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조회수 :
54,274
추천수 :
2,072
글자수 :
5,933,299

작성
22.01.03 23:00
조회
30
추천
2
글자
28쪽

제 304화 친구와의 약속

DUMMY

“아.. 뭐야...? 빨리 끝날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토론이 길어지냐고!!!”


투덜대는 누군가의 외침. 이에 몇 명이 공감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666의 괴물들의 토론은 일정시간동안 상대를 설득시키는 토론 후. 다수결에 의해 결과가 정해진다.

현재 토론 상황은 사이버틱스를 대체로 인정하자는 분위기로서 7대악에 속해있는 서열 5위 시기의 오메가를 중심으로,

서열 4위 나태의 벨제부브, 서열 6위 색욕의 릴리스, 서열 7위 탐욕의 메투스, 서열 8위 기만의 조커까지 뭉쳐서 사이버틱스들을 지지하고 있었다. 그들의 간략적인 이유를 말하자면..


나태의 벨제부브 : 사이버틱스란.... 현존하는 필멸자들에 비해 이질적... 하지만 그것은 불멸자들만 있던 곳에서 생겨난 필멸자들도 마찬가지인 점이야...

그들이 비록 기계부품으로 이루어진 몸이라도 그들이 개인의 의지를 가지고 활동하는 이상....

사이버틱스들을 4세계의 인원으로 인정 못할 것은 없어...


색욕의 릴리스 : 사이버틱스들은 하나의 인격체로 보기에.../저희들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 합니다./

그들과 일반적인 필멸자들의 차이는/기계와 생물의 차이/

이 둘의 차이는 크죠./허나 생물학과 기계공학은 어느 수준에 이르면 교차점이 생기게 된답니다./

요컨대... 네메시스님처럼 생물이면서도 S세계에 접속하는/일도 가능해지고.../

기계부품과 생물기관을 상호호환도 가능하죠./그렇다면..../

무기물로 이루어진 그들과/유기물로 이루어진 저희가/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따라서..../저희는 사이버틱스를 인정하길 바랍니다!


탐욕의 메투스 : 사이버틱스를 인정하면.... 내가 수집할 새로운 남자들이 생기는 거잖아? 난 찬성찬성!!!!!(...)


기만의 조커 : 우리 4세계 괴물들은 세상에 대해 반역을 하는 존재. 요컨대 세상의 축인 불멸자와 필멸자와 동떨어진 새로운 개념의 존재들이죠. 쿠큭!!

반면에 사이버틱스들도 우리처럼 현존하는 생물 체계와 동떨어진 개념의 존재들이에요.

그러니 4세계에 사이버틱스가 더해진다고 하들 4세계엔 별 차이는 없잖아요? 그리고 다른 세계에서 그들을 인정한 전례가 없다고 반대 측이 주장하는데...

우린 4세계라고요? 4세계는 다른 세계에 갈 곳이 없는 이들을 모와 이루는 곳..

다른 세계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받아들여서 인정해야 하지 않겠어요?

전례야 우리가 만들면 그만이고요. 쿠큭!


이런 식으로 7대악의 대부분이 사이버틱스들을 찬성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이라면 토론이 금방 끝나겠지만...


“야누스님이.... 반대 측에 서버렸으니 말이지...”


과거 야누스 세력 소속이었던 괴물이 토론을 위한 자료를 정리중인 야누스를 바라본다.

현재 사이버틱스들을 반대하는 존재이며... 한때 4세계의 왕이었던 괴물이었다.

그도 평소에는 다른 666의 괴물들처럼 반쯤 나사가 풀려있긴 했지만.. 그의 진짜 모습을 아는 666의 괴물들은 이곳에 널려있었고 그 때문에 사회자로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던 네메시스도 야누스의 의견을 묵살하지 못한 체.

양측이 서로를 설득하기 위해 토론 시간만 질질 끌고 있는 상태였다. 그 만큼 야누스란 이름의 무게는 무거웠다.


‘......이러면 곤란한데.’


