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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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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090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4.01.15 10:00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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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340. 악인들의 집회

DUMMY

한편, 중경의 북쪽에 거대한 성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진자는 떨리는 마음을 어찌할 줄을 몰랐다.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 한 달. 이제 그가 해야 하는 일은 객잔으로 걸음을 옮기는 일뿐이었다. 중경에 움직이는 객잔이 등장한 이유가 자신이라 굳건히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객잔으로 돌격할 수는 없는 법. 그는 출전 전, 모든 것을 확실히 해둘 심산으로 명문세가인 곽씨와 등씨를 집으로 초대했다.


“여전히 버릇이 없군요. 아버지를 부르다니.”


제일 먼저 집으로 달려 온 건 곽 태사의 둘째 아들인 곽무영. 예전 진자와 한참 동안 눈싸움을 한 그 인물이었다.


“여전히 주둥아리만 살아있네요. 힘도 권력도 없는 주제에.”


연회실에서 그를 맞이한 진가는, 공동파 장문인들의 힘을 등에 업어, 무척 건방진 태도로 곽무영을 대했다. 처음에는 그 건방지고 예의 없는 모습에 검을 뽑아 들려고 한 무영이었지만, 이를 악물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진자의 옆에 공동파의 절대 고수들이 전부 모여 있었기 때문에.


“이거 내가 제일 늦었네. 빨리 온다고 온 건데.”


그다음으로 도착한 것은 바로 등 책사의 첫째 아들, 본. 얼굴에 그저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런 인물이었다.


“두 분, 앉으시지요.”


진자가 자리에 앉기를 권하자, 그제야 두 사람은 엉덩이를 의자에 걸쳤다. 연회실 바닥을 타고 도는 묘한 긴장감. 특히 무영의 주변으로 약간의 적대감도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공동파 장문인들까지 자리에 함께인 것은, 우리를 겁주기 위한 건 아니겠지요? 가 대협.”


무영의 목소리에까지 침투된 적대감. 그 순간, 공통파의 장문, 대사부의 얼굴에 주름이 생겨났다.


“무당파 사람들은, 다른 파의 장문인이 들러리나 서는 그런 소인배로밖에 안 보이는 모양이군. 안 그런가, 진자.”


대사부가 목소리를 내자, 연회실에 더욱 짙어지는 긴장감. 무영과 본은 반사적으로 마른침을 삼켰다.


“아, 아니옵니다. 제가 장문인들의 위압감을 못 이기고 실언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십시오.”


무영은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 곧바로 대사부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살짝 옅어지는 대사부의 주름. 하지만 여전히 그의 목소리에는 보통 사람들은 견디기도 힘든 위압감이 실려있었다.


“사람이란 실수를 하는 동물이다. 문제는 실수를 하고도 반성을 하지 않는다는 거겠지. 어디 한 번 두고 보겠다.”

“감사합니다, 장문인.”


감사 인사를 올린 뒤, 무영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나 너무나 겁에 질렸던 나머지 다리가 풀려버린 무영. 그는 그대로 연회실 바닥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하하하! 사내놈이 그렇게 겁을 먹어서야 어디 큰일을 할 수 있겠는가!”

“면목 없습니다.”


대사부의 호탕한 목소리에, 창피한 듯 고개를 숙이는 무영. 보다 못한 본이 그에게로 다가가 살며시 부축했다.


“아이고, 남자 다리가 이리 부실해서야.”

“등 대협, 고맙긴 한데... 나 그렇게 부실하지 않습니다.”


꼴에 자존심은 있는지, 정색하며 본을 바라보는 무영. 하지만 연회실의 그 누구도 무영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비웃음만을 머금을 뿐이었다.


“그럼 이렇게 모두 모이셨으니,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진자가 목소리를 내며 불쑥 연회실 중앙으로 걸어갔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진자에게로 꽂히고. 그를 바라보는 무영과 본의 눈가에는 작은 긴장감이 맴돌았다.


“중경 북쪽에 나타난 성은 저와 공동파 장문인들께서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그의 말에 이견은 없는 듯했다. 이미 움직이는 성에 대한 이권은 가씨 가문이 가져가기로 한 상황. 굳이 이렇게 모두의 앞에서 발표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었다.


“그러면 증 승상의 일은 어찌할 건가, 가 대협? 그의 주변에 신화경의 고수가 있다고 하던데.”

