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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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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죽기
작품등록일 :
2021.08.04 18:11
최근연재일 :
2021.08.15 19: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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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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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수 :
96,545

작성
21.08.0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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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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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르간두르 (3)

DUMMY

다보스에서 아르간두르는 말을 타고 공도를 달려도 이틀은 걸리는 거리였다.

리온은 산에서 사냥을 해 가며 천천히 이동했다.

사냥으로 잡은 사슴 고기는 먹고 가죽은 잘 벗겨서 대충 옷 같은걸 만들어 입었다.

처음 며칠은 가죽이 말라 딱딱 했지만 밤마다 무두질을 반복하며 장작불에 말리니 나중엔 부드러워져 제법 입을 만 했다.

남은 가죽으론 신발도 만들어 신으니 이동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렇게 이십일 만에 아르간두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르간두르]


이데론 왕국의 서부 중심도시이다.

서쪽으로 에뮤강을 끼고, 그 너머로는 브라손 평원과 이어진 무역과 교통의 중심지였다.

인구는 십만이 넘고

마법사 연합의 마탑과

용병 길드

비공정 터미널까지 있는 대도시였다.

그런 만큼 신분패 검사도 철저 했는데 리온은 신분패를 잃어 버린지 오래였다.

그래서 가죽을 팔러 온 사냥꾼인척 위장했다.

실제로 그동안 잡은 동물 가죽이 꽤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전이라면 혼자선 잡기 힘들었을 붉은 곰의 가죽이라던가 샤벨 타이거의 가죽도 있었다.

사실 깊은 산맥에서나 발견되는 샤벨 타이거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는데, 새로 얻은 힘을 시험해보기 딱 좋은 상대였다.

거의 사 미터는 넘는 덩치에 어금니가 삼십 센티미터는 넘는 놈이라 처음 만났을 땐 도망갈까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법검과 새로 얻은 기운을 믿고 싸웠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었다.


리온이 등에 메고 있는 샤벨 타이거의 가죽을 보여주자 아르간두르의 경비병들은 군말 없이 들여보내 주었다.

역시 교역을 중시하는 도시답게 이런 부분에서는 융통성이 있었다.

도시로 진입한 리온은 곧장 시장으로 가서 가죽 상인을 만났다.

두 장의 붉은 곰 가죽은 장당 5실버를 받기로 했는데 샤벨 타이거 가죽은 흥정에 시간이 좀 걸렸다.


“1골드 10실버! 어떻소?”

“아니, 붉은 곰 가죽이 5실버인데 샤벨 타이거 가죽을 겨우 1골드에 넘기란 말입니까?”

“샤벨 타이거 가죽을 가져 왔기 때문에 내가 곰 가죽 값을 높게 쳐 준거요. 요즘 산에 곰이 많아서 곰 가죽은 차고 넘치거든”

“그럼 곰 가죽 값을 깎으시던가요? 샤벨 타이거 가죽을 1골드에 넘길 순 없습니다”

“어허 이사람, 요즘 샤벨 타이거 가죽 값이 많이 떨어진 걸 모르시나? 그것도 많이 쳐 준거야. 그리고 1골드가 아니라 1골드 10실버 준다고 하지 않았소”

“샤벨 타이거가 무슨 뒷산 멧돼지도 아니고, 엘론드 산맥을 뒤져도 겨우 하나 만날까 말까 하는 놈인데 가죽 값이 떨어지긴 왜 떨어진단 말입니까?”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근데 요즘 샤벨 타이거 가죽이 시장에 많이 풀렸어. 심지어 와이번 가죽도 예전보다 늘었으니 가죽 값이 전체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지”

“참나... 내가 사냥꾼이라고 무시하나 본데, 거짓말하지 마시죠.”

“사실이라니까? 못 믿겠으면 다른 가게 가서 물어 봐. 거기도 똑같이 얘기할 것이니”


그러면서 가죽 상인은 팔짱을 끼고 리온을 쳐다보았다. 어디 갈 테면 가보라는 식이었다. 상대가 배짱을 부린다고 생각한 리온은 곧장 그 가게를 나와 다른 가죽 상인을 찾아갔다.


“곰 가죽 3실버! 샤벨 타이거 가죽 15실버!”

“뭐라구요?”

“싫으면 말게, 요즘 들어오는 가죽이 너무 많아. 사냥꾼만 아니라 용병들까지 심심찮게 들고 오거든, 모르는 걸 보니 초짜인 모양인데?”

“아니.... 하....”


결국 리온은 다시 처음 가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거봐, 내 말 맞지?”


