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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 킹, 리얼 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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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필름
작품등록일 :
2023.12.06 13:18
최근연재일 :
2024.02.13 10:31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501
추천수 :
1
글자수 :
274,466

작성
23.12.2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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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021.

DUMMY

“왜? 빵집이 신기해?


에드윈은 차를 건네며 물었다.

낡은 빵집 여기저기를 신기하게 보던 루비는 건네준 차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이런 곳은 처음봐요. 여기서 왕자님이 직접 빵을 만드시는 건가요?”

“그렇지. 내가 다 만들지.”

“보통 이런일은 아랫사람들이 하지 않나요?”

“내가 압도적으로 더 잘 만들 줄 아는데 굳이 다른 사람한테 맡길 이유가 있나? 이왕이면 맛있게 만드는 게 좋잖아?”


에드윈의 자부심 가득한 대답에 루비는 묘하게 압도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보다 나르도 남작의 여식이 여기까진 어쩐일이지?”


본론에 들어가자 루비는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은 후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왕자님께 중요한 고발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고발?”

“예. 그전에 한가지만 약속해주세요.”

“약속?”

“제 부탁하나만 들어주세요.”

“부탁?”

“예. 나름 왕자님을 위해서 이렇게 고발하는데 저도 하나 건지는 건 있어야죠.”


당돌하게 요구조건을 말하는 루비의 모습에 에드윈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위해서 고발을 하는 거다? 좋아. 약속하지. 뭔데?”

“왕자님이 저희 아빠한테 지시하신 그 이상한 단속 건. 아빠가 하지 않을 거예요.”

“호오, 단속을 하지 않을 거다?”

“예, 정확하게는 하는 척만 할 거에요.”

“너 지금 아빠를 나한테 고발하는 거야?”

“예.”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루비의 모습에 에드윈의 눈이 조금 커졌다.

사실 한스와 왕자와 한 패인 나르도측에서 조만간 움지일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측을 했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르도의 딸이 상세하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러 오는 건 전혀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뭐지? 나르도 남작이 나를 속이려고 그런건가? 아니면 이 애 혼자 독단적인 생각인가?’


무작정 덥썩 물 이야기는 아니라 판단한 에드윈은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너 지금 나한테 이렇게 와서 이야기한데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

“알아요. 한스 왕자와 척을 질 수도 있다는 거죠?”

“그걸 알면서도 나한테 이렇게 왔다고?”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전 한스 왕자가 정말정말 싫어요. 솔직히 아빠가 한스 왕자의 뭘 보고 지지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 이야기를 하는 루비의 표정에선 정말 싫은 티가 팍팍 흘렀다.


“의외네? 너희 가문은 꽤 오래 한스 형님을 지지해온 걸로 아는데?”

“아빠가 보는 눈이 없어서 첫단추를 잘못 꿴 거라 생각해요.”


루비는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흐음, 뭐 그건 그렇다치고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지? 아무 이유없이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진 않은데?”

“왕자님이 아빠가 부정한 짓을 못하게 막아주세요.”

“나더라 막아달라고?”

“예, 제가 말려봤지만 소용없었어요. 그래도 전 아빠가 그런 짓까지 하는 건 싫어요. 그리고 왕의 후계자라 될 사람이 환각제까지 손을 대는 건 너무 심하잖아요. 매번 그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명령만 내리고...”


화를 내면서 이야기하는 루비의 모습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대강 예상이 됐다.

이미 낚인 물고기에겐 먹이를 주지 않는 한스의 성향상 일방적인 강요만 했을터.

그리고 정치적으로 줄을 대고 있는 남작은 싫어도 그걸 거부하지 못했으리라.


“아무튼 이건은 왕자님과도 관련이 있으니까 왕자님이 막아주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루비는 끝까지 또박또박 의견을 말했고 에드윈은 그 모습에 묘한 흥미를 느꼈다.


“너 내가 반푼이 왕자라고 불리는 건 알지?”

“알아요.”

“그런데도 나한테 이런 부탁을 하고 싶은 거야? 차라리 더 높은 사람한테 이야기하는 게 더 낫지 않겠어?”

“더 윗분이라고 하면 전하뿐인데... 그랬다간 아빠가 잡혀갈 수도 있잖아요. 전 그전에 막아주셨으면 하는 거예요. 왕자님은 어쨌든 환각제 문제를 막으려고 왔었던 분이니까요.”


루비는 감추는 거 없이 자신의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에드윈은 그 당돌한 솔직함이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루비라고 했지?”

“예.”

“그래서 나한테 하고 싶은 부탁은 뭐야?”


