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바람의숨결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의 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글쓰다죽기
작품등록일 :
2021.08.04 18:11
최근연재일 :
2021.08.15 19: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502
추천수 :
5
글자수 :
96,545

작성
21.08.13 19:00
조회
13
추천
0
글자
11쪽

아케론 던전 (3)

DUMMY

“후... 4층 내려가면 거미가 더 많을까요?”


전투가 끝나자 카렌이 살짝 걱정된다는 투로 말했다. 그녀와 셀리나는 거의 싸우지 않았지만 눈앞에서 마물들의 아우성을 보니 무섭긴 마찬가지였다.


“그렇겠지, 그래도 생각보다 상대할 만하니 너무 걱정할 거 없어, 끝까지 서로 잘 뭉쳐서 싸우면 위험할 일 없을 거다.”


엘루아즈는 자신감 있는 태도로 카렌을 다독였다.

아무래도 대규모 전장을 경험했던 셀리나와 다르게 산속에서 짐승이나 몬스터 따위만 상대했던 카렌은 이런 상황이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겁먹지 마, 위험할 거 같으면 내가 지켜줄게!!”


옆에서 셀리나가 농담을 던지자 그제야 카렌도 피식 웃었다.


“말이라도 고맙네요 하하”


그리고 모두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잠깐이지만 명상을 해서 마나도 회복하고, 무기의 손상도 점검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가 되자 천천히 4층으로 가는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 4층 입구에 들어서자 밝은 빛이 일행을 반겼다.


“횃불이...있네?”


제네비브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열과 빛에 약한 아라크네가 횃불을 밝혀 놓았을 리는 없으니 이번 층의 주인은 그 끔찍한 거미들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 층은 규모가 엄청 큰데?”


엘루아즈도 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사람 키 높이의 두 배 정도였던 지하 1, 2, 3층과는 다르게 이곳의 지하도는 천장이 매우 높았다. 마치 3층 정도 되는 건물을 올려다보는 것 같았다.

뭔가 거대한 괴물이라도 사는 것일까?

이제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아라크네보다 더 강한 마물이 나타날 것은 분명해 보였다.

모두들 긴장한 채 무기를 꽉 움켜쥐고 천천히 수색을 시작했다.


“여기 대체 뭐가 사는 거야?”


앞장서서 나아가던 엘루아즈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눈앞에 거대한 문 하나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족히 6~7미터는 넘는 높이에 4미터쯤에 손잡이가 달린 문, 아무리 봐도 인간을 위한 문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마물 중에 거인족도 있어?”


셀리나의 물음에 제네비브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네요... 저도 마물에 대해서 모두 아는 건 아니라서....”

“뭐가 있든 일단 들어가 보자고, 아이들 수색을 포기할 순 없잖아?”


리온의 말에 엘루아즈가 뭔가 결심한 듯 말했다.


“이번엔 내가 혼자 들어간다. 너희들은 밖에서 대기해. 혹시나 상대하기 힘든 마물이 튀어 나오면 신호 할 테니 기다리지 말고 바로 도망쳐, 난 어떻게든 뒤따라 갈 테니까”

“안 돼, 혼자선 너무 위험해, 나도 같이 들어간다.”


리온이 따라 나서자 엘루아즈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걱정은 할 필요 없다니까. 그리고 이건 명령이야”

“명령이라도 어쩔 수 없어, 절대 혼자는 못 보내”

“씁! 너 자꾸 토 달래? 내가 방금 명령이라고 했지?”


둘의 말싸움이 격해지려 하자 셀리나가 곧바로 나섰다.


“지금 적진 한복판에서 뭐하는 거에요? 이럴 거면 그냥 돌아갑시다! 어차피 마탑의 의뢰는 충분히 수행했잖아?”


원래 이 원정의 목표는 마물의 존재 여부를 정찰하는 것이었으니 셀리나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 아이들은...”


제네비브가 반박하려 하자 셀리나가 샐쭉한 표정으로 쏘아붙였다.


“젠장 제브, 일단 우리가 살고 봐야 할 거 아냐? 여기서 다 죽으면 마탑에 보고할 사람도 없는데 무슨 소용이야?”


그러자 엘루아즈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알았으니 다들 닥쳐, 리온과 내가 같이 들어간다. 강한 적이 있으면 바로 튀어 나올 테니 도망갈 준비나 해”


그리곤 리온과 눈을 맞추며 신호를 했다. 고개를 끄덕인 리온은 천천히 문을 밀었다.


끼이익!


거대한 문이 불편한 소음을 내며 열렸다.


“젠장...”


