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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 킹, 리얼 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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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필름
작품등록일 :
2023.12.06 13:18
최근연재일 :
2024.02.13 10:31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99
추천수 :
1
글자수 :
274,466

작성
23.12.25 13:20
조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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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20.

DUMMY

쾅!


“주, 주인님!”


나르도의 집사는 헐레벌떡 뛰어들어와 자신의 주인을 찾았다.

최근 잡다한 일들 때문에 머리가 아파 쉬고 있던 나르도는 요란스럽게 등장하는 집사를 보며 또 두통거리 하나가 찾아오는 거라 직감했다.


“야, 뭔데? 또 뭔데?”

“주인님. 한스 왕자님께서 1시간 뒤에 여기 도착하신답니다.”

“야, 한스 왕자가 여길 왜 와?”

“정말입니다! 여기 보십쇼!”


집사는 전령으로부터 방금 전달받은 편지를 건네주었다.

편지를 열어본 나르도는 그제서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야? 진짜잖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무슨 일로 온다더냐?”

“이유는 밝히지 않으셨습니다. 그냥 1시간 뒤에 온다고만 하셨습니다.”

“미치겠네!”


아무 예고도 없이 이렇게 기습방문을 한다는 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터.

그러나 무슨 이유로 찾아오는 건지 나르도는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뭐지? 딱히 왕자님한테 밑보인 적은 없는데···. 뭐지? 뭐지?”


그러자 집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 혹시···. 에드윈 왕자와 연관있는 건 아닐까요?”

“에드윈 왕자?”

“예. 그게 아니면 한스 왕자님이 이렇게 예고도 없이 행차하실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일리가 있는 말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급작스럽게 찾아올 이유로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에잇, 몰라! 일단 만나뵈면 알겠지! 집사. 사람들을 시켜 객실 치우고 왕자님 맞아들일 준비 좀 해줘!”

“알겠습니다.”


나르도와 집사는 서둘러 왕자를 맞이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끼익!


“으음!”


그때 부산스러운 저택 분위기에 잠이 깬 루비가 기지개를 켜며 문을 열고 나왔다.

루비는 지나가던 시녀 하나를 붙잡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바빠?”

“지금 한스 왕자님이 오신답니다.”

“한스 왕자? 그 사람이 갑자기 여길 왜 와?”

“저희도 모르죠. 갑자기 1시간 뒤에 방문한다고 연통을 해와서 준비중입니다.”


‘무슨 일이지?’


루비는 갑작스러운 한스의 방문에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재미있는 일이 생길까 싶어 서둘러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


한시간 뒤.


“왕국의 미래를 뵙습니다.”


한스 왕자가 저택에 들어서자 나르도는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한스는 거만스럽게 콧대를 세우며 인사를 받았다.


“응, 오랜만이야. 그동안 잘 지냈지?”

“예, 왕자님께서 염려해주신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그보다 일단 안쪽으로 드시지요.”


둘은 그렇게 객실에 들어선 후 주변 사람들을 전부 물린 후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왕자님께서 여기까 어쩐일이십니까?”

“질질끄는 거 귀찮으니까 바로 본론에 들어갈게. 지금 자네 영지내 상단들 단속중이라며?”

“예. 이번에 에드윈 왕자님께서 카놀이라는 열매의 독점허가서를 전하로부터 받으셨다면서 상단의 단속을 강화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 단속 중단해.”

“예? 그게 무슨···.”

“내 말 못 알아들어? 단속 중단하라고.”


다짜고짜 던지는 무례한 지시에 나르도는 황당하면서도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

그러나 대놓고 티를 낼 순 없었던 터라 최대한 화를 참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왕자님.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뭐야? 그럼 넌 에드윈 지시받고 일을 하겠다는 거야?”

“왕자님. 이건 국영사업부에서도 따로 공문이 내려와 제가 거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에이, 그럼 적당히 하는 척만 해. 나중에 문제 생기면 내가 알아서 커버 쳐줄게!”


막무가내로 던지는 한스의 지시에 나르도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대체 뭐지?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잠깐, 전에 그 반푼이가 카놀로 만든 환각제가 우리 영지에서 유통이 됐다고 했지? 설마···. 그 환각제 문제에 한스 왕자가? 제길, 내 영지에서 뭘 꾸미는 거야?’


나르도는 일전에 에드윈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물었다.


“왕자님. 설마 환각제 문제에 왕자님이 관련되신 겁니까?”

“화, 환각제라니? 그게 무슨!”