에드윈의 물음에 루비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들었다.


“어, 제 부탁 들어주신다는 뜻은 설마...”

“부탁부터 한 번 들어보고 결정하려고. 내가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일 수도 있잖아.”

“왕자님이면 들어주실 수 있는 부탁이에요.”

“뭔데?”

“쉬폰 케이크.”

“엥? 쉬폰 케이크?”

“예. 그거 하나만 만들어주세요.”


살짝 긴장하고 있던 에드윈은 너무도 간단한 부탁에 허탈함을 느끼며 웃음을 터트렸다.


“에잇, 웃지 마세요! 전 진짜 진지하단 말이에요!”

“아니, 웃지 말라고 해도... 너무 웃기잖아. 쉬폰 케이크 부탁 때문에 이렇게까지 한다는 게.”

“하아, 뭘 모르시네요.”

“응? 내가 뭘 모르는데?”

“그냥 단순하게 쉬폰 케이크가 먹고 싶어 그런 게 아니거든요?”

“그럼 뭔데?”

“저도 곧 데뷔탕트도 치르고 다과회도 열어야 하는데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음식하나 모르면 왕따 당하기 딱 좋단 말이에요. 귀족영애들 사이에서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같은 거라고 할까요?”


루비가 털어놓는 나름의 고충을 들으며 어린 여자아이라고 해도 그 나름의 싸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에드윈은 납득했다며 고개를 끄덕인 후 루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당돌하긴 해도 야무지고 똑부러지는 성격이 에드윈 마음에는 아주 쏙 들었다. 솔직히 말해 게으른 나르도 남작 밑에서 저런 딸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였다.

에드윈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너 아주 마음에 든다. 너 내 편 안할래?”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루비는 에드윈의 부담스러운 눈빛공격에 몸을 슬그머니 빼며 물었다.

그러자 에드윈은 부담스러운 눈빛을 강하게 쏘며 말했다.


“말 그대로야. 앞으로 내 편이 되서 날 도와줘.”

“제가요?”

“응. 너한테 꽤 좋은 싹수가 보이거든.”

“제가 왕자님을 도우면 저한테는 무슨 메리트가 있죠?”

“후후, 계산 빠른 것도 마음에 들어. 메리트라. 음, 맞다, 너 아까 귀족영애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했지? 그것보다 네가 유행을 선도할 수 있게 해준다면 어떻겠어?”


에드윈이 던진 메리트에 루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말 그런 게 가능하세요?”

“당연하지. 지금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쉬폰 케이크? 그 정도는 뭐 우습지.”


빵신의 기술이 모두 담겨있는 양손을 자신있게 선보이는 에드윈.

루비는 그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정말 그렇게 해주실 수 있으신거죠?”

“그렇다니까. 어때? 상부상조 콜?”


에드윈이 손을 내밀며 묻자 루비는 바로 그 손을 붙잡고 외쳤다.


“콜입니다!”


--------


다이제 상단.


“기사님. 오늘도 검수작업 하러 오셨습니까?”


럼프는 히죽 웃으며 병사들을 대동하고 나타난 기사에게 물었다.

기사는 귀찮다는 듯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검수? 그까이거 뭐 대충 차 한 잔 하고 시작하면 되는 거 아닌가?”


‘역시, 왕자님이 움직이셨구나.’


기사의 반응에서 럼프는 바로 한스 왕자가 잘 이야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살짝 비웃음을 흘리며 물었다.


“전하께서 제대로 하라고 공문 내려왔다면서요. 대충 하셔도 되겠습니까?”

“에헤이, 거 알 만한 사람이 왜 그러나?”

“어제까지만 해도 그리 빡세게 해놓고 하루아침에 이렇게 달라지나 싶어서 말입니다.”


럼프는 일전에 갑작스레 단속을 빡빡하게 했던 것을 떠올리며 말했다.

기사는 그런 럼프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달래주었다.


“거 참, 나라고 그리 하고 싶어 했겠나. 윗선에서 제대로 안하면 조진다니까 어쩔 수 없이 한 거지.”

“진짜... 다음부턴 너무 그러지 마십쇼. 진짜 서운했습니다.”

“알았네. 알았어.”


럼프는 한 번 더 뒤끝을 보여준 후 화를 풀었다. 기사는 그제서야 안도하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조심은 하라고. 여기서야 우리가 눈감아 준다 쳐도 만약 오고 가다가 문제 생기면 답도 없으니까 말일세.”

“그건 걱정마십쇼. 제대로 호위도 붙여놨으니까요.”

