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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기면 그깟 무공따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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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원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9
최근연재일 :
2023.06.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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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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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수 :
196,466

작성
23.06.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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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문제는 거기가 아니라고! 2

DUMMY

“백은우씨는 잘 먹고 잘 계십니다. 촬영도 아주 잘하고 계시구요.”


“하, 핫! 그렇지?...... 뭐, 그럴 줄 알았어.”


정대표가 겸연쩍은 표정으로 조심스레 소파에 앉았다.


“도대체 하루에도 몇 번씩 정말!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가던지, 크랭크인한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그러고 있어요? 조감독도 대표님이 하도 전화해서 미칠 지경이래요.”


“누가 들으면 내가 몇 백통씩 하는 줄 알겠네. 그래봤자 오전 오후 시간 날 때마다 한 게 다인데, 알았으! 내가 줄일게. 시간당 한, 아니 하루에 열통 이하로 줄여보지. 다 회사를 위한 건데 너무하네, 들.”


“정말 콱! 남자가 왜 이리 쪼잔해요? 자꾸 사람 실망시킬 거예요?”


“어 지금 그 말. 성차별적인 발언이야. 남자가 어떻고 여자가 어떻고, 응! 바로 징계감이라고.”


“이그!”


농담 같지도 않은 말 그만하라며 주먹을 들어 보인 경이사가 정대표를 마주보며 앉았다.


“언제까지 이럴 거예요?”

“내가 뭘.”

“딴청피우지 말고! 지금 회사에서 장난하자는 거예요?”


시퍼런 경이사의 서슬에 정대표가 애꿎은 소파 손잡이만 매만져댔다.


“그렇게 미안하면 가서 사과를 하던지, 반대로 소신있게 말한 거면 떳떳하게 촬영장 가도 되는 거잖아요. 그날 이후 대표실에 틀어박혀선 그냥 주위사람들한테 전화만 계속 돌려서 귀찮게만 하고 말이야. 에잇, 모르겠다! 나도 앞으로 촬영장 안갈 거얏!”


“그럼 그 시꺼먼 친구는 어떡하고?”

“뭘 어떡해요. 항상 은우씨 옆에 잘 있는데.”

“우리 스탭 중에 여성분들이 몇 분이나 계시더라. 가만있어보자... 열, 스물, 서른... 어이구야, 거의 반이네, 반. 그 친구 이 더운 날씨에 계속 그렇게 꽁꽁 싸매고 지낼 수 있나 몰것네. 조만간 새 옷이라도 하나 선물을.”


비수처럼 날라드는 사무실 집기들을 요리조리 잘 피하는 정대표.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내일 회장님 들어오신 다니까 내가 다 일러바칠 거야, 각오해요.”

“회장님도 이미 다 알고 계신데 뭘.”

“전화로 듣는 것보단 옆에서 제가 미주알고주알 챙겨드리는 게 직빵이죠.”

“아, 그거 아나?”

“뭐요?”


정대표가 회심의 미소를 날렸다.


“나 내일부터 출장. 한 달은 족히 걸릴 거야. 전 세계 쫙 돌면서 개봉스케줄이랑 홍보라인 정비 좀 하려고.”

“헐, 지금 한창 촬영 중인데 회장님피해 도망치려고 별걸 다.”

“도망이라니, 엄연한 일입니다요.”


경이사가 정색을 하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언제까지 이러실 거예요?”

“이번 영화 끝날 때까지?”

“농담은 그만하시고.”

“농담 아닌데.”


경이사만큼 정색한 정대표가 말을 이었다.


“촬영, 오케이. 배우들 컨디션, 오케이. 감독님도 잘하고 계시고. 제작관련 일들은 경이사가 잘하고 있잖아. 이번에 제작자 타이틀도 달았으니 내가 관여하면 그게 더 큰일이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루미씨는 오케이 아닌데.”

“왜? 아직도 그래?”


경이사가 고개만 끄덕거렸다.


“은우씨가 직접 손 편지까지 써서 건넸다며. 무슨 오해인지 우린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 해결됐다고 들었는데.”

“감격해서 울고불고 난리 났었죠.”

“근데?”

“그게 다니까.”

