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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翠郞)의 서재

재벌이 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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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39,572
추천수 :
3,391
글자수 :
225,811

작성
24.08.30 21:20
조회
3,132
추천
80
글자
12쪽

25화 재벌가의 장손(1)

DUMMY

25화 재벌가의 장손(1)


‘접속한 걸 몰랐네.’


안병훈의 이야기를 듣느라 단수철이 접속한 걸 놓친 듯했다.


“슬라임, 이런 건 네가 알려줘야 하잖아?”

「슬라임: 죄송합니다. 알림이 몇 번 떠서 아실 줄 알았습니다.」

“끄응-”


매니저 슬라임 녀석 학습을 할수록 점점 뻔뻔해지는 거 같은데?

내 착각이겠지.


‘그만큼 안병훈의 이야기에 심취했다는 거겠지.’


그가 시청자가 된 후 벌어졌던 다양한 사건을 생각하면, 드디어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으니, 도파민이 도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예전에는 수천 명이 몰린 방송의 채팅도 칼같이 읽고 관리했었다.

최근에는 소수의 시청자와 소통하다 보니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


‘시청자가 왔으니, 인사를 해야지.’


단수철은 내가 직접 초대했다.

그가 내 방송에 접속했다는 건 시청자로서 자격이 있다는 소리였다.


“어서 오십시오. 편안한 친구처럼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같이 상담할 수 있는 사짜 도선생의 방송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단수철: 진짜 신기하군. TV 속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우림은 무슨 사이비 점쟁이 같지만, 기술은 최고로군. 통신기의 원리를 이용해서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건가? 이런 기술이 언제 실현됐지?」

“말씀하시는 것처럼 통신기와 같은 원리입니다.”

「단수철: 흐음······ 이런 걸 연구하는 곳이 있다고 들었지만, 실제로 성공했다니 놀랍군. 이 기술을 제공한 업체를 알려주겠나? 내가 투자를 하지.」


스트림헤이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이 좀 특이했다. 지금까지 투자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음은 고맙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먼저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수철: 방송 아래에 자막으로 00번 채널로 오라고 하던 게 초대였군. 감사할 필요 없네. 자네를 보자고 한 거 나니까. 편하게 도선생이라고 부르면 되겠나?」

“그렇습니다. 친한 친구들은 도사짜라고 부릅니다.”

「단수철: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보이는군.」


단수철과 처음 대화를 나눴지만, 현금왕 혹은 사채왕이라는 별명에서 느껴지는 느낌보다는 온화한 느낌이었다.

힐끔 접속자 명단의 백연희 이름을 봤다.

그녀는 접속해 있지만 별말이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단수철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백연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건 무슨 소린가요?”


단수철이 접속하자마자 올린 채팅을 떠올렸다.


「단수철: 나는 자네 부탁에 최선을 다했네.」


그의 말대로 7공자 사건에서 단수철은 내가 원하는 걸 모두 해줬다.

아니, 그 이상을 해줬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부탁한 건 최희영이 납치되면 그녀를 구해달라는 것이었다.

어차피 외국환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걸 알았기에, 김주명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수철은 언론사를 움직여서 김주명의 죄를 폭로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사은그룹의 목줄을 움켜쥐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대재벌들도 단수철에게 돈을 빌리지 않은 곳이 없으니까.’


단수철의 말을 거부하고 김주명을 선택할 메리트가 없었다.

나라도 김주명을 한 명 살리려고 단수철과 척지는 행동을 할 용기는 없었을 것이다.

7공자 사건이 이렇게 깔끔하게 처리된 건 모두 단수철 덕분이었다.


“단수철 님은 최선을 다해주셨기에 저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뭐?

라고 할 수 없으니 최대한 부드럽게 이야기했다.


「단수철: 그러니 나도 자네에게 부탁 한 가지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물론입니다. 제 능력에 벗어나는 건 제외하고 들어드리도록 노력하죠.”

