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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가넷 님의 서재입니다.

검은 배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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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가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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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가넷
작품등록일 :
2020.06.23 22:47
최근연재일 :
2021.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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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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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41화. 탐험가 발레리오.

DUMMY

1535년 가을 이비자 섬, 서지중해.


튀니스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카를로스 황제는 교황청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신성 동맹 연합군의 해산을 선언했다. 모두가 기대했던 알제에 대한 추가 원정은 없었고 궁지에 몰렸던 해적들은 한시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오랜만에 해적들로부터 승리를 쟁취해낸 연합군은 희희낙락 귀환 길에 올랐다. 도리아는 함대 전체를 지휘하여 카디스 항으로 복귀하던 중 황제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열에서 이탈했다. 뱃머리를 돌린 그가 도착한 곳은 지중해 서편의 아름답기로 유명한 이비자 섬이었다.

“여긴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군.”

부관만 데리고 배에서 내린 도리아는 감상에 빠질 틈도 없이 목적지를 향해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다. 얼마가지 않아 마르세이유 풍의 대저택이 이들의 눈에 들어왔다.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한 저택은 한 눈에 봐도 호사스러워 보였다.

“어마어마하군요.”

도리아를 따라 정문으로 들어선 살바토레 부관은 저택의 엄청난 규모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눈 앞에 펼쳐진 정원에는 어디서 공수해 왔는지 짐작조차 하기 힘든 이국적인 물건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도리아는 그런 풍경이 익숙한 듯 거침없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가?”

도리아가 부르는 소리에 양털 솜을 가득 채운 안락의자에 앉아 졸고 있던 사내가 잠에서 깨어났다. 이내 방문객의 얼굴을 알아본 그는 황급히 계단 아래로 뛰어내려 왔다.

“도리아 공!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발레리오, 오랜만일세. 여전히 요란하구만.”

“하하하, 그렇지 않아도 튀니스의 영웅담은 여기까지 소문이 자자하답니다.”

도리아가 이비자 섬을 찾은 이유는 바로 이 대저택의 주인인 발레리오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중해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유명한 고고학자이자 탐험가였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보물들을 수집한 부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간의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가면일 뿐 실제론 온갖 편법들을 동원해 재물들을 끌어 모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확인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작 발레리오 본인은 그러한 평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었다.

“보물들이 더 늘어난 것 같군. 신대륙에서 크게 재미를 본 모양이야?”

도리아의 칭찬에 발레리오가 손사래를 쳤다.

“아······ 말도 마세요. 서쪽 바다 건너다가 풍토병에 걸려서 정말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하하하.”

발레리오는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크게 웃었다. 십여 년 전 제노바의 어느 사교회장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꽤 많은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가까워졌다. 고향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자유롭고 도전적인 성향이 닮아 금방 친해진 것이다. 게다가 용병대장과 탐험가라는 특수한 관계 덕분에 서로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가 있었다. 그래서 사는 곳이 멀어진 이후에도 가끔 서신으로 서로의 안부와 정보들을 주고받곤 했었다.


환대를 마치고 테라스로 올라온 발레리오는 도리아에게 자리를 권했다. 그리곤 곧바로 하인들에게 식사를 내어 올 것을 주문하였다.

“보아하니 일이 끝나 쉬러 온 거 같지는 않고, 뭐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갖고 오셨나 봅니다?”

발레리오는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넘겨짚었다.

“허허, 그렇게 성질이 급하니까 이리 빨리 부자가 되었나 보군.”

“당연하죠. 늦게 움직이면 남들이 동전까지 다 주워 가고 남아있는 게 없더라고요. 흐흐.”

도리아는 때마침 하인이 내어온 찻잔을 받아 조심스럽게 향을 맡았다.

“이 검은 차는 여전히 향기가 좋군. 하지만 특유의 쓰디쓴 맛 때문에 마시고 싶지는 않네.”

“저런, 몰랐어요. 홍차나 포도주를 내어오라고 할까요?”

“아니네. 그래도 여기 아니면 이런 차를 마실 일이 없으니 가끔은 맛을 보는 것도 괜찮지.”

발레리오가 하인들을 부르는 사이 도리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러고 보니 이 도자기도 예사롭지 않구만.”

도리아는 처음 보는 문양의 찻잔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역시 알아보는 군요. 그 도자기 잔은 저 멀리 중국의 연경이라는 곳에서 제작된 거에요. 동방의 상인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바이투트까지 싣고 온 아주 귀한 물건이죠. 베네치아 상인들이 아니라면 누구나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물건도 아니랍니다.”

“오호, 그렇다면 꽤 비싸겠군. 훔친 건 아닐 테니.”

“하하하. 그럴리가요. 이건 제가 바이루트의 상인들에게서 직접 구입한 거에요. 베네치아 상인들의 손을 거치면 말도 안되게 비싸지니까요.”

도리아는 귀가 솔깃했다.

