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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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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죽기
작품등록일 :
2021.08.04 18:11
최근연재일 :
2021.08.15 19: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512
추천수 :
5
글자수 :
96,545

작성
21.08.11 19:07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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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1쪽

아르간두르 (6)

DUMMY

“대장! 여기서 뭐해?”

“아니, 그러는 넌 뭐하냐?”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의 등장에 리온은 깜짝 놀랐다.

셀리나는 군 시절 동료였는데 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간 줄 알았던 것이다.


“나 여기 살아”


셀리나가 리온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싱글싱글 웃는 것이 넉살 좋기로 유명했던 군 시절 모습 그대로였다.


“너 고향 돌아간다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근데 대장이야말로 고향 간다고 하지 않았어?”

“나도 뭐...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


리온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그럼 용병일이라도 하는 거야?”


셀리나가 옆에 세워놨던 마법검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렇지”

“오 그래? 몇 급인데?”

“3급”

“뭐? 3급이라고? 어떻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일반 병사였던 리온의 실력을 알기에 셀리나가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그냥 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어”


셀리나를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 듣는 귀가 많으니 마법검 얘기를 함부로 할 수는 없었다.


“혹시 지금 농담하는 거야?”

“아니야, 못 믿겠으면 용병패 보여 줄까?”


리온은 방금 만들어 반짝거리는 용병패를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시벌.... 진짜네?”


셀리나가 용병패를 이리저리 뜯어보며 말했다.

가짜라고 하기엔 너무 세공이 정교한데다 리온이 가짜 용병패 따위를 들고 다닐 사람은 아니었다.


“당연히 진짜지, 가짜 용병패 따위 왜 만드냐?”

“못 믿는 건 아닌데 너무 놀라서 그래”

“크크크, 놀랄 만하긴 하지”

“진짜 무슨 일 있었는지 말 안 해줄 거야? 도대체 어떻게 몇 달 만에 평범한 사람이 3급 용병이 됐어?”

“나중에 말 해 줄게, 근데 너 여기 산다고? 아르간두르에 집이 있었어?”

“아니, 집이 있는 건 아니고 아는 사람 집에 얹혀살고 있어”

“아는 사람?”

“그래, 정확히 말하면 동료지, 나 용병단 들어갔거든”


셀리나가 품에서 용병패를 꺼내 보여주었다.

등급은 5급, 재료는 나무, 리온처럼 만든 지 얼마 안 된 듯 깔끔한 용병패였다.


“너도 용병이 됐어? 전쟁은 이제 지겹다며?”

“그러는 대장은? 왜 집에 안가고 용병이 된 거야? 아, 기연을 만나서 3급 용병이 되셨으니 집에 가는 것보다 용병이 되는 게 훨씬 낫나?”


셀리나는 질투가 나는지 입술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크크크, 나야 고향에 돌아가 봐야 기다리는 사람도 없으니 돈 벌려고 용병 된 거지, 근데 넌 가족이 있다고 했잖아?”

“가족이 있긴 한데 무지렁이 농사꾼이라 돌아가면 시집이나 가야 할 게 뻔하거든. 그래서 좋은 기회가 왔길래 잡았지. 전쟁이 지겹긴 하지만 용병 생활이 그 정도로 빡센 건 아니고, 또 막상 해보니 나 같은 년한테 딱 맞더라고”

“좋은 기회라는 게 용병단에 들어간 걸 말하는 거야?”

“어”


셀리나의 대답에 리온은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용병단 경험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 시절 셀리나는 가장 친한 동료 중 하나였고, 생사를 넘나들며 서로의 등을 맡긴 일도 여러 번 있었다.

그렇기에 셀리나가 자신처럼 배신당하고 버려지는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랬다.


“용병단 분위기는 어때? 너한테 잘 대해줘?”

“당연하지, 안 그럼 들어가지도 않았을 걸? 단원 대부분이 여자인데다 단장도 여자라 서로 잘 챙기는 편이야”

“뭐? 단원 대부분이 여자라고?”

“놀랐지? 나도 처음 제의 받았을 때 놀랐어, 희귀한 경우긴 한데 단장이 워낙 대단한 사람이라 다들 단장 믿고 모여든 셈이야”

“단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그래, 일단 생긴 것부터 죽여주거든, 그런데 실력도 좋지”


단장 이야기를 하면서 살짝 흥분하는 것이 확실히 믿음이 대단한 모양이었다.


“진짜 대단하긴 한가 보네 너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니”

“당연하지, 일단 미모는 대장도 봤으니 알 거 아냐?”