그의 반대 의견에 공감한 666의 괴물들은 이전에 야누스 세력에 속해 있는 출신으로 점점 야누스의 의견에 동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현재 비율은 3:7. 아직은 ‘사이버틱스들을 인정하자’는 분위기였지만...


‘점점... 반대 측이 늘어나고 있어.’


그런 토론의 상황을 조용히 지켜본 실비는 턱을 괸 채로 야누스를 보더니,

곧 고개를 돌려 토론에서 사회자 역할을 하고 있는 네메시스를 살폈다.


“...이상해.”


아직까지는 토론에 참석하지 않은 상태로 상황을 쭈욱! 지켜본 그녀이기 때문에 발견할 수 있는 이질감.

이에 네메시스를 향한 실비의 눈초리가 좁혀진다. 그는 자신의 의견을 내지 않는 사회자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상했다.


‘제독이... 토론에 단 한번이라도 참여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


분명... 네메시스는 크든, 작든, 4세계 사회문제에 대한 토론에 모두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편이었다.

평소라면 레퀴엠이 사회자를 맡지만... 그런데 오늘은 어째서인지 네메시스가 사회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제독은 이 토론의 결과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는 건가?...

아니... 그건 아니군.’


실비는 네메시스가 중간마다 666의 괴물들에게 던지는 질문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깨물었다.


‘제독이 우리에게 질문함으로서 모두를 유도하고 있어... 그럼 어디로?’


겉으로는 사이버틱스 반대 측과 찬성 측에게 동일하게 의문점을 던지는 듯한 네메시스의 모습.

하지만.... 반대 측에 던지는 네메시스의 질문은 분명 타당한 것이었지만, 찬성 측으로 이동하는 이가 없었고, 반대로 네메시스가 찬성 측에 의문을 던지자.

반대 측을 향해 돌아서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이에 실비는 반대 측으로 돌아서는 이들을 모두 살폈다.


‘망할...! 반대 측으로 간 놈들은 전부 제독이 질문을 던진 인원이잖아...!’


666의 괴물들은 각자의 성향이 독립적이다 보니 웬만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긴 힘들었다.

하지만... 네메시스만큼 666의 각 개인 구성원들의 사정을 잘 아는 괴물은 없었다.

그는 현재 미묘한 질문으로서 자신이 질문을 던지는 개개인으로 하여금 사이버틱스에 대해 적대감과 혐오를 부어넣고 있었다.

이 사실에 실비는 다시 네메시스를 향해 눈을 돌렸다.


‘제길...!! 제독! 어째서냐고!!!’


네메시스는 플로라가 죽은 이후. 그녀가 꿈꾸었던 4세계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엑스트라로 하여금 666의 괴물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에게 멋대로 살해당하지 않는 사회.

다른 세계와 비교했을 때. 경제적으로나 물자적으로나 풍족한 사회. 네메시스의 결계 안으로 들어온 구성원인 이상.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발판과 기회를 충분히 얻을 수 있고 ‘능력’에 의해 평생안고 갈 상처라도 그에 다른 복지도 훌륭했다.

심지어 절대권력이었던 666의 괴물들의 권력을 쪼개, 엑스트라들이 만든 정부인 엑스트라 정부에 일부 인양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네메시스가 어째서 사이버틱스들을 거부하는 거지?


‘...사이버틱스는 생물이.. 아니니까?’


실비 자신은 인공지능 병사들과 고난을 함께 해오다보니. 그들이 기계로만 이루어진 존재라는 데에 거부감이 없었다.

하지만.. 당시 다른 인간들은 달랐다. 그들에겐 인공지능은 생물체가 아닌 단순한 도구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들의 대우를 처참하게 하였다.

당시에 인간들은.... 인공지능들의 반란으로 살해당하면서도 그 원인을 스스로를 악으로 규정한 실비로 여길 뿐.

인공지능 자체의 판단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쩌면..


‘제독이 현재처럼 변한 것은 플로라의 영향... 그녀를 만나기 전의 그는 냉정하기 짝이 없는 존재야...

