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새글

캡틴베어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최근연재일 :
2024.06.16 13:1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05,793
추천수 :
4,607
글자수 :
415,080

작성
24.05.14 13:10
조회
4,667
추천
86
글자
12쪽

8화

DUMMY

8화



“우리 시아버님께서 이 제갈이준이란 사람을 만나고 오셨다는 거지?”


“그뿐만 아니라 하룻밤 묵기도 하신 거 같습니다.”


“꺄아! 이런 일이 있었단 말이지?”


당미미의 두 눈이 샛별이 깃든 듯 반짝였다.

이 상황을 앞에 둔 양 비서는 딱 죽을 맛이었다.


‘또 안 알려줬다가 나중에 알게 되며 무슨 불호령이 떨어질까 알려주긴 했다만.’


양 비서에게 최선의 시나리오는 당미미가 사안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물 건너갔다. 당미미의 자칭 ‘시아버님’의 행보에 그녀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거다. 물론 진짜 시아버지라면 그러지 않았겠지만, 시아버님으로 모시는 게 희망 사항인 당미미니까.


“그리고 황보 컴퍼니랑 연관 있는 사람이라고? 이것도 재밌긴 한데 흠······.”


이번엔 당미미의 눈이 다른 의미로 빛났다. 모략을 꾸밀 때의 악역의 눈!


‘오래나 가면 모르겠지만.’


당미미가 오래도록 하는 일이라고 헌터연맹장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한백지를 스토킹 하는 일 뿐이었다. 그건 거의 10년째 하는 중이니까 그래, 인정이다. 정작 관심도 없는 한백지의 근처에서 그를 스토킹하듯 하며 한백지 주변에 접근하는 여자는 온갖 계략과 모략으로 전부 쳐내고 있는 당미미.


‘악역 영애냐고···.’


한백지는 의문일 것이다.

어째서 자신 같은 남자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는지. 사태를 낱낱이 아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쩌다 당미미 같은 집착 악녀에게 걸린 거냐고.


“맞다 양 비서. 저번에 그 앰버서더 백은?”


“아, 여기 가져다 놨습니다.”


“아니 그걸 왜 이제 말해! 꺄아! 이 아름다운 자태 좀 봐봐! 이 애기 귀여운 거 봐. 옴뇨뇨~ 언니가 예뻐해 줄게? 양 비서 나 사진!”


“네. 컨셉은요?”


“응! 어···내가 시집을 읽고 있는데 우연히 옆에 앰버서더 백이 있는 거야! 자, 여기 우연히! 아핫!”


“느낌 좋습니다. 이쪽으로 조금 더··· 네 그쪽이 조명이. 예뻐요! 찍을게요!”


“잠깐만 안경을 좀 쓸까? 시집이니까 매칭해서. 자 감정 들어간다···.”


탑 스타 같은 앰버서더를 위해 제작된 한정판 명품 백을 왜 당미미가 얻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지만 잘도 맞춰 주는 양 비서.

하지만 그 당미미가 걱정이 되는는 양 비서다.


‘명품에 남자에··· 평판 안 좋아지는 일만 하고, 탕가 메가 코퍼레이션이 좋아하는 독기 어린 행보 같은 건 전혀 없으니······.’


당미미는 그 무엇이 되었건 자기 마음대로 일이 안 풀리거나 조금만 위험하다 싶으면 메롱 하고 발을 빼 버리는 성미를 가지고 있었다. 뭐든지 진득하게 하지 못한다. 그녀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진득하게 한 거라고 헌터맹장 아들 한백지 스토킹뿐. 그나마 한백지는 그녀에게 관심이 없으니 딱히 신통한 일도 아니었다.


또 탕가 코퍼레이션 TANGA COP은 이상한 정신론을 가진 기업이었다. 누구든 충분한 독기를 보여주어야 후계자로 적합하다는 발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어떤 일이든 크게 관련 없었다. 물론 회사의 위세를 높이는 일이라면 더욱 좋았다.


‘너무 숏츠 같은 인생 아닙니까······.’


양 비서는 진심으로 당미미를 아꼈다.

당미미가 대략 중학생이던 시절부터 함께한 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득문득 그녀가 걱정되곤 했다. 잡기에만 관심을 가지는 당미미. 그리고 딱히 보여 준 적이 없는 독기. 이것 때문에 그녀는 이사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회사 내 정치 구도에서 크게 밀려나고 있었다. 현 CEO의 유일한 딸임에도 불구하고 올드보이 들에게 후계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아하하하! 내 인스타그램에서 이 한정판 백 보면 한백지씨도 내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알게 되겠지? 그리고 지적인 면모도 챙겨 주는 센스~”


게다가 굉장히 잘못된 남성관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 당미미가 크게 상처받을 게 분명해 보여서 양 비서는 말을 아낄 뿐이었다.


“훔, 그럼 그 농장이라는 데로 가 볼까? 아~ 벌레 나오는 거 아니야? 더럽다 생각만 해도.”


“농장? 제갈이준의 농장 말씀이십니까? 거길 가시게요?”


