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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십이지신: 신들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Paz
작품등록일 :
2020.05.11 11:35
최근연재일 :
2020.06.0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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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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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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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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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동방의 전설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13화. 동방의 전설


한편 어느 한 공터에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모여 옹기종기 앉아있다.


자세히 보니 그 앞에 석재의 친할아버지가 앉아계셨다.


“할아버지, 재밌는 이야기 해주세요!”


남자아이가 기대에 찬 눈빛을 할아버지에게 보내며 말했다.


“맞아요. 얼른 해주세요. 할아버지!”


다른 아이들도 함께 맞장구치기 시작한다.


어린 아이들의 해맑은 부탁을 어찌 거절할 수 있으랴.


아니 어쩌면 본인이 더 이야기 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에헴... 녀석들. 그렇다면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설 하나를 얘기해주마.”


『동방 세계에는 오랜 전설이 하나 내려오고 있다.


그것은 신들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느 날 인간세계에 신들이 모습을 나타냈다고 한다.


인간이 직립보행하기 시작한 무렵이라 하는 사람도 있고, 인간이 지성을 갖추기 시작한 무렵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시기야 어찌되었든, 각 세계마다 인간을 수호하기 위해 하늘에서 신들이 내려오게 됐다.


서방세계에는 황도12궁이라 일컫는 별자리 신들이 내려왔고, 동방세계에는 십이지신이란 방위신이 내려오게 되었다.


십이지신의 생김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얼굴은 동물의 모습이지만 몸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쥐의 형태를 한 ‘자신(子神)’

소의 형태를 한 ‘축신(丑神)’

범의 형태를 한 ‘인신(寅神)’

토끼의 형태를 한 ‘묘신(卯神)’

용의 형태를 한 ‘진신(辰神)’

뱀의 형태를 한 ‘사신(蛇神)’

말의 형태를 한 ‘오신(午神)’

양의 형태를 한 ‘미신(未神)’

잔나비의 형태를 한 ‘신신(申神)’

닭의 형태를 한 ‘유신(酉神)’

개의 형태를 한 ‘술신(戌神)’

돼지의 형태를 한 ‘해신(亥神)’


이 열두 신을 일컬어 십이지신이라고 한다.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황도12궁들이 동방세계 사람들에게 몰래 접근하기 시작했다.


본래 자신들이 수호하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암묵적인 규율이었으나 서방세계의 신들이 이를 어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차츰 황도12궁에 현혹당해 동방세계에서 서방세계 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황도12궁들은 별자리 점을 이용해 미래를 점지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그들을 현혹시킨 것이었다.


동방세계 사람들에게 황도12궁의 전설과 별자리 점성술들이 삽시간에 퍼지기 시작했고, 이를 이용하여 사람들은 미래를 점지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가진 미래에 대한 불안이란 감정을 절묘하게 파고든 것이었다.


하지만 동방세계와 서방세계의 차이 때문에, 별자리 점성술은 동방세계 사람들의 미래를 정확하게 점지해 줄 수 없었다.


그릇된 정보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로 인해 점차 동방세계는 혼란해져 갔다.


더 이상 십이지신은 그들의 무분별한 침범을 용납할 수 없었다.


마침내 십이지신과 황도12궁은 천상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전쟁은 약 100년간 이어졌다.


꽤 오랜 기간 전쟁이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이 전쟁을 멈추게 되었다.


약 100년간의 다툼이 천상에서 일어나자 하늘에서 수많은 혜성이 떨어졌고.


그로 인해 인간세계는 불타고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인간들은 자신의 세계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지자 그들은 하늘에 간곡히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십이지신과 황도 십이궁의 싸움을 멈추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 간절한 기도는 마침내 하늘에 닿았고, 하늘에서 음성이 내려왔다.


그것은 절대자의 음성이었다.


“십이지신과 황도12궁의 종전을 명한다, 앞으로 더 이상 양측 신들 간에 전쟁을 하지 말라. 이를 어길 시에는 절대자의 응징이 있으리라...”』


*

선미에 의해 암흑에 갇혀버린 석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먼 곳에서 희미한 빛 하나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무도 일러주지 않았지만, 자연스레 그쪽으로 발길이 갔다.


터벅터벅 끝 모를 발걸음이 시작됐다.


다음 날 아침, 아요는 석재가 깨어났는지 보러왔다.


하지만 아직도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때 석재는 여전히 암흑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 빛이 보이는데 거리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출구도 보이지 않았다.


