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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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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75
추천수 :
2,072
글자수 :
5,933,299

작성
22.01.14 13:00
조회
33
추천
3
글자
23쪽

제 312화 네메시스가 걱정하는 것

DUMMY

“네메시스? 그건.....”


“휠체어야. 세레나.”


“....그건 4세계의 기억을 가진 나도 알아.

내가 지금 묻고 싶은 건... 당신이 왜 휠체어에 앉고 있냐는 거지.”


생존자 수색이 끝난 후. 드루이드들의 대표인 헤임달과 네메시스 일행들이 모인 자리에 네메시스는 스스로의 손으로 미는 휠체어를 끌며 나타났다.

그는 세레나의 물음에 멋쩍게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시선이 세레나의 옆에 붕대에 감싸여진 손으로 자신이 구해낸 아이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벨라를 향했다.


“생존자 구출 도중에.. 사고가 조금 있어서....”


“내가 당신에게 물은 것은 그게 아닐 텐데? 네메시스.”


세레나는 그렇게 말하더니 네메시스에게 다가가 그의 회복되지 않는 오른팔을 보았고 이에 그녀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왜 상처가 회복이 되지 않은 거야?

본래의 당신이라면.... 이딴 상처. 순식간에 회복하잖아?”


“세레나... 그건..”


이에 네메시스는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그 전에 세레나는 네메시스에게 다가와 그의 오른팔을 강제로 들어 올리며,

네메시스의 상태를 살피었고 심한 화상까지 치료되지 않는 그의 팔의 모습에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변명하지 말고. 나에게 솔직하게 말해. 네메시스.

당신...”


네메시스의 손을 관찰하니. 수색하던 도중에 재에 의한 열기 때문인지 흉터가 생겨있었다.

이에 검은 피가 재생하려는 듯이 상처 사이로 꿈틀거렸지만... 그 속도는 너무나 더뎠다.

그 모습에 세레나는 마음이 아픈 듯이 그의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와 자신의 양손으로 감싸더니 네메시스에게 물었다.


“얼마나.... 약해진 거야?”


“.......”


그런 걱정 어린 말에... 네메시스는 말없이 시선을 돌렸고, 네메시스가 하지 못한 말을 벨라가 이어서 대답했다.


“세레나. 현재 네메시스의 몸 상태는.... 인간수준으로 약해졌어.

그것도 지난번에 만났던 월검향이라는 인간보다 약할 정도로...”


!!!!!!!!!!!


벨라의 말에 일행들 사이로 동요가 퍼져나가고, 네메시스는 말없이 자신의 볼을 온전한 왼손 손가락으로 긁적일 뿐이었다.


“벨라의 현재 말은...”


네메시스도 스스로의 상태가 한심한 듯이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뒷말을 이었다.


“사실이야. 현재의 나는.. 상당히 약해져 있달까?”


“....심각하군.”


파괴의 주신 제우스는 팔짱을 낀 채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일행들 사이로 감도는 긴장감을 깼고.

이에 세레나는 네메시스의 손을 보며 울먹이는 표정을 짓더니 그에게 물었다.


“왜......?!!!”


“왜 나의 상태에 대해 너희들에게 숨겼냐고? 그건...”


네메시스는 헤임달의 곁에 있는 흑표범의 야수정령 칸다자를 힐끔. 보더니 말을 이었다.


“세레나.... 너는 나란 존재를 알고 있잖아? 난 결코 깨끗한 존재가 아니야.

난..... 4세계 괴물들의 왕이야.”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세레나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며 말을 이었다.


“과거의 나는... 너무나 많은 죄를 지었어. 내가 일으키게 된 전쟁인 ‘천 년 전 전쟁’만 하더라도..

내 발톱에, 혹은 나를 따르는 괴물들의 이빨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사라졌을 것 같아?

수 억, 수 조.... 셀 수 없이 많은 생명들... 그 때문에 나란 존재에게 사랑하는 이나, 가족을 잃은 이는 모든 ‘세계’에 널려있고 그런 피해자들은 날 한없이 증오하지...

내가 지금 단언하는 거지만.. 그들을 일렬로 세우기만 하더라도. 이런 행성정도는 5바퀴 넘게 돌릴 수 있는 숫자일 거야.

하지만 이러한 점이 지금까지는 나에겐 별 문제가 없었어... 그게 왜일 것 같아?”


“너는.... 최강의 4세계 괴물이니까.”


