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블랙시드 엔터테인먼트

브레드 킹, 리얼 킹이 된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밀리언필름
작품등록일 :
2023.12.06 13:18
최근연재일 :
2024.02.13 10:31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96
추천수 :
1
글자수 :
274,466

작성
24.01.10 18:08
조회
10
추천
0
글자
13쪽

028.

DUMMY

블랑국 저자거리.


“레스. 지금부터 우린 이 저자거리를 다니면서 쓸만한 식재료를 찾는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저자거리 앞에 선 에드윈은 레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저 인파 사이로 다녀야 한다니...

고난을 예상한 레스는 손을 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왕자님. 왕궁에 있는 재료 그냥 쓰시면 안됩니까? 아까 크림슨 국왕님도 마음껏 써도 된다고 하셨잖습니까.”

“안된다.”

“왜요?”

“그 재료들은 너~무 좋거든.”


너무 좋아서 안된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냐?


“저기 식재료가 좋으면 좋은 거 아닌가요?”

“네 말대로 좋으면 좋긴 하지. 그런데 왕족들 먹는 식재료급이 그리 쉽게 구해지겠니?”

“아니, 그렇긴 한데...”

“내가 바라는 건 블랑국에서만 생산되고, 퀄리티는 적당한데, 빵에 어울리면서, 맛도 있는 그런 것이어야해.”

“왕자님.”

“왜 그러지?”

“그런게 정말 있긴 한 겁니까? 난이도가 너무 높은 것 같은데요?”

“어허! 겁니까? 말고 하겠습니다! 이번일은 우리 사업에 분기점이야! 높은 벽이 눈앞에 있다 해도 깨부수고 가야한다! 이번일 목숨 걸고 성공시켜야 해! 알았어?!”

“예.”

“대답봐라! 알았어?!”

“예!!!”

“자, 그럼 어서 움직여! 고! 고! 고!”


-짝! 짝! 짝!


레스는 그렇게 에드윈의 독려를 받으며 저저거리로 들어갔고 에드윈 또한 곧바로 레스와 다른 방향으로 저자거리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


에드윈이은 저자거리를 다니면서 한가지 부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서민층이 먹는 빵 퀄리티가 남다르다는 점이었다.

프레이 왕국의 경우 서민층의 빵 퀄리티는 정말 바닥에 가까웠다.

실제로 바바빵집의 전 주인인 니슨의 경우엔 이게 빵인가 싶을 정도로 엉망진창이었고 다른 지역들 또한 레스와 로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보는 이 저자거리의 빵들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퀄리티였다.

게다가 가격 또한 서민층이 먹기 부담없는 가격으로 되어있어 누구나 마음 편하게 빵을 사러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자부심을 가질만 하네.”


그리고 블랑국빵은 식빵, 모닝빵, 바게트 같은 식사빵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빵 자체의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곁들여 먹는 다른 음식들이 그만큼 발달이 되어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잼이었다.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과일을 잼으로 만들어 파는데 그 종류가 수십가지는 될 정도로 종류가 다양했다.

과일 생산율이 떨어져 왕족들만이 잼문화를 즐기는 프레이 왕국을 생각하면 상당히 탐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음, 이번에 잘 되면 협상 카드에 이것들도 넣어봐야지.”


그때 한 꼬치집 가판대 앞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는 레스가 보였다.


“저 녀석 뭐야?”


에드윈은 레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레 뒤로 돌아가 대화를 엿들었다.

군침을 흘리던 레스는 가판대 주인에게 눈앞에 있는 꼬챙이 음식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 아저씨. 이건 대체 뭡니까요?”


그러자 가판대 주인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응? 외지인인가?”

“예. 프레이 왕국에서 왔습니다.”

“아, 그래서 몰랐구만?”


주인은 피식 웃으며 꼬챙이 음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돈마 소시지라는 거야.”

“돈마 소시지요?”

“그렇지. 여기 블랑국 외곽엔 돈마라는 야생마수가 살고 있는데 그 녀석들을 잡아서 만든 음식이지.”


