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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원의 빈둥거리는 곳

잘생기면 그깟 무공따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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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원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9
최근연재일 :
2023.06.16 11:0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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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4
추천수 :
40
글자수 :
196,466

작성
23.05.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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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이유를 찾고 폭주하는 경이사

DUMMY

셜록 홈즈 저리가란 눈빛으로 찬찬히 훑어보는 경이사의 시선에 백은우의 긴장감은 끝도 없이 높아졌다.


“뭔가 아는데 말은 안 한다? 희한하네, 천하의 백은우씨께서 내 눈도 피하면서 뭘 이리 숨기고 계실까나~”


“저, 저리 안가? 어어, 지금 너무 가까워.”


백은우가 쩔쩔 매는 게 귀엽다는 표정으로 경이사가 더 가까이 얼굴을 디밀었다.


“그러니까 아는 게 뭔데요. 말해주면 내 다시 생각해보고.”

“아는 거...... 없다니깐.”

“에이, 또 이런다. 우리 착하고 언제나 선함 그 자체인 백은우씨~ 다른 사람은 속여도 난 못 속여요.”


“너, 너...... 마케팅이나 잘하지 왜 자꾸 스카인지 뭔지를 하려고 해.”

“나 스카우터 출신임. 그리고 회사 위하는데 직위, 직책이 뭔 상관. 이사 타이틀은 뭐 폼으로 달고 다니는 줄 아세요?”

“가깝다고, 저리 가.”


백은우가 풀쩍 뛰어 뒤로 물러섰지만 이번엔 경이사가 득달같이 달려와 그 앞에 섰다.


“그러니까 아는 거 빨리 말해욧. 안 그럼 나 그냥 다 무시하고 저쪽으로 달려갈 거야.”


경이사가 손가락으로 트레일러를 가리켰다.

백은우의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 한줄기!


“그... 그 뭐냐, 그게 있잖아......”


백은우가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정대표를 향해 구원의 눈빛을 보냈지만 그는 그저 역시 구경중 제일은 남의 집 불구경이랑 남들 싸움구경이란 표정으로 지켜만 보고 있었다.


“뭔데? 뭐가 있어요, 빨리 말해, 아니면 나 그냥 콱!”

“...... 트!”

“트?”

“그래, 트...... 그 뭐시냐, 어이 정대표! 알지, 트 그 뭐시기!”

“트 머시기?”


전혀 모르겠다는 정대표를 향해 백은우가 입을 이죽거렸다.


“그래 트, 어휴! 니가 저번에 알려줬잖아. 다음 영화 스토리라며, 기억 안 나!”

“전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됐고! 비켜요, 자꾸 이상한 말만 하고 있어.”


앞서나가는 경이사의 손을 붙들고는 질질 끌려가는 백은우.


“아냐, 진짜 있다고! 정대표 니가 설명했잖아! 어렸을 때 그 거시기, 응! 상처인지 아픔인지 뭔가 있어서 나이 먹어서도 트라우마가 생겨 아무것도 못한, 그래 트라우마!”


백은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경이사가 그대로 멈췄다.


“트라우마?”

“응, 그래! 트라우마, 맞지 정대표?”


백은우가 도움을 청하듯 정대표를 향해 빨리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저분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요?”

“응, 응! 그래 그거. 그래서 안 돼.”

“무슨 트라우마?”

“응?”


똑바로 쳐다보는 경이사의 시선을 이젠 피할 데도 없다.


“무슨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서...... 왜 안 된다는 건지?”

“어 그건......”


잡혀있던 경이사의 손이 금방이라도 빠져나갈 것 같다.

경이사랑 애써 대적하다보니 이젠 더 이상 쓸 힘도 남아있질 않고......

후들거리는 다리하며 자꾸만 아득해져 가는 정신까지.

체력의 한계에 부딪친 백은우는 될 대로 대란 심정까지 몰렸다.


“자꾸 시간 끌죠? 빨리 말 안하면 확 그냥!”