“보다니? 내가 언제?”

“저기 서 있잖아? 아까부터 대장이 힐끔 거리는 여자, 흐흐흐”

“뭐?”


셀리나가 턱짓으로 카운터에 서 있는 금발의 미인을 가리켰다.

서빙을 하는 종업원이나 셀리나도 상당한 미인이지만 카운터의 여자는 한층 더 예뻤다.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 같다고 할까? 눈길을 주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보게 되는 미모였다.


“저 사람이 단장이라고?”

“그래, 그리고 저기 서빙보는 애도 우리 단원이고, 주방 안에도 두 명 더 있어”

“에엥? 그럼 이 식당 자체가 너희 용병단 소유야?”

“들어올 때 간판 못 봤어? [칼 춤 추는 여자들]이라고? 딱 용병단스런 이름이지 않아?”


차마 매춘업소 간판 같았다고 말할 순 없었다.


“그, 그랬었지... 거참, 난 그냥 ‘이름 특이하네’ 하고 말았지”

“크크크, 그거 내가 지은 거야, 눈에 잘 띄라고, 센스 있지?”

“아... 니가 지었어? 그래... 센스 있네”


셀리나 녀석 독특한 거야 익히 알지만 그걸 또 동의한 동료들이라니... 이 용병단의 분위기를 왠지 알 거 같았다.


“근데 용병단에서 식당은 왜 하는 거야?”

“돈 벌라고 하는 거지 뭐, 아직 용병단 만든 지 얼마 안 되서 높은 등급 의뢰는 못 받거든, 실적을 먼저 쌓아야 하니까, 거기다 단장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거 싫어해서 본인 돈으로 이 건물 사서 가게를 연 거야”

“그럼 의뢰는 언제 나가?”

“좋은 건수 들어오면 바로 가게 문 닫고 나가, 좋은 건수가 자주 안 들어와서 그렇지”


여기까지 말한 셀리나는 리온이 주문한 고드라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켠 후 물었다.


“근데 대장은 소속된 용병단이 있어?”

“나? 전에는 있었지... 지금은 혼자지만”

“그럼 우리 용병단에 들어오는 건 어때?”

“스카웃 제의냐?”

“어, 흐흐흐”

“모르겠다... 전 소속이랑 별로 안 좋게 끝나서...”

“왜? 무슨 일 있었는데?”

“말하기 복잡해, 그냥 그런 일이 있었어”

“우리 대장 그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나 보네? 비밀도 많고 말이야”

“뭐 그 덕에 3급 용병이 된 거지”

“우리 용병단은 그런 놈들이랑은 달라”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일 생기기 전에는, 너도 합류한지 얼마 안 됐다며?”

“그렇기는 한데 대장 내 안목 몰라? 내가 또 사람 보는 눈은 있잖아?”

“그랬었나? 금시초문인데?”

“에이 왜 이래? 우리 정찰대 대원도 내가 다 뽑았잖아? 그 중에 질 나쁜 놈 있었어? 없었잖아?”

“그렇긴 했지”

“거봐! 그러니까 날 믿고 들어와, 내가 잘 챙겨줄게”

“글쎄다....”

“글쎄는 무슨 글쎄? 혼자 활동하는 것보다는 훨 나아!! 오늘 장사 끝나면 우리 단장이랑 얘기해서 합류하자고, 알았지?”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한 셀리나는 리온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일하러 가버렸다.


“거참......”


다시 용병단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던 리온은 좀 얼떨떨했다.

예전 동료였던 셀리나를 만난 건 좋지만 그녀가 새로 사귄 동료들까지 믿을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마법검을 보게 된다면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 몰랐다.

리온은 그냥 가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셀리나에게 인사는 하고 가야 할 것 같아서 식당이 끝나길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점심 식사로 몰려왔던 손님들이 빠지자 식당은 문을 닫았다. 저녁 장사가 남았지만 리온의 인터뷰를 위해서 일찍 마감한 것이었다.


“그래, 우리 용병단에 들어오고 싶다고?”


탁자를 두고 리온과 마주앉은 단장 엘루아즈가 물었다.


“난 그런 말 한적 없...”


그러자 셀리나가 리온의 대답을 가로채며 말했다.


“맞아요 단장, 꼭 들어오고 싶답니다.”

“그렇군, 그럼 자격이 되는지 시험을 해봐야지”

“뭐? 난 아직 결정을... 으헉!!”


콰직!

