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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가넷 님의 서재입니다.

검은 배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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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가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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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가넷
작품등록일 :
2020.06.23 22:47
최근연재일 :
2021.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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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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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화. 아버지의 과거 1

DUMMY

1534년 여름. 타란티아, 이탈리아 남부.


아나스 성으로 돌아온 로카와 카린은 곧장 영주의 집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어디 갔었니?”

늘 보는 아들의 얼굴이지만 안토니오는 오늘따라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 들었다.

“성당에 있었어요.”

“빅토르가 없다고 검술 훈련을 게을리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구나.”

“대장님은 없지만 가끔씩 조반니와 대련하는 걸요.”

로카는 엉겁결에 거짓말을 하였다. 안토니오는 작성하던 문서를 마무리 짓고 고개를 들었다.

“너희 둘 다 자리에 앉거라.”

아이들이 의자에 앉았지만 안토니오는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그는 무슨 말로 이야기를 시작해야 될지 몰라서 손에 들고 있던 인장만 만지작거렸다.

“낮에 손님이 다녀갔다고 들었어요.”

침묵이 길어지자 어색해진 로카가 먼저 운을 띄웠다.

“그래, 그일 때문에 너희들을 불렀다.”

안토니오는 복잡한 표정으로 로카와 카린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할 테니 잘 새겨 들어야 한다.”

“어떤······”

집무실은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 후로도 안토니오는 턱수염을 매만지며 뜸을 들였다. 그는 한참이 더 지나서야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아들아, 혹시 성 요한 기사단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느냐?

로카로선 난데없는 질문이었다. 다행히 국제 정세에 대해 배우면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 기사단이라면 유명하잖아요. 로도스 섬에서 이교도들을 끝까지 괴롭혔던 전설의 기사단 아닌가요?”

“그래, 잘 아는구나.”

안토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수년 전에 그 섬을 오스만 제국에게 빼앗기고 지금은 몰타 섬으로 들어갔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그 정도 소식은 어지간한 마을 사람들도 다 알 걸요?”

로카는 나름대로 주워들은 지식들을 뽐냈다.

“그래. 그렇겠지. 음······”

안토니오는 다시 뜸을 들였다. 그는 가능하다면 누구에게도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그와 함께 타란티아로 돌아온 이들에게도 입단속을 철저히 시켰다. 몇몇 이야기들은 쓸데없는 망상을 일으켜 불필요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젠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그는 머지않아 이곳을 떠나야 한다. 남은 것은 아들을 믿는 일 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사실 그 기사단의 재무관이었다. 로도스 섬에서 기사단 전체의 살림을 도맡았었지.”

예상치 못한 아버지의 고백에 로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정말인가요? 그 동안 왜 그런 말씀 안 하셨나요?”

로카도 자신이 아기였을 무렵에 아주 거친 지역에서 지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로도스 섬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동안은 딱히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기사단과의 인연이 끝났다고 생각했으니까.”

변명하는 듯한 안토니오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그럼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하신다는 건······”

“그렇다. 난 다시 기사단으로 돌아가야 될 것 같구나. 오늘 낮에 찾아온 손님은 기사단의 일원인 발레트 경이었다. 그의 말로는 기사단장님이 나의 복귀를 간절히 바란다고 해. 그분의 건강이 악화되어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가봐야 한다.”

로카는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지금의 기사단에는 가족들을 데려갈 수가 없다. 그러니 이제 네가 나 대신 가족들과 영지를 책임져야 한다.”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선언이었다. 로카는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네? 아버지! 그게 무슨······”

안토니오로선 예상한 반응이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지금 당장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가신들과 엘레네가 있다고 해도 네가 준비가 되어야 하니까. 그러니 내일부터 영주 업무를 이양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안토니오는 마음먹은 계획들을 모두 아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로카 옆에서 멍하니 듣고 있던 카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카린.”

“네?”

카린은 안토니오가 갑자기 자신을 쳐다보자 화들짝 놀랐다.

“네 목에 걸린 그 펜던트, 언제부터 가지고 있었는지 기억하니?”

안토니오는 카린의 목에 걸린 푸른 펜던트를 가리켰다.

“펜던트요?”

카린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 역시 안토니오가 이렇게 갑작스레 떠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 목걸이 말이다.”

“아, 이건······ 제가 발견되었을 때부터 목에 걸려있었다고 나탈리가 말해 줬어요. 아마 아버지가 걸어 준 목걸이가 아닐까 생각해요.”

얼른 정신을 차린 카린이 빠르게 대답하였다.

“그렇군. 나도 그와 비슷한 물건을 하나 가지고 있구나.”

안토니오는 책장에 올려 둔 호두나무 상자를 가져와서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상자를 열자 투박하고 하얀 빛을 지닌 광석이 나타났다. 발레트가 다녀간 뒤에 그가 꺼내 본 황금 장식 브로치였다. 브로치에 박힌 하얀 광석에선 여전히 희미한 푸른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카린, 이 브로치는 너의 아버지가 떠나기 전날 밤, 내게 맡긴 물건이란다.”

안토니오의 입에서 드디어 카린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오랫동안 기다렸기에 카린의 눈은 한없이 반짝였다.