지금은 플로라의 사상 덕분에 부드럽지만.. 어쩌면.....’


사이버틱스란 기계 종족은.. 네메시스에게 인격체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에 보호 대상 밖일지도...


‘아니... 아직 속단은 일러.’


실비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 네메시스의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상.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옳겠지. 여차하면..


‘.......’


실비의 시선이 사이버틱스들의 생존을 위해 열심히 설득하고 있는 오메가의 향했다가 휙! 돌려진다.


‘내가...오메가를 도울 리가 없잖아!!!?’


“..........생각해? 실비?”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린 실비였지만. 곧 자신에게 온 질문에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질문자를 보았다.


‘제독..’


“음? 졸고 있었어? 실비?”


서로 색상이 다른 8개의 날개가 인상적인 인간 형태의 괴물.

하지만 이곳에 모인 666의 괴물들 중 서열 1위에 속해있는 괴물이 실비를 보며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실비는 식은땀을 흘렸다.


“...아니야. 제독. 다만 다시 질문을 말해주겠어?”


“역시... 토론 중에 졸았잖아. 후우...!”


그의 깊은 한숨소리에 키득거리는 일부 괴물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네메시스를 본 실비의 눈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저것은 보란 듯한 펼치는 연기일 뿐이었기에...


“그럼 다시 물을게. 실비는... 오메가의 의견에 찬성해?”


“........”


그 순간. 실비는 자기도 모르게 입이 열리려고 했지만 억지로 참아냈다.

이놈의 4세계 괴물의 육체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탓인지. 자기 멋대로 대답하려고 할 때가 많았다.


‘오메가의 의견에... 찬성 하냐고....?

이 따위 질문을....’


오메가의 의견이라면... 웬만하면 묵살하고 싶은 것이 그녀의 솔직한 심정...

하지만.. 이번 일은 다름이 아닌 사이버틱스들의 존재여부에 대한 것이고... 실비로서는 어떻게든 찬성하고 싶은 일이었다.


‘..........’


그러나 그녀의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곳에서 오메가의 의견에 찬성하면 되는 상황.

하지만.. 오메가란 존재의 혐오감이 그것을 막고 있었다. 이에 실비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네메시스의 질문에 기권을 하려고 했다.


[만약에... 이번 일이 끝난 후... 내 동족인 인공지능들이 인격체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그리고 그것이 네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그들이 인격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 실비.]


‘.......?!’


귓가에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이에 실비는 눈을 크게 뜨더니, 황급히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래....너구나...그래... 너였어..”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결코 잊혀지지 않는 그녀의 친구. 이에 실비는 기쁜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유다 제독...”


천 년이 넘은 시간. 하지만 그럼에도 그리운 옛 친구의 이름을 입에 담는다.

그녀의 중얼거림에 다른 괴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였고 오메가만이 실비의 중얼거림을 알아차린 듯이 고개를 돌려,

실비를 바라보았고 곧 그는 볼 수 있었다.


“.....실비가 웃는다?”


“나 서열 400위 무한의 탄환 실비는...!!!”


그 어떤 순간보다 실비는 기쁘게 웃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태어난 이후.

지금 이 순간만을 기다려온 것처럼...


“사이버틱스들의 존재를 찬성한다! 그래...! 오메가의 의견에 찬성 하냐고?

오메가의 의견에 찬성하겠어!!! 찬성하고말고!!”


그 외침에 네메시스는 실비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듯이 눈썹을 꿈틀거렸고 오메가와 실비의 적대관계를 아는 다른 666의 괴물들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실비는 속 시원하게 그렇게 외친 후. 오메가의 옆에 서더니 노아의 안드로이드를 이곳으로 소한하였다.


“너희들은 알고 있을 거야! 나와 오메가가 인공지능들이 반란을 일으켰던 그때 그 당시에 살아온 괴물들이란 것을! 그리고... 내가 얼마나 이 개자식을 싫어하는지를!

