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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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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죽기
작품등록일 :
2021.08.04 18:11
최근연재일 :
2021.08.15 19: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501
추천수 :
5
글자수 :
96,545

작성
21.08.09 15:13
조회
22
추천
1
글자
7쪽

아르간두르 (2)

DUMMY

“허억!!!”


리온은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으....”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앉은 채로 관자놀이를 마사지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평야에서 병사들을 학살하고 있었는데 언제 숲으로 온 거지?

그러다 리온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응?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꿈이 너무 생생해 현실과 혼동하고 있었다.


거참...

꿈이라고 해야 할지...

누군가의 기억을 들여다봤다고 해야 할지...

마지막에 병사들을 학살하며 느꼈던 황제에 대한 분노가 아직도 남아있을 정도였다.


“희한한 꿈이네...”


자리에서 일어나던 리온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뭐, 뭐야?”


화르르르르

자신의 두 다리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화들짝 놀라 손으로 불길을 탁탁 치는데 손에도 불길이 가득했다.

아니 정확히는 온 몸이 불타고 있었다.


“어.....?”


리온은 황당함에 말을 잃고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다.

분명히 온 몸이 불타고 있는데 고통은 전혀 없었다.


‘이거 혹시 마법검 때문인가?’


하지만 지금 자신은 빈손이었다.

그렇다면 이 불길은 뭐란 말인가?

그러다 리온은 왠지 자신이 불길을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움직여 보았다.

스륵!

타오르던 불길이 안으로 흡수되더니 아랫배 한구석에 뜨거운 기운이 모여들었다.


“허....참”


이 기운과 이 느낌...

꿈속에서 다뤘던 힘과 완전히 동일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꿈속에서 다뤘던 힘을 현실에서 가지게 된 것이다.

리온은 아랫배에 모인 기운을 조금 떼어내 다시 손으로 움직여 보았다.


화르륵!


꿈속에처럼 화염구가 형성되었다.

사람 머리통만 한 크기

집채보다 컸던 꿈속의 화염구에 비하면 장난감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얼마나 위력이 나올까?


콰아앙!


화염구를 옆에 있는 아름드리나무에 던지니 한 방에 허리가 부러졌다.


“흠... 3서클 마법 파이어볼 정도인가?”


마법은 잘 모르지만 아마 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젠장...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갑작스런 일에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꿈을 꾸기 전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기사의 손에 팔 다리가 끊어지고

흥건히 쏟아진 자신의 핏속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것이었다.

그리고 난 후 그 생생한 꿈을 꾸었고..

눈을 뜨니 이런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리온의 시선이 땅에 떨어져 있는 마법검으로 옮겨 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광채를 발하는 마법검

그 마법검 옆에는 자신을 죽이려던 기사가 목이 잘려 쓰러져 있었다.


“아니 저놈은 또 언제 죽은 거야?”


자신이 한 일이었지만 리온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다 정신을 잃기 전 들었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복수하고 싶다면 너를 나에게 바쳐라]


흠칫!

리온은 그제야 뭔가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을 바치라니?

가물가물 하는 정신으로 들었을 땐 목소리의 주인공이 시체를 원하는 흑마법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자신은 멀쩡히 살아있었고 시체가 되기는커녕 강력한 힘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시벌....”


흑마법사라면 시체를 사용하는 거 아니었나?

살아 있는 사람에게 이런 힘을 심어주고 그런 것도 가능한가?

마법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흑마법사의 능력으로 가능한 일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저 마법검

계속해서 사람을 놀래 키는 저 마법검이 또 뭔가를 한 것이 틀림없었다.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힘이 불을 다루는 것이라는 것도 그 심증을 강하게 해주었다.

그럼 기절하기 직전 들었던 음성이 마법검의 목소리였을까?

리온은 조심스레 다가가 마법검을 주워들었다.


“음... 흐흠... 야!”


하지만 리온의 목소리에 마법검은 응답하지 않았다.


“어이! 대답 좀 해봐!”


마법검 계속 침묵으로 일관했다.

혹시 자신의 태도가 건방져서 그런 건가 싶어 리온은 말투를 바꿨다.


“저기... 계십니까?”


