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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 님의 서재입니다.

음영잔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임제
작품등록일 :
2012.05.15 07:19
최근연재일 :
2012.05.13 07:0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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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0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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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10

DUMMY

운기행공을 한다, 무공수련을 한다 하며 숙소와 장원의 뒤쪽 공터를 바쁘게 오가던 조원들이 모두 잠들고 난 새벽.

육전호는 조용히 방을 빠져나왔다. 저녁 내내 궁리해 두었던 몇 가지 수를 풀어 볼 요량이었다.

후원의 평평한 바위 위에 가부좌를 틀었다. 전신 곳곳에 흩어져있던 진기가 단전으로 모여들더니 곧 큰 흐름으로 바뀌며 임맥과 독맥, 충맥, 대맥을 돌아 드나듦을 반복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그 흐름을 관조하던 육전호는 누군가가 자신에게로 오고 있음을 알았다. 가벼우면서도 규칙적인 발걸음. 거기에 섞여 무언가가 땅에 끌리는 소리. 봉천우였다.

소주천을 급히 끝내고 눈을 뜨니 봉천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때?”

봉천우가 자신의 허리에 축 늘어져 매여 있는 검을 손바닥으로 툭툭 쳤다.

“저야 좋죠, 형님.”

육전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봉천우와의 비무는 그에게 많은 도움이 됐지만 교육대 시절 이후로는 검을 맞대본 적이 없었다.

봉천우는 검을 빼어 들더니 몸을 풀듯이 가볍게 몇 번을 휘둘렀다. 어두운 밤하늘에 번개가 치듯 표홀하게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예리한 검의 궤적. 어디선가 본 듯했다.

그렇다.

패천문의 무사들이 쓰던 도법과 일정부분 유사했다. 육전호의 얼굴에 놀라는 기색이 어렸다.

“현천검(玄天劍)을 조금 변용해봤는데 비슷한가?”

“네, 정말 흡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조원들이 연습하는 걸 봤어. 이제 시작하지?”

육전호가 검을 뽑아 기수식(起手式)을 취하기도 전에 봉천우의 검이 매섭게 날아들었다.

패천문 무사의 그것보다도 더 날카롭고 빠르게 쇄도하는 검에 육전호의 발걸음이 흐트러졌다. 뒤를 훌쩍 몸을 날린 육전호는 자신의 가슴 앞섶이 길게 베여 나풀거리는 것을 보았다. 봉천우가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면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런 생각도 잠시, 어느새 몸을 날린 봉천우의 검이 또다시 요혈을 노리며 쇄도했다. 순간, 육전호는 몸을 회전하며 찔러오던 검을 자신의 검으로 부드럽게 밀어내더니 그 길로 봉천우의 어깨를 타고 올라갔다. 깜짝 놀란 봉천우가 뒤로 훌쩍 물러섰다.

“유운검(流雲劍)이로군, 좋아.”

“아직 미숙합니다. 너그러이 봐주시길.”

봉천우의 입가에 감돌던 희미한 미소가 사라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하얀 검신이 눈앞으로 다가와 빛을 뿌렸다. 그 빛을 뒤로 흘리며 검을 휘둘러 갔다.

흐르는 구름은 멈추지 않는다. 낮은 구릉은 장단을 맞추어 타고 넘고, 높은 산은 허리를 휘감고 돌아 유유히 흘러간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선 기운을 사려 흐르고, 교교(皎皎)한 달빛에는 기운을 흩뿌리며 장중하게 흐른다.


어느새 희미하게 먼동이 터오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비무(比武)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수비를 하다가도 어느새 공세를 취하는 유연한 초식의 흐름에 한참을 물러서던 봉천우의 검이 재차 허리를 베어낼 듯, 머리를 쪼개버릴 듯 강렬하게 휘며 들어왔다.

여명의 빛을 받은 검광이 후원 곳곳을 비추어 갈 무렵, 육전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멀찌감치 뒤로 물러섰다.

