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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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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최근연재일 :
2024.06.16 13:1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06,812
추천수 :
4,612
글자수 :
415,080

작성
24.05.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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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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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화

DUMMY

2화




“이게 말이 돼?! 갑자기 A팀이 병신이라도 됐단 말이야 뭐야?”


황보 컴퍼니의 사장 황보유중이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

그의 앞에 있는 것은 레이드 A 팀의 관련자들, 그리고 이사이자 그의 사촌 동생인 황보유혁이였다.


“시일이 이전보다 더 걸리고 있긴 하지만 공략은 계속 진척되고 있습니다. 곧 좋은 소식을 가져오겠습니다.”


“곧? 곧? 3일 뒤면 계약 보호기간 만료되는데 곧 이라고? 소림 코퍼레이션에서 밀고 들어오면 김전무가 몸으로 막아 내기라도 할 거야?! 나한십팔장 몸으로 버틸 자신 있어?!”


“죄, 죄송합니다!”


황보유혁의 옆에 있던 김전무가 다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던전 업무의 일선에서 뛰지 않는 데스크 맨. 황보유중의 시선은 자연스레 현장 관리 업무도 함께 하는 황보유혁에게 향했다.


“넌 꿀 먹은 벙어리야? 할 말 없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짓을 하길래 그 정도 규모 던전을 3일이 지났는데도 못 밀고 있어? 장난쳐? 황보 컴퍼니 애들이 단체로 약이라도 먹은 거야?”


“······하.”


황보유혁의 입장에서도 답답할 노릇이었다.

사촌 형이자 사장인 황보유중에게 불만이 없을 수가 없었다.


너 때문이잖아 이 자식아. 너 때문에!


‘제갈형만 잘 구슬려 놨어도.’


하지만 그 속마음을 대놓고 말하기도 힘들었다.


“하? 하? 내 앞에서 한숨 쉬는 거야 지금?”


“···제갈선생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큽니다.”


“······지미럴.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끼긱.

황보유중의 의자가 기우뚱하며 옆으로 꺾였다.


“그 새끼 없으면. 나머지 전략팀은 놀아? 이게 무슨 학생들 동아리야? 메가콥 되겠다는 새끼들 대처가 사람 하나 빠지면 밥숟갈도 제대로 못 챙기는 체계를 만들어 놨단 말이야?”


반박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황보유중의 말도 정론이었다.

적어도 회사라면 그래선 안 된다. ‘나 없으면 회사 안 돌아가’는 월급쟁이의 흔한 착각 중 하나일 뿐 이여야만 했다. 실제로 한 명이 빈다고 조직의 기량이 약해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3 일이야. 알아서 처신 잘해! 내가 회사고 뭐고 부도내고 네놈들 대가리 깨러 다니는 꼴 보기 싫으면!”


황보유중의 노성에 찢어지는 마나의 기파가 주변으로 퍼지며 그것으로 회의 아닌 대책 회의가 마무리되었다.


“후 씨팔.”


밖으로 나온 황보유혁은 담배에 불을 붙여 빨며 옆 머리를 긁어댔다.


“환장하겠네.”


차라리 황보유중의 말대로였으면 좋겠다.

전략팀이 제갈이준 없이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체계를 가진 팀이었다면 좋겠다는 말이다.

실제론 그거보다 더 기가 막혔다.


“···황보 컴퍼니는 전략팀이 없어.”


아예 없다.

라고 평가하는 게 올바르며 냉정한 평가였다.

던전 공략 전략팀. 소위 공전팀이라고 불리는 팀은 이 시대 거의 모든 회사와 메가 코퍼레이션의 핵심 부서 중 하나였다.

여타 수입과 수익 분야를 늘리는 게 지금의 회사 형태라곤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 모든 것의 근간은 몬스터의 토벌과 던전 공략이다. 그 두 가지가 밀리는 회사는 다른 회사들에 의해 자연스레 도태되어 사라져 간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제갈선생과 아이들 이란 건 파악하고 있었지만······.”


제갈이준이 마땅히 받아야 할 지위만 없었다 뿐이지, 황보 컴퍼니 전략팀의 사실상의 우두머리이며, 팀의 일 자체가 그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도 알고야 있었다. 하지만.


“대체 제갈형은······ 어떤 사람인 거지?”


