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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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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최근연재일 :
2024.06.24 13:10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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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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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2
글자수 :
470,959

작성
24.06.01 01:10
조회
2,825
추천
68
글자
12쪽

42화

DUMMY

42화




“신선들이 사용한다는 자연지기를 아십니까.”


“신선? 그런 게 있다고?”


“아뇨. 말이 그렇다는 소리입니다.”


메가 서울 시티, 아니 전 세계의 패권을 좌시하는 강한 집단 중 하나인 화산 메가 코퍼레이션. 그들의 기라성 같은 건물 안, 48층 높이의 건물 위의 임원 회의실은 드물 정도로 사람이 가득했다.


실제로 와 있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화산 코퍼레이션의 거물들이었으며, 실제로 이 자리에 오지 못해 홀로그램 아바타로 참여한 이들도 수백에 이르렀다.


5장의 매화 꽃잎을 형상화한 5각형으로 배치된 책상들의 가운데엔 AR 홀로그램으로 띄워져 있는 지구본이 있었고, 검은 옷을 입고 머리에 비녀를 꽃아 올린 장발의 남자가 연단에 서서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어쨌든 고서에 나온 신선들이 호흡만으로 힘을 얻는다는 자연지기와 유사한 기록은 이곳저곳에서 많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소위 내공 심법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숨만 쉬어도 마나가 는다는 헛소리 아닌가?”


“하하하하······.”


새하얗게 바랜 회색빛 머리칼의 장년인 백승수 이사가 농을 던지자 좌중에 웃음이 번졌다.


옛 기록에 따르면 어떤 특별한 호흡법만으로도 체내에 존재하는 마나, 즉 기라고 불리는 신비의 에너지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법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예전의 기록일 뿐. 현대에 와서 이야기 하기엔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었다.


숨만 쉬어도 마나가 늘어난다면 도대체 누가 목숨 걸고 던전을 드나들겠는가?


“하하. 물론 그저 근거 없는 옛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정작 우리 화산의 옛 문헌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문파로서 시작되었던 각 단체에는 비슷한 기록을 아주 진지하게 담은 문헌이 꼭 발견되기 마련이죠.”


마냥 우습게 볼 내용이 아니란 소리였다. 특정 시기에 조상들이 전부 비슷한 헛소리를 하고 있을 리도 없으니 말이다. 그때는 가능했으나 지금은 실전된 기술이라고 보는 게 옳았다.


“그래서 지금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바로 그······. 자연 지기와 연관이 있다?”


“거의 정확히 같은 개념을, 실제로 만들어 냈다고 보시면 됩니다. 벌써 여러 차례의 테스트로 안정성은 확보했습니다. 자, 이런 식으로 가장 청정한 자연이 보존되어 있는 지역. 대한민국에선 청청리에 우리의 마나 추출 공장을 만드는 겁니다.”


“호오······.”


“······.스읍 흠······.”


회의장의 사람들이 회의적인 시각으로 서류를 살폈다. 이 프로젝트는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곤란할 정도로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 정도 규모의 공장을 이런 깡촌에 짓겠다니. 성공할 확률은 확실한 겁니까?”


질문을 들은 검은 정장의 남자, 청두팔이 묘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 정장에 작은 분홍빛 매화 마크가 가슴팍에 새겨져 있는 옷은 화산 코퍼레이션의 직원이라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이었으나 그에게 유독이도 한 몸처럼 잘 어울려 보였다.


“가져오십시오.”


청두팔의 명령에 비서가 작은 케이스 가방을 하나 가져온다. 그 가방을 연 청두팔이 주삿바늘이 함께 있는 약물 앰플 하나를 꺼내 든다.


“이게 바로. 저희가 지난 몇 년간 청청리에서 테스트하며 만들어낸, 자연지기 마나 증진 앰플인 MP7입니다.”


평범한 투명한 앰풀처럼 보이는 투명한 물건 안에 무지갯빛으로 빛이 나는 액체가 잠들어있다. 그것이 안에서 작게 찰랑일 때마다 마치 홀로그램의 빛처럼 산란하는 무지갯빛이 회의장에 넘실거린다.


“오오오오······.”


“청청리의 자연 에너지로 뽑아낸 마나 증진 부스터입니다. 자, 효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직접 앰플을 주사하는 청두팔.

그리고 직후, 회의실 안에 임원들의 두 눈이 화들짝 놀라 커진다.


