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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새글

캡틴베어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최근연재일 :
2024.06.16 13:1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06,898
추천수 :
4,614
글자수 :
415,080

작성
24.05.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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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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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글자
17쪽

16화

DUMMY

16화




슈화아아아아앗!


정수아는 다음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상대였던 당미미도 마찬가지였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살랑이는, 마치 평화로운 머나먼 들판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움을 담은 바람만이 그들의 주변에 기류를 만들며 흐르고 있었다.


“아니 남의 집에서······.”


놀란 정수아가 목소리의 주인공을 따라 시선을 위로 들었을 때, 보인 것은 성이 잔뜩 난 제갈이준이었다.


“뭣들 하는 거야 도대체! 우리 집 한 해 농사 다 망칠 일 있어?!”


한 손에는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 하지만 이 또한 일종의 무기인, 그렇지만 문외한이 겉보기엔 평범한 접이식 부채로만 보이는 전자동 섭선을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손에는 제갈세가의 비장의 무기를 계승하는 기다란 금속으로 만들어진 만년필인 판관필이 들려져 있었다.


바람처럼 달려온 제갈이준은 한 손에 든 판관필로 당미미의 스킬을 무효화시킴과 동시에 다른 손에 든 부채를 휘둘러 정수아의 스킬을 흩어버린 것이다.


‘그래그래. 잘했다.’


난 바로 옆에서 자기 잘했냐는 듯 어깨를 으쓱이고 있는, 유난히 머리가 샛노란 숏컷의 남자아이처럼 생긴 바람의 정령 레몬을 눈빛으로 살짝 칭찬해 주었다.


옹알! 옹알~ 옹알!


아주 기가 살아서 콧대가 하늘을 찌른다.

귀여운 짜식. 하지만 이 녀석과 바람의 정령들 덕분에 정말로 대참사가 일어날 것을 막았다.


‘바람의 정령들은 이런데 도움이 되고.’


물의 정령들이 물속에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해 주고, 땅의 정령들이 날 도우면 마치 괴력 스킬을 지닌 헌터처럼 어마어마한 힘을 쉽게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바람의 정령이 날 도와주면, 바람과도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지금 깨달았다.


“성좌 메시지가 떴기에 그나마 다행이지, 그런 스킬을 우리 집에서 쓰면 어떡해?”


“자, 잘못했어요 선배······.”


정수아는 졸지에 불장난하다가 집안 다 태워먹을 뻔 한 어린아이 처럼 혼나고 있었다.


“그, 그게 저기······. 당가가······. 자객이요······.”


“당가고 뭐고! 지금 그게 성전 스킬까지 꺼내 들 일이야?!”


“······.”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된단 말인가.

상대는 분명 S급의 자객. 막기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하는 게 당연히 맞다. 그렇지 않았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어, 어떻게 된 거지?’


하지만 지금 이준의 존재가 그 당연한 이야기를, 상식적이었던 정수아의 대처를 괜히 호들갑 떤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었다.


‘선배를 보고 자객이 멈춘 걸까?’


정수아는 방금의 상황을 돌이켜 봐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히 적은 어마어마한 수준의 살초를 꺼내 들었다. 그런데 제갈이준이 둘 사이에 끼어듬과 동시에 그 스킬이 증발하듯 없어져 버렸다.


그 말인즉······.


“서, 선배?! 혹시 마나 쓸 수 있게 된 거예요??”


정수아의 얼굴이 환희로 물들었다.

앞뒤 상황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준이 이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였다.


고등급 던전의 성난 파동을 얻어맞고 마나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폐인이 되었던 제갈이준이 돌아왔다는 말이다.


“그래. 그리고······. 축하한다.”


“네?”


“성좌님이 돌아온 거지?”


