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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궁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쉬크한냐옹
작품등록일 :
2018.08.01 09:10
최근연재일 :
2018.08.01 09:21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740
추천수 :
1
글자수 :
50,091

작성
18.08.0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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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3.

DUMMY

한 떨기의 그 말에, 꽃 딸기는 조심스럽게 선물 상자 뚜껑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찰랑 찰랑 소리와 함께, 선물 상자 안에서 과일 빛 파도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드넓은 푸른 초원은 어느새 칵테일의 바다로 변했습니다. 한 떨기와 꽃 딸기의 옷은 꽃잎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조금 뒤 딸기 주스 바다 안에서 뭔가가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다양한 종류의 딸기 및 딸기 요리들로 장식된 아기자기한 성이었습니다. 진주 이슬과 금빛 테두리를 두른 진녹색 딸기 이파리 지붕과, 맵시 있는 딸기 꽃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아름다운 딸기 마블링 케이크 성벽, 생크림과 딸기크림으로 멋지게 장식된 문. 그리고 성 앞에는, 알록달록한 나비들이 이끄는 딸기 마차 배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붉은 별의 조각을 곱게 세공해서 만든 배였습니다. 그리고 이 배는, 황금과 백금과 보석들로 된 마법의 딸기 씨앗들로 군데군데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씨앗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지구의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떨기와 꽃 딸기는 이 배를 타고 성 안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놀랍게도 성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성 안의 모습은 섬세하고 우아한 성 밖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성 안은 그 자체가, 크고 새하얀 캔버스 같았습니다. 아, 뭔가가 있긴 있었습니다. 그것은 성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딸기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아까 그들을 성까지 태우고 온 딸기 마차였습니다. 꽃 딸기는 딸기 마차를 가만히 바라다보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딸기 마차 배의 씨앗 장식들은 모두 다 크고 작은 별의 형상들이었습니다. 어떤 씨앗은 제 365 지구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어떤 씨앗은 제 1648 화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씨앗들은 딸기 마차 배 위에서 일정한 주기를 갖고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꽃 딸기는 씨앗 하나를 살며시 만져 보았습니다. 그러자 씨앗이 한 줄기 빛을 발했습니다. 그 한 줄기 빛이 새하얀 성 안의 벽에 반사되자, 궁전의 벽에는 작은 황금의 덩굴무늬가 한 개 생겨났습니다.

“와, 신기해. 이게 뭐지?” 꽃 딸기가 물었습니다.

“이 궁전은 바로 너 자신의 내면이야. 꽃 딸기. 씨앗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는 거야. 그리고 이 씨앗을 만들고 키우고 이 궁전을 멋지게 꾸밀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너 자신이야.” 한 떨기가 말했습니다.

“나 자신의 내면?” 꽃 딸기가 물었습니다.

“응. 기대되지 않니? 베리어스 캐슬의 완성을 통해서, 진정한 공주로 성장해갈 너 자신의 모습이.” 한 떨기가 말했습니다.

“... ... 정말로 고마워.” 꽃 딸기가 나직이 말했습니다.

한 떨기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베리어스 캐슬을 통해서 꽃 딸기가 멋진 여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꿈이 말입니다.

그러나 한 떨기는 알지 못했습니다. 이런 자신의 목표를 비웃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정말로 베리어스 캐슬이 공주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란 말이지. 음, 그렇다면 그 반대 작용을 쓰면 노예로도 만들 수 있겠군. 원래 왕족은 전쟁에서 지면 노예가 되는 법이지.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야지. 우후.’ 그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그 누군가는 두 사람을 향해서 화살을 겨누었습니다.


가지를 뻗고 잎을 내고 점점 성장해가는 시간을 보내며, 한 떨기는 꽃 딸기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었습니다. 한 떨기는 다양한 지식과 기술과 경험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옷 잘 입는 법, 체질 관리를 위한 운동법, 이성의 마음을 끌 수 있는 매력적 화장법, 먹음직스럽고 건강에도 좋은 달콤한 간식을 만드는 방법, 상류사회에서나 맛볼 수 있는 예의범절 교육, 학교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태고의 정원에 얽힌 갖가지 신화와 전설들, 태고의 정원 바깥쪽에 있는 인간들이 살아가는 방식 등등. 이러한 다양한 노하우들을 한 떨기에게 전수받으면서 꽃 딸기는 점점 아름다워졌고, 점점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딸기나무에 첫 꽃망울이 열린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 날은 태고의 정원 정령들 사이의 큰 무도회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무도회에는 다양한 동식물의 정령들이 아름다움을 한껏 뽐냈습니다. 또한 무도회의 크고 하얀 테이블에는 형형색색의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했습니다. 동식물의 정령들은 컹컹 냐옹 요염하게 춤을 추면서 냠냠 음식들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무도회에서 가장 인기를 끈 음식은, 산뜻한 붉은 딸기와 산딸기 아이스크림이 가득 얹힌 와플이었습니다.

“누군가요? 이 맛있는 와플을 만든 정령은?” 정령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아, 이 와플이 태고의 정원 요리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음식이래요. 한 떨기와 꽃 딸기가 만든 음식이라고 하는군요.” 다른 정령들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아, 한 떨기? 한 떨기는 알아요. 불타는 떨기나무님의 손자잖아요. 그건 그렇고 꽃 딸기가 누구죠?” 어떤 정령들이 궁금해 하면서 물었습니다.

“아, 저기 앉아있는 홍백 드레스의 아가씨 보이죠? 저 정령이 꽃 딸기래요.” 어느 정령들이 말해주었습니다.

“세상에, 엄청난 미인이로군요. 우리 태고의 정원에 저렇게 예쁜 정령이 있었나요? 과연 누가 저 아가씨를 데려갈지 참 행운의 남자로군요.” 정령들이 감탄하면서 말했습니다.


지나가다가 정령들의 대화를 들은 한 떨기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오늘 꽃 딸기를 이렇게 아름답게 치장해준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기 때문입니다. 메이크업 코디네이터로서 한 떨기는 자신의 솜씨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꽃 딸기는 금 구슬이 박힌 딸기 모양 루비 보석 장식과, 하늘거리는 순백의 꽃잎들이 촘촘히 레이스처럼 어우러진 드레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우아한 드레스는, 한 떨기가 손수 디자인한 희대의 명작이었습니다. 이 드레스를 완성하기 위해서 한 떨기와 꽃 딸기는 태고의 정원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재료를 모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재료들을 낑낑거리면서 운반하고, 재단을 하기 위해 둘은 손을 맞잡고 일했었습니다. 그 때 처음 잡았던 꽃 딸기의 손은 참 보드랍고 곱고 촉촉했다고, 마음속으로 한 떨기는 생각했습니다.

“꽃 딸기야!” 한 떨기가 꽃 딸기를 불렀습니다.

“한 떨기야··· ··· ” 꽃 딸기도 한 떨기를 불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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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7. (완결) 18.08.01 32 0 11쪽
14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6. 18.08.01 45 0 7쪽
13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5. 18.08.01 31 0 8쪽
12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4. 18.08.01 41 0 8쪽
»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3. 18.08.01 34 0 7쪽
10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2. 18.08.01 42 0 7쪽
9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1. 18.08.01 47 0 7쪽
8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8. 18.08.01 38 0 9쪽
7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7. 18.08.01 46 1 7쪽
6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6. 18.08.01 48 0 7쪽
5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5. 18.08.01 50 0 7쪽
4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4. 18.08.01 40 0 7쪽
3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3. 18.08.01 55 0 7쪽
2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2. 18.08.01 84 0 8쪽
1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1. 18.08.01 10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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