고오오오오오오······!!!


“느껴지시겠죠. 이 앰플을 사용한 뒤 수 시간 가량, 제 체내의 마나는 몇 배로 증가합니다. 본래 A급 헌터 수준인 저지만, 지금만큼은 그 어떤 S급 헌터보다도 강대한 마나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실제로 되다니······.”


화산 코퍼레이션에서 마나를 느낄 수 있는 이사들은 직접적인 자신들의 감각으로 청두팔의 마나가 눈앞에서 몇 배로 강대해지는 것을 느끼며 무시무시한 전율을 느꼈다.


오싹한 일이었다. 고작 앰풀 하나로 헌터가 몇 배나 눈앞에서 강해지다니!


그들이 느낀 전율의 분위기는 현장에 마나를 잘 모르는 이사들마저도 청두팔의 성과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게 만들었고, 홀로그램 너머의 참여자들까지도 놀라게 했다.


득의양양해진 청두팔이 외쳤다.


“제게 자금을 밀어 주십시오! 그렇다면 다음 달! 바로 다음 달부터 청청리에서 이 앰플을 대량 양산해 내겠습니다!”


“오오오오······!!”


“자, 잠시만요! 잠시만요 잠시만요!”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에, 평범한 직장인처럼 생긴, 화산 코퍼레이션의 간부라는 느낌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금테 안경의 평범한 직장 다니는 중년처럼 생긴 남자가 손을 들고 테클을 걸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앰플을 뽑아내면 이 자연의······. 지기라는 것이 소모돼서, 결국 청청리 일대는 황폐화 되는 게 아닙니까? 이 그래프를 참고해 보면 2~3년 안에 청청리와 주변 일대는 전부 죽어버린 사막이 돼버릴 텐데요. 심하면 서울까지도 그 여파가 미칠 테고······. 정부에서 이런 사실을 알고도 내버려두겠습니까?”


청두팔이 무슨 소리를 하나 했다는 듯, 가소로운 질문이라는 듯 피식 웃었다.


“법령에, 자연 지기에 관한 관련 법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법에 없는걸로 제재를 할 수 있을까요?”


“······.”


애초에 자연의 힘을 직접 뽑아다 쓰겠다는 발상과 기술 자체가 처음으로 세상에 약동하는 마당이었다. 이것을 제재할 제대로 된 수단이 마련되어 있을 리가 없었다.


차후에 혹여 제재를 받더라도, 화산 코퍼레이션은 충분히 이것으로 혜택을 본 뒤일 터였다. 기업으로선 완벽한 논리였다.


“······.”


평범한 직장인처럼 보이는 중년의 남자, 백창완은 금테 안경을 벗어놓고 마른세수를 했다. 화산은 본디 자연의 순환에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문파가 전신이었다. 그런데 기업을 조금 강하게 만들겠다고 자연을 착취하겠다니, 이건 화산의 정신으로 진행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실권을 잡은 청두팔을 그가 막을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회의장의 뜨거운 분위기 역시도.


“빠르게는 다음 달! 수십, 수백 개의 자연지기 앰플을 청청리에서 만들어 내겠습니다. 화산 메가 코퍼레이션이 다시금 이 세상의 지존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오오오오오오오오!”


신이 난 화산의 이사들은 박수까지 쳐 주었다. 의기양양한 청두팔이 씩 웃었다.



* * *



“그, 그러니까······.”


북해빙궁, 아이스캐슬 코퍼레이션의 토지인 워터파크를 지나서 있는 빙궁 농원. 푸르른 농작물들이 힘껏 자라고 있는 밭 가운데서 제갈이준은 자기가 이해한 게 정확하게 맞는지 다시금 되새겼다.


“농작물을 키우려고······. 마기를 들이부었다??”


“흐하하하하! 그렇지. 그렇지. 우리 아이스캐슬 코퍼레이션에서 만들어낸 강화 작물은 한계를 뛰어넘었다. 단순히 마기에 저항하는 작물이 아니라, 마기가 있으면 있을수록 더 잘 자라는 강화강화 작물을 만들어낸 거다!”


“그, 그런데. 다 좋은데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마기가 있어도 오히려 더 잘 자라는 작물을 개발해 냈다면 축하할 일이다. 오히려 정부에서 상을 주어야 할 농업적 발전이었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왜 고의로 마기를 더 가져다 들이부었냔 부분이었다.