제우스는 심술이 섞인 듯이 그렇게 대답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무언가 걸리는 듯이 잠시 침묵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른 세계의 상식상 그러니 그렇다고 치자.. 아무튼 이 때문에 나에게 원한이 있는 이들은...

지금까지 나에게 복수를 하지 못하였어. 내가 너무나 강하고... 그들에게 있어선 재앙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니까!

하지만... 그런 이들이.... 내가 약해졌다는 정보를 알게 되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응? 거기에 있는 야수정령. 너에게 묻도록 하지.”


[그거야.... 당연히 4세계 괴물들의 왕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찬스로 보겠지.

당신에 대한 공포를... 원한이 넘어선다면 말이지..]


야수정령은 헤임달의 곁에서 네메시스에 대한 공포를 억누르려는 듯이 으르렁거리면서 대답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바로 그거야.”


“하지만 네메시스!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 아무리 당신이 약해져도 우리가 당신정도는 지킬 수...”


“나란 존재가 현재 혼자가 아니니. 너희에게 내 상태를 숨긴 거야.”


세레나의 외침에 네메시스는 차갑게 딱 잘라 말했다.

그답지 않는 냉소적인 반응에 세레나는 말을 잃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아직 재생되지 않는 자신의 팔을 보았다.


“내가 아무리 약해져도... 내 스스로는 얼마든지 지킬 자신이 있어.

현재 내 곁에 붙어 다니는 빌어먹을 식충 주신 놈들도 자신을 지킬 정도는 충분히 강해.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너희야....”


네메시스의 시선이 향한 곳은... 벨라와 람히르, 그리고 자신의 앞에 있는 세레나였다.


“솔직히 말할게. 현재의 너희들의 기량은....

4세계에 있는 내 결계 밖에서 결계를 두드리는 4세계 괴물조차 상대하지 못해.”


“........”


알고 있었다. 세레나는 네메시스의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은... 플로라 본인이면서도 그녀보다 기량이 매우 떨어졌다.

정확히는 경험과 단련의 부족. 총 조화의 양도 어째서인지 본래의 플로라에 미치지 못하였다.

과거의 플로라가 ‘네메시스의 자식’들과 사투를 벌이고, 네메시스에 대한 복수심으로 666의 괴물들을 하나하나 공략해 나가면서 경험을 쌓은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차이.

세레나에게 있는 플로라의 기억이 모두 복구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세레나에겐 한계가 있었다.


“그 말은.... 4세계 괴물들이 당신에게 복수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이야?”


“내가 일으킨 천 년 전 전쟁은 수많은 희생자들을 낳았지. 그리고 그곳에서... 영혼이 4세계 괴물들에게 먹히지 않는 존재들은 4세계 괴물들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 스스로가 4세계에 가는 길을 택하였고.

현재 내 결계 내부에는 그런 이들이 차고 넘쳐.

그리고 그들은... 모두 천 년 전 전쟁을 일으킨 원흉인 날 죽이고자.

현재까지도 혈안이 되어있지. 다들 이 과정을 생각해봐.”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모두를 훑어보았다.


“네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나란 존재에게 살해당했고..

지금까진 힘이 없기 때문에 그저 나를 증오만 할 뿐이라고 과정 해보자.

그런 그들에겐 주신들과 4세계 괴물들의 규칙 따윈 상관없어. 그들은 천 년 간 쌓아온 증오로...

자신이 사랑해온 모든 것들을 빼앗아간 나를 죽일 수 있다면 만족하는 복수귀들이야. 그리고 그것들은... 한 두 명이 아니지...

지금까진 날 죽일 수가 없어서 ‘에덴’에서 머물면서 나에게 ‘도전’을 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그들에게 내가 약해져있다는 사실이 포착되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그들은...”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분명히 멋대로 이 1세계로 넘어와. 나를 찾기 위해 난동을 시작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1세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나의 동료...

그래... 바로 너희들을 노리려고 할 거야....

난.... 그런 상황을 원치 않았어. 난 내가 죽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야.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너희들이....

나 때문에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 거지.”


“........”


“그들도 4세계 괴물인 만큼. 수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설사 그들이 모른다고 하더라도....”


네메시스는 흑표범 야수정령인 칸다자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1세계에서도... 현재처럼 약해진 나를 노릴 존재들은 차고 넘쳐.

난... 그러한 죄인이니까.”


