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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翠郞)의 서재

재벌이 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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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39,580
추천수 :
3,391
글자수 :
225,811

작성
24.09.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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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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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글자
12쪽

38화 세상은 넓고(3)

DUMMY

38화 세상은 넓고(3)


“피하십시오!!”


놀라서 외쳤다.

설마 골목을 벗어나자 나온 인도 위로 탱크가 지나가리라 생각도 못 했다.


“어엇?”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한윤석이 더욱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뭐 하는 거야!!”


순간 혈압이 올라서 목덜미가 뻐근해졌다.


「슬라임: 탱크 앞을 보세요.」


슬라임의 침착한 말에 탱크 앞을 보니 한 아이가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아이가!”

「한윤석: 봤습니다.」


한윤석이 몸을 날렸고 아이를 감싸고 바닥으로 몇 바퀴 굴렀다.


쿠르르-


탱크가 아슬아슬하게 아이가 서 있던 자리를 지나갔다.


「한윤석: 다친 곳 없니?」


그의 물음에 아이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윤석:휴우······」

“휘유······”


나와 한윤석이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씨발, 인도에 탱크 따위를 몰고 오는 게 어딨어. 멀쩡한 아이를 죽일 뻔했잖아!”


아무리 쿠데타군이라도 저런 미친 짓은 욕을 해야 했다.

다행히 한윤석과 아이는 무사했고, 병사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게 보였다.

그때 도로에서 고급 차량이 서면서 안에서 누군가 뛰쳐나왔다.


“나타폰!!”


아이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달려온 노부인은 아이를 껴안았다.

한윤석은 아이를 넘기고 슬며시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

노부인의 뒤를 이어서 양복 차림의 사내가 군인들에게 화내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골목으로 피하십시오.”


내 말에 따라서 한윤석은 골목길로 몸을 숨겼다.

이번에는 좀 더 신경 써서 길을 안내했고, 얼마 후 그는 자신이 묶는 호텔에 도착했다.


“도대체 군인들에게 왜 쫓긴 겁니까?”


태국에 올 수는 있었다.

어차피 그는 세계를 상대로 장사하는 사업가였으니까.

하지만 군인들에게 쫓기는 건 뜬금없는 일이었다.


「한윤석: 별거 아닙니다. 군인들이 학생을 끌고 가길래 도망칠 수 있게 좀 도와줬습니다.」

“아니, 남의 나라에서 그게 무슨 짓입니까?”

「한윤석: 하지만 너무 무자비하게 끌고 가서 그만······」

“후우······ 어쩔 수 없죠. 일단 무사하니 다행입니다.”


나라도 그 상황이면 똑같은 일을 했을지 몰랐다.


“그런데 태국에 온 이유는 뭡니까?”

「한윤석: 그보다 제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한윤석: 도대체 그동안 왜 도선생의 방송에 접속할 수 없던 겁니까?」


그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동안 한윤석 님에게 제가 필요하지 않아서입니다.”

「제가 필요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겁니까?」

“제 방송은 그런 방송이니까요.”

「한윤석: 휴우······ "알겠습니다. 오늘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좀 조심해서 다니십시오. 특히 동남아시아는.”


이 시기 동남아시아는 전쟁과 쿠데타, 테러가 어느 곳에서나 공존했다.

그렇기에 혼자서 돌아다니는 건 위험했다.

한윤석도 몸으로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태국에 있는 겁니까?”


그는 지금 선우실업의 기반을 닦을 때였다.


「한윤석: 거래처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왔습니다.」

“거래처에 문제라니······ 계약위반이라도 당했습니까?”

「한윤석: 그건 아닙니다. 원단을 제조해서 의류와 신발 등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태국 거래처는 우리가 만든 의류와 신발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그런데 최근 수입을 못 할 상황이 됐다고 해서 알아보러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는 직원을 보낼 텐데 확실히 한윤석은 자기 눈으로 직접 보고 일을 해결하는 스타일이었다.