돌아온 리온에게 가죽 상인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알겠으니 가죽 값이나 쳐 주시죠”

“그러지, 곰 가죽 4실버, 샤벨 타이거 1골드, 좋나?”

“아니 그새 물건 값을 또 깎는단 말입니까?”

“그래도 여기 시장에선 젤 많이 쳐 주는 거야, 처음부터 내 말 믿고 팔았으면 좋았을 거 아닌가?”


한마디로 괘씸죄로 또 깎는단 소리였다.


“하.... 알겠습니다.”


결국 가죽을 모두 처분한 리온은 1골드 8실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상인에게 1실버를 주고 튼튼한 가죽 옷을 한 벌 샀다.

지금 입고 있는 사슴 가죽은 옷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라서 말이다.

그러고 남은 돈은 총 11골드 25실버

리온은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마탑을 찾아가서 상자를 열어봐야 할까?

아니면 용병 길드에 가서 승급 시험을 먼저 해야 할까?

어느 쪽이든 만만찮은 돈이 들 테니 잘 선택해야 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상자부터 열어보고 싶지만 만일 안에 들어있는 물건이 별 가치가 없을 경우 돈만 날리게 될 것이었다.

그럼 승급 시험을 볼 돈이 모자라고, 결국 하급 용병이나 하는 의뢰를 하면서 돈을 모아야 하는 할 것이었다.

결국 리온은 호기심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그리고 용병 길드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르간두르 용병길드>


제법 웅장한 필체의 간판이 달린 3층 건물

이데론 왕국 북서부에서 활동하는 용병들의 거점이자 리온이 두 달 전 처음 용병패를 얻은 곳이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중급 용병 시험을 보게 될 줄은 몰랐었는데....

왠지 감회가 새로운 것을 느끼며 리온은 안으로 들어갔다.


“네? 3급 시험을 보겠다구요?”


시험 접수를 맡은 직원이 황당하다는 듯 리온을 쳐다보았다.

신분패도 없이 들어온 놈이 갑자기 3급 용병 승급 시험을 치루겠다니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만일 5급 용병 시험이었다면 별 상관은 없었다.

검만 잡을 줄 알면 개나 소나 받는 것이 5급 용병패니 말이다.

하지만 3급 시험은 장난이 아니었다.

일반인이 객기로 덤비다간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끔 그런 정신 나간 인물들이 찾아오기에 직원은 리온을 위아래도 자세히 뜯어보았다.

등에는 가죽으로 감싼 커다란 검을 메고, 딱 보기에도 탄탄한 몸매에, 눈빛은 맑다

풍기는 느낌만 보자면 기사 수련생쯤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사 수련생이 용병 시험을 보러 올리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부가 너무 희고 매끄러웠다.

경험상 이런 종류의 인간은 딱 하나, 귀족 가문에서 무술을 수련한 도련님이 장난삼아 도전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 저기... 도련님, 용병 시험은 장난이 아닙니다.”


직원은 혹시 지체 높은 귀족일까 봐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말했다.

하지만 시험 치는 것은 무조건 말릴 생각이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 골치가 아프니 말이다.


“3급 시험이 어려운 줄은 나도 압니다. 걱정 말고 받아 주시죠.”

“도련님... 혹시 어디 가문에서 나오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문이라뇨?”

“어느 가문의 자제분인지 여쭙는 겁니다.”

“전 고아라 가문이랄 게 없는데요”

“예?”


직원은 미심쩍은 눈으로 다시 리온을 훑어보았다.

어떻게든 시험을 치려고 거짓말을 한다 생각한 것이었다.


“후.... 어쨌거나... 안됩니다.”

“아니 왜요?”

“일단 용병패도 없으시고... 5급에서 3급으로 한 번에 승급은 안 됩니다.”

“아니, 실력이 있으면 누구나 시험 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렇긴 하죠. 하지만 도련님이 실력을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진짜 용병이시면 그동안 수행한 의뢰 실적이라도 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지 않습니까?”

“의뢰 실적은... 하나 있습니다. 단지 확인서를 못 받아서 그렇죠”

“의뢰 하나 했다고 3급으로 승급하는 건 무리입니다.”

“하지만 실력이 된다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도련님 말만 믿고 진행하기는 좀....”


답답해진 리온은 결국 마법검을 꺼내들었다.

스르륵

검에 감아 놓았던 가죽을 풀자 찬란한 광채를 내뿜는 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 눈에도 굉장히 비싸 보였기에 옆에서 지켜보던 용병들이 감탄성을 발했다.


“오오...”


