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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 킹, 리얼 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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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필름
작품등록일 :
2023.12.06 13:18
최근연재일 :
2024.02.13 10:31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97
추천수 :
1
글자수 :
274,466

작성
23.12.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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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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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23.

DUMMY

하켄산 폐광산


달도 뜨지 않은 으슥한 밤.

럼프는 카놀을 등에 진 수족들 다섯을 데리고 하켄산 중턱에 위치한 폐광산으로 향했다.

이곳은 한스가 럼프의 명의로 사들인 곳으로 환각제 제조를 위해 작업장을 꾸며놓은 곳이었다,

광산 안쪽에 마련된 작업장에 들어서니 먼저 온 사내가 짜증섞인 말투로 말을 걸어왔다.


“늦어.”


말을 걸어온 사내의 정체는 베르.

카놀의 씨앗에 마력을 넣기 위해 한스가 직접 데려온 왕립공인 마탑의 마법사였다.

럼프는 베르를 보자마자 아주 깍듯하게 인사를 건넸다.


“오셨습니까. 베르님.”


그러나 심기가 단단히 불편한 베르는 퉁명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야, 불러서 오긴 왔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지?”

“갑작스레 생산 일정이 잡혀 그렇습니다.”

“반푼이 왕자 때문에 당분간 쉰다고 하지 않았냐?”

“계획이 수정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아, 아무리 한스 왕자라고 해도 이런 식은 곤란한데? 내가 그렇게 오라가라 한다고 쉽게 오고가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


베르가 콧대를 세우며 말하자 럼프는 바로 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내보였다.


“한스 왕자님께서 보수는 평소보다 넉넉하게 보내라 하셨습니다.”

“뭐 넉넉하게?”


순간 베리의 눈길은 금화주머니에 고정이 되었다.

사실 베리 같은 왕립 마탑 출신의 마법사가 이런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돈 때문이었다.

그는 도박중독자로서 항상 돈에 쪼들리는 생활을 해나갔고 결국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빚이 늘어나 이런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게 된 것이었다.

그런 와중이다보니 보수를 더 준다는 말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크흠, 그래 넉넉하게 라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는 거지?”

“평소 2배 정도까지 드릴 수 있습니다.”

“뭐, 두 배? 그게 정말이야?”

“물론입니다.”

“야, 지금 시작하면 되냐?”

“바로 시작하시려고요?”

“빨리빨리 해치우지 뭐. 굳이 시간 끌 거 있나?”


베르는 두배의 보수에 강력한 의욕을 보이며 바로 작업을 착수했다.

우선 럼프의 부하들이 가져온 카놀의 과육을 전부 잘라 겉씨앗을 추출해 베르에게 건넸다.

베르는 건네받은 겉씨를 양손에 하나씩 쥐어 마력을 주입해 단단한 껍질을 깨뜨렸고 안쪽에 있는 환각제 성분이 되는 하얀색 속씨를 빼냈다.

그렇게 빼낸 속씨는 다시 부하들이 절구에 찧어 가루를 만들었고 베르는 다시 마력을 주입해 강한 압착을 가하여 투명한 액체를 추출해냈다.


“오늘 순도가 꽤 잘 뽑힌 것 같은데? 이 정도면 팔 때 평소보다 좀 더 받아도 되겠어.”


베르는 병에 담긴 액상의 투명도에 만족감을 보이며 중얼거렸다.


-쾅!


“동작그만!”


그때 굳게 닫혀있던 작업장 문이 열리고 밧줄을 든 사내 하나가 소리를 치며 들어왔다.

사내의 얼굴을 본 럼프의 표정은 순식간에 사색이 되고 말았다.

등장한 사내는 다름 아닌 에드윈 왕자였던 것이었다.


“뭐, 뭐야, 에드윈 왕자가 왜 여기에...”

“에드윈 왕자? 그 반푼이?”


바로 알아보지 못한 베르가 묻자 럼프는 황급하게 몸을 숨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 반푼이 맞습니다.”

“야, 너 등신같이 저런 반푼이한테 미행이라도 당한거야?”

“아닙니다! 미행이라뇨! 제가 얼마나 조심했는데요!”

“아니면 저 반푼이가 여기 왜 있는데?”


그러자 듣고 있던 에드윈이 피식 웃은 후 밧줄을 흔들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야야, 지금 그걸 따져서 뭐해? 지금은 순순히 따라오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은데?”


럼프와 달리 베르는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콧방귀를 뀌며 물었다.


“그래서 날 체포라도 하려고?”

“응, 그럴 생각인데?”

“하, 어이가 없네. 나 마탑 소속이야! 너희들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사실 마탑은 왕국에서도 가장 특별한 국가기관중 하나였다.