“아버지가 그걸 왜 영주님에게 맡긴 건가요?”

“그건 이야기하자면 좀 길구나.”

안토니오는 잊고 지냈던 그날 밤의 기억이 손에 잡힐 것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12년 전 (1522년 겨울, 로도스 섬, 동 지중해)

겨우 등잔 서너 개가 밝히고 있는 초저녁의 대회의장은 그야말로 칠흑 같은 적막감에 휩싸였다. 결사항전을 주장하는 쪽도 항복하고 후일을 도모하자는 쪽도 더 이상 논쟁할 기운이 남아있지 않은 지 모두가 말이 없었다. 마침내 오스만 제국의 술탄 슐레이만이 항복 시한으로 못박은 날짜가 내일로 다가왔다. 그가 제안한 신사적인 항복협정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성 요한 기사단의 수장인 릴라당은 마음 속으로 이미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 결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에 차마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하고 애꿎은 작전판만 노려보았다. 안토니오는 전투를 담당하는 기사는 아니지만 병참책임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그 역시 침울한 표정으로 로도스 섬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안토니오, 잠깐 나 좀 보세.”

누군가 등 뒤에 다가와 들릴 듯 말 듯 속삭였다. 회의장 밖 복도로 나오니 카이론이 손짓하는 게 보였다. 그는 로도스 섬과 외부 도시와의 교역을 담당하여 기사단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는 상인이었다. 섬에 있는 기사단 사람들과 달리 펠로폰네소스 지방 출신이다 보니 그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기사단의 살림을 맡고 있는 안토니오 와는 일적으로 자주 부딪치면서 아주 막역한 사이가 되었다. 카이론은 복도 끝에 외벽과 맞닿은 마지막 방까지 안토니오를 데리고 갔다. 그는 밖을 확인하고는 문을 잠궜다.

“무슨 일인가?”

당황한 안토니오가 물었다. 뜻밖에도 카이론은 매우 초조한 모습이었다.

“안토니오, 항복 결정이 났는가?”

“아마도 그렇게 될 거 같네.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굶어 죽게 생겼으니까.”

안토니오의 대답을 들은 카이론이 침통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슐레이만은 단지 이 섬에서 기사단을 몰아내기 위해 저 대군을 동원한 게 아니네.”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오늘따라 카이론은 그동안 알고 지내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한가지 목적이 더 있다는 말일세. 그건 바로 아티스를 제거하는 것이네.”

“아티스?”

안토니오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그래 아티스. 그들이 그리스도의 뱀이라고 부르는 검은 전함.”

“아하, 그리스도의 검은 뱀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지. 그 배이름이 아티스 라고 하던가?”

그리스도의 검은 뱀. 이 근방에서 아랍 계열의 배라면 닥치는 대로 공격한다는 돛이 없는 검은 배를 투르크 인들은 그렇게 불렀다. 그 비밀스러운 전함은 로도스 섬과 키프로스 섬 사이의 해협이 주 활동 무대였다. 당연히 많은 이들이 성 요한 기사단이 배후가 아닌가 의심을 했다. 하지만 기사단들도 사실 그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배의 정체를 알고 뒤쫓는 자가 저 오스만의 진영에 머물고 있네. 우리가 알아낸 확실한 첩보야.”

안토니오는 카이론의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가? 그런데 그게 자네와 무슨 상관인가?”

카이론은 대답하기를 망설였다. 그러나 이내 결심한 듯 안토니오를 힘주어 바라보았다.

“그 검은 배, 아티스를 움직이는 비밀결사의 우두머리가 바로 나일세.”

카이론는 뜻밖의 사실을 털어놓았다. 안토니오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게 정말인가?”

카이론은 대답 대신 착잡한 표정으로 창밖의 바다를 응시하였다. 해가 저무는 바다 위에는 오스만 제국의 함대가 새카맣게 뒤덮고 있었다.

“모든 것을 설명하기엔 시간이 없네. 아무튼 기사단이 항복한다면 나를 쫓던 그 자가 술탄을 움직여서 아티스를 빼앗으려 할 거야. 어차피 슐레이만은 우리가 제거되기만 한다면 그 뒤는 관심 없으니까.”

“믿기지가 않는군.”

안토니오는 검은 배를 움직이는 자가 카이론일 것이라곤 상상도 해본적이 없었다. 그는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이해하네. 내가 자네를 이리 부른 것은 중요한 부탁이 있어서야.”

카이론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난 오늘 밤 비밀리에 이 곳을 탈출할 계획이네. 당연히 내 딸도 함께 데려갈 생각이야. 여기 계속 남아 있다가는 자네들과 달리 난 꼼짝없이 잡힐 테니까. 아마 아티스의 행방을 대라고 고문을 받게 될 걸세.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 딸 역시 내가 실토하는데 좋은 도구가 되겠지.”

“아티스를 쫓는 자는 자네의 얼굴을 안다는 말인가?”