냄새가 좋아 홀린 듯이 찾아왔던 레스는 마수음식이라는 이야기에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

그 표정을 본 주인은 장난끼 어린 얼굴로 꼬챙이 하나를 내밀며 물었다.


“한 번 맛 보실라우?”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왜? 마수라고 하니까 겁나나?”

“아니, 그게 그러니까...”


-딱!


“아오! 어떤 놈이... 아.”


그때 에드윈이 레스의 뒤통수를 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욕이 나올뻔 했던 레스는 다급하게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에드윈은 손가락으로 입을 다물라는 제스처를 취한 후 가판대 주인에게 돈을 내밀었다.


“그거 저 두 개 주세요.”

“오, 이쪽 손님이 보는 눈이 있으시네. 옛수.”


주인은 킥킥 웃은 후 돈마 소시지에 정체불명의 빨간 소스 발라 내밀었다.

소시지를 받아든 에드윈은 망설임 없이 그대로 하나를 입에 넣었다.


-뽀득!


소시지를 한입 베어문 에드윈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멋지게 터지는 식감, 터지는 식감과 동시에 흘러나오는 육즙, 소시지 특유의 감칠맛, 그리고 그 느끼함을 잡아주는 케첩소스까지...

모두 브레드 밑에서 수행할 때 먹어보았던 그 소시지와 케첩이었던 것이었다.

이쪽 세계로 돌아왔을 땐 아직 보지 못했던 것들인데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에드윈에겐 한없이 반갑게 느껴지는 조합이 아닐 수 없었다.


“어때? 맛있지?”

“예, 진~짜 맛있어요!”


사장의 물음에 에드윈은 남은 하나도 게걸스럽게 먹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장은 복스럽게 먹는 그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시지를 단번에 다 먹은 에드윈은 바로 가판대 사장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사장님. 이 돈마 소시지? 저희 나라에선 못 보던건데 여기 명물인가요?”

“명물이라고 해야하나?”

“왜요?”

“왕족이나 귀족들은 이 돈마 소시지를 안 먹거든. 이건 서민들만 먹는 거라 명물이라 하기엔 좀 그렇지 않나 싶어서 말이야.”

“아니 이 맛있는 걸 안 먹는다고요?”

“에이, 왕족이나 귀족들이야 자기네 전용 목장에서 나오는 싱싱한 고기를 구워먹으면 되잖아. 근데 우리같은 서민들이 그럴 수 있나. 우린 이렇게 버려지는 고기 분쇄해서 요런 형태라도 고기맛을 즐기는 거지.”


애매하다 하지만 에드윈 입장에선 이 정도면 충분히 명물이라 할 만하다는 생각이었다.


“아, 그리고 이 소스. 이건 어디서 구하신 겁니까?”

“아, 이건 우리 사촌동생이 키운 마토라라는 야채로 내가 직접 만든 거야. 요 소시지랑 발라먹으면 좋은 게 뭐 없을까 고민하다가 개발한 거지.”

“이걸 직접 만드셨다고요?”

“어때? 궁합 좋지?”

“와우.”


-짝! 짝! 짝! 짝!


의기양양한 가판대 주인을 향해 에드윈은 아낌없는 박수를 쳤다.


‘소시지에 케첩까지 있다면 모든 게 해결이지.’


에드윈은 눈을 번뜩이며 주인에게 물었다.


“사장님!”

“응? 왜 그러나?”

“이 소시지 조리 안 된 거 제가 좀 살 수 있을까요?”

“얼마나 필요한가?”

“100개 정도 주세요.”

“100개?!”


가판대 사장의 눈이 엄청나게 커졌다.


“아니 자네 대체 이걸로 뭐 하려고 그러나?”

“뭐 하긴요. 맛있게 먹으려고 그러죠. 아, 그리고 이 소스도 한통 파실 수 있으십니까?”

“소스?”

“예,”


주인은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소시지야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해도 케첩 만큼은 자신이 직접 만든 수제이다보니 장사 밑천으로 꺼리는 듯 했다.

