주마.

이것은 나의 선물이지만.

또한 저주이기도 하지.

부디 월검향.

너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군.”


특별히 ‘게임’ 내에서 버그를 일으킬 수 있게 해두었다.

물론 큰 버그는 아니었다.

만약에 조커가 원하는 선을 넘는다면.

조커는 버그를 빌미로 간섭하여,

들어간 필멸자를 죽일 것이다.

그렇기에.

네메시스는 기만의 조커가 원하는 선까지만 버그를 일으켰다.

월검향이...

그 내부에서 본래 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만약 거기서 살인귀의 힘을 선택했다면.

그는 살인귀의 힘의 100% 끌어내지 못하여,

방패의 라잔에게 100% 확률로 죽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을 택한다면....


“어쩌면 방패의 라잔을 이길지도 모르겠지.”


최대한으로 강화된 필멸자와,

과거 666의 괴물과의 전투.

본래라면 그것은 전투가 성립되지 않지만...


“할 수 있을 거다. 월검향.

너는 지키고 싶은 것이 있잖아?

네 목숨을 버리고서도.

반드시 지키고 싶은 것이 말이야.”


그 말을 끝으로 네메시스는 여장한 모습 그대로 일행들에게 돌아갔다...


-------------------------------------------------------------------


그리고 현재.

월검향은 망가져 가는 몸을 재생하며 다시 일어나고 있었다.


“헉....헉...헉...”


라잔의 방패나 주먹에 의해 몇 번이나 몸이 박살이 나.

정육점 고기처럼 지면에 뿌려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하지만 그의 세포와 완전히 융합한 나노머신은 그를 몇 번이라도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살려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그로 하여금.

666의 괴물들 중 하나인 방패의 라잔과 치고 박게 해주고 있었고,

월검향의 유전자 지도가 해석이 끝난 상태였기에.

본래라면 즉사할 부위인 머리나 심장이 파괴되어도.

죽지 않게 해주고 있었다.

그에 대한 성과일까?

방패의 라잔도 생채기에 불과한 상처들이,

서서히 늘어나 그의 피부를 피로 붉게 물들인 상태였고.

그의 입에선 거친 숨결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지독하군. 무엇이 너를 그렇게 싸우게 하는 거지?

고통스럽지도 않나? 월검향이여?”


라잔의 말에 월검향은 루나를 지면에 꽂아 지탱했던 몸을 일으켜 대답해주었다.


“고통스럽지.

하지만 난 네놈에게 쓰러질 수가 없어.”


루나를 지면에서 뽑아내.

다시 투기를 일으킨다.

그 모습에 방패의 라잔 또한 두 방패를 부딪이며 전의를 다졌다.


“내가 포기하면....

내가 지키려고 했던 여자도.

지금까지 나와 싸워온 동료들도.

그리고....”


월검향은 검 끝을 라잔에게 겨루며 뒷말을 이었다.


“너와 같은 무인을 같은 눈높이에서 싸울 수 있는 기회가.

모조리 무로 돌아가.

그러니까....

포기 못 해...!”


“....훌륭하군.”


지독할 정도의 정신력이다.

방패의 라잔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방패에 불을 일으켜갔다.

월검향이 몇 번이나 일어나 방패의 라잔과 맞섰지만.

점점 월검향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었다.

월검향이 약해진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방패의 라잔은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월검향의 전투 방식을 읽어.

자신의 전장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는 천재성이라 불러야 할 재능이며....

평범한 필멸자 시절에 마왕을 쓰러뜨리게 만든 힘이었다.


“허나. 의미 없다.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나에겐 너의 움직임이 훤히 보인다.”


그렇기에.

네메시스가 보낸 모든 인재들이.

방패의 라잔에서 패배를 겪었으며.

모두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라잔은 그 누구도 아닌.

네메시스의 곁에서 천 년 전 전쟁까지 네메시스의 방패로서 살아온 무인이기에,

웬만한 방법으로는 절대 꺾을 수가 없었다.

편법을 사용한다면.

그 또한 문스톤 갑옷으로서 절망을 맛보게 하겠지.

그를 쓰러뜨릴 길은 오직 정공법뿐.

허나. 666의 괴물은 모든 역사를 통틀어 최악 최고들이 싸워 올라간 자리였다.


“.......”


그러한 라잔을 보며 월검향은 말없이 검을 들었다.


‘네메시스.

헤카테.

퀸.

고블린킹.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666의 괴물들...’


666의 괴물 모두가 지독하다.

월검향은 그 사실을 자신의 뼈와 살로 체험하며 검강을 일으켰다.


‘너희는 강하다.

원래의 나라면 한 번에 목이 잘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너희와 나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야.’