“그 또한 걱정하지 마시지요.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순간, 본의 눈동자에 당혹스러움이 차올랐다. 모든 이들이 힘을 모아 상대해도 벅찬 신화경의 고수를, 오로지 그 혼자 처리하겠다니. 본은 너무 어이가 없던 나머지 헛웃음이 나오고야 말았다.


“지금 날 비웃는 건가?”


그 웃음에 반응하는 건, 진자가 아닌, 공동파의 장문인 대사부. 그의 눈빛에 작은 살기가 어렸다.


“아이고! 신화경의 고수입니다. 그런 고수를 공동파 단독으로 처리를 하시겠다고요? 다른 명문 정파의 도움 없이?”


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불가능하다고 믿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신화경의 경지를 넘어선 자는 없다.”


대사부의 목소리에서는 자신감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확신에 찬 그의 눈동자와 자신감 충만한 그의 눈빛. 단순한 패기로 봐선, 이미 그 신화경의 고수를 찢어놓고도 남았다.


“아이고... 좋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있으시다면 공동파 혼자 처리를 하셔도 좋을 거 같군요. 아미파와 소림사에는 제가 잘 전달하겠습니다.”


대사부를 말리고 싶은 본이었지만, 그대로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절세 고수들이 자신의 무공만큼이나 강한 게 바로 자신감. 본은 대사부의 자신감을 꺾을 자신이 없없었다. 오히려 입 한번 잘못 놀렸다가는 자신의 목숨이 꺾일지도 모르니까.


“그럼, 곽 대협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우리도 공동파와 가씨 문중이 일을 전부 끝내준다면 고마울 따름이지요.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무영은 평소와 다르게 쉽사리 진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두 사람의 배려 아닌 배려 덕분에, 단독으로 현과장을 상대할 수 있게 된 진자. 그들이 아직 자신의 계획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에, 진자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럼 즐깁시다! 이미 모든 것이 해결된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자신의 기쁜 마음을 숨기기 위해, 곧바로 음식과 술, 그리고 여자들을 준비한 진자. 모두 그가 준비한 유흥에 점차 빠져들었다.




“슬슬 가씨 집안 놈들이 쳐들어올 때가 됐는데.”


중경에 도착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중경 안에서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크게 불안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찝찝함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 난 중경 안 소식들을 얻기 위해, 거지굴에 들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미 중경이 가까워질 대로 가까워졌던 터라, 거지굴까지 큰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문제는,


“아차차... 이걸 생각 못 했네...”


거지굴 안이 텅텅 비어있다는 것. 명문세가의 시선을 피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넓고 넓은 중경 안을 무작정 돌아다니기로 했다. 명문세가의 눈을 피해 몰래 구걸을 하고 있을 터라 만나기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잘 찾아보면 어딘가에 있을...


“어! 대협이다! 대협!!”


운이 좋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이 사람들이 조심성 없이 행동하고 있다랄까. 거지굴을 나서자 마자 만나고 말았다. 그것도 개방의 어린 제자들을.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린 제자들은 나를 바라보며 절을 하듯 고개를 숙였다. 아마도 지난번 『소생』으로 살려준 그 제자들인 모양이었다.


“감사를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닌데... 그건 그렇고, 방주님은 어디 계시지?”

“방주님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고 계십니다.”


새로운 보금자리라... 순간 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승상을 거지굴에 숨기지만 않았어도 그들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작고 작았던 자책감과 미안함이 점차 커져 마음속 전부를 잡아먹고야 말았다.

그러나,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로 그들을 객잔으로 데리고 갈 수도 없는 상황. 이들을 먹일 음식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건 보금자리다. 겨우 60명 정도의 광귀의 식솔들이 객잔에 터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과포화 상태가 되어버린 객잔. 하물며 수 백명에 이르는 개방의 제자들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이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여기서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이 도망 다니지 않도록 빠르게 이번 사건을 끝내는 것뿐. 그 외에는 도처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방주님 뵙거든, 내가 일을 빨리 끝내겠다고 전해드려.”

“네. 대협!”


해맑은 아이들의 표정 때문인지, 더욱 강하게 죄책감이 밀려왔다. 한시라도 빠르게 이 사태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지금 중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아채는 게 급선무인데.