“왕자님!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제 영지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제가 모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


나르도는 확신을 가지고 강하게 추궁했다. 그제서야 한스는 머리를 벅벅 긁더니 혀를 차며 순순히 털어놓았다.


“쯧, 그래, 자네 영지에서 사업 좀 했어.”

“왕자님! 아니, 저한테 어찌 일언반구도 없이 제 영지에서 이런 부정한 사업을 하십니까?”

“자금줄이 좀 필요해서 그런거야. 자네도 알잖아? 정치라는게 쩐이 많이 필요하다는 거. 그리고 어차피 스톨마을은 자네도 방치해둔 영지 아닌가. 그 망할 반푼이 새끼가 오기 전까진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그 말씀은···. 꽤 오래전부터 제 영지에서 환각제 사업을 해오신 것처럼 들리는데요?”

“음, 여섯달 정도 됐나?”


한스의 뻔뻔함에 나르도는 혀를 내둘렀다.


‘내 영지에서 멋대로 일을 꾸며놓고 이렇게 뻔뻔하게 나온다고? 이런 사람을 주군이라고 모셔야 하는 건가?’


나르도는 터져나오는 화를 꾸욱 참고 간언을 올렸다.


“왕자님. 그 사업 빨리 접으십시오.”

“왜? 자네 영지에 피해갈까봐 그래? 아, 걱정 말라니까? 내가 커버쳐줄게.”

“그게 아닙니다! 이런 부정한 사업 잘못 걸렸다간 왕자님이 가지신 모든 게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자네만 단속 안하면 날아갈 일 없어. 어차피 그 반푼이한테 무슨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하지만···.”

“아아, 하지만이고 저지만이고 됐고! 이유 설명해줬으니까 어서 시키는 대로 해! 토 달지 말고!”


한스는 끝까지 나르도에게 억지를 부렸다.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던 나르도는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쨍그랑!


한스가 돌아간 뒤 나르도는 물잔을 그대로 집어던지며 화를 터트렸다.


“제길! 한스왕자! 이런 식으로 나를 무시해?”


자신과 한마디 상의 없이 멋대로 영지에서 불법 사업을 벌인 것도 모자라 일방적인 명령까지···.

그는 무시받는 다는 생각에 모멸감을 느꼈다.

문제가 생기면 커버 쳐준다는 말도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르도가 가장 분한 건 이 명령을 거부할 힘이 없다는 것이었다.


“집사! 집사!”

“부르셨습니까?”

“전에 에드윈 왕자가 지시한 단속건 적당히 하는 척만 하라고 해.”

“하는 척···. 만요?”

“그래, 하는 척만.”

“괜찮을까요?”

“한스 왕자가 직접 와서 지시를 내리는데 내가 어쩌겠나. 거부할 힘이 없는데···. 에드윈 왕자도 어차피 우리가 안해주면 따로 단속할 힘도 없을거야.”

“알겠습니다.”


그때였다.


-덜컹!


“아빠!”


딸 루비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심상치 않은 딸의 표정에서 또 무슨 골치아픈 일이 있나 싶은 그는 관자놀이를 꾸욱 누르며 물었다.


“하아, 딸아. 무슨 일이냐?”

“아빠! 이상한 사업 도와야해?”


다짜고짜 던진 루비의 질문에 나르도는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너 그 이야기는 어디서 들은 거냐?”

“방금 전 한스 왕자랑 이야기하는 거 몰래 들었어.”

“뭐? 몰래? 하아, 진짜···. 야! 네가 그걸 왜 들어?!”

“에잇,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아빠, 그 사업 할 거야?”

“네가 관여할 일이 아니야!”

“아니 왜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야? 나는 남작가 사람 아니야?”

“아직 성년식도 치르지 않은 네가 끼어들 문제가 아니란 소리야!”

“성년식 안 치른 사람은 집안일에 끼어들지도 말라는 소리야?”

“하아. 루비!”

“할 거야? 안 할거야?”


루비는 끈질지게 따져 물었다.

어떻게든 말을 돌려보려고 노력한 나르도는 결국 관자놀이를 꾸욱 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할 거야.”

“아빠! 제 정신이야? 그러다 전하한테 걸리면 어떻게 하려고?”

“안 걸리게 하려고 한스 왕자가 부탁을 하고 간 거야.”

“백프로 확신해? 안 걸릴 거라고?”

“그, 그건···.”

“아빠는 한스 왕자가 죽으라고 하면 죽을 거야?”


쉴새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는 루비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나르도.

결국 그는 참다참다 루비에게 다시 한 번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루비!!!”

