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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 킹, 리얼 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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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필름
작품등록일 :
2023.12.06 13:18
최근연재일 :
2024.02.13 10:31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500
추천수 :
1
글자수 :
274,466

작성
24.01.3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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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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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37.

DUMMY

오늘 다과회를 주최한 포트만 카펜터는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는 루비를 향해 살짝 비꼬는 듯이 물었다.


“어머, 루비양. 오랜만에 뵙네요?”


에드윈을 도와 빵집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친목회에 참석을 하지 못했던 그녀는 살짝 민망하다는 듯 사과의 뜻을 건넸다.


“죄송합니다. 공사가 다망하다보니 그리 되었네요.”

“공사다망했다면 그럴 수도 있긴 하죠. 그런데 6개월동안 모임을 빠질 정도라니... 어떤 일인지 궁금한데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포트만은 입꼬리 한쪽을 슬쩍 올리며 바빴던 이유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사실 이미 무슨 일을 하는지 뻔히 다 알고 있지만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하라는 뜻으로 묻는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루비 또한 그 의도를 뻔히 다 알고 있었다.


‘죄 지은 것도 아니고 내가 감출 이유가 없지.’


그녀는 방긋 미소를 지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아, 저희 영지에 에드오빵이라는 빵집이 있는 건 아시죠? 제가 거기서 일을 하고 있답니다.”

“빵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요?”

“예.”


소식을 모르는 다른 영애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귀족영애인 루비양이 평민이 할 법한 일을 한답니까?”

“맞아요. 굳이 그런 일을 왜 귀족영애인 루비양이 한답니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묻는 영애들의 보며 루비는 당당하게 생각을 밝혔다.


“아버님은 일단 영지를 개발하기 위해선 영지민들의 삶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영지에 사는 사람들 비중은 평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니까요. 그런만큼 아버님도 저도 영지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에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나름 제 적성에도 잘 맞았고요.”

“그런거라면 다른 일도 있지 않나요? 왜 하필 빵집이죠?”

“에드오빵은 저희 영지가 가장 내세울만한 곳이니까요.”


루비의 자신만만한 이야기에 포트만과 다른 영애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호호호! 아니 빵집이 영지를 대표한다고요?”

“아니 얼마나 제대로 된 것이 없으면 빵집이 영지를 대표한답니까?”


모두의 비웃음에 루비는 발끈하고 말았다.


“우리 에드오빵은 그냥 빵집으로 생각하시면 곤란한데요?”

“그럼 뭐죠?”

“에드오빵은 이 프레이 왕국을 대표하는 최고 빵집입니다.”


자신만만한 루비의 말에 포트만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최고의 빵집이라니 루비 영애가 오버가 좀 심하군요?”

“그러게요. 왕국 최고의 빵집이라면 왕성수도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루비양. 최근에 아이덴가 영지가 많이 개발이 되었다고 해도 이제 빈민촌에서 벗어난 수준인데... 그런 영지부심은 좀 내려놓으시는 게 어때요? 누가 보면 촌스럽다고 할 것 같네요.”


다른 영애들의 비웃음에 루비는 속이 부글거렸다.

그런 루비의 거만스레 지켜보던 포트만이 말을 더 보탰다.


“그리고 루비양. 최고 빵집이라고 이름 붙일 거면 수도에서 유행하는 밀레드 빵집 정도는 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밀레드를 최고로 친다는 이야기에 자극을 받은 루비는 바로 반격에 나섰다.


“고작 밀레드 빵집 정도로 왕국 최고라고 하다니... 어이가 없네요. 밀레드에서 파는 것들의 원조는 바로 우리 에드오빵이라는 걸 모르시나 보죠. 게다가 밀레드에선 구경도 해보지 못한 빵과 과자도 있는 것이 우리 에드오빵인데 비교가 되나요?”

“어머, 루비양.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시면 곤란한데요?”

“누가 이야기를 지어낸다고 하십니까?”


다른 이들의 도발에 발끈한 루비는 공격적으로 오버해서 에드오빵을 치켜세웠다.

그러자 포트만은 넌지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어머, 루비 영애가 저렇게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니 오히려 궁금해지네요? 어떤 빵집인지? 그렇지 않나요?”

“그러게요? 루비 영애가 그 정도로 자신있게 이야기를 한다면 뭔가 있는 거겠죠?”