“그럼 뭘 더 해? 헐, 그 친구 미친 거 아냐? 지금 촬영 중인데 연애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갑자기 급발진한 정대표를 경이사가 두 손을 흔들며 진정시켰다.


“그게 아니라, 촬영 때만 빼곤 은우씨가 두문불출하니깐 루미씨 입장에선 좀 답답한가 봐요.”


“언제는 안 그랬나, 뭐.”


“그 정도가 심하니깐. 최강자씨가 옆에 딱 붙어서 아무도 접근 못하게 막고 있어요. 그래도 전엔 조감독이나 스탭들이 자주 왔다 갔다 했는데.”


“스캔들 안 나고 좋네. 알았어, 알았다고. 그냥 말로 하면 안 돼? 꼭 자기 기분 나쁘면 집어던지고 노려보는 것도 좋은 태도가 아니야.”


경이사가 집어던진 모든 것들을 잘 피해낸 정대표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딴짓거리만 해댔다.


“그러니까 빨리 해결해요. 백은우씨와 관계 개선.”


“그건 뭐, 차차......”


정대표가 먼 산을 바라보며 촉촉이 젖는 눈가를 내보이자 경이사가 질색하는 표정만 지어보였다.


“그러게 전화로 하라니깐 굳이 마주앉은 자리에서 쏘아붙여요.”


“세상에나. 맨날 은우씨 앞에서 너무 기죽어 보인다고 타박할 때는 언제고.”


“누가 그렇게 막 나갈 줄 알았나, 뭐.”

“이봐, 자기도 내가 막나갔다고 뭐라 하잖아. 근데 이제와서 뭐? 떳떳하게 촬영장으로 가라고? 안되지, 난 못해. 어떻게 은우씨를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겠어.”


자신의 말에 곰곰이 생각에 잠긴 경이사를 보며 정대표가 슬쩍 엉덩이를 들었다.


“뭐야, 저 할 말 있다는 표정. 나 갈 거야, 그러니까 말하지 마.”


“쓰읍!”


경이사가 경고의 문구를 날리자 정대표가 투덜거리며 떼었던 엉덩이를 다시 붙였다.


“확실히 달라졌어요. 이번에 자주 다니면서 내가 보니까.”


“쓰읍! 또 그 소리. 내가 그럴 거 같아서 안 듣고 싶었던 거야.”


장난처럼 넘기려던 정대표였지만 경이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 뿐만이 아니에요.”


심각한 표정으로 바뀐 경이사를 보며 정대표의 미간도 따라 좁아졌다.


“그럼?”


“그동안 한 번도 안했던 메이크업도 하고.”

“메, 메이크업을 한다고? 그 백자처럼 매끈한 피부에?”


“시원시원하게 촬영하던 감독님이 요즘엔 자꾸 조명도 설치하세요.”

“은우씨한테?”


놀란 토끼 눈이 된 정대표를 안심시키려는 듯 경이사가 표정을 조금 풀었다.


“그렇다고 매번은 아니고... 촬영 중간 중간 아주 조금씩. 근데 횟수가 늘긴 늘었어요.”


“천하의 백은우가 메이... 크업과 조명을 쓴다고?”


자신의 말에 놀란 정대표가 아무도 없는 사무실을 휙 둘러보곤 아주 조그맣게 속삭였다.


“그럼 자기가 본 게 맞다는 거야? 정말 변했, 아니 다르게 보여?”


말없이 고개만 천천히 끄덕이는 경이사.


“또, 또 누가 눈치 챈 거야? 설마 스탭들 전부 다?”


“그 정도는 아니고 감독님이랑 촬영 감독님정도? 두 분도 지금은 고개를 갸웃하며 왜 그런지 원인 파악 중이신 거 같은데. 이게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냥 분위기? 늬앙스가 조금 변했다 싶은 느낌이라......”


“회장님은 뭐라셔?”


“회장님은 사진으로 주로 보시니까...... 스틸 작가 바꿔라, 카메라가 이상 있는 거 아니냐 뭐... 그러시죠.”


“그건 사진으로도 눈치 챌 수 있다는 거네?”


“그래도 회장님 눈썰미가 보통사람은 아니잖아요. 전 사진으론 딱히 모르겠던데. 그나마 직접 봐야, 그것도 오래......”