“아, 아빠···.”

“이건 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라고 했지! 그래, 불법적인 일이긴 해! 하지만 어른의 사정이라는게 있어! 단순하게 동조를 하는 게 아니야!”


솔직히 하고 싶지 않은 건 나르도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한스 왕자를 지지하기로 한 이상 그가 무얼 해도 일단은 눈감아 줘야 하고 따라야 자신에게 최소한의 콩고물이라도 떨어지니 말이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루비는 차분하게 물었다.


“아빠, 그게 정말 아빠 결정이야?”

“그래. 내 결정이야.”

“알았어. 그럼 나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

“후우, 그래. 이제야 너도 아빠를 이해하는 구나.”

“···.···. 그럼 난 내방가서 쉴게.”

“그래, 그러려무나.”


그렇게 루비는 더 따져묻지 않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루비는 곧바로 외출복을 꺼내 입은 후 시종을 불렀다.


“너 가서 집사 좀 불러와.”


-----------


<에드오빵>


“에드···.오빵? 왕자가 빵집을 차린 거야?”

“예. 그렇습니다.”

“아니 그런데···. 빵집 이름이 왜 에드오빵이야?”

“글쎄요, 저도 잘···.”

“이름 참 희한하게 지었네?”


이윽고 루비는 빵집 앞에 깔린 줄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그나저나···. 이 많은 사람들이 전부 왕자가 만드는 빵을 먹겠다고 나선 사람들이야?”

“예, 왕자님이 만드신 빵이 아주 맛있거든요.”

“집사 아저씨 먹어 본거야?”

“예. 먹어봤습니다.”

“맛있었다. 흐응, 그런 맛있는 걸 혼자 먹었다는 거네?”


살짝 토라진 얼굴로 따지는 루비의 말에 집사는 순간 아차했다.

그는 진땀을 뻘뻘 흘리며 말을 더듬었다.

“저, 그, 그게···. 그러니까···. 저희도 바로 어젠가? 맛을 본거라···. 금방 아가씨께 맛 보여드리려고···.”

“흥! 됐어! 아빠도 집사도 다 미워 죽겠어.”


삐졌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는 루비의 모습에 집사는 안절부절 했다.


“아가씨! 집사님! 여기 말씀하신 토스트 사왔습니다!”


그때 타이밍 좋게 미리 줄을 섰던 시종이 토스트를 가져왔다.

집사는 밝아진 얼굴로 서둘러 토스트를 받아 루비에게 건넸다.


“하하, 아가씨. 한 번 드셔보세요.”

“칫, 알았어!“


루비는 시키는 대로 토스트를 한 입 베어물었다.

이윽고 그녀의 입에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극찬을 쏟아냈다.


“와, 대박! 이렇게 맛있다고? 바삭한 식감에 달콤한 소스까지···. 태어나서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빵이야!”

“경연대회에서 쉬폰 케이크로 우승했다고 하더니 이 실력이 이곳에서 발휘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왜 왕자는 이런 맛있는 걸 영지민들한테만 파는 거야?”

“저희도 에드윈 왕자님의 생각을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아빠는 이런 사람을 반푼이 취급이나 하고···.”


루비는 혼자말로 투덜거리며 남은 토스트를 순식간에 입안에 넣어버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집사는 손을 닦으라고 손수건을 건네며 물었다.


“그나저나 아가씨, 어쩌시겠습니까? 정말 만나시려고요?”

“응, 이 토스트를 먹으니 더 궁금해졌어.”

“남작님께서 난감해지실지도 모릅니다.”

“흥, 그러든가 말든가.”


루비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집사는 나르도나 루비나 한 고집 하는 건 다 거기서 거기라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1시간 뒤.

재료가 전부 소진되고 판매대에 줄서있던 사람들이 전부 빠져나가자 루비는 집사와 시종을 대동한 채 빵집으로 들어갔다.


“실례합니다.”

“누구시···. 응? 집사님?”


뒷정리를 하고 있던 로라는 나르도 저택에서 만났던 집사를 대번에 알아봤다.

집사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사장님! 잠시만 나와보세요!”


로라의 부름에 안쪽에 있던 에드윈이 모습을 드러냈다.


“왜?”

“여기 남작님댁에서 손님이 왔어요.”


에드윈이 모습을 드러내자 앞서 있던 루비가 정중하게 예를 갖추며 인사를 건넸다.


“왕국의 미래를 뵙습니다. 루비 아이덴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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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 24.01.25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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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2. 23.12.29 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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