포트만은 다른 이들과 눈빛을 주고 받은 후 방긋 웃으며 제안을 던졌다.


“음, 안 그래도 다음 다과회 순번을 정하려고 했는데... 우리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그동안 루비 영애가 주최하는 다과회가 없었으니 다음 다과회는 루비영애가 주최하는 걸로. 그때 자랑하는 그 빵과 과자를 맛 보여주는 거죠. 어때요?”


제안을 받은 루비는 뒤늦게 아차했다.

포트만의 도발에 자신이 완전히 넘어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꺼낸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는 노릇.

그녀는 오히려 더욱 강하게 호언장담했다.


“좋습니다. 안 그래도 다과회를 한 번 열려고 했는데 잘 됐네요. 이번에 제대로 한 번 맛을 보여드리죠.”

“오! 기대하겠어요. 루비영애.”


그렇게 포트만이 주최한 다과회 모임은 루비의 다과회 모임이 결정되면서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헤어질때쯤 루비는 포트만 영애를 붙잡았다.


“포트만 영애.”

“루비 영애. 다과회 관련해서 할 말이 아직 남았나요?”

“아니요, 개인적으로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뭐죠?”

“오늘 모임에 앤은 초대되지 않았나요?”


앤은 루비와 가장 친한 귀족 친구 중에 하나였다.

원래 다과회 모임 멤버중에 하나였는데 이번 모임에 보이지 않자 의아해 물어본 것이었다.

그러자 포트만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오히려 되물었다.


“어머 앤 영애에 대한 이야기 듣지 못하셨어요?”

“이야기라뇨?”


루비의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는 표정에 포트만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하아, 정말 모르셨나 보군요?”

“응? 대체 뭔데 그러죠?”


루비의 다그침에 어딘가 망설이든 포트만은 아까와는 달리 정말 심각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


“지금 맥플러 백작가는 풍비박산이 났답니다.”

“예?!”


--------------


맥플러가 저택.


포트만의 이야기를 맥플러 백작가를 찾은 루비는 망연자실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백작가의 저택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된 상태였다.

정원사가 아주 손을 놓은 것인지 정원은 잡초가 무성한 상태였고, 정원수 또한 아무렇게나 가지를 뻗은 상태였다.

게다가 저택또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깨진 창문이 보이고, 여기저기 오물들이 마구 뿌려지있는 상태였다.

루비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저택의 대문을 두드렸다.


-탕! 탕! 탕!


“아무도 없습니까?”


그러나 안쪽에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루비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대문을 강하게 두드리며 재차 사람을 불러보았다.


-탕! 탕! 탕!


“앤! 나야! 루비 아이덴이야! 있으면 좀 나와줘! 응?!”


루비는 누군가 나와주길 바라면서 꽤 오랫동안 문을 두드리며 앤을 애타게 불러보았다.

그제서야 안쪽에서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퀭한 얼굴을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루, 루비...”

“앤! 이게 어떻게 된거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흑! 나, 나 어떡해?”


다그치는 물음에 앤은 눈물을 글썽이며 무릎을 꿇었다.


"앤, 일단 들어가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당황한 루비는 앤을 그대로 감싸안은 뒤 그대로 저택안쪽으로 앤을 데리고 들어갔다.


저택 안은 바깥 정원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청소를 몇 달은 하지 않은 것인지 바닥엔 먼지가 자욱했고, 가구와 장식품 여기저기엔 이상한 딱지 같은 것들이 흉하게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니, 이 딱지들은 대체 뭐야? 그리고 저택 꼴은 이게 뭐고?”


루비의 물음에 앤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압류딱지.”

“뭐? 압류딱지?”

“응.”

“아니, 압류딱지가 왜 너희 집에 붙어있어?”

“빚이 많거든.”

“빚이라니... 아니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루비는 소파에 앤을 앉혀놓고 본격적으로 물었다.

그제서야 앤은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우리집... 사기 당했어.”

“사기?”

“응. 그것 때문에 엄마는 지금 감옥에 계시고 나 혼자 이렇게 저택을 지키고 있는거야.”

“세상에... 대체 누구한테 사기를 당했다는 거야?”

“글렌 셰필드 백작.”

“글렌 셰필드 백작?”

“응, 그자 때문에 우리 집은 풍비박산이 난 거야.”


