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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 님의 서재입니다.

음영잔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임제
작품등록일 :
2012.05.15 07:19
최근연재일 :
2012.05.1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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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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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DUMMY

서문진철은 천천히 책장을 덮었다. 방 안은 이미 어둠에 잠겨 있었지만 불을 밝힐 필요는 없었다. 애초에 덧없는 상념을 지우고자 책을 폈다. 그런데 그럴수록 상념은 불길처럼 번져갔다. 자신의 수양이 얕음을 한탄하며 그렇게 어두워진 방 안에 홀로 앉아 있었다.


명문 출신다운 기품과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이었다. 재기 발랄하면서도 한편으론 편안함을 주는 여인이었다. 그런 여인과 함께 지낸 지도 벌써 일 년이 넘었다. 처음 본 순간 느꼈던 호감이 연모(戀慕)의 감정으로 발전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좀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었지만 그 여인에게 자신은 늘 동료 중 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 여인의 마음에는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일정한 경계가 있었다. 그리고 그 경계 안에는 사형(師兄)이란 존재가 있었음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남궁세가에 도착해서야 후위에 처져있던 상무각과 경비단원들이 실종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은 없었지만, 누구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설령 그들이 죽었다 하더라도 무림맹의 전력에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오늘, 사형이 생사불명이란 소식에 며칠 동안 우울해하던 그 여인을 위로하고자 숙소로 찾아갔다. 채 말문을 열기도 전에 들려온 경비단의 귀환 소식에 서둘러 방문을 나서는 그 여인의 뒷모습을 보며 쓸쓸히 돌아와야 했다.


“안에 있는가?”

“예, 계시옵니다.”

서문진철이 강소미로 인한 상념에 젖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을 때였다. 문밖에서 혁련기와 시비의 대화가 들려왔다. 서둘러 불을 밝혔다.

“들어오게.”

시비의 안내에 따라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혁련기가 조심스럽게 서문진철의 안색을 살폈다.

“불이 꺼져 있기에 자리를 비운 줄 알았네, 운기조식이라도 하고 있었나?”

“그냥 뭘 좀 생각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네.”

“무슨 고민이라도 있나?”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말게. 그래 무슨 일인가?”

“자네한테 상의할 게 있어서 찾아왔네.”

서문진철은 미소를 지으며 마주 앉은 혁련기를 바라보았다. 혁련기의 얼굴이 편치 않아 보였다. 호기심이 일었다.

하북의 혁련세가와 하남의 서문세가의 사이가 가까워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다.

삼십 년 전, 마교와의 정마대전 이후 사천과 운남, 청해 지역의 아미, 청성, 점창, 곤륜, 당문 등 전통의 명문들이 무림맹을 탈퇴해 의정회(義正會)를 결성했다. 그러자 그 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많은 문파들이 노력했지만 무림맹 원로원 입성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낸 곳은 태산파와 혁련세가에 불과했다. 특히 혁련세가는, 경쟁관계에 있던 전통의 하북팽가를 제치고 이룬 것이기에 무림인들 사이에서 혁련세가를 재평가하게끔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권력은 약한 곳에서 강한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잡기도 어렵지만 잡은 권력을 유지하기란 더 어려운 법이었다.

오래전부터 무림맹에 단단히 뿌리를 박고 있는 남궁세가와 제갈세가, 상관세가를 견제하는 한편, 치고 올라오는 하북팽가를 억누르기 위해서는 한 손을 거들어 줄 힘이 필요했다.

때마침 하남의 서문세가 역시 무림맹의 상층부로 진입하기 위해 자신들을 끌어 줄 힘을 찾고 있었다.

서로의 목적이 맞아떨어지자 두 세가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근래에는 혁련기와 서문영영과의 혼담이 양가의 어른들 사이에 오가고 있을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란 서문진철과 혁련기는 당연히 죽마고우처럼 가깝게 지냈다. 하지만 둘 다 좋은 집안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비교적 순탄한 성장과정을 거쳤기에 크게 고민할 일도 없었다. 때문에 혁련기가 뭔가를 상의하기 위해 서문진철을 찾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얘기해 보게. 나와 상의하고 싶다는 게 뭔가.”

서문진철이 무슨 얘기라도 들어줄 것처럼 밝은 표정으로 바라보았지만 아직 털어놓을 결심이 서지 않았다는 듯이 입을 열지 않는 혁련기이다. 서문진철은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렸다. 깊은 고민일수록 남에게 털어놓기란 더 어려운 법이기에.

잠시 고민하던 혁련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오늘 오후에 백준서란 자가 나를 찾아왔었네. 자네도 보면 알 것이야, 상무각의 무사인데…….”

“알고 있네, 오늘 돌아왔다는 얘기도 들었어.”

혁련기가 백준서를 얘기하자 강소미가 떠올랐다. 혁련기의 방문으로 잠시 잊고 있었던 씁쓸함이 밀려왔다.