하지만 직원은 리온이 갑자기 무기를 꺼내자 당황했다.


“왜, 왜이러십니까?”


리온이 자신을 공격 할까봐 놀란 것이었다.

하지만 리온은 그런 의도로 검을 꺼낸 건 아니었다.


“잘 보세요”

“뭐, 뭘요?”


화르륵!!

마법검 위로 불길이 확 치솟았다.

제법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커다란 불길이었다.

리온이 그런 마법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직원에게 말했다.


“보이죠? 이 정도면 최소 4급 아닙니까?”


하지만 직원은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마, 마법검을 가지고 있다고 본인이 강한 건 아니죠”

“못 믿으시겠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화르륵!

리온이 이번엔 손 위로 머리통만한 크기의 화염구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이 정도면 확실한 증거, 직원의 표정이 빠르게 변하더니 리온에게 물었다.


“저, 정령술사 십니까?”

“아뇨”

“그럼 마법사?”

“아뇨”

“네?”

“마법사 아니라구요”

“그럼 어떤....?”

“뭐가요?”

“수련하신 능력이 뭔가요?”

“그건....”


리온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대답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마법검에서 얻은 능력이라고 말하면 누군가 또 마법검을 노릴지도 모르니 사실을 말할 순 없었다.


“그걸 꼭 말해야 받아 줍니까?”

“그건 아닙니다만 승급 시험을 치루실 때 본인의 능력에 맞는 시험관을 배정받으려면 알려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흠... 가문의 비밀이라 말하기 좀 그렇습니다.”


리온이 대충 둘러댄 말에 직원은 납득한 듯 했다.


“가문의 비밀.... 네, 알겠습니다.”


직원은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류를 한 장 꺼내 내밀었다.


“3급 시험 신청서 입니다. 여기 서명하시고 시험료 5골드 내시면 됩니다.”


받아서 읽어보니 여러 가지 사항이 기록되어 있었다.


본 시험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것

사고 시 책임은 온전히 본인에게 있음

기본 무구를 제외한 마법물품 사용 금지

시험장 안에 본인 외 조력자의 입장 금지

시험에 탈락하면 최소 한 달 안에 재도전 할 수 없음


다 읽은 리온이 서명을 하고 다섯 개의 1골드 동전과 함께 내미니 직원은 받아서 도장을 찍었다. 그리곤 오른쪽에 있는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문으로 들어가서 기다리시면 곧 안내하는 직원이 올 겁니다. 따라가시면 시험장에 가실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긴 복도가 나왔고, 한쪽에 나무로 만든 벤치가 있었다. 그 위에 걸터앉은 리온은 마법검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생각에 잠겼다.


“승급 시험이라...”


전에 5급 시험을 보러 왔을 때는 이런 복잡한 과정은 없었다.

그때 직원은 리온의 얼굴도 보지 않았고 귀찮은 듯 신청 서류를 내밀며 “사인하고 5실버를 낸 다음 왼쪽 문으로 들어가세요.” 라고 했었다.

그리고 시험장에서 만난 시험관 역시 귀찮은 표정으로 검을 휘둘러보라고 하더니 몇 초 후 “합격” 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3급 시험 정도 되니 틀리긴 틀렸다.

시험비가 비쌀 뿐만 아니라, 신청서에 적힌 경고 문구부터 큰 사고가 날 수 있으니 능력 없으면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는 뜻 같았다.

리온은 괜히 긴장 되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심호흡을 했다. 그러자 잠시 후 젊은 직원 하나가 복도 반대편에서 걸어와 리온을 불렀다.


“저를 따라 오십시오.”


자리에서 일어난 리온은 그를 따라 걸어가며 몸속에서 기운을 계속 돌렸다. 그리고 마음을 강하게 먹고 시험장 문을 열었다.


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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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아르간두르 (7) 21.08.11 13 0 10쪽
14 아르간두르 (6) 21.08.11 13 0 11쪽
13 아르간두르 (5) 21.08.10 15 0 11쪽
12 아르간두르 (4) 21.08.10 18 0 11쪽
» 아르간두르 (3) 21.08.09 21 1 11쪽
10 아르간두르 (2) 21.08.09 2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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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강도 (3) 21.08.08 25 1 9쪽
7 강도 (2) 21.08.08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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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붉은 눈 용병단 (4) 21.08.06 32 0 11쪽
4 붉은 눈 용병단 (3) 21.08.06 35 0 14쪽
3 붉은 눈 용병단 (2) 21.08.05 41 0 12쪽
2 붉은 눈 용병단 (1) 21.08.04 4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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