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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허수 공간입니다.

천재 마법사는 착하게 살고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마법종
작품등록일 :
2022.05.11 17:37
최근연재일 :
2022.08.26 15:1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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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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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0
글자수 :
598,444

작성
22.06.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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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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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글자
16쪽

35. 보는 자들

DUMMY

“타만을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루가 지나 다음날.

아텔라가 하이엔의 옆을 걸으며 인사했다.


“그 인사, 어제 저녁에도 받았습니다만.”

“그래도요······ 타만과는 어릴적 부터 같이 자라서, 친구같은 사이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 뿐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적당히 선을 긋는 태도에 아텔라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정말 한결 같으시군요. 피곤하시지는 않으십니까?”

"괜찮습니다."

"참, 말려도 듣지를 않으시니. 아프신데가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그러겠습니다."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더 잔소리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건 좀, 익숙하지 않아서 영 어색하거든.


"원래도 대단하셨는데 마력을 사용하시니 더 대단해지셨네요. 마력을 얻으신지 이제 하루밖에 안되셨잖아요?"

"......."


그 질문에 하이엔이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아텔라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녀가 무언가를 깨닫고서 눈매를 좁혔다.


"제가 이 이상 알아도 되는건가요?"


눈치가 좋다. 대뜸 물어오기 전에 넘어도 되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는 것이.


"그 손, 불편하시겠군요. 잠시 줘보십시오."

"예? 아······."


아텔라의 손에는 일전에 ‘새 편지’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상처를 냈던 부위가 옅게 남아있었다. 시간이 지나 많이 아물긴 했는데, 그냥 두었다간 꽤 오랜 기간 흉터가 남을듯 했다.


하이엔이 마력을 일으켰다. 상대의 신체의 기억을 토대로 재생 능력을 촉진시키는 가장 기초적인 치료 마법을.


희뿌연 빛과 함께 순식간에 상처가 사라지자 아텔라가 두 눈을 반짝였다.


"...고마워요. 안그래도 타만을 치료한 원리가 궁금했는데······ 대체 어떻게 이런게 가능하신거죠?"

"제가 쓰러진 원인이 마력 고갈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으니 어느정도 짐작하셨겠지만, 본래 이 정도는 가능했습니다."

"그럼 설마······ 하이엔님도 마법사셨던 거예요?"


이제와 밝히는 것이 어색하긴 하다. 그래도 사경을 헤맨 덕분에 변명이 쉬워 다행이었다. 살다살다 죽을 뻔한 일에 보람을 느낄줄이야.


"맞습니다. 모종의 이유로 맥에 문제가 생겨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덕분에 조금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어쩐지. 그렇게 된거였군요. 마법사에게 마력은 검사의 팔과 같다 들었는데······."


그러면서 미미하게 눈썹을 찌푸리는 것이, 그녀의 스승인 카벨의 팔을 떠올린 모양이었다.


"...그간 말씀하시지 못한것도 당연합니다. 회복을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의문이 해소된 아텔라의 표정은 사뭇 감탄스럽고 속 시원해 보였다.


현재 그들은 지금 지난번에 들어갔었던 지하 동굴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이엔의 제안에 따라 지하에 있는 영약들을 한번 싹 다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가는 길에 시간이 남았으므로, 하이엔은 잿빛 안대와 신전에 대한 연결성을 아텔라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그녀가 심각한 얼굴로 되물었다.


“타만을 그 지경으로 만든 술사가 신전 소속일거라고요?”

“예. 보는 자들이라고 해서, 신전 내에서도 다소 비밀스럽게 활동하는 자들입니다. 안대를 착용하는 것을 기본 복식으로 하고 다니죠.”

“이해가 안되네요. 어째서 신전의 인물이 저희측 사람에게 해꼬지를······ 아니 애초에, 보는 자라는건 뭘 하는 사람들인거죠?”

“보는 자들이란 신전 내의 기관 중 하나로 특수한 의뢰를 맡아 임무를 수행하는 자들을 뜻합니다. 각자 볼 수 있는 시야가 다릅니다만, 예시로 미래 혹은 과거를 보거나, 타인의 감정을 훔쳐보거나, 영혼과 소통하거나,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일이 주 업무죠.”


그 외에도 극히 드물게 사람을 미혹시키는 미시라던가 현실을 비트는 현시 같은 것들도 있었지만······ 이건 중요한게 아니었다.