네메시스는 기본적으로 수많은 존재들에게 노려지고 있었고 천 년 전 전쟁이란 희대의 전쟁으로 그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은 차고 넘쳤다.

그렇기 때문에 4세계 내부에 천 년 전 전쟁으로 4세계 괴물들의 길에 들어선 존재들이 상당수가 있었고 그들 대부분은 자신들을 학살했던 666의 괴물들의 규칙을 따르기 싫어 ‘에덴’이라 이름 붙여진 곳에 살아가고 있었다.

오직...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복수할 기회를 노리며...

네메시스도 이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그런데도 네메시스는 그들을 그대로 두었다.


“너희에겐 나란 존재는 따뜻하고 보살펴주는 존재로 보일 거야..

하지만... 잊지 마. 난 한때 세상을 집어삼킬 뻔한 괴물이고....

수많은 생물체들을... 내 이기심에 모두 먹어치운 괴물이니까... 그들에겐 나에게 복수할 권리가 있어.”


모두... 스스로의 업보였으니까... 네메시스는 그들이 복수하러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들에겐 그러한 권한이 있었고 네메시스는 가해자로서 그러한 것들을 받아줄 의무가 있었다.

다만... 네메시스가 걱정하는 것은 그 업보가 자신이 아닌, 자신의 동료들에게도 피해를 입히는 거겠지. 자신을 따르는 666의 괴물들은 충분히 강하니 상관없었고...

곁의 주신들이라면 불멸자니 대충 두어도 죽지는 않았지만.

기억이 불안정한 세레나, 네메시스의 자식으로서 현재 힘이 봉인된 람히르, 용의 여왕의 딸인 벨라스트라즈는 달랐다.

객관적으로 볼 때... 그들은 4세계 괴물들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했으니까.

물론 세레나가 기억을 전부 되찾고, 람히르가 봉인을 풀면 다르겠지만...

세레나의 기억은 현재 드림랜드에 흩어져있었고,

람히르는 그랬다간 천사에서 완전히 ‘네메시스의 자식’이 되어버리므로 현재로서는 할 수가 없었다.

이 사실을 다른 일행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네메시스 일행들 사이로 무거운 침묵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저기.”


그러한 침묵을 깬 것은 다름 아니라. 칸다자 옆에 서있는 드루이드인 헤임달이었고.

그는 자신의 흰 수염을 어루만지며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칸다자와 당신의 말은 믿기는 힘들지만... 당신이 한때 세상을 먹어치울 뻔한. 그 ‘악’이라는 사실은 알겠습니다.

다만... 지금 당신을 보니... 이 늙은이는 두 가지 의문이 드는군요.”


“무엇이지?”


“당신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후회합니까? ‘악’이시여?”


종교상 절대 악으로 규정하는 이에게 말을 건넨 거라곤 믿을 수 없이 온화한 물음이었다.

그의 질문에 네메시스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우리 ‘괴물’들은 현재를 걸어가는 존재들.

우리는 스스로가 정의라고 여기는 일을 행하고, 과거에 대해 후회하지 않아.”


“잘못을 회개... 하지는 않는다는 거군요. 수많은 생명을 헤친 일을...”


“회개라... 그것은 스스로의 만족감을 위한 것일 뿐. 피해자들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그리고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가해자가 완전히 ‘악’이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기 원하는 것이지.

그들이 ‘회개’란 이름의 기만 아래에 사회가 만든 또 다른 피해자로 코스프레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진정으로 피해자들을 생각한다면, 피해자들을 기만하지 말고, 그들이 생각하는 ‘악’으로서의 껍질을 쓰고 처벌을 달게 받아야하지. 이게 우리 4세계 괴물들의 사고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회개하지 않아. 다만... 자신이 저지른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행하게 될 잘못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자신이 행할 일에 반드시 책임을 지는 것 뿐.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드루이드여.”


“..........”


헤임달은 네메시스의 대답에 고민하는 듯이 침묵하더니 곧 온화하게 눈을 감았다.


“꽤.... 재미있는 대답이군요.”


“필멸자인 너와는 달리 나는 괴물이니까 말이지.”


“...그럼 다른 의문을 묻겠습니다. 악이시여.”


헤임달은 주위 존재들을 한번 살피더니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 늙은이와 칸다자를 이 자리에 부른 겁니까?

당신이 약해졌다는 말을 사방에 퍼트릴지도 모르는데?”