원치 않은 소음에 혀를 찬 엘루아즈는 천천히 안으로 진입했고 리온도 뒤를 따랐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진한 피 냄새가 코끝을 진동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높은 선반 위에 각종 고기가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


“식량 창고인가?”


다행히 마물은 없어 보였다.

리온과 엘루아즈는 창고 안을 뒤져 아이들의 흔적을 찾았으나 발견되는 것은 없었다.

수색을 마치고 나오려 하는데 갑자기 문 밖에서 셀리나가 소리를 질렀다.


“조심해!!!!”


므우우!


곧이어 알 수 없는 괴성이 들리고 제네비브가 소리쳤다.


“쉬, 쉴드!!”


쩌엉!!!

쉴드 마법을 때리는 둔중한 굉음!

서둘러 뛰쳐나온 리온과 엘루아즈의 눈에 도끼를 든 거대한 괴물이 보였다.


“미노타우루스?”


엘루아즈가 소리쳤다.

거인의 몸에 소의 머리를 가진 마물

굳이 마법사가 아니더라도 모두가 다 아는 유명한 놈이었다. 악마가 나오는 전설이라면 한번쯤은 꼭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상대하기 쉽다는 뜻은 아니었다. 전설 속에서 미노타우루스는 강력한 힘과 흉포함으로 유명하니까 말이다.


므우우!


미노타우루스가 포효하며 다시 도끼를 내리쳤다. 그러자 리온이 훌쩍 뛰어 오르며 마주 검을 휘둘렀다.

꽈앙!!

굉음과 함께 미노타우루스가 휘청 거렸다. 그때 엘루아즈가 다리 사이로 지나가며 양쪽 아킬레스건을 베었다.

다리에 힘을 잃은 미노타우루스가 앞으로 쓰러지면서 도끼를 내리쳤다. 하지만 리온이 그 전에 두 팔을 잘라 버렸다.


므우우!


사지를 잃은 미노타우루스가 바닥에 쓰러져 버둥거렸다. 그러자 어느새 다시 날아온 엘루아즈의 검이 목을 베고 지나갔다.


슈칵!

쿵!


거대한 미노타우루스의 머리가 몸통과 분리되며 떨어졌다. 제네비브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쉴드 마법을 해제했다.


"휴...."


제네비브는 온 몸이 벌벌 떨리고, 심장이 미칠 듯이 고동침을 느꼈다. 마법을 1초만 늦게 펼쳤어도 미노타우루스의 도끼질에 온 몸이 쪼개질 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위기는 이제 시작이었다.


쿵쿵쿵쿵쿵!!뻔


므우우우우!

므우우!


지하도가 마구 흔들리며 미노타우르스의 포효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지하도의 양 끝에서 거대한 미노타우루스 두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몸에 새까만 갑주를 입고, 새까만 도끼를 든 놈들이었다. 그리고 심지어 머리에 달린 두 뿔마저도 까만색이었다.

방금 죽인 놈이 보통 미노타우루스라면 저놈들은 전사쯤 되는 것일까?

리온과 엘루아즈는 각기 한 놈씩 상대하러 달려갔다.


“하압!”


기합과 함께 날아오른 리온이 미노타우루스의 머리를 향해 불타는 마법검을 내리쳤다. 미노타우루스 역시 새까만 도끼를 휘둘렀다.


꽈앙!!


굉음이 터지고 리온이 다시 튕겨져 나왔다. 가까스로 지면에 착지하는데 어느새 따라온 미노타우루스가 도끼를 내리쳤다.

콰앙!

리온이 몸을 굴려 피하자 이번엔 기둥 같은 다리가 날아왔다. 다시 몸을 굴려 피하면서 미노타우루스의 반대쪽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떠엉!

하지만 마법검은 미노타우루스의 다리를 감싼 갑주를 뚫지 못하고 튕겨져 나왔다.


므오오!


미노타우루스가 포효하며 발을 들어 리온을 내리찍었다.

쿵!

리온이 피하자 계속 따라오며 내리찍었다.

쿵! 쿵! 쿵! 쿵!

무지막지한 충격에 땅이 들썩들썩 흔들렸다. 리온은 요리조리 피하다가 기운을 잔뜩 모아 다시 한 번 검을 휘둘렀다.


콰아앙!


폭음과 함께 드디어 미노타우루스 한쪽 다리의 갑주가 박살났다.


므우?


깜짝 놀란 미노타우루스가 덩치에 안 맞게 잽싸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곤 머리를 들고 가슴을 부풀렸다.


'뭐 하는 거지?'