“엥, 당연한 거 아니야? 양 비서 완전 감 다 떨어졌네.”


“가서 어쩌시게요?”


“킥~ 내 정체를 일단 딱 숨기고 살짝~ 가 보는 거지. 분.명.히! 이거 뭔가 있다 이 말이야, 아, 우리 시아버님께 또 점수 딸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일단 가 보자고. 핫핫핫”


이번에는 얼마나 갈는지.


“끙···네.”




* * *




“야 준아. 이게 진짜 맞냐? 이렇게까지 일을 벌여야 했어?”


“···내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럴 의도는 절대 없었다?”


나와 영광이는 청청계곡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며 왠지 모를 죄책감에 뻘 소리를 주고받고 있었다.

아름다운 폭포를 배경으로 백색 자갈이 깔린 청청계곡. 하지만 쓰레기로 덮여 있어서 그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던 곳이 매우 빠른 속도로 정화가 되고 있었다.


우우우우웅—!


어디선가 동원된 중장비가 커다란 쓰레기 더미를 덤프트럭에 실어 옮긴다.

그뿐만 아니다. 기계가 줍기 힘든, 사람이 주워야만 하는 자잘한 쓰레기를 줍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한가득하였다.

문제는 계곡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청청리의 전체 주민보다도 많았단 거다.


아직 덥지도 않은 날씨지만 양복 재킷을 벗어두고 팔을 걷어붙인 남자들, 치마를 입었으면서도 집게를 들고 담배꽁초부터 줍는 여자들, 작정한 듯 작업복을 입고 온 남녀 여럿도 보였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은.


“대단하다 제갈이준. 이 동네 공무원이란 공무원은 다 동원 시키다니. 네 전화 한 통이면 온 동네 공무원들이 덜덜 떠는구나?”


“아니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의도하지 않은 인근 공무원들의 총출동!

심지어 오늘은 토요일이었다.


“아유 서, 선생님. 커피 한잔하시죠!”


“아 괜찮습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선생님 드리려고 사 온 겁니다!”


심지어 어디서 사 온 건지 브랜드까지 있는 카페 커피를 내미는 공무원 아저씨.


“도, 도시락도 있어요! 제갈이준 선생님!”


다른 여자 공무원은 나와 영광이 몫의 도시락까지 챙겨준다.


세상에,

이 사람들이 도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겠어.


주말에 등산도 아니고 주말 쓰레기 용역을 시키다니.


‘시장님 도대체 뭘 하신 겁니까······.’


시장이 넌지시 시청 공무원들에게 청청계곡 정화 사업에 대해서 말했고, 시청 공무원들은 의문의 단합대회에 참여하게 되었고, 시청 공무원들이 움직이니 인근 동사무소에서도 안 나올 수는 없는 일, 그 결과, 100여 명의 공무원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청청계곡의 정화 사업을 도와주고 있게 된 상황이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은 여신의 뜻.

비록 불쌍한 공무원들이 주말 출근을 해서 나한테 원망 어린 시선 한 번 못 보내고 아주 자발적으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성좌님··· 은 뿌듯하시죠? 제가 여신님의 뜻을 이루고 있는 거죠?’


[ ‘어디에도 없는 여신’ 이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합니다. ]

[ ‘어디에도 없는 여신’ 이 부재중 상태를 띄웠습니다. ]



그런 거 원래 없었잖아!


나만 나쁜 사람 만들기로 작정한 듯한 환장의 콜라보 속이다.


“야 도시락 맛있다.”


“맛있네 진짜로··· 커피도 달다······..”간 만에 즐기는 도시의 맛이 나쁘지는 않다.

곰곰이 보니까 나랑 영광이만 도시락 종류가 공무원들과 다른 거 같은데, 내 착각이지? 거짓말이라고 해 줘, 너무 미안하잖아······.


어쨌든 덕분에 지상은 더 이상 손을 보탤 게 없을 정도로 빠르게 쓰레기가 치워지고 있었다.


[ 퀘스트 목표 : 1. 청청계곡 쓰레기 치우기 9700/10000 ]


물 아래쪽의 것을 치워야 할 시간이었다.


“자 너희도 든든히 먹어둬라.”


내가 도시락 뚜껑에 맛있는 돈가스를 한 조각 덜어서 내 근처에 있던 하급 정령들에게 내밀었다.

물론 정령이 진짜 밥 먹고 움직이는 애들이야 아니라지만, 어쨌든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게 아닌가.

근데 의외의 일이 일어났다.


냠냠 냠냠

퉤이! 퉤퉤!!


내가 권하는 돈까스를 조금씩 뜯어서 먹던 녀석들이 안색마저 안 좋아지며 다 뱉어내는 게 아닌가.

메시지는 분명했다.


시져!


“어라··· 그럼 이건?”


도시락에 있던 김치전을 먹으라고 줘 봤지만 반응은 비슷했다.


퉤이 퉤이!

지지! 지지!


질색 팔색을 하며 전을 뱉어내는 정령들.