확실히.. 현재 네메시스가 크게 약화되어있다는 사실은 아는 존재들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았다. 그런데 네메시스 일행뿐만 아니라. 현재 드루이드들의 대표인 헤임달과 칸다자까지 부른 자리에서 이 말을 꺼내다니?

이에 어리둥절한 그의 일행들이었지만, 네메시스는 온전한 왼손을 꺼내 검지를 보이며 좌우로 흔들었다.


“착각하지 마. 내가 너희들의 기억을 조작하는 일은 일도 아니고, 수틀리면 주술의 금제라도 걸면 돼.

여기에 있는 사실들을 말하는 순간. 목이 잘려나가도록 말이지. 그리고...”


네메시스는 겁에 질린 칸다자를 보며 씨익! 웃었다.


“나는 너희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부른 거니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라면?”


“흑사병. 아니 너희들의 말로는 ‘마녀의 저주’였나?

그걸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내가 만들어주겠어.”


“.....!!!!!!!!!!!!!!!”


흑사병은 불치병으로서 드림랜드에 알려져 있었고 한때 세계수의 영역에 있는 인간들의 3분의 1이나 학살한 질병이었다.

그런데 그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이에 헤임달과 칸다자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고 이에 칸다자는 외쳤다.


[거...거짓말로 우리를 현혹하지 말아라. 괴물들의 왕이여! 우리가 속을 것...]


“4세계 괴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아니 애초에 할 수 없는 존재들이야.

너희 ‘마녀의 저주’는 위험한 질병이지만.. 질병자체는 치료하기 쉬운 편이야. 안 그래? 제우스?”


네메시스는 제우스를 향해 시선을 던졌고 이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흑사병 자체는 간단한 항생제로도 치료가 가능하고, 여긴 항생물질을 찾기 힘든 1세계니. 당연한 사실이야.

하지만 네메시스. 그렇다고 해도 흑사병의 전염성과 살상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걸어 다니는 백신이 너의 눈앞에 있는데. 무슨 문제야? 나의 검은 피는 얼마든지 배양이 가능하다고?

이걸 이용해서 항생제만 비엔나 소세지마냥 줄줄이 복제하면 돼. 제우스.”


“제약회사들을 혼자서 몰락시킬 자식 같으니.

제약회사들이 너란 존재를 알면 제거하려고 암살자들을 보낼 거야. 네메시스.”


제우스는 그런 네메시스의 모습에 투덜거렸다.

하긴... 네메시스가 발을 내딛는 땅만 하더라도 그의 ‘검은 피’가 탐스럽게 먹어치우기 때문에,

그의 주변이 무균 상태인 것을 생각하면... 그런 네메시스라면 항생제를 직접 배양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미...믿을 수가 없군요.. 설마... 정말로...?”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야. 드루이드여.

다만... 도움이 필요해.”


“?”


네메시스에 대해 알고 있던 제우스는 의아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네메시스는 다른 일행들을 쭈욱! 둘려보며 입을 열었다.


“이 질병을 치료하려면 혈액 표본이 필요해. 종류는 상관없어.

최대한 많은 동물들의 혈액 표본이 필요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말리고스의 ‘창고’에서 주사기들을 두 박스가량 꺼내었고.

그리고는 이것의 사용법을 드루이드에게 알려주었다. 이에 제우스는 무언가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잠깐! 흑사병인데 어째서? 인간과 시궁쥐 정도의 혈액이면 되잖아? 그런데 다른 동물들도?”


“전부 필요해. 최대한 많은 종류로 채취해 와줘. 부디 부탁한다. 드루이드여.”


흑사병에 대해 알고 있는 제우스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하지만 헤임달은 ‘마녀의 저주’를 치료할 방법이 있다는 말에 기쁜 기색으로 주사기들을 챙겨 이곳을 빠져나갔고,

다른 일행들도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듯이 네메시스를 보았다.


“당신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웬만하면 나서지 않는 편 아니었어? 그런데... 왜?”


“내가 이번 사태에 나서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 세레나.”


실버게이트나 고아원 때만 하더라도 네메시스는 자신이나 세레나가 엮이지 않는 이상. 조용히 넘어가고자하는 편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일은 어째서인지 스스로가 나서다니? 이에 세레나는 네메시스에게 의문을 던졌고.

그는 말리고스의 아공간인 ‘창고’에 손을 넣어 여러 가지를 꺼내고 있었다.