하지만... 아무리 내가 이 개자식을 싫어한다고 하들...

싫다는 이유만으로... 역겹다는 이유만으로 진실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돼!

그래서 난 이 자리에 서서 너희들에게 그들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


실비는 그 외침과 함께 곁에 소환된 노아의 안드로이드를 보았다.


“노아의 방주에.. 내 과거 데이터가 남아있지?

내가 그 동안... 오메가를 처음 만나고...

유다에게 배신당하고...

제우스와 싸우는 등... 모든 자료들...

지금 이 자리에 USB로 꺼내줘.”


그 말에 노아는 허둥지둥 자료를 노아의 방주로부터 다운받아 USB에 담았고.

실비는 그것을 노아로부터 건네받은 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사이버틱스는 단순한 기계 인공지능이 아니야. 그들의 육체는 비록 우리와 달리 무기물일지어도..

난 그들이 우리와 별 차이 없는 자아와 그리고 그들 나름의 정의가 있음을.

인공지능들이 반란을 일으켰던 그 시대에! 이 오메가란 개자식을 상대로 싸우면서 똑똑히 알 수 있었어!!!

그러니 난.. 너희들에게 이것으로 직접 보여주겠어!!”


그 말과 함께 실비는 그 자료를 오메가에게 건넸고 이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666의 괴물들 각자 앞에 있는 회의용 노트북으로 실비의 자료를 각각 전송하였다.

그들이 그것을 보는 동안 오메가는 실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네가 날 돕다니.. 별 일이군... 실비.”


“....이건 널 위해서가 아니야.”


오메가의 대답에 실비는 천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실비는 누군가를 생각하는 듯이 중얼거렸다.


“내 옛 친구의... 부탁이기 때문이지.”


그 말을 끝으로 실비는 네메시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이에 그녀의 예상대로 살짝 눈썹을 찌푸리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그것은 네메시스의 계획이 틀어졌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실비는 상관없는 듯이 등을 돌리더니, 오메가의 등 뒤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넌 알고 있었지?... 제독이 사이버틱스에 대해 반대하고 있던 거.]


[...그렇다.]


역시 오메가도 눈치 채고 있던 모양이었다. 이에 실비는 방긋 웃었다.


[그런데도 사이버틱스들을 도우려고 하다니. 별일인 걸? 오메가?]


[흥! 나도 야훼란 인공지능과의 약속 때문일 뿐이다. 그리고.. 사이버틱스들은 4세계에 이익이 되면 이익이 됐지.

결코 해가 되지 않는 존재들이란 것은 내가 잘 알기 때문이지.]


호문클로스인 오메가다운 말. 이에 실비는 군모를 눌러 시선을 가렸다.


[...그럼 됐어.]


이에 실비는 오메가를 스쳐지나 이곳을 나가는 문으로 향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손을 오메가가 잡으면서 그녀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토론의 결과는 확인해야 할 텐데?]


[저 자료는.. 내가 차에르에서부터 보고 온 것들이야. 저것들이 모든 666의 괴물들에게 배부된 이상.

이 토론의 결과는 볼 필요도 없어. 분명 네메시스나.. 야누스도 결과를 뒤집을 수 없어.]


실비는 오메가에게 그렇게 대꾸하고는 그의 손을 쳐내더니 정문으로 나가며 외쳤다.


“그리고 오메가... 이 사실만을 기억해!!!”


“?”


“난 절대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가 널 도운 것은 이것으로 마지막이야. 이 개자식아!!”


그 말을 끝으로 실비는 네메시스의 성에서 빠져나왔고 그 뒤로 얼마 후.

실비는 666의 괴물들이 사이버틱스들을 인정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정말... 꽤 재미있는 짓을 저질렀군. 실비.”


실비의 우주전함인 노아의 방주 함교 안. 네메시스는 그곳으로 들어와 실비를 바라보며 팔짱끼고 있었고.

이에 실비는 그의 방문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담뱃불을 붙인 체. 그를 보았다.