“형님, 더 이상은…….”

비 오듯 땀을 흘리는 육전호가 숨을 골라내며 겨우 입을 열자, 봉천우도 들고 있던 검을 내린다.

“그 정도의 유운검이라면 목숨을 부지하는 데는 지장 없겠다.”

봉천우는 천천히 흐트러진 의복과 머리를 가다듬었다.

“내일부터는 화산의 검으로 상대해주마.”

말을 마친 봉천우가 몸을 돌려 전각 사이로 걸어갔다.

“고맙습니다, 형님!”

봉천우의 뒷모습에다 대고 외치는 육전호의 얼굴에는 희색이 완연했다.

봉천우의 무공수준을 정확히는 몰랐지만 여기저기서 들은 풍문에 의하면 절정의 경지에 근접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미 절정의 수준일지도 몰랐다. 그런 고수와의 비무는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교육대 시절 이후로 비무다운 비무를 못해본 육전호에게 봉천우와의 비무는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였다.


땀을 훔치고는 후원 가장자리 바위 위에 앉아 호흡을 골랐다.

머릿속에서만 그려보았던 패천문 무사들의 도법에 대한 대처방법을 봉천우와의 비무를 통해 어느 정도 체화(體化)할 수 있었다.

육전호가 생각했던 방법은 무당파의 유운검법이었다.

그동안은 삼재검법에 바탕을 두고 북방의 전선에서 실전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터득한 잡다한 초식들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패천문 무사와의 일전을 경험한 후로는 자신이 사용하던 실전적인 검법이 무림의 고수를 상대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패천문의 무사가 보여주었던 그 패도적인 도법을 압도하기 위해서는 그 특성이 상반되면서도 위력적인 검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유일한 상승의 검, 유운검법이었다.

그동안 실전에서는 사용할 엄두도 내질 않았던 검법이었지만 교육대를 거치면서 내력이 확연히 늘어 전반부의 초식을 시전함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능숙해지자 욕심을 내봤던 것이었다. 다행히도 생각했던 대로 맞아떨어졌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비무의 과정을 정리하려 할 때 머릿속을 울리는 봉천우의 전음성.

[전호, 상대의 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상대를 공격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라.]

“아!”

순간, 육전호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신음성이 새어 나왔다.

처음 듣는 말은 아니었다. 유세명에게서 무당파의 검법을 배우던 시절 자주 들었던 말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말이기도 했다.

‘언제나 공세의 주도권을 잡고 있어야 한다.’

‘능동적인 공격은 수동적인 방어에 우선한다.’

육전호는 십오 세 소년시절로 되돌아가 유세명의 가르침 하나하나를 떠올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무아경(無我境)에 빠져 있는 육전호의 얼굴 위로 따가운 가을 햇살이 내려앉았다.



중추(仲秋)의 달빛이 온 천하를 비추던 밤, 거동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회복한 담무원과 조원들은 장원을 떠나 절강성으로 향했다.

오 일 째 되던 날.

절기(節氣)상으로는 이미 가을이었지만 중원의 남쪽에 위치한 절강성은 늦여름 무더위가 한창이었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았는지 흙먼지 속으로 발이 푹푹 빠지는 관도(官道)를 계응걸과 조원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불평이라도 한마디씩 쏟아냈을 조원들이었지만 입을 여는 것조차도 힘든 듯, 얼굴엔 피곤함과 흙먼지가 가득했다.

붉은 흙먼지를 날리며 얼마나 걸었을까. 산허리를 따라 휘어진 관도를 돌아내려오자 멀리 푸른 강(江)과 강변에 위치한 제법 큰 마을이 시야에 들어왔다. 일행의 맨 앞에서 걷던 계응걸이 멈추어 섰다.

“저기 보이지? 드디어 포강이다. 다행히 늦지 않았으니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자.”