일단 기본적으로 쓸만한 마법사들의 수가 극히 제한적이다 보니 왕국 입장에선 그 하나하나가 함부로 할 수 없는 소중한 인재들이었다.

왕국에선 그 인재들을 타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마법사들에게 특별대우가 해주었다.

마법사들만을 위한 마탑을 지어주었고, 왕족과 귀족들이 간섭하지 못하도록 자치권까지 부여해줬다.

한마디로 왕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마탑소속의 마법사들이었다.

이러다보니 베르 입장에선 당연히 에드윈의 이야기가 귓등으로도 들리지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에드윈은 그런 거만에 굴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래서라니? 너 같은 반푼이가 함부로 나설때가 아니라니까?”

“웃기고 있네. 네가 마탑 소속이라고 있는 죄가 없어지기라도 하냐?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하, 시발 어이가 없네. 반푼이 반푼이 하더니 진짜 반푼이었냐? 야, 너희들 저 새끼 잡아와!”


베르의 럼프와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명령을 받은 럼프는 당혹스러웠다.

반푼이라고 해도 왕족을 잡으라니 말도 안 되는 명령이었다.


“저, 저기... 베르님. 저기 그건 좀...”

“왜? 왕족이라 쫄았냐?”

“당연하죠.”

“야, 마탑의 마법사는 왕족들도 함부로 못하거든? 내가 책임질테니까 어서 가서 잡아와.”

“저, 정말이십니까?”

“아, 그렇다니까?”


책임을 져준다면 못할 것도 없지.

럼프는 언제 겁을 먹었냐는 듯 부하들과 함께 에드윈을 포위해나갔다.

에드윈은 고개를 흔들며 물었다.


“야, 너희들 후회할 짓은 안하는 게 좋을 텐데?”

“지금 후회해야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왕자님 같은데요?”


압박해오던 럼프는 히죽 웃으며 반박했다.

에드윈은 그런 럼프를 향해 안타까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난 분명히 경고했다.”


에드윈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가오는 럼프를 향해 주먹을 냅다 질러버렸다.


-퍼억!


“커헉!”


주먹에 제대로 걸려든 럼프는 그대로 코를 감싸쥐며 뒹굴었다.

에드윈은 손을 툭툭 털며 말했다.


“내가 후회할 거라고 했지?”

“아우우우, 뭐, 뭐야? 피? 이런 젠장! 야, 뭐해! 쳐!”


럼프는 부하들에게 공격명령을 내렸고 부하들은 모두 각목을 하나씩 들고 에드윈에게 덤벼들었다.


“와아아!”

“헐, 얘네들 제대로 미쳤네. 이것들 잡히면 어떻게 되는지 함 보여줘야겠네?”


어차피 순순히 잡힐 거라 생각은 하지 않았던 에드윈은 부하들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그는 앞서 달려오는 부하 한명의 면상에 주먹을 꽂아넣었고 그대로 각목을 빼앗은 후 이번엔 그 각목으로 동분서주하며 정신없이 난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한명이라고 쉽게 생각했던 부하들은 에드윈의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시발 저딴 반푼이 하나를 못 막냐?’


반푼이 하나 제대로 못 막고 고전하는 모습에 짜증이 솟구친 베르는 아무 생각없이 손을 들어 주문을 외웠다.


“파이어볼!”

“이런 미친!”


한창 싸움에 열중하던 럼프와 부하들은 날아드는 화염 공격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본능적으로 몸을 수그렸다.

그러나 에드윈은 공격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앞을 가로막고 선 후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휘퍼를 꺼내 소리쳤다.


“휘퍼! 밀대로!”

“삐익!”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에드윈의 애완휘퍼는 커다란 철제 밀대로 변신해 에드윈의 손에 들어갔다. 에드윈은 엄청난 기합소리와 함께 그 밀대를 날아오는 화염구체를 향해 있는 힘껏 휘둘렀다.


“으랏차!”

-펑!


밀대 정중앙에 맞은 화염구체는 굉음과 함께 빠른 속도로 베르에게 되돌아갔다.


“이런 시발!”


자신이 날린 구체가 더욱 빠르게 날아오자 베르는 본능적으로 왼손을 들어 막아보려 했다.

그러나 꽤 강한 위력을 지녔던 화염구체를 완전히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펑!


폭발음과 동시에 베르의 몸은 자신이 쏜 화염구체에 휩싸이고 말았다.


“으악! 시발!”


베르는 어떻게든 불을 끄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에드윈은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휘퍼를 베르에게 던지며 외쳤다.


“잡아!”

“삐익!”