엘루아즈가 갑자기 검을 뽑아서 탁자를 내려쳤다. 리온은 깜작 놀라 마법검을 잡고 일어서며 소리쳤다.


“뭐하는 짓이야?”

“뭘 놀래? 시험도 없이 용병단에 들어올 수 있을 줄 알았나?”

“난 들어갈 생각이 없다니까?”

“왜? 예쁜 여자들이 많아서 부끄럽나?”

“뭔 소리야?”

“안 잡아먹으니 뺄 거 없어, 한 번 붙어 보자고, 실력이 웬만큼만 되면 받아 줄게”

“참나, 뭐 이리 막무가내야?”


리온이 어이없어 하거나 말거나 엘루아즈가 검을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후웅!


머리를 노리고 날아오는 검격, 살기는 없지만 강력했다. 리온은 허리를 숙여 피하면서 엘루아즈의 품안으로 파고들어 어깨로 가슴을 들이받았다.


퍼억!


엘루아즈가 주루룩 밀려나며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 던졌다. 리온은 날아오는 단검을 마법검으로 쳐내고, 몸을 날려 엘루아즈의 정수리를 향해 검을 내리찍었다.


쩌엉!


둘의 검이 부딪쳤다. 그러자 리온의 마법검이 엘루아즈의 검을 반쯤 자르고 들어갔다. 한 방에 잘리지 않은 것은 엘루아즈의 검에 미스릴이 섞여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히 놀랄 만 했다. 엘루아즈가 두 눈을 부릅뜨며 발차기를 날렸다.


퍽!!


리온이 발차기를 막으며 뒤로 밀려나자 엘루아즈는 계속 공격하지 않고 허리가 반쯤 잘린 자신의 검을 살폈다.

일반 강철에 미스릴을 섞으면 강도가 열 배는 강해지기에 백 퍼센트 미스릴로 만든 검과 부딪쳐도 잘 상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검이 단 한 방에 잘리다니?

저 검은 무슨 아다만티움이라도 된단 말인가?


“야! 그거 도대체 뭘로 만든 검이야?”

“재료가 뭔지는 나도 몰라”

“니 검인데 뭘로 만든 지도 모른다고?”

“그래! 근데 그게 너랑 뭔 상관이야?”

“아니 그런 검이 있었으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괜히 내 검만 작살났잖아?”

“먼저 덤빈 건 너야, 난 분명히 용병단에 들어갈 생각 없다고 했다.”

“사내자식이 뭘 그리 자꾸 빼? 예전 동료 셀리나도 있겠다, 미인들도 많겠다, 이 정도면 못 먹어도 고 아니야?”

“뭔 개소리야? 넌 용병일을 얼굴 보고 하냐?”


리온의 말이 맞았기에 엘루아즈는 더 이상 억지를 부릴 수 없었다.


“쳇, 말로는 안 넘어간다 이거지? 그럼 주먹으로 대화해 보자고”


쩔그렁!

엘루아즈가 반쯤 잘린 자신의 검을 던져 버렸다. 그리고 권투 자세를 취하며 덤벼들었다. 당황한 리온은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도 검을 내려놓았다. 차마 빈손으로 덤비는 상대에게 검을 휘두를 순 없기 때문이었다.


쉬익!


엘루아즈의 주먹이 매섭게 날아왔다.

리온은 한쪽 팔을 들어 펀치를 막았다. 그리고 반대편 주먹으로 엘루아즈의 얼굴을 후려쳤다. 하지만 엘루아즈는 유연한 목 움직임으로 리온의 주먹을 피하고 엄청난 속도로 주먹을 뻗어 리온의 턱에 꽂았다.


쩍!


눈앞에 별이 보였다. 비틀거리는 리온의 가슴으로 발차기가 날아왔다.


퍼억!


리온이 허공을 날아 탁자를 부수며 떨어졌다.


콰지직!


“단장! 탁자 좀 그만 부숴!!”


옆에서 누군가 잔소리를 했다. 장사해야 하는데 가게 기물을 자꾸 부수지 말란 뜻이었다.


“야 오랜만에 몸 좀 푸는데 왜 그래? 탁자 값 내 몫에서 빼!”


엘루아즈는 흥이 나는 듯 두 팔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어이, 일어나! 설마 그 정도에 뻗은 건 아니지?”


그 말에 리온은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몸속을 돌아다니는 기운 덕분에 어지럼증은 금방 사라졌고 오기가 치밀었다.


“시발 거, 그래 한 번 붙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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