조원들은 계응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쉴 곳을 찾아 관도 옆 나무그늘로 기어들어갔다.

육전호도 봉천우를 따라 소나무 그늘아래 주저앉았다. 다행히도 산 밑 포강에서 시원한 강바람이 간간이 불어왔다.

허리에 찬 가죽주머니를 꺼내 그동안 아껴두었던 물도 남김없이 마셨다. 한 방울 한 방울이 감로수(甘露水)처럼 달콤했다.

그렇게 짧은 휴식을 취하던 어느 순간, 육전호는 자신의 어깨와 맞닿아 있던 봉천우의 몸이 경직되는 걸 느꼈다. 무슨 소리라도 들리는 것처럼 고개를 치켜들고 집중을 하는 모습이다.

육전호도 급히 진기를 일으켜 주위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보았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소나무 숲을 지나가는 시원한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봉천우가 굵은 소나무뿌리를 베개 삼아 누워있던 계응걸을 불렀다.

“조장, 근처에서 싸움이 있는 듯하오.”

“뭐? 어디?”

계응걸이 벌떡 상체를 일으키더니 잠시 귀를 쫑긋거린다. 보고 있던 조원들도 주위 상황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확실해?”

계응걸이 어떤 소리도 못들은 것 같은 표정으로 묻자 봉천우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 순간 육전호의 귀에도 아주 희미한 쇠붙이 소리가 잠시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아!”

육전호까지 무슨 소리를 들은 것 같은 반응을 보이자 계응걸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무래도 확인을 해야겠다, 가보자.”

“조장, 그냥 모른 척하고 쉬다가 갑시다. 우리가 무슨 협객이랍시고…….”

원자춘이 누운 채로 얼굴을 찡그렸다.

“사 조일지도 몰라, 사 조도 이번 임무에 투입됐다고 들었어.”

계응걸의 말이 끝나자 투덜대던 원자춘이 자리에서 느릿느릿 일어섰다.

봉천우가 앞장서서 몸을 날리자 그 뒤를 조원들이 따르기 시작했다.

관도를 따라 백여 장을 내려가자 수십 명의 인영들이 뒤엉켜 싸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각양각색의 복장을 십여 명의 인영들을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을 한 삼십여 명이 포위한 채 공격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싸움을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듯, 이미 수십 구의 시체가 관도 위를 뒹굴고 있었다.

봉천우와 조원들이 속도를 줄여 이십여 장 가까이 접근하는 순간이었다. 관도 옆 소나무 숲에서 십여 명의 검은 인영들이 튀어나와 길을 가로막았다.

“멈춰라! 웬 놈들이냐!”

“그러는 당신들은 누구요? 패천문이요?”

계응걸이 인상을 찌푸리며 대꾸를 하자 검은 무복차림의 사내들 중 구레나룻이 무성한 중년 사내가 슬쩍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더 볼 것 없다. 쳐라!”

중년사내의 호통소리에 검은 무복의 사내들이 일제히 도를 치켜들고 달려들었다.

육전호와 조원들은 검은 인영들이 길을 막아설 때부터 이미 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한 무리의 인영을 포위공격하고 있는 검은 무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도법이 눈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패천문이었다.

패천문의 무사들이 달려들자 봉천우가 앞으로 몇 걸음 나서는가 싶더니 크게 도약을 했다. 뒤로 빠져 있는 구레나룻 사내를 먼저 잡기 위해서였다. 육전호도 봉천우의 뒤를 이어, 쇄도하는 검은 인영 사이로 뛰어들었다.


흉흉한 살기를 뿌리는 두 자루의 도가 육전호의 정수리와 어깨를 노리며 빠르게 쳐왔으나 그곳엔 육전호의 잔영만이 남아 있었다. 경쾌하게 움직이며 두 사람 사이를 파고들던 육전호의 검이 오른쪽을 크고 부드럽게 돌아 왼쪽을 쳐가자 피가 튀고 살점이 튀었다. 순식간에 두 명이 쓰러져 뒹굴었다.