“그래, 말한닷! 어렸을 적 산적, 아니 도적, 아니다 강도! 그래 강도를 만나서 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장돌뱅이 생활을 하다가...... 어 그게, 이사람 저사람 만나 하도 치이고 다녔데. 그렇게 사기도 당하고 돈 뺏기고 하면서 서럽게 어린 시절을 보내서 인간이라면 아주 지긋지긋하게 생각해. 그래, 그렇지! 게다가 힘도 없어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무술 같은 걸 배웠나본데 딱히 쓸데가 없어 아주 개무시 당하면서 비참하게 살았다... 그래서 사람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하고 평생 피해 다닐 팔자, 응! 그렇다고 하더라고. 휴우~”


까무룩 넘어가는 정신을 다잡으며 백은우가 따다다다 말을 쏟아냈다.


“어머 불쌍해!”

“그렇지? 좀 불쌍해. 그래서 저렇게 수염도 길게 기르고 한 거라네. 그러니까......”

“그래서 나이는?”

“몰라, 좀 많을 걸.”

“어디 사는데?”

“넌 말해줘도 몰라. 다 바뀌었어. 하여튼 먼 곳. 끝”

“이름은?”

“최강자.”

“최강자?”

“응, 최강......”


번개맞은 듯 번쩍 정신이 든 백은우!


“이름 희한하네. 아 그렇구나, 하두 불쌍하게 자라서 이름이라도 강하게 보이려고.”

“아냐, 아니라고! 이름 최강자 아니야!”

“방금 말해놓고.”

“아냐, 내가 지금 정신이 없어서 그런 거야. 어떻게 사람 이름을 촌스럽게 최강자라고 짓겠어!”

“촌스럽긴요, 저 분 풍채랑 잘 어울리는데, 최강자! 멋있잖아요. 강자중의 강자, 최강자!”

“아니라고! 너 왜 자꾸 내말에 토 다니, 엉!”

“내가 하는 일에 먼저 토 달아놓곤, 흥! 비켜요.”


잡고 있던 손을 뿌리친 경이사가 안쓰럽다는 표정을 한가득 지닌 채 트레일러로 향했다.

하지만 순순히 놓아 줄 백은우가 아니었다.

체력이 바닥난 건 이미 상관없었다.

오직 정신력 하나만을 믿고 안간힘을 다 해 몸을 움직여 그녀를 가로막았다.

어떡해든 방금 전 실수를 만회해야했다.

아주 아주 엄청난 실수였기에.


“이름 최강자 아니고, 하여튼! 트라... 인지 뭔지 있으니까 절대 접근 금지야!”

“비켜요, 안 비키면 나도 강제로 뭐든 할 거예요!”

“넌 저 애가 불쌍하지도 않니? 트라! 하여튼 그거라고!”

“정신과 의사든 정신의학 전문가든 하여튼 모든 것을 동원해 내가 꼭 치료해 주면 되잖아욧!”

“그게 그리 쉽게 되겠어!”

“안될 건 또 뭐람! 내가 해서 안 된 거 하나도 없거든욧!”

“사람을 오직 돈으로만 보는 구나!”

“그런 거 아니거든! 저렇게 두는 게 더 잔인한 짓이지!”

“안 돼, 절대 못 비켜!”

“흥! 누구 맘대로!”


실랑이하는 와중에 백은우의 재촉으로 달려온 정대표까지 경이사를 막아봤지만 이미 반쯤 눈 돌아간 그녀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차라리 날 밟고 가라!”

“그렇잖아도 그러려고 했거든욧!”“얘가 갑자기 왜 이리 미쳐 날뛰지! 야, 이 회사가 네 꺼야!”

“회사고 나발이고 트라우마에 걸려 저렇게 힘들게 사는 사람이 있음 먼저 구해줄 생각을 해야지! 사람들이 인정머리라곤 하나 없이!”


“야!”

“왜욧!”


정대표가 경이사의 다리가랑이를 붙잡고 있는 가운데 팽팽히 마주 보고 선 두 사람.


“너 계속 그따위로 나올 거지?”

“사람부터 살리려는 게 뭐 어때서!”

“자꾸 말꼬리 올리지, 엉!”

“언성 먼저 높인 게 누군뎃!”

“회사가 애들 장난이야!”

“장난처럼 이랬다저랬다 한 게 누군데... 욧!”

“자꾸 어깃장을 놓겠다? 그렇게 저 인간이 불쌍하면 너 혼자서 데려다가 치룐지 뭔지 해주던지!”