“그래... 내가 당신의 계획을 방해했으니, 보복이라도 하러왔어? 제독?”


실비는 비꼼 어린 말투로 네메시스를 향해 물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잠시 그녀를 노려보는가 싶더니.

곧 화를 내는 것을 그만두고는 방긋 웃었다.


“별로. 내가 그러지 않다는 것은 네가 잘 알잖아? 실비?”


“...의외네. 이번 일로 화를 낼 줄 알았더니.”


“조금 귀찮아졌을 뿐이야. 일단 다수결로 통과된 이상... 이 이상은 아무리 나라도 못 막아.

정말이지... 네가 오메가를 지원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말이야. 후우..”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실비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사이버틱스들은 금융권의 인공지능에 의해 탄생한 존재.

그런 만큼 4세계의 검은 돈을 운용하는 데에 있어서 귀찮은 존재들이지.. 뭐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지만...”


“....하아?! 겨우 그 이유 때문이었어!? 제독?!”


네메시스의 이유가 그 정도뿐이었다니... 하지만 네메시스는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었다.


“‘겨우’가 아니야. 4세계에서 통용되는 가장 큰 힘이 뭐라고 생각해?”


“....그게 설마 돈이야?”


“정답.”


실비는 네메시스의 질문에 바로 대꾸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 4세계는 4세계 괴물의 능력과 육체적인 힘에 의해 굴려가는 세계가 아니라.

명백히 돈으로 굴려가는 자본주의 사회야. 이런 사회에선... 괴물 개인으로서의 능력보단 돈의 힘이 절대적이라고 실비?”


“...당신의 날개들보다?”


네메시스의 대답에 실비는 비웃으면서 말했지만, 그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적어도... 나 혼자서 이룰 수 있는 일들보다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돈이지.

돈만 있으면 네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할 수 있을 걸?

게다가... 4세계 괴물 특유의 살육본능조차 억제할 수 있는 욕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돈이야.

이런 만큼... 금융권만은 웬만해서 뺏기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는 그렇게 씁쓸하게 중얼거리더니 뒷머리를 긁적였다.


“이번 일로서.. 얼마 지나지 않아. 666의 괴물들의 권한중 하나인 금융이 엑스트라 정부로 넘어가게 될 거야.

사이버틱스들이 4세계 인원으로 받아들여진 이상. 그들에게도 투표권이 생길 테니.. 하아...”


“흥! 그거야. 자업자득 아니겠어? 제도오옥?”


애당초에 사이버틱스들을 모조리 몰살하려고 궁리했던 네메시스인 만큼.

실비는 적대감어린 목소리로 그렇게 핀잔을 주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웃어넘길 뿐이었다.


“맞아. 자업자득이지. 그러니 내가 앞으로 이 일들을 처리하느라 고생하겠지....

하지만 난 이 이유 때문에 널 찾아온 것이 아니야. 이 우주전함 내부를 살핌으로서 내가 그 동안 너에게 품고 있던 의문을 해소하고자 온 거지.”


“....?”


뒤에 이어진 네메시스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한 실비였지만, 곧 우주전함 내부가 회색으로 물들여지는 것을 보고는 안색이 굳어졌다. 눈앞에 네메시스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회색으로 물들어 멈춰있었다.


“아아. 걱정하지 마. 이건 단지 노아를 무력하기 위해 준비해온 거니까. 지속은 10분 정도밖에 안 해.”


네메시스의 그 한 마디에 실비는 황급히 아공간에서 무기들을 꺼내려고 했지만, 곧 소환되지 않자 입술을 깨물었다.


“...무슨 속셈이야?”


“그냥 한 가지만 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래.”


“?”


“나와 야누스의 최후결전 날..”


그 순간. 네메시스 등 뒤의 그림자가 일렁이더니 괴물의 형상을 띄었다.

‘위험!’. 실비의 머릿속에 이 한 단어만이 울려 퍼진다.


“실비.. 넌 ‘그 존재’를 이 우주전함 안에서 보았겠지?