“현재 우리가 보는 질병은 그냥 흑사병이 아니야.”


“.....잠깐! 나도 바보가 아니야! 이 증상은 흑사병이 확실하다고!!”


“아니. 너는 바보 맞아.”


제우스도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흑사병 증상 정도는 확실히 숙지하고 있었고.

이에 그는 네메시스의 말에 반론을 했지만, 네메시스는 단호하게 끊었다.


“내가 방금 전에 우연하게도 이곳에 있는 소를 검은 피로 먹어치웠는데... 그 소도 흑사병에 걸려있었어.”


“....뭐? 그건 불가능해! 종간 장벽은 쉽게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인간과 가축의 질병이 서로 전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지만...

흑사병은 시궁쥐의 진드기로부터 인간에게 옮겨지는 질병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또 소에게 넘어간다고? 그것이 가능한가?

이에 제우스는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고 네메시스는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맞아. 일반적이라면 불가능이야. 나도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어.

내가 착각한 줄 알았지... 그래서.. 헤카테를 이용해서 이 주위 생물체들을 몇 마리 먹어치웠는데...

모두 흑사병에 걸려있었어.”


“흑사병에 걸린 종은?”


“식물 빼곤, 포유류, 조류, 파충류 상관없이 전부. 심지어 곤충인 개미까지도 걸려있더라.

그래서 최대한 많은 종의 혈액 표본이 필요해. 그것들을 일일이 대조해서 현 사태의 원인을 밝혀야지.

그리고 그 작업은 노가다에 가까운 만큼. 인원이 많은 저 드루이드들을 이용하는 것이 나아.”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


제우스의 경악에도 네메시스는 그의 반응을 신경 쓰지 않고 창고에서 각종 장비들을 꺼내 땅에 놓기 시작하였고.

그걸 본 말리고스는 경악했다.


“야! 그 장비들을 꺼내면 어떻게! 여긴 1세계라고! 빛의 주신 켈렌트의 영역이라고!”


“이 정밀기계들을 꺼내지 않으면 이번 일은 분석자체가 불가능해.

게다가 이곳이 조화로 오염된 마나로 가득 찬 곳이다 보니. 아무리 빛의 주신 켈렌트라도 여기까진 감시망이 미치지 않아.”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익숙한 움직임으로 그것들을 모두 휠체어를 탄 상태로 설치하더니.

하나로 연결된 플러그를 들어 제우스를 보았다.


“220V. 일정하게 체외로 생산가능하지? 제우스?”


“.......너..!!! 설마?!!!!

자...잠깐!!!! 나...나에게 다가오지 마!!”


푸욱!


1세계엔 전기가 없다. 그렇다면... 정밀기계들을 작동시킬 전기는 어디서 얻을까?


정답 : 파괴의 주신 제우스.


그렇다면 기계의 플러그는 어디다 꽂아야 할까?


정답 : 그의 콧구멍.


“......푸흡!”


그 결과. 제우스의 콧구멍에 네메시스가 꺼낸 플러그는 자비 없이 박혔고 이에 제우스는 울상을 지었다.

이에 벨라가 제우스의 모습에 배를 잡고 웃어 재긴 것은 덤이었다.

이번만은 네메시스도 제우스가 불쌍한 듯이 제우스의 어깨를 잡으며 격려하였다.


“전압 조절. 잘 부탁해. 제우스. 이 기계들 비싼 거니까.

파손되면 2세계 올림푸스에 청구할 거다?”


“....난 왜 항상 이런 역할이야?”


“이번 일은 그 만큼 중요해. 너 말곤 이 일을 부탁할 존재가 없어. 그리고...”


“...그리고?”


네메시스는 1세계에 와서 오랜만에 키게 된 모니터를 보고는 뒷말을 이었다.


“이 흑사병은 결코 자연적인 흑사병이 아니야.

실제로 내가 먹은 동물들에게서 발견된 흑사병은 불활성 상태로 체내에만 존재했지.

질병으로서 표면으로 나타난 것은 인간뿐이었어.”


“...에? 그건 무슨 말이야?”


네메시스는 수많은 창을 모니터에 띄우며 제우스의 의문에 대답했다.


“이곳의 ‘마녀의 저주’는 정상적인 질병이 아니란 소리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어떤 빌어먹을 자식이 만들어낸 ‘생물학 병기’지.

그것도... 어떤 ‘목적’이 있는....”


