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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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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죽기
작품등록일 :
2021.08.04 18:11
최근연재일 :
2021.08.15 19: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511
추천수 :
5
글자수 :
96,545

작성
21.08.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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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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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르간두르 (7)

DUMMY

리온이 튕기듯이 일어나며 옆차기를 날렸다.

엘루아즈는 슬쩍 돌아서서 피하면서 리온의 뒤축을 걷어찼다. 이대로 쓰러뜨리려 한 것이다. 그러자 리온이 땅을 박차고 뛰어 오르며 뒤돌려 차기를 날렸다.


후웅!


엘루아즈는 머리로 날아오는 발차기를 손으로 잡고는 냅다 던져 버렸다. 그리고 리온이 땅에 착지하자 몸을 흔들며 덤벼들었다.

역시나 권투 자세

리온이 발차기보다 주먹질에 약하다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상체를 흔들거리며 다가온 엘루아즈가 주먹을 날렸다. 리온이 재빨리 머리를 숙여 피하면서 자신도 주먹을 뻗었지만 엘루아즈는 가볍게 피하고 주먹을 날렸다.


쩍!


엘루아즈의 주먹이 다시 한번 리온의 턱에 꽂혔다. 눈앞이 핑 돌자 리온은 한대 더 맞기 전에 후다닥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엘루아즈가 재빨리 따라 붙으며 연타를 날렸다.


퍼버버벅!


쏟아지는 주먹질, 하지만 리온은 단단히 가드를 하고 버텼다. 주먹질이 통하지 않자 엘루아즈가 무릎으로 리온의 가슴을 찍었다.


퍼억!


숨이 턱 막힌 리온의 가드가 살짝 내려갔고, 엘루아즈의 주먹이 안면에 적중했다.


쾅!


리온이 비틀거리자 이번엔 어퍼컷이 힘껏 턱을 쳐올렸다.


쩌억!


리온은 살짝 공중으로 떠올랐다 떨어지며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대장!!”


지켜보던 셀리나가 깜짝 놀라 달려왔지만 이미 기절한 리온은 대답이 없었다.





*****





“어휴, 좀 적당히 하지 아예 때려눕히면 어째요? 이러다 용병단 안 들어온다 하면 어쩔거에요?”

“아니 뭐... 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그만...”


잠시 후 정신을 차려보니 셀리나가 열심히 엘루아즈를 혼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두고 빙 둘러선 일남 사녀의 모습이 보였다.


“으... 어떻게 된 거야?”


리온이 몸을 일으키자 셀리나가 재빨리 다가오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대장 괜찮아?”

“아니, 괜찮긴 한데... 나 왜 기절한 거야?”

“마지막에 단장 주먹 맞고 기절 했어”

“자식, 턱에 제대로 맞았는데도 금방 깬 걸 보니 몸은 튼튼하네, 흐흐흐”


엘루아즈가 뒤에서 실실 웃으며 말하자 셀리나자 인상을 팍 쓰며 핀잔했다.


“아우 단장! 조용히 좀!!”

“알았어, 알았다고”


엘루아즈가 샐쭉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자 셀리나가 다시 말했다.


“미안해 대장, 원래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우리 멍청한 단장이 좀 심했어”

“야 멍청하다니...”


엘루아즈가 다시 투덜대자 셀리나뿐 아니라 단원 모두가 일제히 노려보았다. 결국 엘루아즈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리온이 말했다.


“야, 니네 용병단은 원래 이렇게 막무가내냐? 난 아직 합류한단 소리도 안했는데 왜 사람을 패고 난리야 시발”


생각지도 못했던 싸움에, 여자한테 얻어맞고 기절까지 한 리온은 자존심이 상해 말이 좋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셀리나가 두 손을 싹싹 빌며 말했다.


“진짜 미안해 대장, 우리 단장이 말로 설득하는 것보다 몸으로 한 번 부대끼는 게 더 낫다고 고집을 부려서... 그래도 나쁜 맘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니 용서해 줘”

“됐고, 난 니네 용병단에 합류할 생각 없으니 그런 줄 알아, 시벌 단장 성격이 개차반인데 무슨...”


리온이 일어나 나가려고 하자 셀리나가 급히 붙잡았다.