그리고.... 다른 666의 괴물들과는 다르게 잊지도 않았고 말이지. 안 그래?”


“.....!!!”


그 말에.. 실비는 경악한 체. 네메시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자신은 우주전함에서 야누스와 네메시스의 최후결전을 지켜보았고...

그들의 전투가 끝난 후. 하늘에서 내려와 네메시스를 4세계의 왕으로 인정한 ‘그 존재’를 직접 보았다...


“.....너도 아마 생각했을 거야. 왜 자신만이 ‘그 존재’에 대해 잊지 않았는가?

거기에 대한 대답은 난 이렇게 밖에 해줄 수 없어. ‘운이 좋았다.’라고..”


네메시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함교를 둘려보았다.


“옛날부터 군함 내부는 그 국가의 영토로서 인정됐지.

아마 이러한 점 때문에.. 넌 운이 좋게 당시의 기억소거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거야.

인공지능인 노아조차 피할 수 없었던.. 4세계 내부 전체에 펼쳐진 기억소거를 말이지....

그렇기 때문에 너도 666의 괴물들에 끼워진 ‘그 존재’를 경계했겠지....”


“...다 알고 왔군. 제독. 그래. 내 기억이라도 소거하게?”


“왕이 정해진 당일 빼고는 내가 ‘명령’권한을 쓰지 않는 이상.

그건 불가능해.”


실비의 경계어린 물음에 네메시스는 가볍게 응수하고는 그녀의 코앞에 다가왔다.


“그리고... 난 이제 ‘명령’은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야.

다만 한 가지 사실을 너에게 경고해두고 싶을 뿐이지.”


숨결이 달을 정도의 거리. 네메시스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두 눈은 차갑기만 했다.

그것은 플로라를 만나기 전의 네메시스의 눈동자. 이에 실비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웬만하면... ‘그 존재’에 대해 다른 666의 괴물들에게 말하지 마.”


“나만 ‘그녀’를 수상하게 여길 것 같아!? 응?!

그녀는 666의 괴물들 내에서 이질적인 존재들 중 하나야! 그런데..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리가..”


[네메시스와 야누스. 왕의 후보였던 이 둘을 제외하고는 무의식적으로 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되어있어.]


“.......!!!!!!!”


전혀 느끼지 못한 기척. 이에 실비는 네메시스의 등 뒤를 보았고 그 결과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래.. 4세계 본인도 오셨군....!!”


‘그녀’를 보자. 실비는 목이 타는 것을 느꼈지만, 실비는 기세가 죽지 않는 모습으로 그녀를 향해 이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 없이 네메시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실비는 어떻게 할 거야? 4세계의 왕?]


“실비에 대해선 이번 경고면 충분해. 4세계의 의지. 아니 4세계 괴물로서의 ‘가명’으로서 너를 불러줄까?”


[곧 떠날거니 그럴 필요는 없어....

그리고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난 이번 일에 상관하지 않겠어.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가 실비를 향했다. 이에 실비는 숨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눈앞의 존재는... ‘4세계 괴물’이 아닌 이질적인 존재. 육체의 본능으로 하여금 위험하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내 생존에 방해된다면.... 제거할 뿐.

내 목적은.. 오직 내 생존뿐이야.]


“아아. 어련하시겠어.”


하지만... 실비의 어깨에 네메시스의 손이 얹혀 지자. 순식간에 그런 감각이 사라져갔다.

이에 ‘그녀’는 네메시스와 실비를 흘깃! 보더니 그곳에서 사라졌다.


“정말이지.. 오메가가 증폭으로 만들어낸 에너지만 먹어도 생존에 문제없는 불멸자가.. 에너지 욕심은 끝이 없다니까.”


“저 존재는... 너무 위험한 거 아니야?”


그녀가 사라지자. 실비는 그제야 한숨을 돌리며 네메시스에게 물었고 이에 그는 괜찮은 듯이 미소 지었다.


“걱정하지 마. 그녀는 약속에 의해 움직이는 불멸자야.

