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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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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죽기
작품등록일 :
2021.08.04 18:11
최근연재일 :
2021.08.15 19: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500
추천수 :
5
글자수 :
96,545

작성
21.08.04 18:17
조회
75
추천
1
글자
7쪽

프롤로그

DUMMY

마계의 십대 험지 중 하나인 초열지옥

사시사철 붉은 용암이 흘러내리고 지옥 같은 열기와 화염이 가득한 곳이다.

원래 이곳은 마계의 4대 마룡 중 하나인 화염룡 드브라카스의 거처였으나 이미 그 주인이 바뀐지 오래였다.


콰우우우웅!!!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초열지옥의 용암이 하늘높이 솟아올랐다.

화산이 폭발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고, 초열지옥을 누비며 부딪치는 두 절대자의 싸움 때문이었다.


초월의 마신 아그립투스

파멸의 마신 아포칼립스


투쟁의 대지 마계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이 두 마신은 수 만년에 걸쳐 싸움을 이어온, 서로의 지긋지긋한 호적수였다.

둘은 백년 마다 한 번씩 승자를 가리는 싸움을 벌였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다.


마신기 루테인


에고소드이자 마신 아포칼립스의 분신과도 같은 마신기이다.

묵빛의 파멸마기로 온 몸을 휘감은 거무튀튀한 마검 루테인이 맹렬한 기세로 날아가 시뻘건 화염을 뿜는 거검과 부딪쳤다.


쩌어어엉!!!


마신기 드브라카스


역시 에고소드이자 마신 아그립투스의 마신기이다.

초월의 마신 아그립투스가 심심풀이로 죽인 화염룡 드브라카스의 심장을 코어로, 초열지옥의 화염석을 손잡이로, 프로즌문의 극빙석을 검신으로 만든 이 검은 변덕스럽고 포악한 화염룡 드브라카스의 성격을 그대로 닮은 에고소드였다.

두 마신기는 처음에 각자 주인의 손에서 맹렬한 싸움을 벌였으나 어느 순간 마신들이 검을 던져 버리고 근접 박투에 빠져들자 주인의 조종을 벗어나 스스로 싸우기 시작했다.

초열지옥의 용암 속에서는 두 마신이 싸움을 벌이고, 그 위 하늘에서는 두 마신기의 치열한 공중전이 전개되었다.

마신 아그립투스와 마신 아포칼립스가 그러하듯, 두 마신기 역시 전에 없던 강함을 가진 마신기였고 서로의 호적수였다.

때문에 지상의 싸움만큼이나 하늘위의 싸움도 쉽게 결판나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싸웠을까?

마침내 아그립투스의 주먹이 아포칼립스의 방어를 뚫고 얼굴에 적중했다.


퍼억!!


묵직한 충격과 함께 아포칼립스는 얼굴 반쪽이 박살났다. 뼈가 보일 정도로 끔찍한 상처였다. 하지만 아포칼립스는 마신답게 순식간에 상처를 재생하더니 즉각 반격을 날렸다.

파멸마기를 가득 담고 날아간 아포칼립스의 주먹이 아그립투스의 얼굴에 닿기 직전, 잽싸게 움직인 아그립투스의 손이 그 주먹을 움켜쥐었다.


콰아앙!!


커다란 폭음이 터졌으나 유효타가 아님을 안 아포칼립스가 반대편 주먹을 날리려 하는데 아그립투스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훗, 이번 싸움은 내가 이겼다”


아그립투스의 갑작스런 승리 선언에 아포칼립스가 얼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무슨 말이야 새꺄? 얼굴에 한방 먹였다고 네놈이 이겼단 말이냐? 그럼 이틀 전에 내가 네놈 복부에 꽂아 넣은 건?”

“아니 그거랑은 상관없이 내가 이겼다.”

“그럼 내가 왜 졌단 말이냐?”

“네놈 발을 봐라 크크크”

“발? 내 발이 뭐?”


무심코 발아래를 내려다 본 아포칼립스는 그만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말았다. 자신의 한 쪽 발이 뒤로 살짝 물러나 있었던 것이다.

검을 들고 싸울 때는 전장 여기저기를 날아다니다가, 근접 전투로 전환되면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는 것이 두 마신의 암묵적인 룰이었다.

승패를 결정짓기엔 너무 가혹한 조건이었으나 그렇지 않으면 몇 달, 심지어 몇 년에 걸쳐서 싸운 적도 있기에 어느 순간부터 만들어진 룰이었다.

아포칼립스의 한쪽 발이 뒤로 물러난 것은 아그립투스의 공격 때문은 아니었다.

전투가 시작된 지 며칠 되지 않아 어떠한 공격도 무한한 재생력을 바탕으로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그립투스의 주먹에 얼굴 반쪽이 날아가자 아포칼립스가 흥분했고, 더 강한 반격을 하려고 자신도 모르게 한쪽 발을 뒤로 내딛고 말았다.


“시펄, 내 발이 왜 저기에 있어?”

“크크크, 네놈은 아직도 쉽게 흥분하는 성질을 고치지 못했구나, 그래서야 십만 년이 흘러도 내게 못 이긴다.”

“뭣이 어째? 다시 붙자 이놈!!”

“시끄럽다. 졌으면 마신답게 인정할 줄도 알아야지! 좀 더 수련하고 백년 후에 다시 보자 깜둥아, 크크크크”

“으드득, 망할 흰둥이 새끼, 내 언젠가는 네놈의 그 허여멀건 얼굴을 뭉개놓고 말겠다!!!”


분노를 삼키며 날아가는 아포칼립스의 등 뒤로 아그립투스가 다시 한 번 비수를 날렸다.


“오늘로써 나의 325번째 승리다!!”


지난 삼만 이천 오백년 동안의 합산 스코어였다. 그렇게 많이 싸웠지만 아포칼립스는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늘을 날아가던 아포칼립스가 괴성을 지르며 지상으로 마력탄을 날렸다.


“크와아악!!!”


콰아아아아앙!!!!


대폭발이 일어나 진동하는 초열지옥의 한가운데서 아그립투스는 광소를 터트렸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


열심히 웃던 아그립투스가 문득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전투에 빠져 잊었던 마신기가 그제야 생각난 것이었다.


“이 놈 어디로 간 거야?”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드브라카스가 보이지 않자 아그립투스가 하늘을 향해 팔을 쭉 뻗었다. 마신기를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드브라카스는 날아오지 않았다.


“뭐지? 왜 안와?”


이상함을 느낀 아그립투스는 정신을 집중해 드브라카스를 찾기 시작했다. 만일 생각보다 훨씬 먼 곳에 있다면 날아오길 기다리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가는 편이 더 빠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아그립투스는 아무리 마계를 훑어도 드브라카스의 존재를 느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니 이 새끼, 설마 루테인 따위에게 져서 소멸당한 건가?”


아그립투스는 원래 무기를 선호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쩌다 화염룡의 심장을 얻게 된 김에 열심히 만들어 본 것이 바로 마신기 드브라카스였다.

마계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차원까지 가서 최고의 재료를 모아 만들었기에 그 어떤 마신기에도 지지 않으리라 자부했는데, 하필 루테인 따위에게 지다니?

상당히 기분이 찜찜했지만 아그립투스는 금세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어차피 무기란 그에게 별 가치가 없기 때문이었다.


“역시 마신기 따위 만들어 봐야 별 쓸모는 없고 번거롭기만 해, 쯧쯧”


아그립투스는 다시는 마신기 따위 만들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초열지옥 내부에 위치한 자신의 거처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두 마왕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초열지옥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강렬한 열기와 화염을 끊임없이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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