“잠깐, 잠깐만 대장, 부탁할게, 가지 말아줘 제발”

“됐다니까, 난 혼자 일하는 게 편해, 말했잖아? 전 소속이랑 안 좋게 끝났다고, 너야 믿지만 다른 사람들은 잘 몰라, 근데 방금 경험해 보니 더 신뢰가 안 간다.”

“아니야 대장, 오해야, 우리 단장이 오늘 좀 오버를 했지만 좋은 사람이야, 다른 단원들도 그렇고, 내가 말했잖아? 다들 단장보고 모여든 사람들이라고”

“야! 좋은 사람이 다짜고짜 사람을 막 패냐? 시벌 내가 마법검만 내려놓지 않았어도 이리 당하진 않았을 텐데”

“크흠... 장비빨로 싸우는 건 좀...”


엘루아즈가 슬그머니 끼어들려다 셀리나의 눈초리에 뜨끔하고 다시 물러났다.


“그러지 말고 몇 달 만이라도 우리랑 같이 일해보자, 그 뒤에도 맘에 안 들면 가도 돼, 응? 제발~ 내 얼굴 봐서~”


간절한 셀리나의 부탁에 리온은 망설였다.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차갑게 돌아서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 신입 단원이 필요하면 길드에 가서 뽑으면 되잖아? 왜 꼭 나여야 해?”

“우린 진짜 믿을 만한 사람밖에 안 뽑아, 그리고 대장은 내가 절대적으로 신뢰하거든”

“너도 이 사람들 만난 지 몇 달 안됐다면서 뭘 보고 그리 믿는 거야? 그리고 애초에 용병들끼리 믿음 따위가 어딨어? 그냥 서로 이득 되니까 같이 일하는 거지?”

“우린 안 그래, 진짜야, 그러니까 몇 달만 같이 일해보자, 응? 제바~~알~”


이젠 애교까지 부리는 셀리나를 리온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원래 성격상 애교 따위 엄청 싫어하는데 저러는 걸 보니 정말 간절하긴 하구나 싶었다.


“하.....”


리온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시선이 엘루아즈에게 이동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단원이 그녀를 푹 찔렀다.


“아니... 그... 기절까지 시킨 건 미안하다. 같은 3급이라기에 격투기도 잘할 줄 알았지... 아, 물론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사과도 뭣도 아닌 말이었지만 딱히 사과를 기대한 건 아니었다. 용병 주제에 한 대 맞았다고 사과를 요구하는 것도 그러니 말이다. 단지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간 것인데 이렇게 말해 주니 기분이 좀 누그러졌다.


“알았다. 그럼 몇 달만 같이 일해 보겠어, 그 후에 맘에 안 들면 바로 떠날 거야, 알겠냐? 그땐 니가 아무리 붙잡아도 무조건 떠난다.”


리온의 대답에 셀리나가 환호성을 질렀다.


“오케이!!! 고마워 대장!! 진짜 고마워!!”


그리고 왈칵 안겨드는 셀리나를 리온은 가만히 서서 받아 주었다.

음... 얘가 이리 정이 많은 스타일이었나? 사람이 몇 달 만에 많이 변한 것 같았다.

몇 년 동안 경험했던 전장의 악몽을 떨쳐 내고 다름 사람에게 정을 주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빨리 변한 걸 보니 어쩌면 새로 만난 동료들의 영향인가 싶었다.


‘어쨌거나 몇 달만 해보고 안 맞으면 바로 떠난다!’


리온은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하며 셀리나의 등을 다독여 주었다.


그날 밤 용병단은 거하게 잔치를 벌였다.

새로 합류한 리온의 환영식 이었다.

몇 달 후에 떠날 수도 있는데 환영식까지 하는 걸 보니 모두들 리온이 떠날 거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긍정적인 것인가 생각이 없는 것인가?

용병치고는 참 독특한 사람들이다 싶었다.

특히나 [붉은 눈 용병단]에서의 그 차가운 동료애를 떠올렸을 때 더 그랬다.

그렇게 왁자지껄 즐거운 분위기에서 리온은 단원들을 소개 받았다.


먼저 단장으로는 금발의 미녀 엘루아즈

3급 용병인 그녀는 용병 생활을 오래한 베테랑이고 나이도 꽤 많았다.