“알고 있다니 다행이군. 사실 그자가 나를 찾아온 이유는…….”

혁련기는 백준서가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들을 그대로 서문진철에게 전해주었다. 봉천우가 혁련기의 입에서 거론되자 서문진철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래서 자네는 자네의 아버님이나 할아버님이 봉천우나 그 일행 중 한 사람에게 흑금단두를 주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자네도 두 분의 성격을 잘 알지 않는가? 만약 그랬다면 내게도 알렸을 것이야.”

“음…… 그랬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들이 훔치지 않고서야 어찌 흑금단두를 지닐 수 있겠는가?”

서문진철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얘기하자 혁련기가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사실은…… 무림맹을 떠나오면서 자네 동생에게 내가 지니고 있던 흑금단두를 주었네.”

“뭐라고?”

“자네한테는 미리 얘기하지 못했네. 미안하네.”

“그, 그게…….”

서문진철은 난감했다. 혁련세가에서 귀하게 여기는 흑금단두을 자신의 여동생에게 주었다는 말에 당연히 기뻐해야 하지만 얘기의 흐름으로 보아서는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았다.

“물론 영영이 세가의 무공을 충실히 익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네만, 만약을 대비해 내가 갖고 있던 것을 주었네.”

“그랬었군. 우선은 자네한테 고맙다는 말부터 해야겠네, 내 동생을 그리도 걱정해주다니.”

“아니야, 자네도 알지 않는가? 나나 집안의 어른들이 영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그야 물론 잘 알고 있지.”

“그래서 하는 말이네만, 자네가 대신 영영에게 물어봐 주게.”

서문진철은 혁련기가 무엇을 자신에게 원하는 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흑금단두의 행방을 알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만약에 그 흑금단두가 서문영영의 손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것을 주고받은 상황을 알아내고, 필요하다면 주변정리도 해달라는 뜻이었다.

설령 혁련기의 뜻이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혼담이 오가는 양가의 유대를 위해서라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다.

서문진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내 자세히 알아볼 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고맙네, 자네만 믿겠네.”

그때야 한시름 놓은 듯 미소를 지어 보이는 혁련기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혁련기를 배웅하고 난 서문진철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혁련기의 얘기를 들어보니 아마도 서문영영이 봉천우에게 흑금단두를 준 것 같았다. 틀림없을 것이다.

경비단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난히 낙심하던 서문영영이었다. 그때 자신은 단지, 여동생이 금가장으로 가던 길에 경비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들었기에 그것 때문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헌데 그게 아니었다.

다소 굳은 듯 딱딱한 표정이 흠이었지만 조각 같은 봉천우의 얼굴의 모습은 같은 남자가 봐도 매력적이었다. 여동생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됐다. 봉천우는 혁련기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남자였다. 화산파라는 배경 또한 혁련세가보다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소미였다. 봉천우가 자신의 여동생과 맺어지게 된다면 강소미의 곁에는 자신이 서 있을 수도 있었다. 혁련기의 말만 듣고 섣불리 다그칠 일이 아니었다. 며칠 후 도착한다는 아버님과 먼저 상의를 해야 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서문진철의 얼굴에 한 가닥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왠지 모를 희망이 넘쳐흘렀다.



시간이 흘러 날은 이미 어두웠지만 아직도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웠다. 능공허도(凌空虛渡)의 경지가 이럴까.

서문영영이 숙소로 돌아간 지 한참이 지났지만 육전호는 여전히 들떠 있는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여기저기를 쏘다녔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주위에 어둠이 내리고 하나 둘 석등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행랑방으로 돌아가고자 발걸음을 돌렸지만 어느 곳으로 가야 할 지 난감했다. 드넓은 남궁세가의 어느 구석인지도 모를 곳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서성이던 육전호에게, 검을 찬 두 명의 경비무사가 다가왔다.

“누구시오? 여긴 주로 세가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인데.”

“무림맹의 육전호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선한 인상을 한 사십대의 경비무사가 육전호의 얘기를 듣더니 미소를 지었다.

“숙소가 어디요?”

“정문 근처의 행랑방입니다.”

“따라오시오, 근무지를 벗어날 수는 없으니 경계까지만 안내해 드리리다.”

“감사합니다.”

육전호는 포권의 예를 취한 뒤, 앞서가는 경비무사들의 뒤를 따라갔다. 남궁세가를 둘러싼 무림정세에 대해 두런두런 얘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안 가 구주사도천의 세력과 일전이 불가피한 듯했지만 육전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경비단은 며칠 동안 몸을 추스르고 나서 무림맹으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지난 임무를 잠시 생각하며 걷던 육전호는 어느 순간, 아차 싶었다. 정위군 시절의 동료이자 자신이 친형처럼 따르던 남궁성도가 떠올랐던 것이었다. 남궁세가에 도착한 지 한나절이 지나서야 겨우 기억했다는 것에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간은 아직 술시 정. 이미 어둠이 자리를 잡았지만 잠자리에 들 만한 시간은 아니었으니 찾아간다 해도 크게 실례가 되지 않을 시간이었다.