“혹시 중경에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들에게 항간에 떠돌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아! 사장에서 들었는데, 명문 정파 사람들이 막 모여들고 있다고 했어요!”

“야채 가게 아줌마가 그랬는데, 아미파하고 소림사 사람들이라고 했어요!”

“아니야! 고기집 아저씨가 무당파라고 했어!”

“기루 누나들이 공동파 장문인들이라고 했는걸!”


이것저것 다 튀어나오는 이야기들. 사실 큰 신빙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북쪽에 나타난 성에는 북빙신궁의 광귀가 나타났대요!”


북빙신궁의 광귀라니. 이건 사실이잖아. 그렇다는 건, 이 아이들이 말한 것 모두가 사실은 아닐까?


“그래, 그러면 그 명문 정파 사람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아니?”

“가씨 저택이요!”

“아니야! 소림사와 아미파는 지금 곽 태사 집에 있다고 했어!”

“아닌걸! 무당파는 등 책사 집이라고 했는걸!”


아이들의 입에서 세 명문세가의 이름이 전부 나왔다. 그렇다는 건, 명문세가 놈들이 명문정파 사람들을 앞세워 나와 대적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 사람들만으로 날 어찌할 수 있을까?


“날 물로 보는 거야? 달랑 명문정파 몇 명으로 날 막아보겠다고?”

“무지 많아요! 엄청 많아요!”


한 아이가 손을 크게 돌리며 이야기했다. 아니, 그렇게 많다고 하더라도, 크게 위협적이진 않는데.


“그래, 여러 가지 알려줘서 고맙다.”

“저희가 감사합니다, 대협.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나를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인사를 받고 있던 내가 미안해질 정도로.

그렇게 개방의 아이들을 통해 어느 정도 정보를 알게 된 나는, 아이들에게 부탁해 가씨 저택의 위치를 손에 넣었다. 개방의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편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게 나는 가씨 저택을 향해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가씨 저택에 도착해 보니, 아주 가관이었다.

대낮부터 술을 퍼마시고, 겨드랑이에 여자를 끼고, 인생의 즐거움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이거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 개방의 제자들은 살기 위해 이리저리 도망치기 급급한데, 이놈들을 여기서 이렇게 여자와 술판이나 벌이다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잘들 논다. 잘들 놀아. 적이 이렇게 코앞까지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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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342. 현과장의 결단 24.01.17 20 3 12쪽
341 341. 악인들의 집회 - 2 24.01.16 16 3 12쪽
» 340. 악인들의 집회 +2 24.01.15 20 4 11쪽
339 339. 사이비가 아닌 게 아니 것이 아닌가? ... 이게 맞아? 24.01.14 14 3 11쪽
338 338. 난입 24.01.13 14 4 11쪽
337 337. 교리 - 2 24.01.12 17 4 12쪽
336 336. 교리 +2 24.01.11 15 4 11쪽
335 335. 배신 24.01.10 15 3 11쪽
334 334. 믿을 수 있는 사람 24.01.09 20 4 11쪽
333 333. 거지굴 - 4 +2 24.01.08 17 4 12쪽
332 332. 거지굴 - 3 24.01.07 22 3 11쪽
331 331. 거지굴 - 2 24.01.06 15 3 11쪽
330 330. 거지굴 - 1 24.01.05 22 4 11쪽
329 329. 이동 객잔, 동동구리모! 24.01.04 14 3 11쪽
328 328. 현과장의 꿍꿍이 - 2 24.01.03 18 3 11쪽
327 327. 현과장의 꿍꿍이 24.01.02 19 3 11쪽
326 326. 호떡이 싫다고? 24.01.01 11 3 11쪽
325 325. 분열 - 3 23.12.30 12 3 11쪽
324 324. 분열 - 2 23.12.30 13 3 11쪽
323 323. 분열 23.12.29 9 3 11쪽
322 322. 북빙신궁 - 3 23.12.29 15 3 11쪽
321 321. 북빙신궁 - 2 23.12.28 12 3 11쪽
320 320. 북빙신궁 23.12.28 14 3 11쪽
319 319. 아! 왜 이렇게 꼬이는 거지? - 2 23.12.27 14 3 11쪽
318 318. 아! 왜 이렇게 꼬이는 거지? 23.12.27 1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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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315. 창조교 - 2 23.12.25 1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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