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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원의 빈둥거리는 곳

잘생기면 그깟 무공따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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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원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9
최근연재일 :
2023.06.16 11: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4,262
추천수 :
40
글자수 :
196,466

작성
23.05.31 11:00
조회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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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지옥의 문이 열린 날

DUMMY

루미의 몸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나는 광채!

차마 감당 못한 백은우가 애꿎은 루미의 머리카락만 매만지며 시선처리를 어렵게 해내었다.


“묻는 그대로,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저한텐 신 같은 분이시죠!”

아니, 그렇게 가면 안 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러니까 첫 영화, 첫 장면에 등장했을 때부터 감탄만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쪽 방향이 아니라고.

제발!


“너무나 잘생겨서, 아니 그 이상! 죄송해요, 제가 아직 한국말을 잘 몰라서......”


“하, 하, 하. 내가 물어본 건 그런 게 아닌데.”


“외모뿐만이 아니라 목소리도 너무 좋고, 이 넓은 어깨! 조각 같은 몸매! 그리고 좋은 일도 많이 하시잖아요. 어렵고 불쌍한 분들 많이 도와주시고...... 그래서 정말 존경하고 있어요!”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듯 껌뻑껌뻑하며 올려다보는 큰 눈동자에 백은우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었기에.

그 동안 너무나도 수없이 들어왔기에 다른 말을 바랬건만.

이 아리따운 여인마저도 날 그저......

또 다시 난 헛수고를 하고 만 것인가......


“은우님.”

“그냥 편하게 불러줬음 좋겠는데.”


뜨겁게 달구던 열기가 조금 식는 느낌에 백은우가 심드렁한 답변을 건넸다.


“그럼 은우씨!”


루미가 몸의 방향을 완전히 돌려 백은우를 향해 앉았다.

달라진 눈빛.

이글이글 불타는, 뭔가를 결심한 눈!

그리고 들려온 예상치 못한 말, 한마디.


“전 은우씨를 가지고 싶어요!”


쿵!

쿵쿵!

루미의 한마디에 백은우의 심장이 그대로 정지한 채 데구르르 굴러 떨어졌다.

백은우, 아니 최강자가 평생 살아오며 들었던 말들 중 가장 자극적이면서도 황홀함의 극치에 이른 가장 아름다운 말!


“온전히!”


루미가 결연한 의지를 담뿍 담은 표정으로 한 글자 한 글자를 또박또박 발음했다.


“제 모든 걸 바쳐서라도 은우씨와 이어질 수 있다면!”


루미가 절박한 심정을 제발 알아달라는 듯 두 손으로 백은우의 손을 꼭 잡아왔다.


“제발 절 거절하지 말아주세요. 저에겐 오직 당신뿐이에요!”


루미가 백은우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의 몸 위로 순식간에 올라왔다.

앉아있는 백은우 위로 드레스가 흐트러지건 말건 과감한 자세를 취하며 욕망에 불타오르는 두 눈으로 똑바로 쳐다보는 루미!


백은우는 혼미해져만 오는 정신을 다잡으려 애썼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보단 하고 싶지도 않았다는 게 정확한 말일 터.

서양 오랑, 아니 훌륭하고 교양미 가득한 서양 여성의 이 욕망에 대한 솔직함과 과감성이라니!

이런 자유분방한 정신과 육체가 있었기에 이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워 질 수 있었던 것 아니었던가!


“내 눈에도 오직 당신만 보입니다.”


감격에 겨워 당장이라도 왈칵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눈망울을 가까스로 추스른 루미가 잡고 있던 백은우의 두 손을 자신의 허리께로 가져갔다.


‘어?’


매끈한 허리라인을 잡게 된 두 손을 어쩌지도 못한 상황,

그녀가 마치 안심이라도 시키려는 듯 백은우의 두 뺨을 가냘픈 손으로 부드럽게 받쳐왔다.

자신을 향해.

체리보다 더 새빨갛게 붉은 입술을 향해.


“훕! 후웁!”


이백하고도 몇십 년 만에 처음 겪는,

적극적인 여성의 압도적인 행동에 백은우는 순간 깜빡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곧바로 느껴지는 감탄과 찬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엄청나고도 거대한 기쁨!