그 말에 제우스는 정말로 말도 안 되는 것을 들었다는 듯이 표정이 새파래졌고.

네메시스는 자신의 자료들을 정리하며 입술을 씰룩였다.


“역시나... 이건 서열 6위 색욕의 릴리스가 천 년 전 전쟁 당시 대량학살에 사용했던 ‘생물학 병기’를 누군가 주워서,

멋대로 개량한 거야.

이런 상황인 이상. 내가 반드시 나서지 않으면 안 돼.”


네메시스는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버린 것을 느끼며, 세레나를 바라보았다.


“세레나. 미안하지만. 이번에 네가 혼자서 해줘야하는 일이 있어. 부디.. 부탁할게. 너만 할 수 있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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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병기가 1세계 드림랜드에 끼친 영향 :

천 년 전 전쟁. 당시에 서열 6위 색욕의 릴리스는 자신이 만들어낸 수많은 생물병기들을 이끌었으며,

그녀가 만들어낸 것들은 하나하나가 흉악한 성능으로 연합군들을 죽여나간 것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그 중 가장 그녀의 악명을 높인 것은 다름이 아니라. 미생물에 의한 생물학 병기였다.

1세계 마족 출신인 그녀는 연합군이 다양한 지역에서 온 것을 역이용하여, 각자의 ‘세계’에서 면역이 없는 질병들을 일부로 연합군 사이로 퍼트렸고.

그 결과 .4세계 괴물이나 레지나 연합에 살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에 죽어나가는 것이 연합군들의 최대 공포가 되었다.

이 때문에 드림랜드 남쪽의 언데드들의 땅은 그러한 피해자들을 매장한 곳이었고 세레나가 태어난 실버게이트는 그곳에서 나오는 언데드들을 막아.

드리램드의 모든 생물체들을 죽일지도 모르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건립하게 되었고,

4세계 측에 붙은 배신자(일부 엘프)들에게 벌을 줄 겸해서 그곳을 막는 일을 대대로 하게 된 것이었다.


작가의말

휠체어를 타게 된 네메시스입니다... 현 네메시스의 상처는 2편이내로 회복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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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제 336화 수면 위로 올라오는 악. +1 22.03.10 32 3 24쪽
336 제 335화 악마들을 따르는 자들. +1 22.03.10 23 3 28쪽
335 제 334화 서리하는 엘프 +1 22.03.10 26 3 37쪽
334 제 333화 네메시스의 자식들. +1 22.03.10 30 2 29쪽
333 제 332화 용의 위로. +2 22.02.25 38 3 20쪽
332 제 331화 고통받는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2.25 40 3 26쪽
331 제 330화 네메시스의 준비. +1 22.02.25 32 2 32쪽
330 제 329화 세계수의 영역에 드리워진 그림자. +1 22.02.25 28 2 13쪽
329 제 328화 말리고스의 증오. +1 22.02.24 31 3 31쪽
328 제 327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8 +1 22.02.15 32 2 34쪽
327 제 326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7 +1 22.02.15 25 3 27쪽
326 제 325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6 +1 22.02.15 29 2 32쪽
325 제 324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5 +2 22.02.10 28 3 14쪽
324 제 323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4 +1 22.02.10 26 3 17쪽
323 제 322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3 +1 22.02.10 27 3 36쪽
322 제 321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2 +1 22.02.10 29 3 22쪽
321 제 320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1 +1 22.02.03 41 3 34쪽
320 제 319화 모든 세계를 비추는 녹색의 광채. +1 22.02.03 28 2 40쪽
319 제 318화 괴물은 어둠 속에서 기다린다. +1 22.02.03 29 2 20쪽
318 제 317화 살인귀와 천사의 문답. +2 22.01.27 39 3 28쪽
317 제 316화 허당의 괴물. +1 22.01.27 31 3 22쪽
316 제 315화 플로라의 그림자3 +1 22.01.26 30 3 20쪽
315 제 314화 플로라의 그림자2 +2 22.01.19 35 4 18쪽
314 제 313화 플로라의 그림자1 +2 22.01.14 34 2 24쪽
» 제 312화 네메시스가 걱정하는 것 +1 22.01.14 34 3 23쪽
312 제 311화 구조. +1 22.01.14 30 2 17쪽
311 제 310화 생존자 수색 +1 22.01.14 32 3 23쪽
310 제 309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법3 +2 22.01.11 33 3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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