지금 빙궁의 토지 주변에서 책정되는 마기의 양은 일반적인 토지는 물론, 게이트가 발생한 곳 주변부보다도 훨씬 높은 정도였다. 농작물은커녕, 사람에게도 해롭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농도였다.


빙궁의 토지가 있는 남남동 일대의 농작물들이 전부 죽어버린 것도 비슷한 연유였다. 이들이 자신들의 토지에 너무나도 막대한 마기 오염물질을 들이부어서 주변 농지에까지 여파가 미친 것이다.


빙주환 이사는 자신의 밍크코트를 여미며 피식 웃었다.


“강화강화 작물은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뭔데 그게.”


“바로, 마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단 점이었다.”


“······.”


이게 도대체 무슨 미친 소리야.

하지만 이어진 건 더 미친 소리였다.


“그래서 우린 그 문제점을 해결했다. 게이트 안에서 마기 오염물질을 퍼다가 비료로 줬지. 그게 정답이었다. 덕분에 강화강화 작물들은 지금도 쑥쑥 자라고 있다! 우리 아이스캐슬 코퍼레이션이 미래 식량 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것이다! 으하하하하하하!”


“오염물질을 일부러 지구로 유출을 시켜?! 내가 헌터생활 하며 들어본 미친 소리 중 가장 참신한 미친 소리다!”


제갈이준이 갈 소리를 지르자 빙주환과 비서가 움찔한다. 제갈이준이 덧붙인다.


“이거 심각한 법 위반인 건 알고 있지? 마기 오염물질 고의 누출은 중죄야 중죄!”


정부에서도 마기의 관리와 정화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가. 아니 전 세계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그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정신 놓은 녀석들이 농작물 키우겠다고 일부러 게이트 속에서 마기 오염물질을 캐다가 유출하고 있었다니. 알려지면 크나큰 제제, 아니 아이스캐슬 코퍼레이션이 국제 제재로 사라질 수도 있는 중대한 위법 사항이었다.


“물론 알고 있다. 불법이란 사실은.”


빙주환이 씩 웃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들키지 않으면 불법이 아닌 법!”


“찌찍?!”


“햄스터도 어이없어한다. 네가 정말 정신이 나갔구나.”


“흐흐흐. 이 세상 기업인 중 제정신인 사람도 있었던가?”


빙주환이 제갈이준의 일행을 향해 손을 펼치자 허공에 미미한 기운이 스쳐 지나가는 게 제갈이준의 감각에 느껴졌다.


“뭘 한 거지?”


“워터파크 일대에 전부 전파 차단 장치를 가동했다. 너희가 어설프게 신고 전화 같은 걸 하게 두지는 않는단 소리다. 그리고. 얘들아!”


“예!!”


백색의 패딩을 입은 빙궁 소속의 헌터들이 여기저기 옥수수 숲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손님들 보내드려라.”


빙주환은 손님들을 보내드리라고 했지만, 헌터들의 움직임은 제갈이준네를 한 명도 살려 보내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고 있었다. 문밖이 아닌 저세상으로 보내 줄 심산이었다.


차르르릉······.


검을 뽑아 든 빙궁의 헌터들이 차밀하게 제갈이준과 친구들을 포위해 왔다.


“아, 아, 아저씨 어떻게 해요!”


“호들갑 좀 떨지 말고.”


주사랑이 제갈이준의 뒤에 매달리듯 하며 징징거렸다. 하지만 그럴 만도 했다. 11명의 장정이 사람을 일거에 벨 수 있을법한 장검을 들고 다가오는 중이었으니까.


“A급 내지 B급 정도 들인가······.”


제갈이준을 제외한 추영광과 박선아, 주사랑과 햄스터나 거위 등은 전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선생의 재책정 등급이 D급이란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 들었지요.”


빙주환이 여유를 되찾은 듯 말을 다시 올려 하며 빙글빙글 웃었다.


아직 그는 제갈이준의 몸이 회복 중이란 사실도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D급 헌터 하나와 일반인 몇 명이니 순식간에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래도 반찬은 많이 차려 주셨네. 고작 D급 하나 잡자고 헌터들을 이렇게 무더기로 데려오다니.”


“제가 대접은 좀 극진히 하는 편입죠. 하하하하. 지난 세월 선생에게 얻어먹은 거 오늘 전부 갚겠습니다. 얘들아! 쳐라!”


“예!!”


칼을 빼어 든 헌터들이 제갈이준을 향해 빛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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