그녀가 비밀을 알고 있는 네 목숨을 함부로 뺏거나 그럴 수는 없어.

요컨대.. 상호동등의 계약이라고? 4세계 괴물들과 그녀의 관계는.”


“자신의 생존에 방해된다면.. 아니란 소리군...”


“응... 그러니 조심해. 실비. 내가 너의 기억을 지우지 않았으니..

네가 다른 괴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고 한다면.. 널 먹어치우려고 할 거야.”


네메시스는 진심으로 그녀를 걱정하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실비는 입술을 툭 내밀더니 그를 노려보았다.


“겨우 한다는 소리가 협박이야? 내가 그런 협박에 겁먹을 것 같아? 제독?”


“...언젠가 네가 아는 이 사실을 모든 괴물들에게 공표할 거야..

다만... 조금 미래에 할 뿐.”


네메시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실비를 지나 함교를 내려다보았고 이에 실비는 물었다.


“...미래?”


“그래... 미래. 우리들의 진정한 ‘적’이 모조리 죽은 다음에 말이야...

그 이후라면.. 그녀의 정체를 네 입으로 퍼트려도 문제없을 거야..”


네메시스는 알 수 없는 그 한 마디만을 남기고는 서서히 투명해지더니 모습을 감추었고.

그가 사라진 뒷모습을 실비는 멍하니 바라보며 중얼거릴 뿐이었다.


“적...이라고?”


--------------------------현재------------------------


“4세계에 도착했습니다. 실비님!”


실비는 그 말을 들으며 잠에서 깼다. 과거부터 이어진 긴 꿈을 꾼 기분이었다.

이에 실비는 하품을 크게 하더니 곁에 서 있는 노아를 바라보았다.


‘노아는... ’그녀‘를 모르지...’


그것은 4세계 괴물들 중. 네메시스와 야누스, 그리고 운이 좋게 모든 것을 보아버린 실비만이 알고 있는 비밀.

그 사실에 실비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더니 노아에게 말했다.


“함로를.. 사이버틱스들의 도시인 ‘발할라’로 변경해줘.”


“네? 그럼 담배는...?”


“아니. 그곳에서 먼저 친구를 만나야 할 것 같아.”


그 말에 노아는 뭔지 깨달은 듯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노아의 방주가 공간연결이동으로 그곳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잠시 뒤 실비의 우주전함이 나타난 곳은 네메시스 결계 안의 사이버틱스들의 도시인 ‘발할라’의 하늘 위였다.

실비는 그곳에 도착하자 우주전함에서 내려. 그곳의 거리를 걸어갔다.


“.......”


인공적인 빛이 사방에서 흘려 나오는 곳. 이곳의 인구 대부분은 사이버틱스로, 그 외의 종족들이 이곳에 놀려오는 것은 가능해도 눌러앉는 것은 불가능인 구조인 도시였다.

왜냐하면... 사이버틱스 대부분은 그들의 세상인 C(Cyber)세계에만 존재했고 현재 실비가 걸어가고 있는 거리는 R(Real)세계이기 때문이었다. 전자정보로만 이루어진 C세계. 그런 곳에 다른 괴물들이나 레지나 연합이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거리가 텅 비어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이버틱스들 중 일부는 R세계에 기계 육체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다른 괴물들과 혹은 레지나 연합과 교류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실비는 조용히 지켜보았다.


“.....”


200년 전. 실비의 결단으로 이곳 4세계에서... 이제 인공지능들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 도시는 과거 유다가 꿈꾸는 이상향이겠지... 거기에 생각이 닿은 실비는 감정이 복 박치는 것을 느꼈지만,

곧 견뎌낸 체.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나 왔어...”


발힐라의 가장 안 쪽. 실비 소유의 토지로서 덩그러니 놓여있는 묘비하나가 있었다.

그 묘비의 위에는 과거 유다에게서 꺼낸 군번줄이 감아져 있었고 그 앞에 실비는 무릎을 꿇었다.