몸을 돌리자 소응박을 압박해 들어가는 두 사내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신형을 솟구쳐 뛰어들며 한 사내의 등을 찔러갔다. 순간 옆의 다른 사내가 몸을 돌리더니 육전호의 검을 막아왔다. 검을 비틀어 상대의 손목을 베어내고 다시 한 걸음 돌아서며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대의 목을 쳤다. 뜨거운 피가 뿌려지면서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육전호는 자신의 얼굴을 적신 피를 적당히 쓸어내리고 장내 상황을 살폈다. 구레나룻 사내의 무공이 상당했지만 봉천우의 화려한 초식에 허둥대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계응걸과 원자춘은 담무원을 사이에 두고 각각 한 명의 사내를 여유 있게 상대하고 있었다.

특별히 어려움에 빠진 조원이 없어 보이자 포위공격을 하고 있는 패천문의 무리 쪽으로 몸을 날렸다. 패천문이 포위공격을 하고 있다면 그 상대는 분명 무림맹의 무사일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오륙 장 가까이 접근하자, 한 사내가 도를 들어 육전호의 앞을 가로 막고 나섰다. 포위공격을 하고 있는 패천문 무리의 외곽에서 뒷짐을 진 채 관전을 하고 있던 사내였다.

칠 척(尺)에 다다를 것 같은 큰 키에 깡마른 중년의 사내였는데 육전호를 바라보는 눈빛이 마치 불이 타오르는 듯 강렬했다.

“못해도 일 각(刻)정도는 버텨줄 줄 알았는데, 이건 너무 빠르군.”

인상만큼이나 날카로운 목소리를 가진 사내가 왜도(倭刀)를 빼어 들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얇고 번들거리는 입술이 사내의 잔인한 심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육전호는 자신을 막아선 사내가 왜도를 잡고 상단세를 취하자 호흡이 거북할 정도로 가슴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 처음 겪어보는 매서운 기세였다.

상대가 자신을 능가하는 고수라는 판단이 서자 더 이상 머뭇거릴 수가 없었다. 발을 굴러 정면으로 쇄도해 들어가며 유운검법의 후삼식 중 그 변화와 위력이 강한 유운암영(流雲暗影)과 뇌운만변(雷雲萬變)을 연속으로 펼쳤다.


왜도를 든 사내, 패천문의 삼대 무력집단의 하나인 묵혈대(墨血隊)의 부대주(副隊主) 호사영은 눈앞의 청년을 너무 쉽게 판단했음을 깨달았다.

관도를 통제하던 부하들을 뚫고 온 것으로 보아 약관의 나이에 걸맞은 고만고만한 무공을 지니고 있을 줄은 알았다. 그런데 직접 상대해보니 그것 이상이었다.

백도의 명문이나 무림맹의 무사들이 흔히 보여주는 화려한 겉멋에 치중한 초식이 아니었다. 일말의 망설임도, 군더더기도 없는 깔끔한 초식이었다. 사람을 수없이 베어 본 자 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경지였다.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자신이 위험할 수 있었다.

자신의 검을 옆으로 흘리면서 물러서기만 하던 키 큰 사내가 순간 몸을 뽑아 올리더니 일도양단(一刀兩斷)의 기세로 벼락같이 도를 쳐내려 왔다.

육전호는 갈등했다. 지금 기세를 살려 찔러간다면 상대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자신 역시 상대의 도에 무사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검을 거두어 위에서 쳐내려오는 도를 막아갔다.

꽝!

전력을 다한 검과 도가 부딪히자 폭죽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호사영이 뒤로 대여섯 걸음을 정신없이 물러섰다. 그에 반해 육전호는 폭음과 함께 피를 토하며 이 장 뒤로 퉁겨져 굴러갔다.

“육전호!”

봉천우가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몸을 일으키고 싶었지만 의지와는 달리 의식이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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