이것이 여인이구나!

이것이 입맞춤이었지!

이러려고 내가 그 생고생을!


루미의 입술은 인간의 글과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온갖 향과 단내를 백은우를 향해 강렬히 뿜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달콤하다는 단어가 오히려 폄하하는 말처럼 들릴 정도.

그 향기로움과 부드러운 촉감, 그리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과감한 행동에 백은우는 몇십 번이나 기절했다 깨어난 것처럼 정신이란 걸 차릴 수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접전을 벌이며 얻어터지고 깨지면서 죽을 고비를 밥먹듯이 넘나들었지만 이처럼 정신마저 털린 적은 없었는데.

아, 위대한 그 이름은 바로 여인이로구나!

루미, 네가 진정한 여신이로다!

날 가지렴!

이 밤이 영원토록!


투툭.

어렴풋이 들려오는 아주 짧은 소리에 백은우의 정신이 퍼뜩 들어왔다.

입술의 촉감에서 정신을 떼내어 소리의 진원지를 찾으니 셔츠 단추를 푸는 소리.

툭!

하아! 루미, 이 사랑스러운 여자!

나의 이백년 쌓인 욕망보다 네가 갈망한 일 년 간이 더 고통스러웠구나!

그래, 맘껏 누리 거라!

내 보아하니 너보다 이런 쪽엔 미천한 것 같으니 네 맘대로 하렴.

부디, 제발, 꼭!


비단결보다 더 고운 루미의 손이 백은우의 넓은 가슴팍을 조심스럽게 탐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로소 들리기 시작한 아주 자그마한 숨소리!

아직까지 입술은 맞닿고 있었다.

그럼에도 마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루미의 입술과 손, 그리고 무엇보다 몸짓!

더 이상 밀착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루미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자신의 허리께에 놓여있던 백은우의 손을 잡아 아주 천천히 아래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미 다 잡아놓은 먹잇감인데도 최선을 다하는 손길!

백은우는 폭죽이 팡팡 터져 오르며 하얗게 변해가는 머릿속 한구석에서 끊임없이 전해져오는 짜릿짜릿한 촉감과 느낌을 즐기기에 바빴다.


백안, 네 이놈!

네가 이토록 행복한 삶을 살았구나.

이것이 그토록 귀찮고 성가신 일이었더냐!

건방지기 짝이 없는 무도한 놈!

그래, 그럼 이제 내가 다 누려주마.

넌 그 좋다는 무공이나 열심히 연마하렴,

난 이 천국을 평생토록!

즐기면서!

우핫!


퍽.


크흐!

이것이 바로!


......


어.

왜......

아니......

지금............


머릿속이 하얗다못해 눈앞이 깜깜해진 느낌.

무엇보다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기분 나쁜 축축함.


“으어어어어어!!”


갑작스레 터진 백은우의 괴성에 깜짝 놀란 루미가 살짝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마자 때를 놓치지 않고 벌떡 일어난 백은우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화장실로 달려 나갔다.

너무나도 황당한 상황이라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드레스를 매만질 정신도 없어 보이는 루미를 두고선.


“이, 미친! 이런 개 같은!”


아무리 넓은 화장실이라지만 백은우가 펄쩍 펄쩍 뛰어다니기엔 좁았다.

도대체 왜, 갑자기!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지금!

이 성스럽고도 고귀한 이 시간에!

불안, 초조, 낭패감에 휩싸인 백은우는 머리카락을 쥐 뜯으며 참담한 현실로 나타난 허망한 결과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똑. 똑.

‘헉! 안 돼!’


똑. 똑.

“괜, 찮으세요?”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저 멀쩡해요!”


아주 잠깐 이어진 침묵에도 백은우는 입이 바싹 말라 죽을 지경이다.


“혹시, 어디 아프신 거라도......”

“아니, 전혀!”


“제가 무슨 실수를......”

“절대! 그 뭐냐, 네버, 네버! 아니요, 아닙니다!”


또 이어진 침묵.

백은우가 문 너머 들려오는 인기척에 온 전신의 기운을 바짝 올려 세웠다.

한군데만 빼고.


“그럼 왜 갑자기......”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질 않을 궁지에 몰린 백은우.