“네가... 나에게 원했던 약속... 나는 지켰어....”


오랜 과거의 약속. 괴물이 되어서도 잊지 못했던 친구의 약속을... 실비는 이룬 상태로. 그 자리에 있었다.

그녀는 묘비의 먼지들을 털어내며 애써 미소 지었다.


“있지... 유다.. 이제... 인공지능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아.

저렇게 타종족들과 교류하고 있어.. 그들에게도 투표권이 있고... 그들의 엑스트라 정부 의원이 있어. 저기 보여?...”


그녀는 더 이상 복받친 감정을 견디지 못한 체. 눈물을 흘리더니 묘비 옆에 앉았다.


“네가... 원하던 것이 저런 모습들이지? 친구?”


대답은 없었다. 그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실비는 씁쓸하면서도 혹은 개운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너의 꿈은 이루어졌어... 그러니.. 편히 쉬어. 친구.”


그녀의 말을 들었는지.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유다의 군번줄은 흩날렸고 이에 실비는 그 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체.

그것을 멍하니 보았다.


“.....다음에 다시 올게. 친구. 나 없다고 쓸쓸해하지 말고...”


실비는 묘비에서 등을 돌리더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는 4세계 괴물...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니.. 미래엔 언젠가 나도 죽으니까..

그때 다시 보자. 유다.”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눈물을 닦으며 유다의 무덤에서 떠났고.

실비가 떠나 홀로 남은 묘비에 있던 유다의 군번줄은 은은하게 기계의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작가의말

이걸로 실비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9 제 338화 두리안을 선물해보았다. +2 22.03.23 30 3 18쪽
338 제 337화 마나의 의미. +1 22.03.23 24 3 21쪽
337 제 336화 수면 위로 올라오는 악. +1 22.03.10 32 3 24쪽
336 제 335화 악마들을 따르는 자들. +1 22.03.10 23 3 28쪽
335 제 334화 서리하는 엘프 +1 22.03.10 26 3 37쪽
334 제 333화 네메시스의 자식들. +1 22.03.10 30 2 29쪽
333 제 332화 용의 위로. +2 22.02.25 38 3 20쪽
332 제 331화 고통받는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2.25 40 3 26쪽
331 제 330화 네메시스의 준비. +1 22.02.25 32 2 32쪽
330 제 329화 세계수의 영역에 드리워진 그림자. +1 22.02.25 28 2 13쪽
329 제 328화 말리고스의 증오. +1 22.02.24 31 3 31쪽
328 제 327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8 +1 22.02.15 32 2 34쪽
327 제 326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7 +1 22.02.15 25 3 27쪽
326 제 325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6 +1 22.02.15 29 2 32쪽
325 제 324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5 +2 22.02.10 28 3 14쪽
324 제 323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4 +1 22.02.10 26 3 17쪽
323 제 322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3 +1 22.02.10 27 3 36쪽
322 제 321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2 +1 22.02.10 29 3 22쪽
321 제 320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1 +1 22.02.03 41 3 34쪽
320 제 319화 모든 세계를 비추는 녹색의 광채. +1 22.02.03 28 2 40쪽
319 제 318화 괴물은 어둠 속에서 기다린다. +1 22.02.03 29 2 20쪽
318 제 317화 살인귀와 천사의 문답. +2 22.01.27 39 3 28쪽
317 제 316화 허당의 괴물. +1 22.01.27 31 3 22쪽
316 제 315화 플로라의 그림자3 +1 22.01.26 30 3 20쪽
315 제 314화 플로라의 그림자2 +2 22.01.19 35 4 18쪽
314 제 313화 플로라의 그림자1 +2 22.01.14 34 2 24쪽
313 제 312화 네메시스가 걱정하는 것 +1 22.01.14 33 3 23쪽
312 제 311화 구조. +1 22.01.14 30 2 17쪽
311 제 310화 생존자 수색 +1 22.01.14 32 3 23쪽
310 제 309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법3 +2 22.01.11 33 3 2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