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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과 뻔뻔한 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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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16.09.28 02:48
최근연재일 :
2016.10.20 21:25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3,711
추천수 :
172
글자수 :
54,961

작성
16.10.08 06:00
조회
797
추천
8
글자
9쪽

길드(guild)

DUMMY

1


방안에 틀어박혀 혼자 아무리 끙끙거려 보아도 둘 다 문제가 있었다. 채탄(採炭)만 해도 겨울이 깊어질수록 외부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보니 문제가 있을 것 같았고, 새로운 시장을 조성하는 것은 더 더욱 문제가 많았다.


전생과 같이 돈만 좀 들이면 광고를 내 상인들을 모집할 수가 있는 시대도 아니고 해서,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상인들을 역내에 끌어들일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그 결과 가장 좋은 방법은 수도에 주로 본부를 두고 있는 상인길드(guild)나 동직길드를 방문해, 그들을 역내에 유치하는 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계절이 계절인 만큼 여행이 쉽지 않은 점이었다.


그렇다고 임무를 겨우내 팽개치고 있다면 마왕으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라쿤은 이 생각 저 생각 고민하다가 아침은 먹는 등 마는 등하고 마왕을 찾아갔다.


마침 마왕이 영주관에 있어 라쿤은 사실대로 고하고 겨우내 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 제안했다. 즉 영내에 정보부를 하나 창설하되 그에 필요한 첩자를 양성하자는 제안이었다.


그 방법론을 제안하니 이를 들은 마왕이 박장대소를 하며 아주 좋아했을 뿐만 아니라 적극 나서주었다. 그 결과 영지 내에서는 열흘의 공지기간을 거쳐 이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되는 희한한 대회가 열렸다.


즉 영지민들이 보기에는 푸짐하다 못해 깜짝 놀랄만한 상금이 걸린 두 대회가 개최되기에 이른 것이다. 하나는 미인을 선발하는 대회로 1등에게는 10골드, 2등에게는 7골드, 3등에게는 5골드라는 영지민들로서는 꿈에서나 한 번 만져볼 수 있는 어마어마한 상금이 걸렸다.


장기자랑 또한 마찬가지의 상금이 걸렸고, 그 장기는 무엇이든 상관이 없다는 내용으로 열흘 동안 접수를 받았다. 그 결과 수백 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대회가 공개리에 진행된 것이 아니라 비공개라 일반인은 누가 지원을 했는지, 누가 영예의 일등에 당선되었는지 모르게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양 대회 중 먼저 미인대회가 열렸는데 그 장소는 지금은 폐가로 남은 선대 영주가 살던 고성(古城)이었고, 심사위원은 단 두 사람 영주와 라쿤뿐이었다.


어찌 되었든 비밀리에 삼일동안 미인선발대회가 열렸고, 그 심사 결과 1,2,3등이 선발되어 실제로 상금도 그녀들에게 공고한대로 지급되었다. 이후 엿새에 걸쳐 장기자랑이 개최되어 온갖 재주를 가진 자들이 그 재주를 마음껏 뽐냈고, 실제로 그들도 세 명의 우수자가 선정되어 상금도 지급되었다.


그런 후 이들 중 많은 사람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3등 안에 든 미녀들은 물론 노래를 잘 부르는 남녀, 춤을 잘 추는 남녀, 동물 소리를 잘 내는 자, 남의 글씨를 기막히게 흉내 낼 수 있는 자, 가이아(Gaia)라는 창조의 어머니이자, 대지의 여신을 믿는 신도 중 그 복음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암송할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처녀, 당시로서는 글을 깨우친 것만으로도 재주가 인정이 되어 그들 전원이 선발 되었고, 심지어 기막힌 상재나 아이디어가 있으나 자본이 없는 자들까지 모두 선정이 되니, 그 인원이 자그마치 50명이나 되었다.


이들 모두는 훗날 은밀히 개별적으로 통보되어 모월 모일 모시에 일제히 영주 성에 집결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겨우 내내 라쿤에게 첩자가 되기 위한 특별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이들은 채 봄이 되기도 전 베 바지에 방귀 새듯 영지민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 둘 슬그머니 영지를 떠나 행방을 감추었다. 각 자의 임무에 따라 지정한 곳으로 스며든 것이다.


이런 속에서 아직 파견되지 않은 몇 사람도 있어 그들을 공식적으로 적진에 심기 위한 작업이 라쿤의 계획 하에 영주 주연으로 실시되기에 이르렀다. 마침 이 날은 아침부터 거위 털 같은 눈송이가 분분히 흩날리고 있었다. 마치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듯.


어쨌거나 라쿤과 미인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한 영지 내의 제1미녀(?) 엘리아(Elia)와 라쿤은 마왕의 뒤를 따라 영주관 후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즉 영주의 모친 및 동생들이 거주하는 구역이었다.