「단수철: 확답은 하지 않는군.」

“세상에 확답할 수 있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나비의 사소한 날갯짓으로도 세상이 변하곤 합니다.”

「단수철: 점쟁이답지 않은 말이군.」

“저는 점쟁이가 아니니까요.”

「단수철: 사실 도선생에게 내 앞날을 묻고 싶었는데 말이야.」


나에게 평범한 역술인처럼 점을 쳐달라는 건가?


‘그건 아니겠지.’


그라면 용하다는 역술인을 언제든지 마음먹으면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원하는 건 백연희에게 조언했던 것처럼 자신도 조언을 해달라는 걸까?


‘그건 아니겠지.’


70년대의 변화무쌍한 경제환경을 생각하면 불안감을 없애고 자기 판단의 옳고 그름을 확신할 수 있는 대답을 원하는 게 분명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이미 알고 있다.

역사가 스포일러라고 하잖는가?

그렇기에 그에게 해줄 말은 정해져 있었다.


“앞으로 사채 시장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단수철: 그걸 왜 나에게 묻는가? 도선생이 대답해 줘야지.」

“앞으로 사채 시장은 정부의 견제로 점점 축소될 겁니다. 국가의 산업이 점점 발전하고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서 통제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시스템이 필요할 테니까요.”

「단수철: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사채 시장은 전에 없는 호황이네.」


그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를 떠보았다.


“지금은 투자가 한창 활발한 시기니까요. 모두 빚을 끌어들여서라도 투자에 전력을 기울이니까요. 하지만 얼마 안 가서 사채의 높은 이자가 경제발전을 가로막게 될 겁니다.”


얼마 후 정부는 대기업들을 불러들여서 경제발전을 위한 지원을 약속한다.

그 자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사채로 인해 투자 비용이 커져서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그 일로 사채 시장은 철퇴를 맞고 점차 설 땅을 잃게 된다.


「단수철: 그게 자네가 본 점괘인가?」

“아닙니다. 제가 지금 경제 상황을 살펴서 얻은 결론입니다.”


단수철은 잠시 침묵했다.

어차피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뻔히 알고 있었다.

그는 사채업을 접고 가진 현금을 투입해서 계왕 전자라는 회사를 바탕으로 계왕 그룹을 세운다.


‘계왕 전자는 부동산을 위해서 유지하고 있던 곳이었지만, 대규모 현금이 투입되자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전자 회사로 발돋움하니까.’


얼마 후 그의 채팅이 올라왔다.


「단수철: 아주 흥미로운 말 잘 들었네.」


채팅의 글에서 만족스러움이 느껴졌다.


“복채······ 아니 후원금은 자유라고 뜨는군. 좋은 말을 듣고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는 의미에서 500만 원을 후원하지.”


500만 원이면 현재 가치로 1억 5천 정도였다.

한마디 한 것치고는 큰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수철은 내 말로 그동안 고민하던 미래의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올바른 것이었으니 500만 원의 후원금은 많다고 할 수 없었다.


“나중에 제 말이 옳았다는 걸 느끼시면 더 후원해 주셔도 됩니다.”

「단수철: 흐음······ 그러면 그러세.」


그가 접속을 마치려 할 때 문득 떠오른 기억이 있었다.


“참, 큰손자에게 잘해주십시오.”

「단수철: 뭐라고 했나?」


단수철이 되물었으나 내가 별말 없자 결국 접속을 마쳤다.


「백연희: 방금 그 말은 저에게도 하시는 말인가요?」

“백연희 님은 사채업과 인연이 없잖습니까?”

「백연희: 하지만 앞으로 경제환경의 변화는 저도 포함되는 조언인 것 같네요.」


그녀에게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으니 알아두면 좋았다.


**


안병훈의 큰일도 대충 끝났을 때 스튜디오에서 형철이와 미루, 그리고 정윤서가 모여서 맥주 한 캔씩 하고 있었다.

원래는 슬라임이 김용재의 방송을 보라는 말에 느긋하게 그린란드 TV를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형철이 녀석을 비롯한 미루와 퇴근했던 정윤서까지 스튜디오로 쳐들어왔다.

