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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궁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쉬크한냐옹
작품등록일 :
2018.08.01 09:10
최근연재일 :
2018.08.01 09:21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742
추천수 :
1
글자수 :
50,091

작성
18.08.01 09:14
조회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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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4.

DUMMY

“아주 재미있군. 감히 내 말을 맞받아치는 신부 인형이라니. 확실히 우리 아들의 노리갯감으로는 꽤 괜찮겠구나. 뭐 승낙한 것으로 알겠다.” 지도자가 말했습니다.


“외람된 질문이오나, 제가 돌볼 아드님은 과연 어떠한 분입니까?” 안단테가 물었습니다.


“뭐, 어른이지만 소꿉놀이가 필요한 아이지.” 지도자가 말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그 정도면 된 건가? 뭐 밤이 깊었으니 내일 내 아들을 만나게 해주지. 여봐라. 이 아이를 별궁으로 데려가라!” 지도자가 병사들에게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몇몇 병사들이 안단테를 십자가에서 내려주었습니다. 창을 든 다른 병사들이 안단테가 도망가지 못하게 엄중한 감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병사들은, 검은 말들이 끄는 검은 마차를 안단테 앞에 대령하더니, 마차의 뒷문을 열었습니다. 곧 이어 병사들에 의하여 안단테는, 마차 뒤 칸의 빌로도 좌석에 눕혀지고, 검은 비단 끈으로 묶여졌습니다. 그리고 지도자가 마차의 앞 칸에 앉아서 검은 말들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뒤 검은 마차는 소름끼치는 굉음을 내며 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마차와 검은 옷의 병사들은 이 나라 어딘가로, 각각 무수한 검은색 점들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칠흑 같은 밤하늘 아래, 차갑고 우아한 대리석 다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리석 다리를 건너면 이 나라의 수도가 나옵니다. 다리를 건너는 검은 마차 안에서, 안단테는 이 나라의 수도 전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수도의 상징은 석조 오벨리스크입니다. 천만년의 세월을 간직한 오벨리스크를 좌우로 해서, 각각 대조적인 풍경들이 수도에 펼쳐집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초현실적인 건물들의 조화. 인적이 드문 조용한 가게와 떠들썩한 술집들. 그리고 사람들.

수도의 사람들은 즐겁게 밤 문화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 중의 일부는 신부 인형들일 것입니다. 마차가 워낙 빠르게 밤거리를 달리고 있는 탓에 과연 누가 신부 인형인지 안단테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어딘가, 자신처럼 누군가에게 팔려서 나온 신부 인형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형 가게에서 나온 지금, 그들은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지 안단테는 궁금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안단테가 젖어 있을 무렵, 마차가 끼익 소리를 내며 어딘가에 정차했습니다. 안단테가 묶여 있는 뒷칸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검은 옷을 입은 병사들의 얼굴이 열린 문 너머로 보였습니다.


“다 왔습니다. 이곳이 별궁입니다.” 병사들이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마지못해서 정중하게 대하는 표정이 어려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무슨 일을 하면 되나요?” 안단테가 물었습니다.


“저희도 모릅니다. 일단은 부름이 있을 때까지 별궁 안의 방에서 대기해 주시라고, 지도자 각하께서 엄명하셨습니다. 그러면 이쪽으로 오시지요.” 병사들이 말했습니다. 안단테는 순순히 병사들을 따라갔습니다. 도망칠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그럴 경우 목숨을 잃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안단테였습니다. 그리고 과연 음침한 사팔뜨기 지도자의 아들이 얼마나 괴상하게 생겼을까도 은근히 궁금한 안단테였습니다. 무엇보다, 말차 녹차 가루를 구해서, 친히 자신을 잡수러 올 용을 피하는 것도, 안단테에게 있어서 중요했습니다.