앤의 원한 가득한 눈빛과 부드득 가는 이에 루비는 보통 한 맺힌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였다.


-탕! 탕! 탕!


“어이, 앤 맥플러! 네 서방이 왔는데 문 안 열고 뭐하는 거야?”


밖에서 걸걸한 사내 하나가 난데없이 앤의 서방이라고 떠벌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아직 성인식도 치르지 않은 애한테 서방이라니... 이건 또 무슨... 앤? 너 왜그래?”


앤쪽으로 고개를 돌린 루비는 깜짝 놀랐다.

사내의 목소리에 앤은 완전히 사색이 된 채 자신의 몸을 방어하듯이 감싸안으며 벌벌 떠는 것이 아닌가.

루비는 떨고 있는 앤의 몸을 감싸안으며 물었다.


“앤, 저 사내가 하는 말이 진짜야?”


앤은 두려움이 혼이 빠진 사람마냥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앤을 붙잡고 간절하게 말했다.


“루, 루비야. 나 좀 구해줘.”

“뭐?”

“나 여기서 좀 내보내 줘. 여기서 나가고 싶어.”


그 간절한 바람을 들은 루비는 두르고 있던 숄을 벗어 앤에게 둘러주어 안심을 시킨 뒤 쿵쿵 거리는 걸음으로 대문 앞까지 걸어가 소리치며 문을 열었다.


“어떤 놈 남의 집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문이 열리자 문 앞에는 루비보다 덩치가 1.5배 정도 됨직한 한 사내가 술냄새를 풀풀 풍기며 수작을 걸어왔다.


“오우, 이 아리따운 아가씨는 누구신가?”


루비는 술 냄새에 얼굴을 찡그린 채 코를 틀어막이며 싸늘하게 물었다.


“너야말로 누구냐?”

“나? 난 이 집주인이 될 사람이자 저 년 남편 될 사람이지.”

“남편?”

“그래, 남편.”

“이건 또 뭔 수작이야? 앤이 너 같은 파락호 같은 인간이랑 혼인을 한다고?”

“킥킥킥, 어이, 친구한테 우리 사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거야? 미래의 서방님한테 너무 한데?”


안 그래도 겁을 집어먹은 상태였던 앤은 사내의 이죽거림에 더욱 몸을 떨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루비는 그대로 사내의 정강이를 냅다 걷어차버렸다.

정강이를 정통으로 걷어차인 사내는 그대로 맞은 부위를 부여잡고 화를 터트렸다.


“이 년이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사내는 루비의 멱살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호락호락 당할 루비가 아니었다.

평소 호신술을 익혀두었던 그녀는 오히려 흥분한 사내의 공격을 슬쩍 피한 후 다리를 걸어 쓰러뜨린 후 팔을 꺾어버렸다.


-뚜두둑!


“으아아악!”

“흥, 날 너무 우습게 본 것 같은데 너 같이 대낮부터 술쳐먹는 주정뱅이 하나 정도는 상대할 수 있거든? 자, 이대로 집에 갈래? 아니면 팔이 부러져볼래?”

“가, 갈게! 간다고! 간다니까?”

“간다고 했는데 너한테 복수니 뭐니 하면서 안간다? 그럼 그땐 양팔다리 전부 분질러버릴거야! 알았어?!”

“아, 알았어! 알았다고!”


그 애원의 말에 루비는 그대로 사내를 그대로 풀어주었다.


“너 시발 내가 술 깨면 보자!”


그렇게 사내는 잔뜩 허세를 피우며 도망을 쳤다.

사내가 사라진 뒤에도 앤은 여전히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루비는 자초지종을 더 묻고 싶었지만 앤의 지금 상태로는 아무 것도 물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고민하던 루비는 이내 벌벌 떠는 루비에게 손을 내밀었다.


“앤, 나랑 같이 가자.”

“어, 어, 어디...딜?”

“내가 지내는 곳으로 가자. 여기에 더는 못 둘 것 같아.”


머뭇거리던 앤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며 물었다.


“어, 어디로 갈 건데?”

“어디긴 어디야. 우리 집이지. 일단 여기 있으면 더 안될 것 같다. 저 주정뱅이 자식도 또 올테고 말이야.”


루비는 잔뜩 겁을 집어먹은 앤을 일으킨 후 그대로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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