월검향은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

비록 중원이란 땅을 평정한 마교 교주이나.

그것은 언제까지나 인간의 기준일뿐.

더 넓은 세계로 넘어가면 끔찍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이 사방에 널렸다.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거야. 난 그저...’


홀로 울고 있었던 람히르가.

더 이상 울지 않도록.

지키고 싶었다.


“<암천락>!”


콰아아아아아앙!!!!


방패와 루나가 부딪힌 순간. 그들의 주위로 충격파가 스쳐 지나간다.

그럼에도 월검향은 상념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검이 되어!

설사 내 목숨을 버릴지어도!

그것이 그녀의 행복이 된다면..!!!!’


끼이이이익!!!


“응!?”


방패의 라잔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자신의 힘이 밀리자.

놀란 눈으로 월검향을 보았다.


‘그거면 충분해!

네가 내 목숨을 구한 만큼!

나 또한 그럴 거야! 람히르!!!’


“<승천>!”


생명이 꿈틀댄다.

본래는 진원지기라 불리어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되는 힘.

네메시스가 나눠준 생명이.

월검향의 의지에 따라 연료가 되어 불타오른다.

마치...

이 순간을 기다린 듯이....!

오직 필멸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생명 속성이 마나와 뒤섞여,

연분홍색 빛으로 검강이 달아 오른다.

월검향은 힘으로 방패의 라잔의 방패를 위로 쳐낸 후.

방패의 라잔과 눈을 마주했다.


“그러니...

오늘 반드시 널 쓰러뜨린다!!! 방패의 라잔!!!!!!”


“네 놈!!!!!”


방패의 라잔이 몸을 돌려 다른 방패를 휘두른다.


끼이이이이익!


방패의 옆면을 타고 월검향의 루나가 휘둘러지고...


촤아앗!!!!


굳건했던 방패의 라잔의 가슴을 베어 넘겼다!!!


작가의말

다음 편에서 라잔과 월검향의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3 제 513화 소돔의 공성전. +1 23.03.05 26 2 17쪽
512 제 512화 진월검향 무쌍. +1 23.03.05 20 2 13쪽
511 제 511화 1vs30000. +1 23.03.05 23 2 13쪽
510 제 510화 마지막에 남은 영웅. +1 23.03.05 30 2 15쪽
509 제 509화 가브리엘의 강림. +1 23.03.05 20 2 16쪽
508 제 508화 마지막 행복. +1 23.03.05 22 2 15쪽
507 제 507화 거짓된 영웅들의 결정. +1 23.03.05 29 2 14쪽
506 제 506화 이별준비. +1 23.03.05 21 2 16쪽
505 제 505화 다가오는 이별. +1 23.03.05 19 2 12쪽
504 제 504화 영웅들의 휴가. 그러나... +1 23.03.05 19 2 17쪽
503 제 503화 일상 속의 불안감. +1 23.03.05 39 2 12쪽
502 제 502화 네메시스에 대한 단서 +1 23.03.05 19 2 14쪽
501 제 501화 세상을 지켜내다. +1 23.03.05 14 2 14쪽
500 제 500화 하나가 된 괴물과영웅들의 힘. +1 23.03.05 19 2 28쪽
499 제 499화 법칙 붕괴 +1 23.03.05 26 2 16쪽
498 제 498화 현자의 덫 +1 23.03.05 18 2 14쪽
497 제 497화 거짓된 영웅들의 패배. 그러나... +1 23.03.05 17 2 16쪽
496 제 496화 종말 vs 괴물 +1 23.03.05 17 2 29쪽
495 제 495화 침공해오는 종말. +1 23.03.05 18 2 17쪽
494 제 494화 괴물과 영웅의 동맹. +1 23.03.05 13 2 23쪽
493 제 493화 7번째 666의 괴물. +1 23.03.05 9 2 15쪽
492 제 492화 현자의 최후. 그러나... +1 23.03.05 12 2 14쪽
491 제 491화 진실을 숨기는 자. +1 23.03.05 10 2 14쪽
490 제 490화 거짓된 영웅들과 람히르 +1 23.03.05 10 1 28쪽
489 제 489화 진실 vs 거짓. +1 23.03.05 15 2 17쪽
488 제 488화 상상도 못할 적들이 나타났다! +1 23.03.05 8 2 20쪽
487 제 487화 오래된 원한. +1 23.03.05 9 2 17쪽
486 제 486화 진화의 괴물에 맞서다! +1 23.03.05 10 2 18쪽
485 제 485화 살인인형 엘리스와 현자 위슬러. +1 23.03.05 10 2 17쪽
484 제 484화 낙인. +1 23.03.05 9 2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