정수아 역시, 이 사실을 이준이 말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방금은 마치 전성기 때의 자신이 그랬듯 적과 맞서 싸우는데 온 신경을 쏟고 있었기에 좀 전의 스킬. 승리의 검이라고 불리는 스킬을 쓴 것에 이상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하지만 승리의 검은 그녀의 성좌인 ‘영원한 처녀 수호성인’이 아주 특별한 상황에만 허락 해주는 성전 스킬이었다. 직접적으로 성좌의 힘의 일부를 빌려오는 스킬로, 이것은 성좌와 아주 깊은 유대감, 그리고 성좌의 뜻과 일치하는 상황이 아니면 쓸 수 없다는 다단계의 제약이 걸려있는 까다로운 스킬이었다.


그리고 그 스킬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정수아의 두 눈이 떨린다.


“그, 그런가 봐요. 선배! 선배를 지키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더니······. 성좌님이 응답해 주셨어요!”


자신의 손바닥을 펼치고 바라보던 정수아의 어깨가 떨린다. 말이 이어질수록 울컥한 감정이 올라온 정수아가 기쁨과 감동이 얽힌 눈으로 이준을 올려다보며 자기도 모르게 맺힌 눈물방울을 손가락으로 닦는다.


그리고 정수아가 이런 기쁨에 취해 방금 놓쳐 버린 사항.


제갈이준이 부채질 한 번에 그 귀중한 성좌스킬을 무효로 돌려버렸다는 사실이었다.


‘정령이라는 게 활용하기에 따라······. 가능성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이준은 방금 둘 사이에 끼어들며, 두 사람의 스킬을 무효화시켰다. 사실 당미미의 스킬을무효화 시킨건 제갈이준의 입장에서 아주 힘든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당미미가 잔뜩 뒤를 방심하고 있었기도 하고, 진심으로 100%의 살초를 펼치지 않았기에 더욱 그런 것이었다.


바람의 정령과 함께 달려옴과 동시에 당미미의 주변에 마나를 증발시켜버리는 간단한 소형 진을 만들었다. 그리고 진법으로 당미미의 스킬이 약해진 틈에 판관필로 그녀의 스킬의 힘이 모이고 있던 표창을 쳐내버렸다. 물론, 원리를 안다고 아무나 따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S급 헌터들간의 싸움에선 흔히 펼쳐지는 수준의 상황이었으나, 이런 깡촌의 새벽에 펼치기엔 상당한 수준의 고급 스킬이었다. 그런 게 갑자기 튀어나오니 당미미가 대처를 못 한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당미미는 실전 싸움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지금 신체 수준은 당미미가 오히려 제갈이준보다 몇 수 위나, 싸움은 그런 것으로만 하는 게 아니었다.


‘배들 부르냐?’


반면, 성전 스킬은 아무리 노련한 S급 헌터 출신이라 해도 이토록 쉽게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 반쯤 도박 수로 불의 정령들의 무더기를 그저 정수아의 방향으로 뿌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옹알······. 옹알······.


끄익! 옹알······.


정수아는 보지 못하고 있지만, 정수아의 주변엔 지금 그저 작은 탁구공이라도 불러도 될 정도로 배가 빵빵하게 불어 오른 불의 정령들이 동실동실 떠다니고 있었다.


정수아의 승리의 검이 만들어낸 열기를, 그냥 정령들이 물을 마시듯 홀짝홀짝 그대로 콸콸 다 마셔버린 것이다.


스킬을 막은 게 아닌, 결과를 일으키는 중간 과정을 먹어버린 셈이다.


“그건 그렇고.”


난 엉덩방아를 찢은 채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당미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어디 변명이라도 해 보시죠.”


“서, 선배! 그 사람은 자객이에요! 조심하세요!”


“자객이 아니라 도둑이야.”


“도둑이요?”


“응. 상추 도둑.”


난 당미미 입술 옆에 묻어있던 상추 조각을 떼어내며 말했다. 증거물 확보다.


“아하, 하하하하······. 그게 상추가 다 떨어져서······.”