백은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경이사의 얼굴이 180도 바뀌었다.

세상사 모든 걸 단박에 깨달은 듯한 표정.

그리고 한없이 맑고 청순해진 두 눈.


“어? 경이사, 아니 수진아. 괜찮아?”


놀란 정대표가 경이사의 어깨를 흔들며 정신 차리라고 계속 흔들어댔다.


“수진아, 정신 차려, 어디 아파? 수진아!”


“대표님......”

“어, 정신 좀 들어?”


“대표님, 저 멀쩡해요. 아니 이제 다 알거 같아요.”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는 경이사를 보며 정대표와 백은우 둘 다 알지 못 할 서늘함을 느꼈다.


“역시 은우씨 밖에 없네요.”

“나?”

“은우씨가 뭘......”


“깨달음.”

“깨달음?”

“뭔 헛소리야. 야, 정신 좀 차려봐.”


다시 한 번 어깨를 흔들어보려는 정대표를 경이사가 홱 돌아봤다.


“오빠!”

“응, 엉? 야, 너 눈이 왜 이래?”


“나 오늘부로 회사 관둘게요. 담달 나오는 스톡옵션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 지금당장 다 때려 칠래, 나 그동안 너무 잘못 살았어!”

“미친, 이게 갑자기 왜 이래.”


이제는 광기마저 서린 듯한 경이사의 눈빛을 백은우가 급히 피했다.


“은우님 말씀이 맞았어. 그냥 내가 데리고 살면 돼. 왜 스타로 만들어서 모든 사람들 앞에 나서게 해? 그럼 난? 또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만 보라고? 아니야, 이번엔 그렇게 못 살아.”


점점 시뻘겋게 상기되어가는 경이사의 무서운 표정!

심상찮게 진행되는 상황에 백은우가 눈에 띄는 모든 사람들한테 빨리 이쪽으로 오란 신호를 보냈다.


“내가 치료해줄 거야, 저 불쌍한 사람. 혼자 두지 않을 거야, 그래! 나랑 같이 살면 되지. 오직 둘만이 오순도순 행복하게, 나 혼자 다 독차지 할 거얏!”

“잡아!!!”


트레일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 나가는 경이사보다 백은우의 단발마가 조금 더 빨랐다.


“놔, 이것들아! 안 놔? 다 죽을래! 저 사람 나 아니면 안된다곳!”


장정 네댓이 달려들어도 발버둥치는 경이사를 막지 못할 것 같았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경이사의 비명소리와 발버둥에 회사 내 사람들까지 합세하고 나서야 간신히 잦아드는 외침.


“안 돼! 나밖에 없다곳! 최강자씨, 제가 구해줄게욧! 조금만 기, 읍! 읍! 숨막혓, 훕!”


경이사가 눈앞에서 겨우 사라지자 진력이 다 빠진 백은우가 흙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 무슨 꼴인가 말이다.

저 짐승은 나랑 무슨 원수지간이길래 하필 지금 나타나서......

헐....................

최강자.

이름을 말해버렸다.

젠장......

젠장!!!!


“으아아아아아아악!!!!!!!!!!!!!”


간신히 경이사를 진정시킨 직원들과 정대표가 괴성이 들려오는 곳을 돌아보곤 낭패어린 표정만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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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액션 영화를 찍는 아주 신박한 방법 23.06.05 1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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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드디어 만난 이상형! 2 23.05.28 29 0 9쪽
26 드디어 만난 이상형! 23.05.27 4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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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내 얼굴이 뭐가 어쨌다고? 2 23.05.24 33 0 9쪽
23 내 얼굴이 뭐가 어쨌다고? 23.05.21 41 0 9쪽
22 살아갈 이유를 찾고 폭주하는 경이사 2 23.05.20 42 0 10쪽
» 살아갈 이유를 찾고 폭주하는 경이사 23.05.19 47 0 10쪽
20 ‘백은우’를 받아들일 단 한 가지 이유 23.05.18 54 0 10쪽
19 남자로 태어나서 한 입으로 두말을 하진 않겠지 23.05.17 55 0 9쪽
18 '백은우'를 죽여야할 수십가지 이유 2 23.05.17 6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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