「한윤석: 우리에게 수입한 제품이 태국에서 꽤 고급품으로 팔린다고 합니다. 덕분에 수입 규모를 늘린다는 이야기가 오갔는데 갑자기 수입을 못 한다고 하니까 황당한 상황입니다.」


제품이 잘 팔리니까 원가 생각이 난 건가?

한국산을 수입해서 판매하느니 자신들이 만드는 걸 선택한 걸 수도 있었다.


「한윤석: 일단 만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좋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어차피 선우실업의 앞날은 성장만 있으니까.


「한윤석: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안심이 됩니다. 지금까지 도선생 말씀대로 해서 안 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한윤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윤석: 솔직히 JW무역에서 투자를 해줄지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도선생님 말씀대로 200만 원을 투자해 줘서 5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야기할 보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으로 돌아갔다면 런던에서 만나기로 한 여자 친구는······”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


「한윤석: 편지로 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런던으로 날아와서 유학하겠다던 남자 친구가 갑자기 한국으로 되돌아가서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으니.


「슬라임: 저라도 이별을 선택했을 거예요.」


슬라임의 말에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한윤석: 도 선생의 혜안대로 원단은 정말 날개 돋친 듯 팔립니다. 덕분에 기반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의류와 신발 등을 자체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모두 도선생의 덕분입니다.」

“감사하면 여유 생길 때 후원이나, 해주십시오.”

「물론입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꼭 후원하겠습니다.」

“꼭 돈으로 후원하실 필요 없습니다. 주식도 괜찮으니까요.”


단정민의 후원을 떠올리며 말하자 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날 태국의 거래처에 다녀온 한윤석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인가 봅니다?”


그러자 한윤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윤석: 제 쪽도 문제지만 태국의 거래처도 곤란해졌습니다.」

“무슨 문젭니까?”

「태국의 거래처에서 내놓은 제품의 복제품이 시장에 헐값으로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출이 감소했고 이후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까지 왔다고 합니다.」

“으음······”


이 당시 동남아시아는 그야말로 무법지대였다. 그러니 남의 상품을 버젓이 베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정작 엉뚱한 사람이 돈을 벌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지 마음을 정했습니까?”

「한윤석: 아직 이렇다 할······ 응?」


똑똑-


누군가 객실 문을 노크했다.


「한윤석: 이 시간에 누가?」

“룸서비스라도 시킨 거 아닙니까?”

「아니요. 그럴 여유 없습니다. 출장비도 빠듯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사장이라고 여유 있는 출장이 가능할 텐데 호텔도 싸구려 비즈니스호텔이었다.

누구냐고 묻자, 손님이 찾아왔다는 벨보이의 답변이 들어왔다.

나는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서 효과음 꾸러미를 열었다.


「???: 안녕하십니까? 한국에서 오신 한윤석 사장님이십니까?」


객실 앞에 벨보이와 함께 단정한 양복 차림의 중년 사내가 서 있었다.


「한윤석: 예, 맞습니다.」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자, 중년 사내의 표정이 밝아졌다.


「???: 저는 삭디톤 가문의 집사 솜차이라고 합니다.」

「한윤석: 삭디톤 가문?」


한윤석이 살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는 삭디톤 가문을 아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몰랐기에 슬라임에게 조사를 시켰다.


「슬라임: 조사할 것도 없어요. 삭디톤 가문은 태국 왕실의 방계에 속한 가문입니다. 현 가주 프라윳 삭디톤의 증조모가 왕족이었지만 현재는 가문 전체가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삭디톤 그룹을 운영하면서 부동산 개발과 호텔, 그리고 통신 사업이 주력이에요. 소문으로는 왕실재산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어서 삭디톤 가문이 국가 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또한 교육과 기부 등을 활발히 해서 대중적인 이미지도 좋은 가문이에요.」

“뭐야? 엄청난 가문이잖아? 그런 곳의 집사가 왜······”


내 의문은 곧 풀렸다.


「솜차이: 어제 한윤석 사장님이 구해 주신 분이 삭디톤 가문의 장손 나타폰 삭디톤 님이십니다. 가문의 안주인이신 라차니 삭디톤 님께서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한윤석: 아,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객실문을 닫은 그는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한윤석: 이게 말이 됩니까?」

“예, 됩니다.”