무슨 생각이 난 건지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화장실 문에서 가장 먼 곳으로 빠르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달려갔다.


“넵!”

“지금 당장 루미양을 방에서 빼내줘. 급해!”


“...... 무슨 일이라도?”

“묻지 말고! 지금 당장 그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빼내라고!”

“혹시 다치신 건.”

“야! 너 죽을래! 무조건 내 말 따른다고 했.”


따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삐용! 삐용! 삐용!

백은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호텔 전체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비상벨 소리!


백은우가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밖의 동태를 확인하기 위해 화장실문에 바짝 귀를 댔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비상벨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문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이어진 루미의 비명.

최강자가 안심하란 소리와 함께 그녀를 들쳐 업는 모양새가 백은우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럼에도 발버둥 치며 화장실에 갇힌 날 걱정해주는 루미의 마지막 음성에 백은우는 맥이 탁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아...... 이게 무슨 개꼴이람......’





똑. 똑.


“그래. 루미양은 잘 모셨고?”


“네. 선배님 걱정을 너무 하긴 했지만 제가 잘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호텔로 다시 사람들이 들어오는지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최강자의 목소리가 화장실 밖에서 들려왔다.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내가 죽었음 좋겠니?”

“아닙니다!”


“별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고 망가진 문이나 잘 지켜.”

“넵!”


최강자의 돌아가는 발걸음소리에 아무래도 켕긴 구석이 있는 표정의 백은우.


“강자야.”

“넵, 선배님!”


후다닥 뛰어오는 소리가 왠지 반갑다.


“아깐 고마웠다. 루미양 잘 챙겨준 것도.”


“아닙니다. 응당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거지.”

“아닙니다. 선배님을 위해서라면......”

“거참, 말 많네. 누군가가 감사를 표하면 그냥 그대로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지.”

“넵! 알겠습니다.”


......


“또 하실 말씀이라도?”

“없어.”

“넵, 가보겠습니다.”


최강자의 발걸음소리가 멀어지자 백은우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휴우...... 이 몹쓸 인생. 왜 쓸데없는 거에 꽂혀가지곤 이 고생을.”


터벅터벅 힘없이 움직인 백은우는 세면대에 놓인 바지와 팬티를 다시 한 번 빨기 시작했다.

있는 힘을 다 짜내어,

마치 누구에게 분풀이라도 하듯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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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액션 영화를 찍는 아주 신박한 방법 2 23.06.06 20 0 10쪽
35 액션 영화를 찍는 아주 신박한 방법 23.06.05 1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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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문제는 거기가 아니라고! 3 23.06.04 21 0 9쪽
32 문제는 거기가 아니라고! 2 23.06.02 20 0 9쪽
31 문제는 거기가 아니라고! 23.06.01 30 0 10쪽
» 지옥의 문이 열린 날 23.05.31 37 0 10쪽
29 당신을 가지고 싶어요! 23.05.30 33 0 9쪽
28 드디어 만난 이상형! 3 23.05.29 28 0 10쪽
27 드디어 만난 이상형! 2 23.05.28 29 0 9쪽
26 드디어 만난 이상형! 23.05.27 4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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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내 얼굴이 뭐가 어쨌다고? 2 23.05.24 33 0 9쪽
23 내 얼굴이 뭐가 어쨌다고? 23.05.21 41 0 9쪽
22 살아갈 이유를 찾고 폭주하는 경이사 2 23.05.20 42 0 10쪽
21 살아갈 이유를 찾고 폭주하는 경이사 23.05.19 47 0 10쪽
20 ‘백은우’를 받아들일 단 한 가지 이유 23.05.18 54 0 10쪽
19 남자로 태어나서 한 입으로 두말을 하진 않겠지 23.05.17 55 0 9쪽
18 '백은우'를 죽여야할 수십가지 이유 2 23.05.17 61 0 10쪽
17 '백은우'를 죽여야할 수십가지 이유 23.05.16 79 0 9쪽
16 왜 하필 지금, 재수없이 네가 나타나는데! 23.05.16 77 0 10쪽
15 모든 문제는 그저 아랫도리에서 시작된 것 23.05.15 9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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