하지만 마법검은 역시 대답하지 않았다.


“휴.... 내가 뭐하는 건지”


왠지 바보 같이 느껴져 리온은 말 걸기를 그만뒀다.

어쩌면 대화를 하기 위한 무슨 조건이 있는지도 몰랐다.

생명이 경각에 달렸다던가 하는 거 말이다.


‘뭐, 아무렴 어때?’


마법검을 뺏으려던 기사는 죽었고

자신은 굉장한 힘을 얻었으니

모든 일이 잘 풀린 셈이었다.

아니, 한 가지 문제가 있긴 있었다.

옷이 다 타버려 또다시 벌거벗은 상태가 된 것이다.

오크들과 싸웠을 때는 오크들이 입었던 천조각이라도 벗겨 입었지만

이번에는 몸을 가릴 것이 전혀 없었다.

물론 기사의 망토를 벗겨 걸치면 되지만 그건 위험한 행동이었다.

아무런 문장도 없는 망토지만 혹시나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기사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 일의 전후가 어쨌든 살아남긴 힘들 것이었다.

결국 리온은 길쭉한 풀잎을 여러 장 엮어 허리에 둘렀다.

오크들처럼 미개해 보였지만 소중이를 덜렁이고 다니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내 돈! 돈이 어디 떨어진 거지?”


오크 머리로 받은 보상금에 가로우의 방에서 가져온 금화, 그리고 마법 걸린 가로우의 상자까지, 그걸 버리고 갈 순 없었다.

리온은 근처 풀숲을 샅샅이 뒤졌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불길에 전부 타버린 건가?’


하지만 금이 불에 녹기는 해도 완전히 없어질 리는 없었다. 아마도 정신을 잃은 채 이동하는 동안 어딘가 떨어진 모양이었다.

리온은 전투 흔적을 자세히 살피며 자신의 이동 경로를 되짚어 나갔다. 비록 추적술에 능하지는 않았지만 군에 있을 때 어깨너머로 배운 건 있었다. 거기다 돈을 되찾기 위한 집념으로 정신을 집중했다.

그렇게 한참을 되짚어 간 리온은 마침내 자신이 처음 쓰러졌던 장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시커멓게 타버린 풀들 사이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화들을 발견했다.


“오!!! 찾았다!!!”


리온은 환호성을 지르며 금화를 덥석 움켜쥐었다.

총 10골드 18실버

돈은 모두 그대로 있었다.

불길에 조금 그을렸을 뿐 녹지도 않았고, 화폐로 쓰기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옆에는 가로우의 상자도 떨어져 있었는데, 불길에 전혀 타지 않은 걸 보니 제법 강력한 보호 마법이 걸려 있는 모양이었다.


“가로우 새끼 대체 여기다 뭘 넣은 거야?”


없는 돈으로 강력한 보호 마법까지 걸어 둔 걸 보면 상당히 가치 있는 물건이 분명했다.

돈과 상자를 커다란 나뭇잎으로 감싼 리온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범죄 현장(?)에 오래 남아서 좋을 건 없었다.

옷을 사러 다보스 성에 돌아가는 것도 좋지 않으니 그냥 이대로 아르간두르까지 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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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아르간두르 (7) 21.08.11 13 0 10쪽
14 아르간두르 (6) 21.08.11 13 0 11쪽
13 아르간두르 (5) 21.08.10 15 0 11쪽
12 아르간두르 (4) 21.08.10 18 0 11쪽
11 아르간두르 (3) 21.08.09 20 1 11쪽
» 아르간두르 (2) 21.08.09 23 1 7쪽
9 아르간두르 (1) 21.08.09 23 1 11쪽
8 강도 (3) 21.08.08 25 1 9쪽
7 강도 (2) 21.08.08 27 0 12쪽
6 강도 (1) 21.08.07 31 0 10쪽
5 붉은 눈 용병단 (4) 21.08.06 32 0 11쪽
4 붉은 눈 용병단 (3) 21.08.06 35 0 14쪽
3 붉은 눈 용병단 (2) 21.08.05 41 0 12쪽
2 붉은 눈 용병단 (1) 21.08.04 48 0 12쪽
1 프롤로그 21.08.04 7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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