“혹시 남궁성도라는 분을 아십니까?”

앞서가던 경비무사가 육전호를 돌아보았다.

“남궁성도? 모르겠소. 세가에 남궁 성씨가 어디 한둘이어야 기억하지.”

육전호는 경비무사의 말을 듣곤 맥이 탁 풀렸다. 하긴 남궁 성을 쓰는 이가 한둘이겠는가. 하지만, 쉬이 포기하긴 일렀다.

“올해 초까지 저와 함께 정위군에 있었습니다. 나이는 이제 스물넷일 겁니다.”

“그러고 보니 정위군으로 참전했다 돌아온 세가의 무사들이 몇 있다고는 들었는데…… 이봐 자네는 뭐 기억나는 것 없나?”

“글쎄…….”

육전호의 얘기를 듣던 경비무사가 동료에게 물었지만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육전호는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들이 남궁성도를 알 만한 것이 뭐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때였다.

“아! 제왕검(帝王劍)대협의 자제가 정위군에 있다 왔잖아?”

“맞다. 제왕검 대협의 아들 이름이 아마 남궁성도였던 것 같아. 맞아 맞아, 소가주님 대는 모두 성(成)자 돌림이야.”

서로 얘기를 주고받던 경비무사들이 육전호를 바라보았다. 찾는 사람의 아버지가 제왕검이 아니냐고 눈빛으로 묻고 있었다. 하지만, 육전호는 남궁성도의 아버지가 누군지는 고사하고, 제왕검 대협이 누군지 조차 몰랐다. 고개를 저었다.

“여보시오, 제왕검 대협은 무림맹의 원로원에 계시는데 무림맹의 무사라면서 그런 것도 모르고 있는 거요?”

“아, 그렇습니까? 사실은 제가 입맹을 한 지 이제 겨우…….”

난처해진 육전호는 경비무사들에게 자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하고 난 뒤, 가능하다면 지금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행히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는지 인상 좋은 경비무사가 발걸음을 돌렸다.

“따라오시오. 내 안내 할 터이니.”

“고맙습니다.”

육전호는 경비무사 한 명과 함께 오던 길을 되짚어 한참을 걸어갔다. 보조를 맞추어 걷던 경비무사가 한차례 주위를 둘러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소협이 세가와 인연이 있는 것 같아 말하지만, 제왕검 남궁우 대협과 세가의 가주인 남궁천 대협과는 형제지간임에도 오래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소. 장로들과도 그렇고.”

“그건 왜죠?”

“뭐 워낙 오래전부터 쌓여 온 일이라 말을 하자면 길고, 하여튼 구주사도천이 언제 세가를 공격할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가주님은 제왕검 대협을 부를 생각도 하지 않고 있으니…….”

말을 하던 경비무사도 세가가 처한 현실이 답답한 모양이었다. 긴 한숨을 내리 쉰다. 그 모습에 육전호는 친형처럼 따르던 남궁성도가 관계된 일이라 궁금했지만 섣불리 물어볼 수 없었다.

어두운 밤인데도 대낮처럼 불을 밝혀 놓은 화려한 전각들을 지나 수십 장을 걸어가자 정면에 경비무사가 서 있는 작은 문이 있고 그 뒤로 몇 채의 전각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주변의 다른 전각들과는 달리 어둠에 잠겨 있었다.

함께 갔던 경비무사가 문으로 다가가 지켜 서 있는 경비무사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누더니 육전호를 불렀다.

“기별하러 갔으니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시오.”

“고맙습니다.”

함께 정위군을 나와 헤어진 지 겨우 팔 개월이었지만 마치 몇 년이나 된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편으론 자신을 귀찮아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서성이고 있자니 시비로 보이는 어린 소녀가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

“안으로 드시지요, 기다리고 계십니다.”

“예, 그럼.”

육전호는 자신을 안내해 준 무사들과 인사를 나눈 뒤 시비의 뒤를 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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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3

  • 작성자
    Lv.99 참좋은아침
    작성일
    12.05.17 22:53
    No. 31

    건필하세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maru9
    작성일
    12.06.13 02:08
    No. 32

    서문영영이 속물이 아닌건 좋지만, 영약의 경우는 크게 잘못한듯.
    혼인말이 오가는 남자가 귀한것을 선물했는데, 그걸 미리 양해도 구하지 않고 딴남자 줘버린건 해도해도 너무한겁니다.
    선물하면서 별것 아니라는 말까지 했다는거 알면 홧병날듯.
    고자질한 새퀴 만큼이나 경우가 아닌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마녀의솥
    작성일
    13.09.04 18:01
    No. 33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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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영잔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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