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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궁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쉬크한냐옹
작품등록일 :
2018.08.01 09:10
최근연재일 :
2018.08.01 09:21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745
추천수 :
1
글자수 :
50,091

작성
18.08.01 09:13
조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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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3.

DUMMY

마침내 안단테가 눈을 떴을 때, 안단테는 하얀빛 신부용 드레스와 면사포로 치장된 자신의 몸이 십자가에 붉은 끈으로 묶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안단테 옆에는 다른 신부 인형 두 명이 더 묶여있었는데, 이들은 분홍빛과 하늘빛 신부용 드레스를 각각 입고 있었습니다. 이들 또한 안단테처럼, 다른 신부 인형들과는 달리 수수하고 평범한 인간의 생김새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그 두 명은 정신을 잃은 채였습니다. 안단테는 긴장했습니다.


‘여기는 어딜까. 그리고 나는 왜 이러고 있지?’ 안단테는 생각했습니다. 그 때 어디선가 크르렁거리는 거친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뜨거운 입김이 느껴졌습니다. 그 열기는 인형 가게 한증막의 수증기보다도 더 강렬한 것이었습니다.


“누구시죠?” 안단테가 물었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안단테는 자신을 바라보는 거대한 황금빛 불빛 두 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임금님 마차의 수레바퀴마냥 큰 그 두 개의 불빛은, 마치 해바라기의 꿀처럼 달콤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안단테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리고 목소리가 그 불빛 너머로 들려왔습니다. 황금빛 불빛의 주인이었습니다.


“안녕? 난 착하고 잘생긴 용이야. 나는 널 친히 잡수러 왔어.” 차가운 어조였지만 그 목소리는 묘하게 감미로우면서도 웅장했습니다.


“저런 어떡하죠. 전 인형이라서 절 잡수면 맛이 없을 텐데요.” 안단테가 대답했습니다. 그 말에 황금색 불빛들이 잠시 깜빡거렸습니다.


“쳇, 그런 건가. 이런, 당했다!” 황금색 불빛의 주인이 거세게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날카롭고 화사한 빛깔의 화살들이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화살들은 황금 눈의 주인을 향해서 빗발치듯 쏟아졌습니다.


“흥!” 황금 눈을 가진 용이 코웃음을 치더니, 화살들 사이에서 우아한 곡예를 하기 시작합니다. 두 개의 거대한 황금색 불빛 사이로 아름다운 화살들이 지나가는 것이 마치, 찬란한 두 개의 황금색 달 아래 멋진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잠시 자신의 처지를 잊고 안단테는 즐겁게 이 멋진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요? 차츰 화살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자기 거대한 양념 통 두 개가 안단테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투명한 재질에 금과 은으로 된 정교한 조각 장식 마개가 달린 아주 아름다운 양념 통이었습니다. 양념 통 하나에는 연분홍색과 연하늘색의 별 사탕이 잔뜩 들어있었고, 나머지 하나에는 갈색의 소스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냄새가 아주 달콤한 게 아무래도 초콜릿 소스인 것 같습니다.


“뭐, 인간들이 정상적인 먹이를 내놓을 리 없다는 것은 기대하고 있었어. 그래서 말인데, 너 위에 사탕가루랑 초콜릿을 뿌려먹으면 아무래도 맛있지 않을까? 어때. 나 머리 좋지? 그치? 칭찬해 주세요.” 용이 친절한 목소리로 안단테에게 물었습니다.


“글쎄요. 저는 사탕가루랑 초콜릿보다는, 말차 녹차 가루를 더 좋아해서 말이지요. 뭐 어차피 음식의 맛은 느낄 수 없는 몸이지만, 일단 말차 녹차 향이 더 좋거든요.” 안단테가 태연하게 용의 말을 받아 쳤습니다.


“음, 그래? 그러면 녹차 가루를 구해오면 되는 거지?” 단순한 용이 말했습니다.