내 스튜디오가 무슨 동아리방이 된 느낌이었다.

형철이와 미루는 모두 방송을 너튜브로 옮겼다. 넷닌자 크루와 사이가 안 좋았던 형철이는 마스터 오브 배틀필드가 대박이 나면서 너튜브로 이동하는 걸 환영했다.

다만 미루는 그러지 못했다.

종합 게임 스트리머로서 그린란드 TV에서 자리 잡은 그녀였기에 팬들의 반발이 꽤 거셌다.

끈기있는 설득으로 많은 팬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지만 3분의 1이 갈려 나갔다.

미루는 아쉬워했지만,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기에 흔들리지 않았다.


“녀트뷰는 더 많은 시청자에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의 땅이잖아요.”


호기롭게 외치며 너튜브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나 역시 도 기획의 식구를 위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했다. 아마 녀석들은 그 이야기를 하려고 쳐들어온 듯했다.

하지만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스튜디오의 TV로 김용재의 방송을 켰다.


“뭐야?”

“김용재는 게임 스트리머 아니었어?”


김용재의 방송에서 여캠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화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후원 성적표.

어떤 여캠이 얼마나 많은 후원을 받았는지 성적에 따라서 줄이 세워졌다.


“저건 강수빈아니야?”


형철이가 섹시한 춤을 추는 여캠을 보며 말했다.


“뭐?”


강수빈은 넷닌자 크루가 형철이를 저격하려고 같은 시간대 방송하게 했던 스트리머였다.

형철이가 내 지원으로 마스터 오브 배틀필드를 공지했을 때, 상금을 줄 돈이 없을 것 같다며 저격했는데, 오히려 나중에 역풍을 맞았다.


“한동안 방송을 쉬는 거 같더니, 여캠으로 전향한 건가?”


형철이가 머리를 갸웃했다.


“형철 오빠를 저격하고 역풍을 맞으면서 살림이 좀 궁해졌나 보네.”


미루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강수빈의 눈빛이 마음에 걸렸다.

방송을 본 적은 없지만, 얼핏 봤던 사진 속 그녀의 눈빛보다 화면 속 눈빛이 흐릿하게 느껴졌다.


**


“헉······ 헉······”


단정민은 숨을 고르며 골목 안에서 허리를 숙였다.

한참 숨을 고른 그는 고개를 살짝 내밀어서 자신이 온 길을 봤다.

누가 봐도 수상한 차림의 사내들이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한참을 그 자리를 배회하다가 돌아갔다.


“씨발······”


그들이 사라진 것을 보며 단정민을 욕설을 내뱉으며 골목에서 나섰다.


“술 마시러 다니기도 힘드네.”


단정민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느라 흐트러진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술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조차 미행하는 사내들에 대한 미움은 없었다.

어차피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거니까.


‘어차피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못할 테니까.’


그를 건드리지 못하면서 미행하는 이유?

그건 감시받는다는 걸 알려서 심리적 압박을 주는 거였다.

단정민이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저런 식으로 따라다니면서 노골적으로 압박해 왔다.


“내가 더러워서 할아버지 집에서 나와야지······”


이를 갈며 말했으나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


‘원래는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자취하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울며불며 말렸고 할아버지는 노발대발하며 허락하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면 걱정할 게 뻔해서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숙부님이 아무리 압박해도 계왕 그룹의 지분을 포기할 일은 없을 겁니다.’


속으로 이를 악물었으나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렴, 식사는 했니?”

“예, 친구 만나서 먹었어요.”


어머니가 기다렸다는 듯이 맞이해줬다.

아버지는 계왕 그룹이라는 재벌가의 장남이었지만, 할아버지의 눈을 벗어난 후 객지를 떠돌다가 돌아가셨다.

그날 이후에도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수발을 들며 맏며느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커흠······”


헛기침과 함께 2층에서 단정민의 할아버지, 계왕 그룹의 회장 단수철이 내려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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