담 하나의 문을 통과해 후원의 영주 가족이 거처하는 공간에 들어섰지만 경비병 외에 그들을 맞는 것은 강아지 한 마리뿐이었다. 눈이 옴에도 불구하고 제법 추운 날씨라 문이라는 문은 전부 꽁꽁 쳐 닫고 바깥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무튼 다시 이 공간에 들어서자 라쿤은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급박하게 뛰었다. 이 바람에 이를 들킬세라 영지의 제2미녀라 생각하는 엘리아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두려운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을 뿐, 자신의 심장소리는 못 듣는 듯해 라쿤은 다소 안도했다.


이윽고 마왕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제일 먼저 영주를 발견한 하녀가 소리쳤다.

“영주님, 오셨습니다.”

이에 분분히 방문이 열리나 끝내 안방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에 황송한 표정을 짓던 하녀가 그 문을 열려하자 손으로 제지한 마왕이 성큼성큼 걸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역시 라쿤이 예상한 대로 모녀가 화로를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어쩐 일이냐?”

“춥지는 않습니까? 어머니!”

평소 마왕답지 않은 공손한 태도에 모녀가 의아스럽게 쳐다보거나 말거나 그는 자신의 할 말만 계속했다.


“그동안 어머니께 너무 걱정만 끼쳐드린 것 같아,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차원에서 시녀 하나를 헌상할까 합니다.”

그래도 영주의 모친은 마뜩치 않은 표정으로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 영주가 제2의 선물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어머니, 혹시 친정에 가고 싶지 않습니까?”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네 애비 생전에는 애비가 말려 못가, 죽으니 이젠 엉뚱한 자식 놈이 나서서 못 가게 하니 원.........”


“날씨가 풀리는 대로 한 번 다녀오십시오.”

“정말이냐?”

“물론입니다.”

“좋다. 내 금명간 다녀오마. 그나저나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잠시라도 앉았다 가거라.”


“아닙니다. 어머니! 영지에 원체 일이 많아서........”

“알았다. 갈 때 땅콩 볶아 놓은 것이 좀 있으니 가져가거라.”

“알겠습니다. 어머니! 그럼........”


곧 가볍게 목례를 건넨 마왕이 등을 지고 하녀가 급이 쫓아 나와 주방으로 향했다. 그런 와중에 라쿤은 내심 입맛을 쩍쩍 다시고 있었다. 자신이 사모하는 라일라는 물론 시녀로 바친 엘리아 또한 보기 드문 미녀로, 두고 가자니 괜히 배가 아팠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는지 라쿤은 남몰래 히죽히죽 웃으며 하녀가 싸주는 땅콩봉지를 들고 영주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두 사람이 경호기사장 이하 경호군사를 거느리고 향한 곳은 가이아 여신을 모시는 예배당이었다.


마침 오늘이 그들이 매주 한 번씩 모여 예배를 드리는 휴일로 많은 신도들이 참례를 하는 날이었다. 아무튼 예배당에 도착하자마자 영주가 거느린 경호군사들이 갑자기 폭군으로 변해 날뛰기 시작했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라. 항명하는 자는 모두 사살하겠다.”

이렇게 되니 놀란 신도들이 황급히 달아나고 이 사달은 곧 안에도 전해져 신부를 비롯한 수녀 및 카오스(Chaos) 교단 관계자들이 모두 나타나 영주에게 결사적으로 항의하기에 이르렀다.


“아무리 영주라지만 이제 영지민의 신앙생활에게까지 간섭을 하겠다는 거요, 뭐요?”

신부의 격렬한 항의에 마왕의 눈이 노여움으로 붉게 물드는 것 같더니 결코 뱉을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너희들이 나에게 도움을 준 것이 뭐 있느냐? 영지민들의 돈이나 뻔뻔스럽게 갈취하고, 너희들은 노동하나 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살고 있지 않느냐? 본 영주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니, 본 영주는 오늘부터 너희들을 전부 추방할까 한다.”


아무리 마왕이라지만 종교탄압까지 하는 영주는 본 적이 없는 신앙인들이기에 너무 어이가 없어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라쿤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 마왕에게 간하기 시작했다.


-------------


작가의말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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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향사가 되다 +3 16.10.06 823 9 9쪽
8 향사가 되다 +2 16.10.05 855 11 8쪽
7 향사가 되다 +2 16.10.04 934 12 8쪽
6 향사(鄕士, Esquire)가 되다 +2 16.10.02 970 12 8쪽
5 목숨을 건 내기 +2 16.10.01 889 10 9쪽
4 목숨을 건 내기 +2 16.09.30 1,033 16 8쪽
3 목숨을 건 내기 16.09.29 1,021 13 9쪽
2 목숨을 건 내기 +4 16.09.28 1,089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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