경이사가 심각하다 못해 사색으로 변해버린 정대표의 얼굴을 보곤 그만 입을 닫았다.

저녁노을까지 사라져 을씨년스러운 사무실 안.

어두컴컴했지만 두 사람은 한동안 그렇게 미동조차 하지 않고 가만히 자세를 지켰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감속에서.






“얜 너무 잘나가는 거 아냐?”


정대표가 모니터에 뜬 루미 하이딘의 스캔들 기사를 경이사한테 보여줬다.


“아, 그거. 그냥 와인한잔만 했다는데.”


경이사가 밖의 경치만 바라보며 관심 없다는 투로 넘겼다.


“영화 개봉한지 이제 이주차잖아. 만나는 남자들이 너무 많이 바뀌는 거 같은데 그쪽 매니지먼트 쪽에 주의 좀 줘.”


“지금이 가장 핫 할 땐데 걔도 즐겨야죠. 술 한 잔 한다고 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남자들이랑 파파라치들이 가만있을 리가 있나.”


“그래도......”


사실 정대표도 딱히 할 말은 없었다.

그저 요상한 기운이 감도는 사무실의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을 뿐.

예전 같으면 온 회사가 들썩여도 시원찮을 판에.

무료함을 때우려는 듯 경이사가 아주 작은 소리로 흥얼거리다 정대표와 눈이 마주치자 겸연쩍은 표정으로 다시 창가를 바라봤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인터폰이 울리자 그 무엇보다 반가운 표정으로 정대표가 버튼을 눌렀다.


“지금 올라가십니다.”


정대표가 슈트의 단추를 챙기며 일어섰다.

경이사도 긴장이 되는지 머리카락을 단정히 귀 뒤로 넘기며 똑바른 자세를 취했다.


똑. 똑.

노크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최강자를 뒤로 한 채 마스크를 낀 백은우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한국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서 피곤할 텐데 여기까지 나오고, 하, 하, 핫!”


영화 개봉쯤에 어색했던 사이는 풀었지만 그래도 백은우는 항상 정대표한테 어려운 존재였다.


“시간 맞춰 딱 오셨네요. 역시 은우씨는 정말 철저하셔.”


과도한 경이사의 말투에도 백은우는 별다른 대꾸 없이 소파에 앉았다.


“뭐 특이사항 없어요?”


테이블에 놓인 이런저런 자료들을 들쳐보는 시늉을 하며 백은우가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했다, 아니 누가 봐도 그런 척을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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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액션 천재와 대역 천재 2 23.06.08 22 0 9쪽
37 액션 천재와 대역 천재 23.06.07 2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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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액션 영화를 찍는 아주 신박한 방법 23.06.05 19 0 9쪽
34 문제는 거기가 아니라고! 4 23.06.05 21 0 10쪽
33 문제는 거기가 아니라고! 3 23.06.04 20 0 9쪽
» 문제는 거기가 아니라고! 2 23.06.02 20 0 9쪽
31 문제는 거기가 아니라고! 23.06.01 3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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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드디어 만난 이상형! 3 23.05.29 28 0 10쪽
27 드디어 만난 이상형! 2 23.05.28 29 0 9쪽
26 드디어 만난 이상형! 23.05.27 4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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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내 얼굴이 뭐가 어쨌다고? 2 23.05.24 33 0 9쪽
23 내 얼굴이 뭐가 어쨌다고? 23.05.21 41 0 9쪽
22 살아갈 이유를 찾고 폭주하는 경이사 2 23.05.20 42 0 10쪽
21 살아갈 이유를 찾고 폭주하는 경이사 23.05.19 47 0 10쪽
20 ‘백은우’를 받아들일 단 한 가지 이유 23.05.18 54 0 10쪽
19 남자로 태어나서 한 입으로 두말을 하진 않겠지 23.05.17 55 0 9쪽
18 '백은우'를 죽여야할 수십가지 이유 2 23.05.17 61 0 10쪽
17 '백은우'를 죽여야할 수십가지 이유 23.05.16 78 0 9쪽
16 왜 하필 지금, 재수없이 네가 나타나는데! 23.05.16 77 0 10쪽
15 모든 문제는 그저 아랫도리에서 시작된 것 23.05.15 9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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