슬라임이 계속 이야기한 정보는 놀라운 것이었다.

삭디톤 가문 후계자인 사리얀 삭디톤의 아들인 나타폰은, 원래대로라면 타놈 끼띠카본 총리의 쿠데타가 있던 날 사망했다.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어제의 상황으로 보아서 쿠데타군의 탱크에 치여서 사망한 게 분명했다.

그러나 아무리 삭디톤 가문이라도 군부를 등에 업는 타놈 끼티카본 총리를 당장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73년 타놈 끼띠카본 총리를 끌어내리려는 학생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진다.


「슬라임: 최근에 와서는 그 뒤에 타놈 끼티카본 총리에게 원한을 품은 삭디톤 가문의 지원이 있었다는 게 정설이에요.」


결국 원래는 죽었을 나타폰 삭디톤을 한윤석이 살린 셈이었다.


「한윤석: 이건 행운일까요?」


한윤석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에게 빙그레 웃어주었다.


“엄청난 행운이 분명합니다.”


삭디톤 가문은 현재도 태국에서 수위를 다투는 대기업이었다.

그런 곳과 인연이 생겼다.

그것도 후계자 아들의 생명을 구해주었으니, 엄청난 가문에 은혜를 베푼 셈이었다.


「한윤석: 그러면 서두르겠습니다.」


그는 급히 준비한 후 깔끔하게 차려입고 객실 문 앞에 섰다.

나와 소통하기 위한 휴대용 라디오를 품속에 넣고 리시버를 몰래 귀에 꽂아서 머리카락으로 가렸다.


「솜차이: 오르십시오.」


호텔 앞에서 리무진이 그를 맞이했다.

리무진에 오른 한윤석은 이내 편안한 리무진의 좌석에 녹아내렸다.

한참 달리던 리무진은 방콕 교외의 고급 주택가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도 한참 들어간 리무진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대저택 앞에 섰다.


“이야······ 엄청난 대저택이잖아?”


나 역시 화면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끼이익-


둔중한 소리와 함께 웅장한 문이 열렸다.

부드럽게 안으로 들어간 리무진은 대저택의 본관 앞에서 멈췄다.


안에서 고용인들이 나와서 리무진에서 내리는 한윤석을 맞이했다.


“안쪽도 장난 아닌걸?”


한윤석을 따라서 휘황찬란한 내부를 구경하며 나 역시 놀라움의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나 한윤석은 생각보다 침착했다.

샐러리맨 신화를 썼던 인물답게 이런 상황에서 긴장하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 어서 오세요. 한윤석 사장님, 저는 삭디톤 가문의 안주인인 라챠니 삭디톤이에요.」


노부인 한 명이 우아한 몸짓으로 천천히 내려왔다.


「한윤석: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우실업의 한윤석이라고 합니다.」

「라챠니: 선우실업은 우리나라에 좋은 제품의 상품을 수출하는 곳이라 들었습니다. 무척 좋은 일을 하시는군요.」

「한윤석: 별거 아닙니다. 그저 옷과 신발을 좀 수출할 뿐입니다.」

「라챠니: 후후후, 겸손하시군요. 이쪽으로 오시죠.」


그녀는 화려한 장식들로 가득 찬 응접실로 한윤석을 안내했다.


「라챠니: 먼저 제 손자의 목숨을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라챠니가 감사 인사를 하자 한윤석도 따라서 머리를 숙였다.


「한윤석: 아닙니다. 누구나 그 자리에 있었으면 같은 행동을 했을 겁니다.」

「라챠니: 정말 겸손하시네요. 그 상황에서 탱크 앞으로 몸을 날릴 사람은 얼마 없을 거예요.」


그건 맞지.

한윤석이니까 할 수 있는 행동이기도 했다.


「라챠니: 우리 삭디톤 가문은 받은 은혜를 절대 잊지 않는답니다.」


미소 짓는 라챠니 삭디톤을 보면서 어떤 보답을 해줄지 나 역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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