밀대였던 휘퍼는 이번엔 은색줄이 되어 불을 끄기 위해 뒹굴고 있던 베르의 몸을 꽁꽁 묶어버렸다.


“크윽!”


급한대로 불은 껐지만 다시 손발이 구속당한 베르는 어떻게든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을 쳐보았지만 그럴수록 휘퍼는 더욱 강하게 손발을 조여왔다.

결국 진이 빠진 베르는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축 늘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에드윈은 그런 베르의 몸을 그대로 밟고 서서 씨익 웃어보였다.


“너 이 새끼! 마탑에서 가만있을 것 같냐?”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알았지?”


그때였다.


-덜컹! 타다닥!


작업장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도망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베르가 잡히는 것을 본 럼프와 부하들이 어느새 작업장 문을 열고 도망을 친 것이었다.


“와, 도망치는 건 진짜 빠르네.”


그 모습을 본 베르는 화를 터트리며 악다구니를 썼다.


“야 이 개새끼들아! 감히 날 두고 도망쳐!”

“어떡하냐? 다 도망갔네?”

“야, 시발 왜 나만 잡아? 저 새끼들이 주범이고 난 도운 것 뿐인데!”


그러자 에드윈은 쓰러져있는 베르의 몸 위에 털썩 주저앉으며 물었다.


“법사양반. 설마 여기까지 나 혼자 왔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


“뭐, 뭐야?”


밖에선 에드윈의 명령을 받은 경비대가 진작에 입구를 막고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도망쳐 나왔다고 생각한 럼프의 입에선 절망스러운 욕이 튀어나왔다.


“시발... 좆됐네.”


경비대장은 굴에서 튀어나오는 이들을 향해 검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왕자님의 명령이다! 모두 잡아들여라!”

“와아아아!”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럼프와 일당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궁지에 몰린 럼프는 부하들 중에 가장 몸집이 작고 날랜 녀석을 붙잡고 말했다.


“내가 어떻게든 시간을 벌테니까 넌 이길로 빠져나가서 한스 왕자를 찾아가.”

“한스 왕자님을요?”

“그래, 가서 우리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해라.”

“아, 알겠습니다.”


지시를 받은 부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숨을 숨기기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춘 후 사람이 없는 쪽으로 달려나갔다.

럼프는 어떻게든 자신쪽으로 시선을 끌기 위해 무기를 들고 소리쳤다.


“야, 시발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덤벼! 덤비라고!”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캉!!!


그러자 어느새 달려온 경비대장이 강하게 칼을 휘둘러 럼프의 무기를 쳐서 허공으로 날려보냈고 곧바로 서늘한 칼날로 목을 겨누었다.

무기까지 날아간 럼프는 더 이상의 대항수단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두 손을 들며 항복을 선언했다.


“하, 항복! 항복!”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도망친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부하들 전부 체포가 되어 동굴 앞에 무뤂을 꿇었다.


--------


“빨리빨리 좀 걸어라.”

“으음! 으음!”


에드윈은 입에 재갈을 물린 베르를 앞세운 채 광산 밖으로 나왔다.

광산 밖에선 경비대장이 럼프와 부하들을 전원 포박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왕자님. 말씀하신대로 전부 잡아넣었습니다.”

“수고했어. 이 녀석도 같이 옆에 좀 앉혀놔.”


에드윈은 경비대장에게 마법사 베르를 인계했다.

재갈이 물린 상태라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베르는 몸부림을 치며 경비대장과 병사들을 원망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러자 경비대장이 꺼림칙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저, 왕자님. 마탑의 마법사를 이렇게 멋대로 붙잡아도 되나요?”

“죄 지은 놈인데 당연히 이렇게 취급해야지.”

“저 하지만... 마탑의 마법사들은 자치권이 있어서... 저희가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들었는데요.”

“너희들에게 피해가지 않게 할거니까 걱정마.”

“알겠습니다.”


이윽고 에드윈은 럼프 앞에 서서 반갑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하이, 금방 또 만났네? 내가 후회할 거라고 했지?”

“......”

“자, 이제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이번 일에 누가 개입되어있지?”

“......”

“뭐야? 묵비권이라도 행사하려고?”

“......”


럼프는 고개를 숙인 채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유일한 동아줄일 될 수 있는 한스를 살려야 자신도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와우, 이것들 입이 이렇게 무거울 줄은 몰랐네? 흐음, 그럼 그 무거운 입을 좀 가볍게 해줘야겠지? 경비대장!”

“예!”

“무슨 수를 써서든 얘네들 입 좀 열게 만들어.”


에드윈은 묵비권을 행사중인 이들을 향해 싸늘한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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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 24.01.25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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