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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방패 님의 서재입니다.

정기룡(육지에 이순신이라고 불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일반소설

완결

칼과방패
작품등록일 :
2021.09.18 09:58
최근연재일 :
2021.10.20 06:2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5,727
추천수 :
105
글자수 :
253,130

작성
21.09.18 11:45
조회
280
추천
4
글자
11쪽

제 1 장 임진전쟁(3)

DUMMY

수군거리던 병사들이 오토모 요시무네로 시선이 뭉쳐졌다.


제법 커다란 덩치에 강렬한 눈빛을 가진 병사 둘이 정 자세를 취했다.


“내용 들었지?”


“하이! 하이!!”


“최대한 가진 힘을 다해서 힘껏 내려쳐봐.”


월도를 낚아 챈 오토모 요시무네는 세이토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원체 튀는 행동이 잦았던 터라 세이토의 표정은 무심했다.


의미를 파악했고 월도를 집어든 세이토는 거칠게 없어 보였다.


월도를 손에 쥐자마자 그대로 내리 쳤다.


스컹~!! 으아아악~!!


제법 무예가 뛰어나 보이던 세이토의 월도는 조선인의 몸에 반쯤 박히더니 더 이상 잘라내지 못하고 그대로 멈춰서고 말았다.


고통에 비명을 지르던 조선인의 비명소리가 못마땅했는지 오토모 요시무네는 직접 조선인에 목을 그어 숨통을 끊어 놓았다.


웅성거림이 멎었고 지켜보던 몇이 뒷걸음을 치다 오토모 요시무네의 날카로운 시선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시에타~!”


이번에는 편곤을 던져 주었다.


익숙했던 무기였는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며 공중에서의 화려한 동작을 보이다 몇 번의 회전 후 아래로 내리쳤다.


퍼어억~~!


사방에 피가 튀어졌다.


처참한 광경과 역한 비린내에 구토를 하던 놈, 자리를 피해 뒤쪽으로 돌아간 놈, 무심한 듯 지켜보던 놈들 제 각각 이었다.


조선인은 즉사를 했지만 보고서 내용처럼 머리가 산산조각이 나지 않고 뭉개진 것처럼 움푹 들어간 형태였다.


병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냥 서로의 시선을 주고받으며 웅성거릴 뿐이었다.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들 보았나? 움직임이 없는 허수아비를 상대로도 잘라내지 못한 이 상황을!”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훑어보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오토모 요시무네가 고함을 질러댔다.


“월도와 편도? 그냥 가만히 있던~!, 전투경험이 없는 민간인을 상대로 베어내지 못했는데 우리 정규군을 상대로! 나 죽여 주셔~! 하며 가만히 있다가 몸이 베어지고 목이 날아간다고! 방금 실험을 다들 보았을 거다! 세이토와 시에타에 실력에도 잘라내지 못하고 터져나가지 않았던 이 실험을!”


“···.”


“조선인들의 간사한 꾀에 넘어 간 거다. 우리가 겁에 질려서 움츠러들고 도망이라도 가게 하려고~! 죽여 놓고! 머리와 몸통을 갈기갈기 찢어서 우리에게 복수한 거다~! 이해 됐나~!! 두 번 죽인거란 말이다~!”


오토모 요시무네의 힘 있는 목소리에 병사들은 이제야 알아들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패배란 용납할 수 없다.


병사들의 사기는 곧 승리로 결부된다.


자칫 잘못하면 사기가 꺾일 수 있는 사건을 기지를 발휘한 오토모 요시무네는 다시금 찾은 활기찬 병사들의 뒷모습을 보며 ‘이쯤이야’ 하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에 올라탔다.


구로다 나가마사에게 보고를 한다고? 자신보다 한참이나 나이도 어린 구로다 나가마사에게 고개를 숙인다는 생각을 한 오토모 요시무네는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며 고소를 삼켰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조선의 하늘도 나쁘지 않다.


이 전쟁이 끝나면 나도 이제 함부로 무시 못 하는 다이묘가 된다.


전라도 혹은 경상도 일부쯤 요구 할 생각이다.


하늘도 맑고 날씨도 좋고 흘려오는 계곡물, 모내기가 한창인 넓은 들녘, 푸른 녹색에 우거진 산들, 이 모든 것이 내 것이 된다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잠시 멈춰졌던 행렬은 다시 진군을 시작했다.




으드득~! 우훅~!!


이를 가는 소리, 성남 숨소리가 교차했다.