그에겐 그저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꽤 많이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석재는 암흑에 갇힌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이 그를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어느 덧 시간은 열흘이나 지났다.


아요가 침상에 걸터앉아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석재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선미는 그 모습이 안타까운 듯 바라보며 말했다.


“벌써 일주일을 넘어 열흘이 되었구나.”


아요는 의식 없는 석재를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언니 가망이 없나요...?”


“글쎄, 안타깝지만 깨어나려는 의지를 잃었는지도 모르겠어.”


아요는 이런 상황을 만든 게 모두 자기 탓인 것 같았다.


그녀는 선미에게서 처음 신력집강(神力輯强)에 대해 들었을 때가 떠올랐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지...’


*

처음 그녀들이 두두리 마을사람들을 치료하기 시작할 때는 쉴 새 없이 바빴기에, 서로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다.


하지만 항상 붙어 다닌 지 이튿날이 되자, 그녀들은 어느새 가까운 사이가 되어있었다.


전우와 같은 끈끈함이 형성된 것이었다.


처음 아요가 선미에게서 신력집강(神力輯强)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게 된 건, 마을 사람들을 치료하기 시작한지 3일이 지났을 때쯤이었다.


환자의 치료를 끝마친 아요와 선미는 임시 막사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요는 선미의 신비한 능력을 보고 혹시 다른 신비한 능력이 더 있을까 궁금해졌다.


“언니! 언니가 말한 비서에는 어떤 게 적혀져 있어요?”


“음 글쎄, 주로 인간의 기운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적혀있지!”


“헤헤 신력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나요?”


손을 턱에 괴고 잠시 생각을 하던 선미는 이내 무엇인가를 떠올려냈다.


“아! 하나 기억나는 게 있어.”


“뭐에요?”


“신력집강(神力輯强). 즉 잠자는 신력을 한 곳으로 모아서 터뜨리는 거야. 그렇게 되면 평소에 쓰지 못하고 잠들어 있던 신력을 모두 개방하게 되는 거지.”


아요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진짜에요? 그럼 저 한번 받아볼래요!”


“아요는 신력을 쓰기 시작한지 몇 년쯤 됐어?”


“음 이제 5년쯤 된 것 같아요.”


선미는 아요의 제안을 거절했다.


“너무 오래 지났구나. 그 정도면 안 받는 게 나아. 신력을 쓴지 오래될수록 신력을 모으는 습관이 굳어져버린대. 그래서 새로 신력을 일깨워도 금방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그렇다면 신력을 사용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은요?”


“비서에 의하면 그런 사람에게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지.”


아요는 그 말에 기뻐 깡충깡충 뛰었다.


“언니! 꼭 해줘야 할 사람이 있어요!”


*

선미에게 석재의 신력을 끌어올려달라고 부탁한 것은 아요 본인이었다.


만약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자꾸 들었다.


아요의 눈물이 석재의 손에 뚝뚝 떨어졌다.


“석재야... 일어나...”


한편 석재는 어둠속에서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아무리 빛을 향해 걸어도 빛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정말 여기서 벗어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석재는 힘들고 지쳐 주저앉았다.


그때 갑자기 그의 손에 따뜻한 물방울이 어디선가 뚝뚝 떨어졌다.


‘이건 뭐지?’


순간 그의 머릿속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요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아... 이건 아요의 눈물이구나. 아요가 울고 있어.’


심경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얼른 나가서 아요를 달래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갈 방법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아요는 반응이 없는 석재를 바라보고 있자니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일어나서 석재의 몸을 마구 흔들었다.


“일어나 이 바보야!!!”


석재는 암흑 속에서 아요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여기서 나가고 싶어... 아요를 지켜주고 싶어...’


“여기서 나가고 싶다고!!!!!”


그의 처절한 외침이었다.


그 순간 흰 빛이 석재를 확 끌어당겼다.


“으아아아아악!!!!”


온 몸이 응축되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몸이 부서지고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으아아악! 살려줘!”


한참을 괴로워하던 석재는 잠시 뒤 고요해졌다.


*

진정이 된 석재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


밝은 빛이 너무 눈부시게 느껴졌다.


‘빛이다. 드디어 어둠에서 벗어났구나.’


그는 누운 상태로 고개를 살포시 돌렸다.


옆에는 아요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으로 석재의 손을 잡고 있다.


그리고 선미는 땀이 흥건하게 젖은 채 그의 몸을 꾹 누르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돌아왔구나.’