“다행이군. 자, 그럼 여기 검수 서류에 사인해.”


기사는 검수 확인 서류에 확인했다는 자신의 서명을 적은 후 럼프에게도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든 럼프는 역시 서명을 한 후 그 서류철에 밑으로 주머니 하나를 슬그머니 내밀었다.


“어허, 이러지 않아도 된다니까.”

“앞으로도 신경 좀 잘 써달라는 겁니다. 저기 다른 병사분들이랑 술한잔 하세요.”

“이러지 않아도 된다니까.”


기사는 입으로는 안 받는 척 해도 이미 서류철 손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주머니를 받아 챙겼다.

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밀짚모자의 사내 하나가 조심스럽게 상단을 나와 중얼거렸다.


“루비 영애 말이 진짜였네?”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레스였다.

루비가 다녀간 이후 정말 나르도의 조치가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상인으로 변장해 상단에 파견 나온 것이었다.


“흐음, 벌써 단속이 허술해졌다는 건 꽤 빠르게 준비를 하겠다는 뜻 같은데... 바로 왕자님께 보고를 드려야겠어.”


이쯤되면 더 볼 것도 없다 판단한 레스는 상단을 떠나 바로 에드윈에게 보고를 하러갔다.


----------


나르도 남작의 저택.


“나르도 남작. 기다리고 있었어.”


외출을 다녀온 나르도 남작 앞에 에드윈이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르도는 황당한 얼굴로 그 앞에 앉아있는 딸 루비에게 물었다.


“루비 왕자님이 왜 여기에 계신 거냐?”


루비는 시치미를 뚝 떼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글쎄요? 아빠를 뵈러 왔다고만 하셔서 제가 손님 대접을 하고 있었습니다.”

“네가?”

“예. 아빠가 오실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시니 저라도 손님대접을 해야죠.”

“하아. 알았다. 넌 일단 물러가거라.”

“예, 왕자님. 그럼 전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루비는 조신하게 인사를 건넨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나르도 남작. 딸을 참 예쁘게 잘 키웠어.”

“하하, 칭찬감사합니다.”

“아직 조만간 성년식에 데뷔탕트도 치른다고 하던데 맞나?”

“예, 그렇습니다만...”

“내가 선물 하나 해줘야겠네. 하하하!”


에드윈은 선물을 약속하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사정을 전혀 모르는 나르도는 그냥 빈말이라 생각하고 본론을 물었다.


“그보다 왕자님. 여기까진 어쩐 일이십니까?”

“아, 물어볼 게 있어서 왔어.”

“뭐죠?”

“한스 형님 다녀가셨다며?”

“예, 다녀가셨습니다. 왜 그러시죠?”


그게 무슨 문제인가? 하고 묻는 나르도.

그러자 에드윈은 입꼬리는 여전히 올린 채 눈웃음을 싸악 거두며 물었다.


“한스 형님 다녀가고 나서... 단속이 좀 시원찮아졌다던데? 해명을 좀 듣고 싶어서 말이야.”


눈빛을 본 나르도는 순간 몸서리를 쳤다.


‘뭐지? 4왕자가 이런 눈빛도 할 수 있었나?’


일전의 만남에서 마냥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거란 생각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인정했다간 죽도 밥도 안된다는 것을 잘 아는 나르도는 일단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전 분명 아랫것들에게 단속 강화를 명하고 다른 명령은 내린 적이 없습니다.”

“그럼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적당히 하는 건가?”

“그런가 보네요. 제가 영지를 일일이 전부 다닐 수 없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에잉, 망할 것들... 아랫것들에겐 제가 다시 말을 해놓겠습니다. 그러니 걱정말고 돌아가계시지요.”


나르도는 아랫사람들 탓으로 돌리며 적당히 둘러댔다.

그러나 에드윈은 의혹 가득한 눈을 풀지 않았다.


“나르도 남작. 내가 그 말을 믿을 거라 생각해?”

“그게 무슨...”

“미안한데... 나 그 망할 형님이 이 카놀이랑 연관되어있다는 걸 알고 있거든?”


‘뭐? 한스 왕자가 이 환각제 건이랑 관련되어있다는 걸 안다고?’


순간 벙찐 표정을 지은 나르도는 자신이 함정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드윈은 식은땀만 뻘뻘 흘리며 아무 말 없이 앉아있는 나르도를 보며 물었다.


“왜 그래? 땀을 왜 이렇게 흘려?”

“절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나르도는 대답대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에드윈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뒤로 젖힌 후 고민을 하더니 뜻밖에 제안을 던졌다.


“기회를 주지. 나랑 사업 하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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