인제 와서는 황보유혁은 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분명 잘 아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자신조차도 제갈이준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던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걸 어떻게 전략팀이라고 하겠어. 제갈이준 비서팀이지.”


사태가 이렇게 되고 나서 알아본바 현재 회사의 전략팀엔 던전과 공략을 연구하는 체계 자체가 아예 없다시피 했다. 모두가 제갈이준의 심부름에 가까운 일만 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씨팔 그 새끼들은 감봉이다. 하는 것도 없으면서 그렇게 돈을 쳐 받고 있었어?”


하아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기분.


‘이러다 진짜로 회사 무너지는 거 아니야?’


과한 해석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멘탈 케어가 잘 안됐다.

이런 순간에 멘탈 케어는 누가 해주었는가.


‘···제갈 형이었지.’


투.

담배를 뱉은 황보유혁이 전화를 건다.

좋은 생각이 났다.


“팀장님. 팀장님한텐 제갈형이 어디로 가는지 말했죠? 예. 한 번만 봐주세요. 제가 얼굴만 보고 오고 싶거든요. 인사만 하게 해 주세요. 네.”


황보유혁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 * *



금빛의 태양이 찬란히 대지를 물들인다. 아직 차가운 공기마저 햇빛이 달궈 주는 거 같은 아침.

할아버지의 농장에는 푸른 새 생명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연둣빛이 비추는 푸르른 새싹들. 아직은 따듯하진 않은 대기를 뚫고 기지개를 켠 새로운 생명들.


손 뼘보다 크게 자란 부추들 사이사이 꺄르르 웃는 땅의 정령들이 이리저리 숨바꼭질하며 놀고 있다.


“부추는 정말로 빨리 자라는구나.”


이게 농사일을 뿌듯함인 걸까?


“···좀 많이 빠른 거 같긴 한데?”


내가 부추 씨를 뿌린 지 4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농사를 잘 모르지만 원래 이 정도로 빠르진 않을 거 같은데?


“좋은 게 좋은 거지.”


성좌가 밭갈이부터 파종까지 도와주고, 땅의 정령들이 밤새 농작물을 돌봐주고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난들 놀랄 게 없어 보였다.


“이런 거에도 적응이 되네.”


새삼 기적 같은 하루하루다.


“이게 사위도 안 준다는 초벌 부추라고.”


가만히 있어도 퍼지는 향이 수확을 시작 하자 진동을 한다.


허브가 왜 필요한가. 이게 코리안 허브다.


맡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풀 내음이 차곡차곡 허파에 들어찬다.


사가각, 사가각······.


부추는 일반적으로 드는 생각보다 더 밑의 줄기를 잘라 주어야 한다.


거의 땅에 들어가 있는 줄기를 베어 준다는 감각으로 베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끝 마름 현상이 없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 추수해도 상관없지만 부추는 일반적인 경우에도 1 년에 4번은 수확하는 다 수확 작물.


다음의 수확까지 기약하며 수확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옹알 옹알

옹알 옹알


땅의 정령들은 내가 베어낸 부추에서 퍼지는 향기에 코를 들이밀며 킁킁거리며 저들끼리 뭐가 좋은지 떠들고 있다.


귀여운 자식들.


“자.”


잘라낸 부추 잎 하나를 던져 주니 자기들끼리 몰려들어서 가지고 논다.


어떤 녀석은 어느새 내 어깨 위에 매달리듯 올라와 있다.


“너도 기분 좋니?”


끄덕끄덕!


크크. 귀여운 녀석.


머리를 5:5 가르마로 바짝 탄 단발 정령의 머리를 손가락 끝으로 살살 만져 준다.


내가 만지는 부위가 빛나며 흐물거린다.


실제로 만져지는 거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녀석도 기분이 좋은지 더 만져 달라는 듯 손가락에 머리를 비빈다.


건강해지는 풀 내음을 실컷 맡으며 한 바구니가 넘는 부추를 수확했다.


아직 밭에 심어둔 부추의 1/10 정도밖에 수확하지 않은 것이다.


당장은 꼭 수확해야 하는 정도도 아니고, 팔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일단 이 정도만 베자.


[ 퀘스트 목표 : 아무 농작물이나 수확해 보기 100/100 ]


퀘스트 목표도 채웠으니 말이다.