“점쟁이나 영매사 같은거로군요.”

“예. 그걸 신전에서 정식으로 체계화 한 형태라 보시면 됩니다. 이때 의뢰자들은 부유한 자이거나 각 도시의 고위층이거나 합니다.”

“아!”


아텔라가 별안간 손뼉을 짝 쳤다. 하이엔이 의문을 담아 바라보자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예전에 아버지께 들어본 적이 있어요. 옆 영지에 갔다가 미래를 알고싶지 않느냐고 권유받은 적이 있으셨대요. 관심이 없으셔서 흘려 들으셨다던데, 그때 말한게 보는 자들 이야기였나 보네요.”

“그럴겁니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단체이니. 그나저나 관심두지 않은 것이 좋은겁니다. 영지일에 예시가 끼어들면 별로 좋은 꼴을 못봅니다.”

“그건 왜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보는 자의 능력은 순수하게 개인의 역량에 의존한 것. 실력이 제각각이란 소리입니다. 마법사도 저위부터 고위, 대마법사가 있듯이······ 그런데 개인의 일도 아니고, 욕망과 변수가 들끓는 영지나 도시 단위에 예시를 개입시킨다? 영지를 통째로 말아먹지나 않으면 다행입니다.”

“역시나, 그런데 의존하면 안되겠군요. 그러면······ 이 일은 그 안대를 쓴 사람이 의뢰를 받아서 저지른 일이 되는걸까요?”

“흠······.”


하이엔이 팔짱을 끼며 생각에 잠겨들었다. 이것도 어째 이상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아텔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세요?”

“사실 모든 의뢰 내용은 신전 측에서 철저히 관리를 합니다. 권력자들과 얽혀있다보니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 원망을 사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또한 의뢰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만을 받습니다. 이런 저주에 가까운 주술을 사용하는 것은 엄금입니다.”

“하긴······ 신전이니까요.”

“예. 이건 신전의 본분을 벗어난 일입니다. 아마 독단적인 행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신전 측에 정식으로 항의서를 넣어보겠어요. 저희 영지에는 작은 성소가 있을 뿐이라, 수도로 보내야 하겠네요."


성소는 마을같이 작은 규모의 동네에 있는 소규모 신전이라 보면 되었다. 사제나 수도사가 관리하는, 그저 예배를 드리기 위한 작은 공간 말이다.


‘신전을 향한 압박은 아텔라가 맡을테니, 나는 이대로 추적을 하는 쪽이 낫겠군.’


이 근방에서 가장 거대한 신전은 물론 수도에 있다. 하지만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장소에는 대개 신전이나 성소가 있는 법. 추측컨데 그자의 이동 경로는······.


“하이엔 씨. 저 갑자기 궁금한게 생겼는데, 그들은 왜 하필 눈을 가리는걸까요?”

“소속감이나 상징성을 위해 구색을 갖춘겁니다. 기사나 사제들이 제복을 입는 것처럼. 그것이 안대인 이유는,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지만, 보는 것에 있어 신중을 기하겠다’는 맹세를 담고 있어서이지요.”

“아하, 정말 세상의 모든 것을 보나요?”

“당연히 아닙니다.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것이죠.”

“아······.”


뭐든 거창하게 퍼뜨리는 것을 좋아하는게 사람 본능이 아니던가. 어제 본 도마뱀이 내일은 용이 되듯이.


아텔라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기에, 무슨 일인가 해서 눈을 굴려 바라보았다.


“뭘 물어봐도 다 대답해주시네요. 마법사는 원래 다 그런건가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는 거예요?”

“그건······.”


약간 말문이 막혔다.


하이엔이 보는 자들에 대해 잘 아는 이유는 간단했다. 스스로가 투시자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과거 ‘하르이젠’이란 이름으로 활동할 시절, 직접 보는 자들에 속한 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름 이유가 있었는데 합법적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다는 이유가 첫번째였고, 신전에 속함으로써 출신이 불분명하다는 사방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음이 두번째였다.


‘물론 이름 뿐인 명예직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국가에 소속되어 있다보니 따로 의뢰를 받거나 임무를 행할 수는 없어서 그 부분을 매년 거액의 기부금으로 채웠었다.