리온이 고개를 갸웃 하는데 갑자기 미노타우루스의 입에서 불길이 강물처럼 쏟아졌다.


화르르르르!!


깜짝 놀란 리온은 뛰어서 피하려다 다시 검을 바닥에 꽂았다.

자신이 피하면 불길이 뒤쪽의 동료들에게 밀려 갈 텐데, 그들이 막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때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마법검의 불길이 폭발하듯 일어나더니 미노타우루스의 불길을 막아섰다. 그리고 더 큰 파도가 되어 해일처럼 밀려갔다.


콰르르르르!!


거대한 불의 파도가 미노타우루스를 집어 삼켰다. 그리고 3층 높이의 지하도를 가득 채우며 타올랐다.

엄청난 열기에 뒤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이 제네비브의 쉴드 아래로 피했다. 하지만 리온은 아무 느낌도 없는 듯 가만히 서 있었다.

잠시 후 불길이 가라앉고 복도의 모습이 드러났다.


치이이익!


열기를 이기지 못한 돌들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일부는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미노타우루스의 모습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입고 있던 갑주와 도끼조차 소멸했을 정도니 화염의 위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었다.


“시벌...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리온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중얼거렸다.

이놈의 마법검은 새로운 능력이 계속 튀어나오는데 이젠 놀라기도 지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뭐 아무렴 어떤가?

전투에 큰 도움이 되었으니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얼떨결에 미노타우루스를 처리한 리온은 엘루아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열심히 싸우고 있었으나 고전하는 중이었다.

리온의 마법검도 튕겨 냈던 미노타우루스의 갑주 때문에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엘루아즈가 다급히 소리쳤다.


“야, 거기 끝났으면 와서 좀 도와!!”


리온은 재빨리 다가가 적당한 거리에서 멈춰 섰다. 그리곤 커다란 화염구를 만들어 미노타우루스에게 던졌다. 미노타우루스가 도끼를 휘둘러 화염구를 쳐냈다.

콰아앙!

그사이 재빨리 접근한 엘루아즈가 미노타우루스의 무릎 관절 갑주 사이로 검을 찔러 넣었다.


푸욱!

므우우!!


미노타우루스가 고통에 포효하며 도끼를 내리쳤다. 하지만 엘루아즈는 잽싸게 피해 버렸고 또 하나의 화염구가 미노타우루스의 머리로 날아갔다.

콰아앙!!

큰 폭발이 일어났다. 그러나 미노타우르의 머리는 멀쩡했다. 투구도 없이 화염구의 폭발을 견딜 정도로 강한 맷집이었다. 하지만 충격은 큰 듯 비틀거리며 머리를 털었다.

기회를 잡은 엘루아즈가 재빨리 미노타우루스의 몸을 타고 뛰어 올랐다. 그리고 검을 거꾸로 잡고 목덜미에 박아 넣었다.


퍼억!

끄어웅!!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미노타우루스의 거대한 몸이 뒤로 쓰러졌다.


쿠웅!


마침내 미노타우루스를 죽인 엘루아즈가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아우... 좀 쉬자... 혹시 또 마물이 나오면 리온 니가 처리해, 젠장...”


리온은 피식 웃으며 마나 명상을 하는 엘루아즈 옆에서 보초를 서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왕의 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0 아케론 던전 (5) 21.08.15 11 0 10쪽
19 아케론 던전 (4) 21.08.14 12 0 9쪽
» 아케론 던전 (3) 21.08.13 14 0 11쪽
17 아케론 던전 (2) 21.08.12 14 0 11쪽
16 아케론 던전 (1) 21.08.11 12 0 15쪽
15 아르간두르 (7) 21.08.11 13 0 10쪽
14 아르간두르 (6) 21.08.11 13 0 11쪽
13 아르간두르 (5) 21.08.10 15 0 11쪽
12 아르간두르 (4) 21.08.10 18 0 11쪽
11 아르간두르 (3) 21.08.09 20 1 11쪽
10 아르간두르 (2) 21.08.09 23 1 7쪽
9 아르간두르 (1) 21.08.09 23 1 11쪽
8 강도 (3) 21.08.08 25 1 9쪽
7 강도 (2) 21.08.08 27 0 12쪽
6 강도 (1) 21.08.07 31 0 10쪽
5 붉은 눈 용병단 (4) 21.08.06 32 0 11쪽
4 붉은 눈 용병단 (3) 21.08.06 35 0 14쪽
3 붉은 눈 용병단 (2) 21.08.05 41 0 12쪽
2 붉은 눈 용병단 (1) 21.08.04 48 0 12쪽
1 프롤로그 21.08.04 76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