당미미가 어색하게 웃었다.




* * *



뽀얀 하얀빛의 음료수!

언뜻 보기엔 하얗기만 하지만 그것을 면밀히 살피면 그 안에는 부드러운 노을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곡물의 고소한 향은 입안을 맴돌고, 아는 이들은 약수라고 부르는 청량한 맑은 물의 톡 쏘는 감각이 목으로 넘어간다. 은은한 새콤함은 다음 한 모금을 부른다.


“죽이네 이거!!!”


“하하하하.”


정씨 아저씨가 만들어낸 막걸리에 추영광의 표정이 말로 다 못 할 정도로 구겨진다. 하지만 이것은 고통이 아니다. 맛에 대한 감동! 진실의 미간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와. 선배. 이건 진짜 맛있는데요??”


“조금만 먹어. 넌 원래도 술 안 마시잖아.”


“이건 정말 얼마든지 마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정수아도 감탄에 감탄을 했다.


지금 우리는 내가 지은 쌀, 그리고 우리 앞마당의 펌프로 나오는 지하수로 만들어낸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얼마 전 정씨아저씨에게 부탁했던 것이 이런저런 보완을 거치고, 물도 우리 집 지하수 것으로 쓰면서 이런 맛이 됐다.


처음 느끼는 첫입의 감각은 마치 가벼운 음료수 같다. 하지만 깊은 맛이 살아 있어 마시면 마실수록 그 누적되는 깊이는 가히 막걸리 마니아라도 두 손 두 발 들고 칭찬할 만하다. 그리고 끝맛은 사라지는 게 아쉬운 사막 위 오아시스의 신기루처럼 자꾸만 다음 입을 갈구하게 만든다.


“내가 막걸리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건 내가 보기에도 물건 중 물건이다!


“어떠냐 영광아. 이 정도면 그 옛날 유명했다던 청청막걸리 명성 되찾아 올 수 있겠어?”


“허허허허······. 야 쁘라더 이거는,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추영광이 아무도 없는데 주변 눈치를 살피는 거 같더니 조용히 목소리를 깔고 말한다.


“솔직히 폼 떨어지기 전 청청막걸리보다 훨씬 맛있는데??”


“그래?”


나는 짐짓 모르는 척 말했지만 그렇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이 막걸리를 짓는데 들어간 재료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쌀과 물! 그런데 이 두 가지가 정말로 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맛있었기 때문이다. 맛있는 재료로 담근 술인데 맛이 없기는 더 힘들다.


“아이 우리는 일도 안 했는데 이렇게 맛 나는 막걸리 대낮부터 먹고 있어도 되나 몰라. 고생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추영광이 혀를 쯧쯧 차며 말했다. 그리고 그 말에 찔린 사람.


“저, 저는 괜찮아요······. 하하하하하하······.”


텃밭에서 농사하며 나온, 어지간한 트럭으로 치워야 할 크기의 쓰레기 꾸러미를 모아서 옮기고 있던 당미미가 웃으며 말한다. 웃기는 웃는데, 정말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는 표정이다.


당미미는 우리 집에 침입해서 소란을 일으킨 죗값을 치르는 중이었다. 처음엔 돈으로 보상하겠다고 했으나, 내가 본인이 직.접. 우리 집의 일을 손수 돕는 조건으로만 용서해 주겠다고 했다.


그렇다. 이것은 노동 교화형인 것이다.


‘정신을 좀 차려야 할 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나랑 얽히게 된 건지야 모르겠지만, 저런 캐릭터들은 다루기가 까다롭다. 하지만 다루는 방법은 있었다.


“아무튼 이 막걸리, 팔면 잘 팔리겠지?”


“야 말이라고?! 전국 통일이지 이건!”


“오호, 천하 통일이라······.”


이상하게 마음에 드는 말이다.

이상하게 북쪽(서울)을 정벌하고 싶어지네?




“그. 그게 정말인가??”