덕분에 신전 측에서도 돈 나오는 황금 오리인 이쪽을 섯불리 건드리지 않았고, 황권과 신권 사이에서 별다른 잡음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이것에 대해 어찌 설명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일부만을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실은 저도 투시자이기 때문에 잘 아는겁니다.”

“예? 투시요? 투시면······ 그 투시요?”

“예.”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었는지 아텔라가 깜짝 놀랐다.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어색하게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 렇구나······ 투시라니······.”


그녀가 무엇 때문에 저렇게 당황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물론 함부로 여기저기 들여다 보지는 않습니다.”

“역시 그렇······ 지요?”

“예. 확실히 염탐에 특화된 능력입니다만, 마력으로 보호된 곳은 쉽게 꿰뚫어 보기 힘들다는 약점도 존재하지요.”

“아하······.”


여기까지 말했음에도 어쩐지 불안해 보였기에 덧붙였다.


“...그리고 사람이 대상이면 표피까지 투과되어 보이는 탓에 자제하는 편입니다.”

“...예?”


우뚝. 아텔라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게 어떻게 보이는거죠?"

“혈관과 근육, 뼈가 보이는 식입니다. 더불어 뒷배경까지······ 투시가 원래 그렇습니다.”

“아······!”


대단히 큰 깨달음을 얻은 얼굴. 약간 충격을 먹은 것 같기도 했다. 갑자기 아텔라가 손으로 얼굴에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사, 상상만해도 힘들겠네요······ 전 또······ 죄송······ 아니, 아뇨. 도, 도착했네요! 문을 열어드릴게요.”


그러더니 창고 문으로 서둘러 다가간다.


······여기선 뭐가 죄송하느냐 묻지 않는 것이 맞다.


창고 앞에 선 아텔라가 서둘러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새삼스럽지만, 주문의 해석은 이미 어제 저녁에 완성해서 하인을 통해 보낸 참이었다. 뜻을 알게 되어서 그런지 전보다 주문에 여러가지 감정이 담겨있었다.


곧 창고의 문이 활짝 열렸다.


쿠웅-!


심호흡을 하던 그녀가 뒤돌아 섰을 때, 잠깐 사이에 마음을 가라앉혔는지 평정심이 돌아온 얼굴이었다. 아직 감정 관리가 미숙하기는 해도 직책이 직책인만큼 노력하는 것이겠지.


“큼, 자, 들어오세요.”


두 사람이 다시 창고 동굴의 약재고에 들어섰다.


"자, 아시다시피 동굴 안에 있는 영약과 약재는 이게 답니다."

"정 못쓸만한 영약은 제 임의로 폐기시켜도?"

"상관없어요. 하이엔 씨 아니었으면 구경도 못했을 물건이니."


하이엔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력을 끌어올려 영약 상자 주변을 진공 상태로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상자를 열어 내부를 보더라도 훼손되지 않을 터.


다가가 상자를 하나하나 열어보고, 두 눈에 마력을 담아 심혈을 기울여 들여다본다.


아텔라가 하이엔의 두 눈에서 흘러나오는 새하얀 안광을 신기하게 구경하며 물었다.


"영약이란게 죄다 똑같이 생겼는데, 그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아시는겁니까?"

"희어도 다 같이 희지 않고, 검정이어도 다 같은 검정이 아니듯 그렇습니다."

"예?"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하이엔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색역대를 볼 수 있었다. 다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색을 말로 설명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그렇지.


그렇다보니 보통은 알아보기 힘들 물질의 형질같은 것을 좀 더 상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웬만한 약재나 약물은 굳이 분해하지 않더라도 투시만으로 내용물을 알아낼 수 있을 정도였다.


정 어려운 게 있으면 향이나 맛을 보면 알테고.


그렇게 영약 사이를 쭉 걸으며 하나하나 분리했다. 현재 기준으로 독약으로 분류되어 있거나, 의존성이 심하거나, 인체 혹은 정신에 치명적이거나, 금지된 약재가 섞여있는 것들을 가차없이.


한바퀴 쭉 걸었을 때, 거의 절반의 가까운 수가 분리되었고, 극약의 탈을 쓴 극독들이 모조리 폐기되었다.


‘이런걸 먹었다니, 정말 죽고싶어서 환장한 놈들이 아니고서야······.’


이래서 무지가 무서운거다.