그 속내를 모를리 없는 에드윈은 주머니에서 금화 두 개를 내밀었다.

예상치 못한 금화의 등장에 가판대 주인의 입이 떡 하고 벌어졌다.


“억!! 이, 이건...”“리얼 금화입니다. 이걸로 이 소스 한통 사고 싶습니다.”

“아니, 이, 이건 좀 금액이 좀 큰 것 같은데...”

“아니요. 사장님의 노하우로 완성된 이 소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가격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제가 더 드리고 싶은데 남은 경비 때문에 더 못드리는 겁니다. 그러니 받으시지요!”


에드윈의 엄청난 압박에 가판대 주인은 얼떨결에 금화를 받고 소스통 하나를 내밀었다.


--------


블랑국 왕궁


에드윈은 주방기구들이 준비된 작은 홀에 섰다.

이번 증명을 위해 블랑국에서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앞으로 크림슨과 그 외 귀족들 열명 정도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가장 먼저 크림슨이 입을 열었다.


“음, 그래, 준비가 되었소?”

“예, 준비가 되었습니다.”

“어떤 빵인지 물어봐도 되겠소?”

“안됩니다.”

“뭐? 안된다고?”

“예, 지금은 안됩니다. 다 드시고 난 다음에 말씀드리죠.”

“호오, 뭔지 모르지만 일단 알겠소.”


밑 준비를 모두 마친 에드윈은 본격적으로 빵 만들기에 돌입했다.

에드윈은 우선 레스와 함께 빵반죽 두 개를 따로 만들기 시작했다.

빵을 하나만 만들거라 예상한 이들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반죽을 두 개나 하는 이유가 뭡니까?”

“두 가지 빵을 만드니까요.”

“두 가지 빵을요?”

“예, 같은 재료로 다른 매력의 두 가지 빵을 만들어 보일 겁니다.”


에드윈의 자신있는 태도는 각잡고 지켜보던 이들의 흥미를 더욱 이끌어냈다.

이내 반죽 두 개가 완성되고 발효에 들어가자 에드윈은 저자거리에서 사온 소시지와 케첩을 꺼내들었다.

처음보는 식재료가 등장하자 좌중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에드윈 왕자. 그게 무엇이오?”

“이번에 선보일 빵의 주연과 조연입니다.”

“주연과 조연? 그것이 말이오?”

“예, 참고로 이게 무엇인지 지금은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참아주시지요.”


여전히 에드윈은 재료에 대해서 함구한 채 계속해서 레스와 작업을 계속해나갔다.

지켜보던 이들은 이후부턴 걱정반 기대반 하는 심정으로 이후 작업들을 계속해서 지켜보며 결과물이 나오길 기다렸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 2시간 뒤...

에드윈은 완성된 두가지 빵을 멋들어지게 접시에 담은 후 블랑국의 시종들을 불러 심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크림슨과 귀족들에게 가져다주었다.


‘으으, 오븐에서 구울때부터 느낀 거지만 이거 고문이 따로 없구나.;


갓 구워져 나온 소시지빵 특유의 향은 크림슨의 침샘을 제대로 자극했다.

정말 체면 때문에 바로 먹지 못한다는 게 한일 정도였다.

에드윈은 그 표정을 보며 씨익 미소를 지은 후 정중하게 손으로 접시를 가리키며 운을 띄웠다.


“전하. 먼저 맛을 한 번 맛을 보시지요.”

“크흠. 좋소.”


크림슨은 헛기침을 한 번 해보인 후 먼저 소시지빵을 시식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으음! 딜리셔스!”


크림슨의 입에선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주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소시지의 육향과 감칠맛, 그리고 그 위를 받쳐주는 양파와 콘옥수수의 단맛, 거기에 확고한 조연으로 맛을 살려주는 소스와 그 모든 것을 하나에 담아낸 빵의 담백함까지... 그 완벽한 조화로움에 크림슨은 너무나 큰 만족감을 느꼈다.