“네. 그러니 아저씨는 걱정 마시고 일단 막걸리 연구만 해 주세요.”


“하이고. 세상에야 이런 일이······.”


정 씨 아저씨가 감격한 얼굴로 몇 번이나 나한테 감사 인사를 했다.


“이제 살았네. 이제 살았어. 이 은혜를 내가 어떻게 갚아야 할 지······. 제갈형님이 살아계셨으면 자네를 정말로 많이 자랑스러워하셨을 거야. 아이고······.”


정 씨 아저씨가 연신 메마른 얼굴에서 삐질삐질 자꾸만 삐져나오는 눈물을 거친 손으로 훔쳤다.


정 씨 아저씨의 막걸리 양조장과 일체, 즉 청청리의 자랑으로 손꼽히던 ‘청청막걸리’ 그 자체를 내가 인수하기로 했다.


사업과 관련된 빚, 그 일체까지 모두 내가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선산도 파시고 싶다고 하셨죠?”


“그래. 빚을 갚으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 중이었지······. 하지만 조상님들이 물려준 건데 팔기가 좀 그렇긴 해······. 그 산은 말이 선산이지 지금은 조상님들 묘는 없는 곳이라 큰 불효는 아니기야 하지만······.”


이 시대의 산이란 값어치가 없었다.


언제 어디서 몬스터가 튀어나올지 모르는데, 인적이 드문 토지를 많이 가지고 있는다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과 몬스터 소동에 구태여 얽히고 싶다는 소리와 마찬가지였으나.


일반인이 산의 위협을 제대로 감당하기란 힘든 것이다. 뭐, 전직 S급 헌터라도 되는 사람이 갑자기 시골에 내려와 사는 경우라면 또 다르겠지만.


“그 산도 제가 사겠습니다.”


“정말인가??”


“아저씨 개인 빚도 있으시잖아요. 제가 산을 사면 그것도 해결하실 수 있으시죠?”


“그, 그야 그렇지만. 아무도 안 사는 산을 자네가 뭣 하러······. 다시 말하지만 그건 우리 집안에나 의미가 있지, 지금은 값어치가 좀 그렇긴 해······.”


“상관없습니다. 안 그래도 산이 좀 있었으면 했거든요.”


“······. 하하하하하! 그래. 그래그래. 자네라면 아마 우리 아버지도 용서하실 거네. 자네 집안이랑 우리 집안은 오래도록 친하게 지내고 그랬다 이 말이야.”


그렇게 웃던 아저씨는 점점 울상이 되어갔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 주면 내가 이 은혜를 도대체 어떻게 갚으란 말이야······. 응? 이준아. 내가 네 할아버지랑······. 아유.”


우리 할아버지가 인심이 좋았나 보다.

어려서부터 우리 할아버지와 막역한 사이였던 정 씨 아저씨는 아주 가끔 어린 나와 보게 되는 경우가 있긴 했었다. 그때마다 술 술 냄새가 났기에, 나는 아저씨가 그냥 동네 주정뱅이인 줄 알았던 기억이 있다.


‘나름 역사와 정통이 살아있고.’


아저씨는 무려 삼대 정통의 막걸리 장인이었다.


“진짜, 내가 내 거라고 생각하고. 청청 막걸리의 자존심을 걸고! 우리 제갈 사장님 면이 딱 설 수 있게! 진짜로 맛있는 막걸리 한 번 만들어 내 보겠어!”


“그럼요. 그거면 됩니다 아저씨.”


든든한 사업아군이 생겼다.

내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자꾸만 울먹이는 아저씨의 자글자글한 눈주름 사이로 진심이 뭉클하게 느껴졌다.


아마 이거면 할아버지도 만족하시겠지.


“그런데 아저씨. 막걸리 양조장에 돈을 빌려줬던 곳이 이거······. 여기 맞아요?”


