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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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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죽기
작품등록일 :
2021.08.04 18:11
최근연재일 :
2021.08.15 19: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510
추천수 :
5
글자수 :
96,545

작성
21.08.1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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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케론 던전 (2)

DUMMY

[대마도사 아케론의 던전]


명성과는 달리 입구는 평범한 지하도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마물이 나올지 모르는 캄캄한 던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 엘루아즈가 그런 단원들의 긴장감을 느끼고 격려하듯 말했다.


“안에서 뭐가 튀어 나오든 다 같이 뭉쳐서 싸우면 이길 수 있다. 서로를 믿고 개인행동 하지 않도록 해. 그리고 내 명령에 잘 따르도록, 알겠어?”


엘루아즈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천천히 던전 안으로 진입했다.


화륵!


가장 선두에서 던전 안으로 들어간 리온이 마법검에 불길을 일으켰다. 그러자 뒤에서 따라오던 동료들이 감탄했다.


“오오”


리온은 불타는 마법검을 천천히 휘둘러 던전 내부의 모습을 확인했다.

들어선 입구 바로 앞에 조그만 홀이 있었고, 정면과 좌, 우 세 방향으로 통로가 이어져 있었다.


“그거 마나 소모 많이 되는 거 아니야?”


엘루아즈가 턱짓으로 리온의 검을 가리키며 말했다. 리온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괜찮아, 거의 못 느낄 정도로 조금씩 줄어드니까”

“그래? 그럼 제브는 마법 쓰지 말고 마나를 아껴, 일단은 리온의 불길에 의지해 전진한다.”


엘루아즈의 명령대로 용병단은 천천히 이동했다. 그리고 복도를 따라 늘어선 방들을 하나씩 수색하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이렇게 꼼꼼하게 수색할 필요는 없지만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야 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한 참 동안이나 1층을 돌아다녔지만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실종된 아이들의 흔적이나, 마물의 흔적도 없고, 제네비브의 디텍트 마법에 걸려드는 흑마법의 흔적도 없었다.


“마기의 흔적이 전혀 없어요”


제네비브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여기 마물이 없단 말이에요 언니?”


카렌의 물음에 엘루아즈가 대신 대답했다.


“아직 1층이야 방심하지 마, 일부러 비워 놓은 것일 수도 있어”

“하지만 마기의 흔적이 전혀 없는 건 이상해요. 아이들을 납치한 것이 마물이라면 1층을 통해서 밖으로 나갔을 텐데 마기의 흔적이 전혀 없을 수는 없거든요”

“네 마법 수준이 낮아서 탐지가 안 되는 건 아니야?”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럼 문제가 더 심각해요. 이 던전에 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흑마법사가 있다는 말이니까요.”


제네비브의 말에 긴장감이 더 높아졌다. 그리고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도착했다.


“여기서 한 번 정비하고 내려간다. 각자 무기 점검하고, 마나도 안정시켜”


엘루아즈의 말대로 모두들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아직 제대로 전투 한 번 치루지 않았지만 꽤 오랫동안 긴장하며 수색했기에 이쯤에서 쉬어야 했다.


“충분히 쉬었으면 가자”


잠시 후 엘루아즈가 다시 출발 명령을 내렸다.

곧 이어 진입한 지하 2층의 모습은 1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단순한 구조의 복도와 방, 중간 중간에 홀이 있었다. 그리고 1층과 마찬가지로 텅 비어 먼지만 쌓여 있었다.


“이번 층도 허탕인 것 같은데?”


셀리나의 중얼거림에 엘루아즈가 다시 주의를 주었다.


“아직 2층이야, 긴장 풀면 안 돼”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리가 들렸다.


다다다다다다!


“뭔가 온다!!”


리온의 외침에 모두들 무기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 제네비브가 마법을 펼쳤다.


“라이트닝, 플라이”


제네비브의 지팡이에서 동그란 빛 덩이가 떠올라 앞으로 날아갔다. 그 움직임에 따라 캄캄한 복도가 점점 밝아지더니 곧 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키아악!!


날아오는 빛의 구체에 움찔하며 괴성을 지르는 괴물, 그것은 여덟 개의 다리와 풍선처럼 커다란 배를 가진 거대한 거미였다.


“아라크네!”


제네비브가 소리쳤다. 불행 중 다행인지 잘 아는 마물이 등장한 것이다.