하이엔은 자신이 먹었던 것과 동일한 「베히트리의 숨」을 잘게 다져서 불살라 버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효과만큼은 발군이었다. 요즘 영약과는 달리 안전을 좌시하고 죽음마저 불사할 각오로 오로지 성능만을 뽑아낸 물건이니까. 덕분에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정순한 마력을 모아 맥을 생성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위의 예시 모두에 해당한다는건 좀······ 이게 과거 사람들의 생존률을 떨어뜨린 주 요인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안 죽은게 용하군.'


그것밖에 할 말이 없다. 무섭다. 야생의 시대.


"잠시 처방서를 적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처방이 쭉 나열된 종이가 완성되었다. 그것을 아텔라에게 건넸다.


"이곳에 적어두기는 했지만 강조하건데, 단번에 섭취는 금물입니다."

"예, 후대에까지 꼭 전달할게요."


대답하는 아텔라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하겠다고 했던 일은 일단락 된거다.


돌아서려다 말고, 그러고보니 지난번에는 마음이 급해서 안을 잘 살펴보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잠시 살펴보고 싶은데, 동굴 안쪽까지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하이엔은 동굴안을 천천히 걸었다. 보물 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초입 뿐이고, 내부는 정말로 그저 동굴이었다. 다른 동굴과 다른 점이라고 해봐야 벽이 청은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인.


‘가도가도 끝이 없겠는데.’


결국 더 나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저 멀리 어둠 속을 노려보았다. 가진 마력을 최대한 담아 시야를 넓혔음에도, 볼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상당히 고강한 형태의 마법이 동굴 전체를 휘감고 있다.’


힘을 잃기 전이라면 모를까, 이제 막 싹을 틔운 하이엔의 마력으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장소.


거기에 가만보니 동굴은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것이 아닌, 아주 긴 거리에 걸쳐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건 조금 의미심장하다. 번뜩 드는 생각이 있는데, 어쩌면 이 동굴······.


“잠시 마력을 일으킬텐데 놀라지 마십시오.”


하이엔이 그렇게 말하며 마력을 가능한 한 넓은 범위로 얇게 퍼뜨렸다. 일순 사방의 청은 벽이 마력을 머금고 쨍할 정도의 푸른 빛을 발했다.


우우웅!


동시에 느껴지는 강력한 반발력. 마치 이 동굴 자체가 하이엔을 거부하듯 마력을 다시 튕겨내고, 온 몸이 공격이라도 받은 듯 쩌르르 울렸다.


“!”


거친 파도에 맞은듯 일렁이는 체내의 마력을 가라앉히고는 깊은 숨을 내쉰다.


단순히 탐색을 하기 위한 마력이었으니 망정이지, 만약 조금이라도 공격성을 품었다면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키이이잉-


그때 알 수 없는 공명음이 동굴 안에 퍼졌다. 이명 같기도 했다. 아텔라가 양쪽 귀를 틀어막고 흠칫 몸을 숙이는 와중에, 하이엔 역시 미간을 좁히며 그리로 시선을 돌렸다.


키이이이-


도저히 끝날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되는 공명음. 장소는 무기고 한 가운데에 보란듯이 장식되어있던 단검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하이엔이 다가가 손을 뻗어, 푸르게 발광하고 있던 단검을 잡는 순간.


뚝.


거짓말처럼 울려퍼지던 공명음이 사그라들었다.


“.......”


조심스럽게 단검을 들었다. 폭주하던 마력이 가라앉자 빛이 사라지고 새하얀 검신이 드러났다.


손잡이부터 도신에 이르기까지 미세한 홈이 하여있는 청은 단검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놀랄만한 부분은 외형이 아니었다.


아텔라가 다가오며 물었다.


“엄청난 소리였어요. 그 단검에서 난건가요?”

“예.”

“이유가 뭐였죠?”

“아마도 마세공의 결에 제 마력이 스며든 탓인 것 같군요.”

“마세공에요?”


마세공.


그것은 마력이 우회하여 흐르도록, 사물에 마법진을 새겨넣는 특수한 세공법을 뜻했다.


그리고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 단검에 새겨져 있는것은 규격화 된 요즘 기법의 마세공이 아니었다.


바로 공간을 가르는 술식이 새겨져있는, 제대로 된 고대의 마세공이었다.


작가의말

독과 약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지요.

오늘도 모두모두 좋은 하루 되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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