“응. 그래 맞어······. 하이고. 처음에는 당장 한 달만 막아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나는 일이 이렇게 될지 몰랐지. 그래도 거기가 아무래도 좀 자비롭고. 아무래도 낫지 않겠나 싶어서 덥석 받았던 건데······.”


관련된 서류를 살피던 제갈이준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소림 캐피탈이라고······.”


청청막걸리에 돈을 빌려주고, 끝내는 고리로 양조장을 넘기게 할 뻔했던 주체는 소림 캐피탈이었다. 소림 메가 코퍼레이션의 산하 금융 기업이다.


메가 서울의 기업들과 큰돈만 거래해도 수익이 넘쳐날 거대 금융사가 굳이 굳이 시골 깡촌의 막걸릿집에 자기들이 찾아와서 돈을 빌려줬다.


이거 일이 재밌게 돌아가는데?


“야 이준아!!!”


그때, 양조장 앞에서 누군가 고성을 꽥 질러댔다.


“뭔데 난리야.”


“큰일이야 큰일!!”


추영광이 어서 나오라는 듯 손짓을 마구 해 댄다.

갑자기 무슨 일이지?


나는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 추영광의 포터 쪽으로 다가갔다.


“오리백숙 집에, 오리백숙 집에!!”


다급한 목소리. 무슨 일이 난 것이 틀림없다. 추영광은 허둥거리며 오리백숙 집 이야기만 반복했다.


“무슨 일 있어 오리백숙 집에?”


“박보연이 왔다잖아! 박보연이가!”


아. 난 또 뭐라고.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국민 여배우가 오리백숙 집에서 촬영 중이란 소리다. 그걸 뭐 그리 큰일 났다고 떠드는 건지 정말.


“안 밟고 뭐하냐 이 자식아!! 박보연 씨라며!!”


“그렇게 나와야지 브라더!!”


내가 조수석으로 뛰어오르며외치자 추영광이 포 포터를 출발시킨다.


“야 영광아.”


“왜.”


“그런데 형수님이 너 이러고 다니는 거 아냐?”


“······.”




* * *




동그란 눈매, 깨끗한 얼굴선, 부드러운 피부 톤, 귀여운 목소리. 웃으면 반달이 되는 눈매와 치아가 가지런히 보이는 미소까지. 그야말로 청순함, 귀여움의 대명사로 불리는 여배우 박보연의 연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오오······. 와 진짜 대박 예뻐.”


“쉿! 조용히 하래 잖아.”


오리 백숙집의 근처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백숙집 안에서 촬영을 이어가는 박보연을 구경하기 바빴다.


박보연은 상대 남성 배우를 또렷한 눈으로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영화에서 박보연 캐릭터가 처음 등장하는 아주 중요한 씬이었다. 분위기는 차밀했고, 상대 배우도 촬영장의 모든 스태프도 박보연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잔뜩 감정을 끌어낸 박보연의 입이 떨어졌다.


“사람이, 사라미익! 그럭 사라메켁! 그러면 안돼는 거잖 케헷. 아 죄, 죄송합니다?? 아 진짜 죄송해요. 아 왜 이러지 진짜.”


“······.”


“아! 아아. 아!”


엄청난 삑사리와 목막히는 소리를 빽빽 내지른 박보연이 괜히 발성 연습을 하며 민망함에 얼굴을 이마 끝까지 붉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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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1 ch****
    작성일
    24.05.29 08:29
    No. 1

    화산에 이은 소림!!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99 lunar
    작성일
    24.06.05 06:21
    No. 2

    작가가 중국인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g5******..
    작성일
    24.06.06 07:16
    No. 3

    친구의 부인은.. 부인돼시는분이 나이가 더 많으면 형수님..나이가 더 어리면 제수씨라고 부릅니다. 계곡에서 노는 에피소드에서 오빠라고 부르던데 왜 친구부인에게 형수님이라고 계속 쓰시는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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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화 +1 24.06.01 2,404 6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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