근거리에서 이를 지켜보던 무수와 춘호가 대원들과 합류를 했고, 작금의 상황을 설명 하다 흥분을 삭이지 못한 듯 무수는 몇 번에 심호흡을 했고 다시 안정을 찾았다.


“아무 죄 없는 우리백성들이 약100여명 정도다. 물론 전쟁 중에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는 하지만 저항 하나 못하는 우리백성들을 짐승보다 못하게 죽이는 왜놈들의 행태를 봤을 때 포로로 잡힌 우리 백성들을 노리개 감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죽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우리 백성들을 일단 구해야 한다. 아니 살린다는 표현이 맞다. 최대한 멀리 도망치게 해라, 이번 전투에 핵심이다. 촌각이면 된다. 촉각이면 살린다. 최선을 다하면 그게 바로 최대한 일 것이다. 명심해라.”


“···”


“그리고 제일 중요한~!! 너희들에 목숨~!! 매번 말하지만 무리하지 마라~! 안되면 뒤로 한 발짝 물러서고 그래도 안 되면 두 발짝 물러서라~!! 지금까지 해왔던~! 수많은 훈련~! 작전~! 너희들 앞에 내가 있고 뒤에는 너희들 동료가 있다. 망설이지도, 주춤하지도, 성급해하지도 마라~! 해왔던 대로만 하면 된다.”


눈빛이 말해준다.


이런 건 대답이 필요 없다.


무수의 말에 대답 대신 육포하나씩을 꺼내들고는 씹어 대기 시작한 대원들이었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둬야 체력이 달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긴장을 풀어 주는데 이만 한 게 없다는 건 전장에 몇 번 굴러다녀 본 개들도 안다.


최근에 합류한 신입대원들도 삐쭉삐쭉되며 제법 병아리 티를 벋어낸 듯 육포를 씹어대기 시작했다.


훈련소 지휘관 정기룡, 훈련소 대장으로 보면 된다.


대원들 사이에서는 정무수로 통한다.


병농일치제에 조선군 편제 중에서 직업군인들을 상대로 훈련을 가르치는 훈련소, 농기구나 다루는 일반 백성들을 훈련하는 곳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전장에 투입되기 전에 다양한 훈련, 무기, 병법 등 특성에 맞게 적재적소에 투입 할 수 있는 병사들을 훈련하는 곳에서 군기, 위계질서, 상명하복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휘관이 말하는데 대답도 없이 정자세도 취하지 않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육포나 먹어대며 노닥거리는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모습일 수 있지만 무수대원들은 꽤나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노비출신, 상인출신, 양반출신, 심지어 여진족이든 청나라 사람이든 신분제도에 얽매여서는 부대원들을 통솔하는데 한계를 경험한 무수는 출신, 국적을 불문하고 오로지 실력과 인성, 자질 등을 가지고 부대원들을 중용했다.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몇 차례의 죽음의 문턱을 오가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목숨을 구하는 상황을 경험한 이후로는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는 형제나 가족 이상으로 지내자 잡음이 없어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춘호와 담이는 티격태격 이다.


“무수···.”


노함이 무수에게 다가와 말을 이끌고 고삐를 주며 말했다.


이에 맞춰 박영수, 칠수 형제도 수레에 뭔가 잔득 실어 놓고는 박수를 몇 번 치며 먼지를 털어내다 동그라미 신호를 무수에게 보냈다.


붉은색 두건으로 머리를 가리고 있는 모습이 그나마 중국식 변방머리 보다는 나아 보였다.


“노함 어르신···.”


무수는 말에 고삐를 넘겨주고 피갑을 챙겨보던 노함이 옆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라고 볼 수 없는 건장한 체격에 탄탄한 몸, 검은 무복이 제법 잘 어울렸다.


그저 건장한 전투병 이라고 보여 지지만 의원이었다.


물론 의원이라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무수에게는 큰형이자 조력자이자 의원이기도 했다.


“신립장군님이 충주방면으로 출발했다는 소식입니다. 북방기병대 일부와 함께 오신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 일부라고 했나?”


“네···.”


“힘이 되어 주고 싶은가?”


노함의 말에 한방 맞은 듯 잠시 말을 멈춘 무수는 북쪽방면을 바라보다 다시 말을 꺼냈다.


“그 분이 싫어하실 겁니다. 제가 여기서 왜놈들 진격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말은 그리해도 만나서 막걸리 한 사발정도는 했음 하는 표정이구만.”