“저건 중급 마물 아라크네에요. 빛과 불에 약하고 껍질이 그리 단단하지 않으니 검으로 내리치면 죽일 수 있어요. 그리고 입과 엉덩이에서 거미줄을 토하니 조심하세요. 이빨에는 독이 있어요.”


제네비브가 재빨리 아라크네의 정보를 읊었다. 그러자 엘루아즈가 명령을 내렸다.


“일단 리온과 포르투스가 앞에서 막아! 그 사이 제브는 공격 마법 준비!”


리온은 재빨리 앞으로 달려 나갔다.

마물과 싸우는 건 처음이지만 거미 따위에게 질 것 같진 않았다.


츄왁!


아라크네가 입에서 거미줄을 내뿜었다. 리온이 불붙은 마법검을 휘둘렀다. 거미줄은 순식간에 녹아 버렸고 리온은 그대로 돌진하여 검을 내리쳤다.


콰직!


한 방에 아라크네의 머리가 쪼개졌다. 거대한 몸뚱이가 축 늘어졌다. 그러자 죽은 놈의 시체를 밟고 또 다른 놈이 고개를 내밀었다.


츄왁!


두 번째 아라크네가 거미줄을 내뿜었다. 리온은 훌쩍 뛰어 피하면서 놈의 머리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검을 아라크네의 여덟 개의 눈 사이로 박아 넣었다.


퍼억!


아라크네가 부르르 떨더니 다리가 축 늘어졌다.

순식간에 두 놈을 죽인 리온은 곧장 세 번째 놈에게 몸을 날렸다.


키에엑!!


세 번째 아라크네가 몸을 들어 올리며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입 안을 가득 채운 새까맣고 뾰족한 이빨로 리온을 물어뜯으려 했다. 그 흉측한 주둥이를 향해 리온은 검을 내리쳤다.


쩌적!


아라크네가 머리부터 항문까지 깔끔하게 갈라졌다. 시꺼먼 피와 내장이 잔뜩 쏟아져 나오며 좁은 지하도를 매웠다. 리온이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에이 더럽게....”


마물의 피와 내장을 밟으면서 싸움을 하고 싶진 않았다. 리온은 제 자리에 서서 화염구를 만들어 날렸다.


콰아앙!


달려오던 아라크네 한 놈이 화염구를 맞고 폭발했다. 머리와 몸통이 완전히 소멸하고 떨어져 나온 다리가 사방으로 날아갔다.


우르르르!


폭발에 지하도가 흔들렸다. 조금 위험하다 생각한 리온은 화염구의 위력을 줄여서 아라크네의 머리만 정확히 공격했다.


콰앙!

키에엑!


달려오던 아라크네 한 놈이 머리가 터지면서 그대로 나뒹굴었다. 깔끔한 한 방, 지하도에 영향을 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검으로 죽이는 것보다 훨씬 빨랐다. 리온은 화염구를 계속 만들어 던졌고 아라크네들은 오는 족족 머리가 터지며 죽었다.

잠시 후 학살쇼가 끝나자 뒤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이 환호하며 다가왔다.


"와우! 정말 강한데 대장?"

"그러니까요. 놀랐어요 오빠, 3급 용병이라더니 정말 대단하네요."


셀리나와 카렌뿐만 아니라 엘루아즈도 미소를 띠며 말했다.


"수고했다. 검을 들면 다르다더니 확실히 말한 그대로군"


리온은 민망한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뭘, 거미들이 덩치만 컸지 별로 쌔지도 않았어"


리온 덕분에 마나와 체력을 아낀 용병단은 빠르게 2층 수색을 끝나고 휴식을 취했다. 일단 마물이 등장했으니 다음 층에서의 싸움을 위해 충분히 쉬어야 했다.


3층으로 내려가니 똑같이 생긴 복도가 나왔다. 하지만 뭔가 느낌이 달랐다. 좀 더 어둠이 짙고 공기가 끈적끈적한 느낌이었다.

제네비브가 말했다.


“마기가 강해졌어요.”

“그래, 아무래도 위층 보다 마물이 훨씬 많은 모양이다.”


엘루아즈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심지어 마나 운용술을 익히지 않은 셀리나와 카렌조차 피부로 마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곧 아라크네의 발소리가 들렸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정면과 좌, 우, 세 방향으로 나눠진 복도 모두에서 발소리가 울렸다. 딱 듣기에도 2층에서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몰려오는 것 같았다.