크림슨이 소시지빵 하나를 다 먹고 나자 에드윈은 곧바로 핫도그를 가리켰다.


“다른 빵은 손으로 들고 한 번 드셔보시지요.”

“이걸 말인가?”

“예.”

크림슨은 이미 소시지빵에 만족감을 느낀 터라 이번엔 군말없이 에드윈이 시키는 대로 핫도그를 잡고 입에 가져갔다.


-뽀득!


“흡! 오오오! 이, 이건!”


뽀득하게 씹히는 소시지의 식감과 동시에 터져나오는 육즙, 그리고 그 육즙과 함께 어우러지는 신선한 야채들과 소스... 그리고 그것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빵에서 크림슨은 아까 먹은 소시지빵과는 또 다른 매력과 맛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대단해. 정말 대단해. 아니 주방일은 한 번도 안 해봤을 왕자가 어찌 이런 빵을 만든단 말인가.’


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크림슨도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빵에 에드윈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드윈 왕자. 그대가 만든 색다른 빵의 맛을 인정하오.”


모든 시식이 끝나고 크림슨은 에드윈에게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다른 귀족들 또한 그 말에 모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허나... 아직 모든 증명이 끝났다는 건 아니오. 이 빵이 어째서 우리 블랑국만의 빵이라는 거요?”


크림슨은 물음에 에드윈은 씨익 웃으며 남은 소시지를 들어보이며 말했다.


“이건 이 블랑국 외곽숲에 사는 마수 돈마의 고기로 만든 소시지이옵니다.”

“돈마의 고기면... 그 저자거리 백성들이 정기적인 마수사냥을 하고 나서 먹는다는 그 고기?”

“예.”


전혀 예상치 못한 고기의 정체에 크림슨과 귀족들 모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 모두 에드윈이 이 식재료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건지 이지야 알 것 같았다.

마수의 고기라고 한다면 귀족들 모두 편견을 가지고 싫어했을 터. 그렇다면 당연히 이 맛에 대해서도 몰랐을테니 말이다.


“예. 그리고 그 위에 발라진 소스 또한 블랑국 백성 중 하나가 개발한 것이옵니다. 모두 이 블랑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지요.”

“풉, 푸하하하!”


배꼽을 움켜쥐며 잠시 박장대소를 터트린 크림슨은 이내 앞에 선 에드윈에게 말했다.


“우리 패배를 인정하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브레드 킹, 리얼 킹이 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는 월~금 오전 10시 연재입니다 23.12.06 10 0 -
48 048. 24.02.13 4 0 12쪽
47 047. 24.02.12 5 0 13쪽
46 046. 24.02.09 7 0 12쪽
45 045. 24.02.08 8 0 13쪽
44 044. 24.02.07 8 0 12쪽
43 043. 24.02.06 7 0 12쪽
42 042. 24.02.05 7 0 13쪽
41 041. 24.02.02 8 0 12쪽
40 040. 24.02.01 9 0 13쪽
39 039. 24.01.31 7 0 12쪽
38 038. 24.01.30 7 0 12쪽
37 037. 24.01.30 6 0 12쪽
36 036. 24.01.26 5 0 12쪽
35 035. 24.01.25 6 0 12쪽
34 034. 24.01.25 7 0 11쪽
33 033. 24.01.22 7 0 13쪽
32 032. 24.01.17 8 0 12쪽
31 031. 24.01.16 8 0 13쪽
30 030. 24.01.15 10 0 12쪽
29 029. 24.01.12 9 0 12쪽
» 028. 24.01.10 11 0 13쪽
27 027. 24.01.04 9 0 12쪽
26 026. 24.01.03 10 0 14쪽
25 025. 24.01.02 9 0 13쪽
24 024. 24.01.02 8 0 12쪽
23 023. 23.12.29 8 0 13쪽
22 022. 23.12.29 7 0 13쪽
21 021. 23.12.26 9 0 13쪽
20 020. 23.12.25 8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