무수는 노함에 말에 또 한방 맞은 듯 고개를 떨궜다.


꿀단지에서 몰래 꿀 먹다 들킨 표정이었다.


“노함 어르신도 귀신 다 됐네요.”


“그럼 오늘 저녁은 막걸리 한통 구해놓을 테니 같이 한잔 하게나.”


“오늘은 넉넉히 준비해 주셔야겠습니다.”


“춘호보고 고기 삶아 놓으라고 지시해두지.”


대화는 한동안 이어졌다.


무수는 전쟁 후 별장으로 승진한 소식, 무수가족들이 진주에 잘 도착했다는 소식, 왜놈들 1군이 약2만의 병력, 2군도 약2만의 병력으로 현재는 대구에 약간 못 미쳐서 이동 중이라는 소식과 충주 방향으로 집결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소식, 3군은 청주방향으로 방향성이 정해졌다는 소식을 무수는 노함에게 전해주었다.


때마침 도착한 지원 병력에 멈춰진 대화였다.


궁사들로만 요구한 병력, 춘호를 불러 세웠고 간략한 작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 * *


삐이이이익~~!


신호용 화살, 효시다.


강한 휘파람 소리를 내며 왜군들에게 쏘아져 나갔다.


계곡을 따라 좁고 굴곡진 길을 움직이던 왜군들이 신호음에 행군을 멈추고는 창기병을 선두로 방어진을 쳤다.


일사불란한 모습이었다.


숨을 죽이며 전방을 주시하던 왜군들 이마 사이로 송골송골 맺히던 땀이 바닥으로 흘러내릴 때쯤 전방에서 말발굽소리와 수레소리가 조금씩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약200보정도 전방이었다.


두 마리의 완전 무장을 한 말이 수레를 끌며 달려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착검! 창기병!, 발검! 경기병~!,조총준비~!”


우렁찬 목소리에 조장쯤으로 보이는 선두의 왜군 병사의 외침에 빠르게 방어태세와 공격준비가 동시에 진행됐다.


병사들의 움직임 소리와 반복된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오며 뒤이어 오는 병사들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빠르게 달려오는 완전 무장한 두 마리의 말과 수레에 집중된 시선,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뒤쪽으로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 화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피슝! 피슝!

퍽~! 퍽~! 으아악~!


화살의 궤적은 그대로인데 방어하고 있던 창기병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기다란 창의 가장 아랫부분을 바닥에 발을 이용해서 지지하며 창을 비스듬하게 잡아 충격에 대비하던 왜놈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웬일인가 싶던 왜놈들이었다.


편전이었다.


속칭 애기살이라고 불리는 조선의 최강의 비밀병기다.


궤적도 없다.


사거리도 일반화살에 몇 배다.


쓰러지는 왜놈들의 전열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쿠르르릉!


40보,30보,20보.


지척이다.


거침없이 달려오는 두 마리에 말이 코앞에 다가올 때쯤 궤적을 그리던 화살들이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슈우우~! 슈우우~! 으아악~! 으아악~!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한 창기병들은 쏟아지는 화살에 비를 맞듯이 저항도 못하고 그대로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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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3장 귀신을 보는자(3) 21.09.27 109 2 12쪽
14 제3장 귀신을 보는자(2) 21.09.24 119 2 11쪽
13 제3장 귀신을 보는자 21.09.24 122 2 12쪽
12 제2장 정기룡 이름을 얻다.(7) 21.09.23 134 2 11쪽
11 제2장 정기룡 이름을 얻다.(6) +1 21.09.23 126 2 12쪽
10 제2장 정기룡 이름을 얻다.(5) 21.09.23 131 2 12쪽
9 제2장 정기룡 이름을 얻다.(4) 21.09.22 149 2 12쪽
8 제2장 정기룡 이름을 얻다.(3) 21.09.22 160 1 10쪽
7 제2장 정기룡 이름을 얻다.(2) 21.09.22 177 2 11쪽
6 제2장 정기룡 이름을 얻다. 21.09.19 220 1 12쪽
5 제1장. 임진전쟁(5) 21.09.19 224 4 12쪽
4 제1장. 임진전쟁(4) 21.09.19 236 5 11쪽
» 제 1 장 임진전쟁(3) 21.09.18 281 4 11쪽
2 제 1 장 임진전쟁(2) 21.09.18 404 5 13쪽
1 제 1 장 임진전쟁 21.09.18 603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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