그는 현실로 돌아왔다는 것에 안도했다.


“괜찮아 석재야?”


아요의 목소리가 들렸다.


“으응... 괜찮아.”


오랜만에 써보는 목소리라 많이 잠겨있었다.


“자그마치 열흘이나 걸렸군요. 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선미가 근처 의자에 앉아 천으로 땀을 닦으며 이야기했다.


석재는 아직 일어날 기운이 없어서 누워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선미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당신이 가진 신력이 상당히 크더군요. 그래서 깨어나는 데 오래 걸린 것 같아요.”


“......”


“신력이 폭주하는 것을 잠재우는 데 제 신력만으로는 부족했어요. 아요가 마침 곁에 있어 함께 막아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죠.”


그때 석재가 깨달았다.


마지막에 엄청난 고통이 신력이 폭주하는 것이었단 것을.


“아... 그게 신력이 폭주했을 때의 고통이었군요.”


“네, 맞습니다.”


석재는 떠올랐다.


흰 털이 삐죽삐죽하게 선 달토끼의 모습.


아요도 혹시 이런 고통을 겪고 있지 않았을까.


*

한편 송축과 진오는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한창 전쟁이 진행 중인 강주성을 정찰하고 있었다.


강주성은 황성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만약 강주성이 뚫리면 그 다음이 바로 황성이었다.


송축과 진오는 산꼭대기에서 성의 위치와 주변 지형을 살펴보고 있었다.


성의 양 옆으로는 큰 산줄기가 있었고, 성 앞에는 기병이 나가서 싸울 수 있는 평지가 있었다.


산줄기와 성의 거리가 제법 있어 화살이 닿을만한 거리는 아니었다.


“송축형님 저들은 활과 비슷한 총이란 걸 쓴다던데 산 위에서 쏘면 맞지 않을까요?”


“그들이 쓰는 총이란 물건은 활보다 사거리가 짧다고 하더구나. 그러니 저 산에서 성까지 공격을 할 수는 없을 거다.”


성 위에 수많은 병사들 중 반짝이는 갑옷을 입은 사람이 눈에 띄었다.


“형님 저기 성 위를 보십시오. 저 은빛 갑옷을 입은 자가 강주성주라고 합니다.”


“하하하 그래 제법 덩치가 있어 보이는 게 강골처럼 느껴지는구나.”


성주의 덩치를 본 송축은 흡족해 했다.


이번만큼은 소식에 들리던 것처럼 서방제국에게 쉽게 밀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건 성주의 덩치를 보고 안심한 송축의 추측이었다.


성문 앞쪽에는 서방제국 기병들이 있었는데, 성문과는 제법 거리를 둔 채 대열을 맞춰놓고 있었다.


그들은 쇠로된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장총을 들었다.


서방제국의 지휘관이 외쳤다.


“어서 성문을 열고 항복하라. 그렇다면 그대들의 지위는 그대로 인정해주겠다. 만일 항복하지 않으면 성에서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게 모든 걸 소멸시켜 버리겠다.”


그러자 은빛 갑옷을 입은 성주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어리석은 놈이로다. 어찌 늑대가 개 밑으로 들어간단 말이더냐. 신들이 우리를 수호할지니, 그대들은 여기서 썩 물러가거라!”


잠시 후 성문이 열리고 한 기병부대가 밖으로 나왔다.


지휘관은 투구에 큰 깃털 장식을 하고 장검을 들고 있었다.


그는 왠지 알 수 없는 아름답고 고결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돌격하라!”


지휘관의 외침과 함께 전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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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짧은 우정 +1 20.05.27 35 6 11쪽
19 폭주한 신력 20.05.26 33 8 12쪽
18 사라진 정의 20.05.25 34 8 11쪽
17 뜻밖의 만남 20.05.23 43 10 12쪽
16 신력 활용법 20.05.22 38 8 12쪽
15 오해와 진실 +1 20.05.21 39 7 11쪽
14 의문의 남자 20.05.20 39 6 12쪽
» 동방의 전설 +2 20.05.19 57 6 12쪽
12 운명의 도박 20.05.18 55 6 11쪽
11 나무의 비밀 20.05.17 53 6 11쪽
10 두두리 마을 20.05.16 59 8 12쪽
9 초월한 우정 20.05.15 58 8 13쪽
8 깊은 절망 20.05.14 66 9 13쪽
7 평화의 무게 20.05.13 78 8 13쪽
6 진정한 평화 20.05.13 119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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