“네, 뭐 그러시던지요. 단 별빛처럼 반짝거리는 말차 녹차 가루여야 될 거에요. 그걸 먹으면 제 몸이 인간처럼 맛있어지거든요.”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어, 그래? 사실 난 미식가거든. 아무래도 맛있는 것을 먹어야 되지 않겠어? 그러면 내가 별빛처럼 반짝거리는 녹차 가루를 구해올게. 기다릴 거지? 응?” 용이 말했습니다.


“그러시던지요.”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그래, 그럼 내일 보자. 잘 자요. 내 먹이. 안녕!” 황금의 눈을 깜빡거리면서 용이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용의 몸이 높게 솟구쳤습니다. 그리고 용은 저 먼 하늘 위로 황금색 점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마치 그것은 태양이 하늘 너머로 서서히 사라지는 것과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하늘을 날아다니던 화살의 무리들도 뚝 그쳤습니다.


‘휴... 살았다.’ 안단테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곳곳에 숨어있던 병사들이 나타나더니, 안단테가 묶여 있던 십자가 주위를 빙 둘러쌌습니다. 병사들은 예외 없이 다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습니다.


“너 때문에 다 잡은 사냥감을 놓쳐 버렸잖아! 용에게 무슨 말을 했지?” 병사들이 안단테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저 말씀이신가요? 저는 그냥 오늘 날씨가 참 좋다고만 말했는걸요.”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병사 하나가 안단테에게 날카로운 긴 창을 들이댔습니다.


“말해, 똑바로 말하란 말이야! 우리가 저 용을 잡으려고 너를 얼마에 사왔는지 알아?!” 병사가 다그쳐물었습니다.


“저는 그저 소꿉놀이용 인형일 뿐입니다. 그런 어려운 말씀은 전 모릅니다.”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그러자 창을 든 병사가 안단테를 찌르려고 했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해골 무늬 금반지를 가득 낀 손이 그 병사의 등을 툭툭 쳤습니다. 그러자 병사가 움찔하더니 창을 거두었습니다. 해골 무늬 금반지를 낀 손의 사람은 처음에 안단테를 사왔던 음침한 사팔뜨기 남자였습니다.


“됐네. 그만하게. 그 정도면 충분해.” 음침한 사팔뜨기 남자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아, 지도자 각하!” 갑자기 그곳의 병사들이 음침한 사팔뜨기 남자를 향해서 무릎을 꿇고, 일제히 절을 했습니다.


“아까 너의 모습은 잘 보았다. 보통의 신부 인형들과는 달리 나름대로 기개가 있구나. 소꿉놀이 인형이라고 했지?” 음침한 사팔뜨기 지도자가 의외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단테에게 물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그저 소꿉놀이용 인형일 뿐입니다.” 안단테가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그렇군. 그러면 이런 시시한 막노동 말고, 소꿉놀이 인형으로서 알맞은 일을 너에게 제안하지. 내 아들의 소꿉놀이 인형이 되어줌이 어떠한가?” 지도자가 말했습니다. 그 말에, 굳은 표정으로 안단테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모든 병사들이, 일제히 몸을 움찔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아무도, 감히 지도자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그 말에 갑자기 지도자가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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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7. (완결) 18.08.01 32 0 11쪽
14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6. 18.08.01 46 0 7쪽
13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5. 18.08.01 32 0 8쪽
12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4. 18.08.01 41 0 8쪽
11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3. 18.08.01 34 0 7쪽
10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2. 18.08.01 42 0 7쪽
9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1. 18.08.01 47 0 7쪽
8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8. 18.08.01 38 0 9쪽
7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7. 18.08.01 47 1 7쪽
6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6. 18.08.01 48 0 7쪽
5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5. 18.08.01 50 0 7쪽
4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4. 18.08.01 41 0 7쪽
»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3. 18.08.01 56 0 7쪽
2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2. 18.08.01 84 0 8쪽
1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1. 18.08.01 10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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