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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궁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쉬크한냐옹
작품등록일 :
2018.08.01 09:10
최근연재일 :
2018.08.01 09:21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746
추천수 :
1
글자수 :
50,091

작성
18.08.0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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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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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5.

DUMMY

강한 햇살이 안단테의 눈을 비춥니다. 마침내 안단테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러자 안단테가 눈을 뜨기 기다리고 있었던 침대의 기둥이, 덩굴손을 뻗어서 안단테에게 아침 식사를 건넵니다. 안단테의 아침 식사는 포도 알 모양의 맑은 용기들에 담긴, 식물성 기름입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눈을 한 채 안단테는, 순순히 식물성 기름을 받아 마셨습니다. 인간이 아니기에 안단테는 기름밖에 먹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이 침대를 디자인한 존재는 그 점을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가르쳐 주세요. 나는 오늘 무엇을 하게 되나요?” 안단테가 침대에게 물었습니다. 하지만 침대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좋아요. 그러면 이 별궁의 주인이 지금 어디 있는지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안단테가 침대에다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자네인가? 나의 새로운 놀이 상대가?” 그것은 약간은 차가우면서도 매혹적인 목소리였습니다. 그 목소리에 안단테는,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안단테는 흠칫 놀랐습니다.


반쯤 열린 녹색의 문 앞에 아주 아름다운 소녀가 서 있습니다. 소녀답지 않게 키는 꽤 큰 편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호리호리한 편이라서, 그리 큰 체구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흑표범의 헤어스타일을 한 그 소녀는 꽃잎보다 더 섬세한 하얀 피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녀의 머리카락 바탕색은, 타오르는 불꽃의 장미 같은, 매혹적인 붉은 색이었습니다. 하지만 바탕색이라 하는 이유는, 중간 중간 검은색과 하얀색과 자주색과 보라색과 분홍색과 황금색의 머리카락이 섞여 있어서 머리카락들 자체가 하나의 기묘한 문양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독하고 단정한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그 소녀에게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크고 맑은 두 눈이었습니다. 아이스 블랙 아메리카노가 가득 담긴 것 같은 그녀의 눈은, 마치 취할 듯이 아름답습니다. 순간 안단테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신은 누구죠?” 침착성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안단테가 물었습니다.


“나? 이 별궁의 주인.”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녀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 별궁의 주인은 왕자님이라고 했는데... ...” 저도 모르게 더듬거리면서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어, 그래? 나 남자 맞아. 뭣하면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줄까?”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녀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습니다. 갑자기 소녀가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습니다.


“아, 안됩니다. 그런 짓은! 하지 말아주세요!” 당황한 안단테가 크게 외쳤습니다.


“흐음, 자네의 정체가 무엇인고? 일단 신부 인형은 확실한 거지? 대개의 신부 인형들이라면 좋아서 비명을 지를 텐데... ...”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습니다.


“저는, 단지 소꿉놀이용 인형에 불과합니다.”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소꿉놀이용 인형? 그게 뭔데? 흠, 아마도 새로 출시된 인형인가 보군. 아니면 이월 상품이거나. 어디 어떻게 생겼나 한 번 들여다봐도 되지?” 갑자기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풀어진 셔츠차림을 한 채, 안단테 곁으로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요!” 겁먹은 안단테가, 침대에 앉은 채 뒤로 물러나면서 소리쳤습니다.


“응? 한 번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말하면서, 침대에 덜썩 주저앉았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소년이 안단테의 얼굴에 두 손을 가까이 갖다 댔습니다. 아마 보통 때라면 안단테는 거세게 저항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단테는 홀린 듯이 가만히 있었습니다. 왠지는 몰라도 소년의 손끝에서 나는 향수 냄새에 끌리는 안단테였습니다. 이윽고 소년이 서서히 자신의 얼굴을 안단테의 얼굴에 가까이 갖다 댔습니다. 한 1센티미터만 더 가까이 다가왔다면, 아마 소년의 입술이 안단테의 입술에 닿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년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소년은 안단테의 두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안단테도 소년의 두 눈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왠지는 몰라도 아까보다 가슴이 더 거세게 두근거리는 안단테였습니다. 그 정도로 소년의 두 눈은 깊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게 몇 분이나 흘렀을까요? 순간 소년은 안단테에게서 손을 떼고 얼굴을 돌렸습니다.


“쳇, 재미없어. 보통 신부 인형들이라면 이 때 철썩 뺨을 때린다고. 그러면 난 잽싸게 피하는 거지. 너, 이런 놀이에는 요령이 없구나?” 약간은 빈정대는 어조로,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안단테에게 말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단지 소꿉놀이 인형에 불과합니다. 그런 고급 클래스의 놀이는 저보다 상위 단계인, 퍼스트클래스 신부 인형들이랑 즐기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요?” 어느새 침착성을 되찾은 안단테가 정중히 말했습니다.


“흠, 내 생각인데 자네는 신부 인형 전용 로맨스 소설을 좀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군. 그리고 화장 기술도 좀 더 고급 단계의 것으로 익히고 말이지.”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말했습니다.


“글쎄요. 그런 것은 아마도 퍼스트 클래스 신부 인형들이 전문인 것 같군요. 저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뭐, 하여튼 잘 알았어. 소꿉놀이용 신부 인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너, 연애에 대해서는 완전 숙맥이구나?”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말했습니다.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는 왕자님도 만만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안단테가 말했다. 갑자기 그 말에,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흠칫했습니다.


“일개 하찮은 소꿉놀이 용 인형이 감히 나에 대해서 뭘 안다는 거지? 어디 논리적으로 잘 설명해주실까?” 갑자기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사악한 웃음을 지으면서 안단테에게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논리적으로 잘 설명을 드리지요. 제가 왕자님이라면, 여기서 일개 하찮은 소꿉놀이 용 인형과 놀 시간에, 정상적인 인간 여자를 찾아서 데이트를 즐기겠습니다. 도대체 왕자님은 뭐가 두려운 거지요?”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 ...자네 정체가 뭐지?” 약간은 심각한 얼굴을 한 블랙커피 빛 눈의 소년이 물었습니다.


“저 말씀이신가요? 저는 단지 인형입니다. 소꿉놀이용 인형. 그게 전부이지요.” 안단테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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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7. (완결) 18.08.01 32 0 11쪽
14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6. 18.08.01 46 0 7쪽
13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5. 18.08.01 32 0 8쪽
12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4. 18.08.01 41 0 8쪽
11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3. 18.08.01 34 0 7쪽
10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2. 18.08.01 42 0 7쪽
9 제 02화. 한 떨기 꽃 딸기 - 01. 18.08.01 47 0 7쪽
8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8. 18.08.01 38 0 9쪽
7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7. 18.08.01 47 1 7쪽
6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6. 18.08.01 48 0 7쪽
»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5. 18.08.01 51 0 7쪽
4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4. 18.08.01 41 0 7쪽
3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3. 18.08.01 56 0 7쪽
2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2. 18.08.01 84 0 8쪽
1 제 01화. 완벽한 신부 인형 이야기 - 01. 18.08.01 10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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