안토니오는 이렇게 비밀스러운 조직의 정체를 알고 추적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내 얼굴뿐만이 아니야. 일전에 한번 그들과 맞닥뜨린 적이 있네. 그들은 아주 오랜 시간 우리들을 추적해온 것 같아. 놀랍게도 우리의 근거지를 완전히 포위하기까지 했거든. 그들의 전력은 생각보다 막강해. 우린 그날 최고의 항해사와 전함 한 척을 잃고 말았네.”

카이론은 품에서 흰색 광석이 박힌 금장 브로치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 광석은 놀랍게도 내부에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파랗게 일렁이고 있었다.

“그러니 우리가 이곳을 탈출할 때 그들이 공격해올 것은 불 보듯 뻔하네. 그래서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서 내 딸은 다른 배로 탈출시킬까 하네. 내 부탁은 만에 하나 내가 죽거나 실종이라도 된다면 자네가 내 딸을 맡아 달라는 걸세. 이렇게 간곡히 부탁하네.”

그는 들고 있던 브로치를 안토니오에게 건넸다.

“그거야 당연히······ 그런데 이건 뭔가?”

“만약에 내가 사라진다면 이 브로치로 우리들을 찾아낼 수 있네. 브로치가 빛난다면 내가 가까이 있다고 보면 돼.”

안토니오는 엉겁결에 브로치를 받아 들었다.

“또······ 이것도 받아주게. 자네에게 필요할 거야.”

카이론은 바닥에 놓인 나무상자를 끌어 안토니오 앞에 당겨 놓았다. 상자는 꽤 큼지막했다.

“이건 또 뭔가?”

“금덩어리야. 믿기지 않겠지만 우린 자체적으로 금붙이 주조가 가능하다네.”

안토니오는 어안이 벙벙했다. 카이론은 할 말을 모두 마친 듯 가볍게 친구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는 이제 떠날 준비를 하기 위해 방을 나서야 했다.

“잠깐만······ 아니 그럼, 이제 어디로 갈 예정이지?”

“아, 일단 적들을 따돌리기 위해 콘스탄티노폴리스까지 올라 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걸세. 그 근방에 비밀 은신처가 있거든.”

안토니오는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왠지 모르게 그를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은 예감도 강하게 들었다.

“그 은신처는 어디인가?”

“지금은 알려줄 수가 없네. 이해해주게.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이 안되니까. 만약 문제없이 탈출한다면 자네가 돌아갈 타란티아로 적당한 날에 내가 찾아가겠네.”

“문제가 생긴다면?”

“콘스탄티노폴리스에 남을 딸에게 은신처에 대한 단서를 남겨두겠네. 내게 무슨 일이 생겨도 나의 카린은 안전할 거야.”

카이론은 이미 모든 계획을 세워 둔 모양이었다. 하지만 안토니오가 보기엔 걱정될 수밖에 없는 작전이었다.

“앞바다에 적들이 저렇게 가득한데 돌파할 수 있겠는가?”

“아마 밤이 되면 경계가 허술해질 테니 그때를 노려 빠져나갈 생각이야. 너무 걱정하지 말게.”

대답을 마친 카이론이 문밖을 나가려다 말고 다시 돌아왔다. 그는 마지막으로 안토니오를 힘차게 끌어안았다.

“이렇게 다 털어놓는 것은 자네만큼 편견이 없고 진실된 자는 드물기 때문이야.”

카이론은 이제 정말 시간이 없는 듯 다급하게 문 밖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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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화. 사악한 노인 1 20.08.03 69 0 12쪽
39 38화. 괴짜 항해사 2 20.08.01 53 0 13쪽
38 37화. 괴짜 항해사 1 20.07.31 111 0 15쪽
37 36화. 환란의 시간 2 20.07.30 52 0 17쪽
36 35화. 환란의 시간 1 20.07.29 43 0 15쪽
35 34화. 폭풍전야 2 20.07.28 137 0 13쪽
34 33화. 폭풍전야 1 20.07.27 41 0 12쪽
33 32화. 출정식 3 20.07.26 37 0 13쪽
32 31화. 출정식 2 +4 20.07.25 43 1 14쪽
31 30화. 출정식 1 20.07.24 39 1 13쪽
30 29화. 해적 도시 +1 20.07.23 40 1 18쪽
29 28화. 황제의 의뢰 20.07.22 44 0 17쪽
28 27화. 우울한 도시 2 20.07.21 52 0 14쪽
27 26화. 우울한 도시 1 20.07.20 42 1 14쪽
26 25화. 마지막 구출작전 2 20.07.18 40 0 13쪽
25 24화. 마지막 구출작전 1 +2 20.07.17 37 1 16쪽
24 23화. 합리적인 방법 20.07.16 57 0 16쪽
23 22화. 맘루크의 마지막 왕자 +2 20.07.15 43 1 14쪽
22 21화. 불가피한 선택 20.07.14 43 1 17쪽
21 20화. 구출 작전 2 20.07.13 48 1 15쪽
20 19화. 구출 작전 1 20.07.12 45 1 15쪽
19 18화. 불안한 우정 20.07.11 45 1 11쪽
18 17화. 피의 복수 2 20.07.10 45 1 15쪽
17 16화. 피의 복수 1 20.07.09 48 0 16쪽
16 15화. 아버지의 과거 2 20.07.08 52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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