제네비브가 라이트 마법으로 복도를 밝히자 엘루아즈가 검을 뽑아들며 외쳤다.


“셀리나하고 카렌은 뒤에서 제브를 보호해! 나랑 리온, 포르투스가 한 방향씩 막는다. 나는 정면, 리온 우측, 포르투스 좌측이다!”


어느새 엘루아즈의 검에는 마나 블레이드가 번쩍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라크네의 파도가 밀어닥쳤다.


키에에엑!!!


달려오던 아라크네들이 일제히 거미줄을 내뱉었다.


츄왁!


리온은 불타는 검으로 태워 버렸고, 엘루아즈는 엄청난 속도로 검을 휘둘러 분쇄했다.

그런데 포르투스가 문제였다.

한손엔 방패, 한 손엔 대검을 든 포르투스는 거미줄을 반으로 한 번 가르는 것이 고작이었다.

결국 거미줄이 방패와 발에 달라붙고 말았다.


“흐읍!”


포르투스가 힘으로 거미줄을 떼어내려 했지만 아라크네의 거미줄은 계속 날아왔다.


처처처척!


결국 온 몸이 거미줄로 뒤덮인 포르투스는 움직임이 봉쇄되고 말았다. 포르투스가 위험해지자 뒤에서 제네비브가 준비하고 있던 마법을 던졌다.


콰아앙!!!


강력한 폭발에 아라크네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폭사했다. 하지만 지하도가 흔들리면서 돌조각이 우수수 떨어졌다.


쿠르르르르!


“제브 폭발성 마법은 안 돼!! 웬만하면 포르투스한테 맡겨!”


엘루아즈가 바쁘게 검을 휘두르는 와중에도 다급하게 소리쳤다. 제네비브의 파이어볼 마법은 위력이 강했지만 조준 능력이 떨어져 위험했다.

그사이 셀리나와 카렌의 도움으로 포르투스가 거미줄을 빠져 나왔다. 제네비브는 얼른 다가가 그의 검과 방패에 파이어 마법을 인챈트 해주었다.


“지속 시간은 5분이에요. 불길이 꺼지기 전에 후퇴해서 다시 마법을 걸어야 합니다.”


제네비브의 주의를 들은 포르투스가 용감하게 앞으로 돌진했다..


“우워어!!!”


포르투스는 불붙은 방패로 들이받고, 대검으로 쪼개면서 거미들을 쳐 죽이기 시작했다. 인챈트 된 불길 덕분에 거미줄의 위력은 미미했고, 덕분에 포르투스의 우직한 전투 방식이 좁은 지하 복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엘루아즈는 엄청난 속도로 아라크네를 학살하고 있었다. 거미줄이든 뭐든 엘루아즈의 초고속 검격 앞에서는 모조리 분쇄될 뿐이었다.

어둠 속에서 마나 블레이드가 수백줄기의 레이저처럼 번뜩였다. 그러자 지하도를 가득 채운 아라크네들이 순식간에 다진 고기로 변했다.

물론 리온 역시 열심히 아라크네를 죽였다.

2층에서처럼 머리만 터트리기엔 아라크네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이번엔 그냥 검을 휘두르며 싸웠다.

하지만 대신 마법검의 화염을 크게 키웠다.

리온의 움직임은 마치 불붙어 회전하는 커다란 바퀴 같았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조각 난 거미들의 시체가 화염에 휩싸인 채 남겨졌다.

잠시 후 자신의 방향으로 몰려온 아라크네를 모두 처리한 엘루아즈가 포르투스 쪽으로 달려가며 외쳤다.


“포르투스, 교대! 나머진 내가 처리한다!”


그 말에 포르투스가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위치를 교대했다.

둘은 오랫동안 같이 일해서 호흡이 잘 맞는데다가 포르투스가 자존심을 부리는 타입도 아니기에 고집 따윈 부리지 않았다.

엘루아즈는 초고속 검격으로 남은 아라크네를 빠르게 처치했고, 일행은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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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아르간두르 (6) 21.08.11 13 0 11쪽
13 아르간두르 (5) 21.08.10 15 0 11쪽
12 아르간두르 (4) 21.08.10 18 0 11쪽
11 아르간두르 (3) 21.08.09 21 1 11쪽
10 아르간두르 (2) 21.08.09 2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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