안단테는 검은 옷의 병사들을 따라서 길고 긴 미로를 헤맸습니다. 의외로 지도자의 아들이 살고 있는 별궁은, 순백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벽과 문 곳곳마다 품위 있는 천사 조각들이 새겨져 있었고, 은빛의 은은한 조명이, 곳곳에서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이 별궁을 디자인한 사람은 미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그렇게 헤매었던 것일까요? 마침내 안단테는 한 작은 방 앞에 멈추어 섰습니다. 그리고 병사들이 그 방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안단테는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윽고 병사들이 문을 닫고 서서히 멀어져갔습니다. 안단테는 자신이 머물게 될 방 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온통 녹색의 방입니다. 마치 작은 숲 속과 같은 아름다운 방입니다. 숲속의 이파리 무늬가 방 안을 수놓고 있고, 곳곳에서 자그마한 풀꽃들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마치 이 방 안은, 예전에 안단테가 있던 인형 가게 뒤편에 자리를 잡고 있던 신비한 숲을 연상시키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안단테는 이 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이 별궁의 주인이 마음에 들지는 잘 알 수 없었지만 말입니다. 이 방의 중앙에는 짙은 녹색 덩굴이 올라간 네 기둥의 녹색 침대가 있었습니다. 피곤했던 안단테는, 풀고사리 무늬가 있는 부드러운 깃털 이불을 덮고, 새근새근 잠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안단테가 잠들자 네 기둥 침대에서는 동서남북 네 방향에서, 거대한 연분홍색 꽃잎들이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꽃잎들 사이사이로 조금 더 짙은 빛깔의, 거대한 진분홍빛 꽃잎들이 돋아나옵니다. 이윽고 화사한 꽃잎들은 이 작은 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침대의 네 기둥과 짙은 녹색 덩굴은 서서히 황금빛을 띠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침대의 네 기둥이 네 개의 크고 향기로운 암술로 변했습니다. 암술을 감싸고 있던 녹색 덩굴 들은 수술로 변해서 팔랑거립니다. 이 암술과 수술들은 모두 우아한 금록색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분홍색 침대 꽃 안에 안단테가 잠들어있습니다. 안단테의 작은 입술이 오물오물하는 것이 아마도 즐거운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바깥은 캄캄하지만 방 안에는 은은한 빛이 가득 차 있습니다. 방 안을 은은하게 비추는 것은, 침대 꽃 주위를 장식하고 있는, 아기자기한 달맞이꽃 무리들입니다. 침대 꽃의 꽃술에서는 달콤한 봄의 향기가 흘러나오며, 꽃잎에서는 나직한 자장가가 흘러나옵니다. 그렇게 이 침대 꽃은 밤 나절 내내 안단테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릅니다. 창밖을 지나가던 새벽별이 눈짓을 하자, 서서히 달맞이꽃들이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침대 꽃의 꽃잎들도 말려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함께 해님이 분주하게 아침 화장을 시작합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를 갖추어 입고, 그에 알맞은 메이크업을 하느라 해님은 매우 바쁩니다. 마침내 아침 화장을 다 마친 해님이, 눈부신 광채를 발하면서 아침 하늘의 중앙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남아있던 달맞이꽃은 모습을 다 감춥니다. 물론 침대 꽃도, 어젯밤의 꽃잎과 꽃술은 자취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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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7. (완결) 18.08.01 32 0 11쪽
14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6. 18.08.01 45 0 7쪽
13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5. 18.08.01 32 0 8쪽
12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4. 18.08.01 41 0 8쪽
11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3. 18.08.01 34 0 7쪽
10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2. 18.08.01 42 0 7쪽
9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1. 18.08.01 47 0 7쪽
8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8. 18.08.01 38 0 9쪽
7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7. 18.08.01 46 1 7쪽
6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6. 18.08.01 48 0 7쪽
5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5. 18.08.01 50 0 7쪽
»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4. 18.08.01 41 0 7쪽
3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3. 18.08.01 55 0 7쪽
2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2. 18.08.01 84 0 8쪽
1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1. 18.08.01 10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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