[ ‘어디에도 없는 여신’ 이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


[ 퀘스트 목표 달성! ]

[ 퀘스트 클리어! ]

[ ‘어디에도 없는 여신’ 에게 평판이 증가했습니다! +1 ]

[ 퀘스트 보상을 획득합니다! ]


[ 스킬 ‘얌얌오행’ 을 회득했습니다! ]


“오호. 이건 뭐지?”


[ 얌얌오행 ]

음양오행이 적용된 작물의 옵션을 활성화합니다. 약재 다듬기, 요리하기, 재료 손질하기 등에 발휘됩니다.


“아하··· 그게 이렇게 이어지는 거구나?”


성좌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받았던 랜덤 씨앗 박스.


그곳에서 나온 작물의 씨앗엔 특이한 옵션이 붙어있었다.


이번에 수확한 부추를 예로 들면···


[ 맑은 피 부추 ]

최고 수준 부추입니다.

>음양오행< 해독과 해혈, 정화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이렇게 떡 하니 보이는 상태 창에 음양오행이라는 옵션이 붙어 있다.


‘이게 얌얌오행 스킬과 만나면 활성화된다는 거지.’


얌얌오행 스킬로 증폭된 상태에서 음양오행 옵션이 제대로 활성화된다.


“해독과 해혈, 정화··· 흠. 좋은데.”


흔히 부추의 효능이라고 하면 언급되는 것들이 증폭이 되어있는 버전 인 건가?

부추는 참 좋은 식재료다.

무치면 부추무침이 되고, 오이와 함께라면 훌륭한 오이소박이 재료가 되고, 전을 해 먹어도 되고 그래, 국밥에 넣는 것도 빼놓을 수 없지.

아 군침 도네?


생애 처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을 거친 농작물이 담긴 바구니를 허리에 끼고 한숨 돌릴 참이었다.


부와아아앙~~ 끼이이이익! 두우와아아앙!!


“뭐지, 동네에 폭주족이 있나?”


산 높고 물 맑은 청청리.

그 청청리에 폭주족이?

인상이 찌푸려지는 외지인을 기대하며 저쪽을 바라보았다.

··· 웃기긴 하네, 나 여기 온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외지인 타령이라니.


하지만 등장한 것은 내 예상을 발칵 깨는 것이었다.


끼이익 촤아아아앗!!

부와아앙!


파란색 1톤 트럭 포터가 흙길에서 드리프트를 하며 농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격렬한 급커브에 한쪽 바퀴를 든 포터가 옆으로 미끄러지며 무수한 흙먼지를 일으키고 그것을 헐리우드 영화의 폭파 씬 처럼 뒤에 남기며 유유히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다.


이런 미친.


차라리 할리 오토바이 폭주족 부대가 훨씬 덜 무서운 사람들이다.

일단 오토바이로 폭주를 하는 사람들은 말은 통할 사람일 확률이 높다. 어떤 의미에서든 최소한의 상식은 있는 사람일 테니까.

하지만 포터로 폭주 드리프트를 하는 사람이란, 그야말로 천재지변이었다.


자연스럽게 현역 헌터 때의 감각으로 적을 살피게 된다. 포터에서 내린 사람은 나보다 키가 두 뼘은 큰 근육질의 남자였다.

머리의 태양혈에서부터 턱 끝까지 내려오는 라인이 단단하게 안쪽으로 자리가 잡혀 있는, 전형적인 무투가 타입의 인상이었다.

그 남자가 자신의 멜빵 청바지의 멜빵을 퉁기며 인상을 구기며 걸어왔다.


“이런 시발. 진짜잖아?”


날 보곤 눈썹을 치켜올린 남자가 욕지기를 내뱉는다.

당장이라도 한 대 칠 듯이 눈썹을 구기며 성큼성큼 다가온다.


“나는 내 귀가 잘못된 줄 알았네. 누구 허락 맡고 나한테 인사도 안 오고 여기서 농사를 짓고 있어?”


“······.”


남자가 위협적으로 양팔을 벌리며 내게 다가왔고.

난 피식 웃으며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쒸빨 브라더!”


“오랜만이다.”


덩치가 큰 남자는 커다란 꿀단지라도 발견한 곰 마냥 나를 와락 껴안고는 자기의 면도 덜된 얼굴을 마구잡이로 부벼댔다.


내 초등학교 시절 베스트 프랜드.

추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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