정확한 나이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십대 후반에 용병생활을 시작해 이십 년 가까이 했다고 하니 최소 서른 중반은 넘었을 것이었다.

그런데 험한 용병 생활 와중에도 이십대처럼 탱탱한 피부를 유지하는 걸 보니 마나 운용술 수준이 꽤 높은 모양이었다.


두 번째로 소개 받은 인물은 3서클 마법사인 제네비브

그녀는 이곳 아르간두르 마탑 출신의 마법사인데 본인의 마법 수준을 높이기 위해 용병이 된 케이스였다. 사실 3서클에 오른 지 십 년이 넘었는데도 4서클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법이란 것이 어려운 학문이긴 하지만 3서클에서 십 년이나 머무는 것은 문제가 많았다.

그녀의 스승은 그것이 너무 소심한 성격 탓이라 했고 그것을 깨기 위해 용병 생활을 해보라 했다.

그런데 또 그런 스승의 말에 순종해 용병 생활을 나선 걸 보니 마법에 대한 욕망이 대단히 큰 것 같았다.


세 번째 인물은 용병단의 막내 카렌

이제 막 스무 살 성인이 된 그녀는 이데론 왕국 남서쪽, 황갈색 산맥의 사냥꾼 마을 출신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밑에서 사냥술을 배웠고, 활과 단검을 잘 썼다.

아르간두르는 그녀와 아버지가 가죽을 팔기 위해 가끔씩 들리던 장소였는데 에뮤강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한 카렌은 독립할 나이가 되자마자 집을 나와 아르간두르에 왔다.

그리고 운 좋게 용병단을 모집하던 엘루아즈를 만났고, 합류하게 된 것이다.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용병단의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드는 존재였다.


마지막 인물은 포르투스

4급 용병이자 엘루아즈와 오랫동안 함께 한 동료였다.

마나 운용술 수준은 그리 높지 않지만 타고난 힘이 워낙 좋고 덩치도 커서 실제로는 거의 3급 용병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전부 여자로 구성된 이 용병단의 유일한 남자

리온이 합류하자 셀리나를 제외하고 제일 반가워한 인물이었다.

신기한 것은 바로 이 식당의 요리사가 포르투스였는데 아까 먹었던 양고기 스테이크의 맛을 기억한 리온은 포르투스의 요리 실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용병 생활 동안 수련보다는 요리에 힘썼던 것일까?

신기한 일이었다.


그리고 셀리나를 포함해서 인원은 총 다섯 명, 이제 리온이 합류했으니 여섯이었다.

단장인 엘루아즈가 3급 용병이고, 3서클 마법사까지 있으니 용병단의 등급은 3급이었으나 워낙 초짜들이 많아 3등급 이상의 어려운 의뢰를 받기는 힘든 수준이었다.

그러다 이제 3급 용병인 리온이 합류했으니 모두들 3급 의뢰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에 부풀었다.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지나고...

어느 날 용병 길드에 갔던 엘루아즈가 좋은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야!! 드디어 3급 의뢰 하나 받아 왔다!!!”


그 말에 하루 장사를 마무리하고 녹초가 되어 있던 단원들이 벌떡 일어났다.


“진짜? 무슨 일인데?”


셀리나의 물음에 엘루아즈가 손에 든 의뢰 계약서를 펴들며 말했다.


“장소는 브라손 평원 남서부! 의뢰 내용은 아케론 던전 정찰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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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아케론 던전 (1) 21.08.11 12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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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아르간두르 (6) 21.08.11 13 0 11쪽
13 아르간두르 (5) 21.08.10 15 0 11쪽
12 아르간두르 (4) 21.08.10 18 0 11쪽
11 아르간두르 (3) 21.08.09 21 1 11쪽
10 아르간두르 (2) 21.08.09 24 1 7쪽
9 아르간두르 (1) 21.08.09 23 1 11쪽
8 강도 (3) 21.08.08 25 1 9쪽
7 강도 (2) 21.08.08 27 0 12쪽
6 강도 (1) 21.08.07 31 0 10쪽
5 붉은 눈 용병단 (4) 21.08.06 33 0 11쪽
4 붉은 눈 용병단 (3) 21.08.06 35 0 14쪽
3 붉은 눈 용병단 (2) 21.08.05 41 0 12쪽
2 붉은 눈 용병단 (1) 21.08.04 4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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