뭐야, 너희 부침개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김치부침개라 그런가······.’


입맛 까다롭네 거 참.


어쨌든 뭐라도 좀 먹이고 싶었는데 무리인 거 같다.


함냐 함냐?


원펀걸이 나를 가리키며 뭔가 먹는 시늉을 해 보인다.

그러자 옆에 있던 물정령 팀장님도 고개를 끄덕끄덕해 보인다.

내 부침개가 좋다는 소리 같다.


“알았어. 끝나고 나면 해 줄게.”


순간 화악 분위기가 밝아지는 정령들.

정말로 순간 녀석들을 감싼 빛이 잠깐 환해진다.

귀여운 짜식들.

내 요리 솜씨는 알아가지고.

하여간 맛 잘 알 들이다. 이런 급식실에서 나올듯한 부침개와 나의 명품 부침개를 동일 선상에 놓을 수야 없겠지. 나는 작은 미식가들을 데리고 잠수 준비를 했다.


“이번엔 빤쓰가 아니네.”


“사람은 발전하는 법이니까.”


난 남자들이 해변 등에서 수영복으로 많이 입는 짧은 반바지를 안에 입고 왔다.


바로 탈의를 하기 시작하자 쓰레기를 줍던 공무원들이 의아하게 날 바라본다.


난 그대로 언덕에서 뛰어서 계곡물 속으로 다이빙했다.


풍덩!


황토색과 녹색의 이물질로 더러운 계곡 바닥이 날 맞이한다. 나와 함께하는 물 정령들이 어느새 내 주변을 부드러운 파란색 빛을 내며 맴돌고 있다.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지고, 시야는 오히려 물 밖에 있을 때 보다 넓고 명료해진다. 정령과 계약하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못 할 청량한 감각. 꼭 정령들이 자신의 감각을 나눠 주는 듯한 기분이다.


“물이 더러우니까 기분이 별로란 말이지.”


그 맑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폐수에 가까운 참담한 물의 상태이니 마음이 좋지 않다. 아니, 화가 난다.


뿌우 뿌우!


화가 난 것은 나뿐만이 아닌 듯 물 정령 몇몇이 입술을 비죽인다.


물의 정령의 힘을 빌리면 물속에서 쓰레기 치우기란 간단한 일이었다.


[ 퀘스트 조건 : 1. 청청계곡 쓰레기 치우기 10000/10000(달성)

2. ???

3. ??? ]


첫 번째 퀘스트 조건은 금세 채워졌다.

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조건이 있었다.


‘이상한데, 쓰레기는 다 치웠는데······.’


물론 모든 쓰레기를 100% 없앴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어디에도 없는 여신이 내준 과제 분량은 채웠다. 그럼에도 다음 퀘스트 조건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았다.


‘더 깊이······.’


나는 점점 계곡에 떨어지는 폭포수 근처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놀라운 것을 두 눈으로 보고 말았다.


띠링!


[ 퀘스트 조건 : 2. 사악한 마법진 제거하기 0/1 ]


그것은 물속에 숨어있던,

사람 2배 크기의 거대한 마법진이었다.

마법진에선 탁한 어둠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설마 그 화산이 이런 짓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X급 귀농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수정사항) 소림 캐릭터들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24.06.04 166 0 -
공지 제목 바꿨습니다! 24.06.03 259 0 -
공지 연재시간 -> 오후 1:10 (매일 1개) 24.05.17 3,844 0 -
62 61화 NEW +1 6시간 전 557 34 17쪽
61 60화 +5 24.06.15 1,073 52 13쪽
60 59화 +5 24.06.14 1,193 59 15쪽
59 58화 +2 24.06.13 1,346 50 13쪽
58 57화 +3 24.06.12 1,443 55 18쪽
57 56화 +2 24.06.11 1,568 56 17쪽
56 55화 +3 24.06.10 1,651 55 13쪽
55 54화 +1 24.06.09 1,809 53 14쪽
54 53화 +2 24.06.08 1,894 61 19쪽
53 52화 +3 24.06.07 1,956 64 16쪽
52 51화 +1 24.06.06 1,987 63 15쪽
51 50화 +2 24.06.05 2,136 62 16쪽
50 49화 +2 24.06.04 2,220 68 14쪽
49 48화 24.06.04 2,229 61 14쪽
48 47화 24.06.03 2,278 64 13쪽
47 46화 +1 24.06.03 2,321 63 12쪽
46 45화 +1 24.06.02 2,323 66 13쪽
45 44화 24.06.02 2,375 69 12쪽
44 43화 +1 24.06.01 2,390 63 15쪽
43 42화 24.06.01 2,400 61 12쪽
42 41 화 +1 24.05.31 2,553 66 13쪽
41 40화 24.05.31 2,606 62 14쪽
40 39화 +4 24.05.30 2,575 67 15쪽
39 38화 24.05.30 2,603 66 14쪽
38 37화 +3 24.05.29 2,761 74 13쪽
37 36화 +1 24.05.28 2,852 74 13쪽
36 35화 +2 24.05.28 2,789 68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