“바이루트에서 직접 구입했다고? 거긴 오스만제국 령이 아닌가?”

발레리오는 대답 대신 씩 웃었다. 그 무렵 하인들이 식사를 날라 오기 시작했다.

“저에겐 오스만의 술탄이 발부한 통행증과 교역 허가증이 있어요. 투르크 인들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면 거래 대상이 누구든 가리지 않죠.”

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 일의 적임자를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네.”

“이제 찾아온 용건을 말씀하실 건가 보군요.”

발레리오는 팔짱을 낀 채로 허리를 폈다. 도리아는 대뜸 물건을 감싼 보자기를 하나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흠······ 이게 무엇일까요?”

발레리오는 조심스럽게 보자기를 풀어 보았다. 그것은 카를로스 황제가 준 절반만 황금인 망치머리였다.

“보다시피 절반은 황금이고 절반은 무쇠인 망치머리 라네. 일단 한번 살펴보게.”

유능한 고고학자 답게 발레리오는 망치머리를 손으로 들고 꼼꼼하게 살폈다.

“따로 만들어서 붙인 것 같지는 않군요. 그럴 이유도 없겠지만. 만약에 쇳물을 녹여 붙인 거라면 자기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대장장이임에 틀림없어요.”

발레리오는 정교하게 붙은 망치머리에 감탄하였다. 도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커피 대신 내어온 포도주를 한 모금 마셨다.

“잘 봤군. 그건 인위적으로 붙인 게 아니야. 원래부터 쇠로 만들어진 망치가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황금으로 변한 거라고 들었네.”

발레리오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그건, 말로만 듣던 연금술이 아닙니까? 그게 말이 되나요?”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지만······ 사실 지금도 완전히 믿는 건 아니라네.”

살짝 나른한 기분이 든 도리아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믿지도 않는데 여기까지 가져왔다는 건······ 대단한 분이 의뢰했나 봅니다.”

“역시 눈치가 빨라. 발레리오, 이건 내가 모시는 분의 부탁일세.”

- 탁.

카를로스 황제의 의뢰라는 말을 듣자 발레리오는 소리 나게 망치머리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곤 하인이 내어온 구운 양고기를 잘라 입에 넣어 질겅질겅 씹기 시작했다. 쓰디쓴 커피까지 모두 들이 킨 뒤에도 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발레리오, 자네가 그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지만 이 일은······”

“이해는 합니다. 도리아 공.”

발레리오는 도리아의 말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저에겐 그를 싫어할 이유가 차고 넘쳐요. 카를로스 황제는 매우 이중적인 사람이거든요. 이 세계의 위대한 황제가 되고 싶어하지만 그는 그저 금을 좋아하는 합스부르크 출신일 뿐이에요. 이번 일도 감이 오네요. 흥미 운운하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가져다줄 더 거대한 황금 산을 찾는 일이 될 겁니다.”

딱히 반박할 말이 없어진 도리아는 고개만 끄덕였다.

“지금 신대륙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상은 눈뜨고 보기 힘든 수준입니다. 짐짓 점잔을 빼면서도 코르테즈나 피사로 같은 건달들을 그 밀림에 풀어놓은 자는 결국 황제가 아닙니까?”

도리아는 오늘따라 발레리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자네는 그들과 다른가?”

“와우!”

발레리오는 양손을 치켜들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섭섭하군요. 저는 단지 부자가 되고 싶다 거나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지 그들처럼 살인광이 아니에요. 그 사람들은 간단하게 말해서 완전히 미쳤어요.”

그는 무언가 더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허허, 자네는 생각보다 인도적인 사람이군. 자네 말은 그럼 위선적인 황제의 의뢰라서 못하겠다?”

“아무래도 또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크죠.”

도리아는 의외의 복병을 만난 기분이었다. 장기간 신대륙을 다녀온 발레리오는 확실히 심경의 변화가 있는 듯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빈 손으로 돌아가면 황제 앞에서 그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 역시 이 물건에 대해 흥미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야기나 더 들어보게. 딱히 할 일도 없는데.”

이번엔 발레리오도 별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가 들은 이야기 그대로 전해주지. 이 망치 머리는 황제의 선대 할아버지가 십자군 원정에 나섰다가 획득한 물건이네. 마지막 십자군이 머물던 아코 근방의 동굴에서 발견한 거라더군.”

도리아는 카를로스 황제로부터 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남김없이 풀어놓았다.

“아주 진귀한 이야기로군요.”

이야기를 모두 들은 발레리오의 눈빛이 반짝였다. 아무리 황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다고 해도 탐험가로서의 흥미를 끌 수밖에 없는 소재였다.

“황제가 아니라 내 부탁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겠나? 그 동굴에 대해 좀 더 알아봐 줄 수 있겠는가?”

발레리오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자 도리아는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하였다.

“흥미롭기는 한데 문제는 아코라는 도시군요. 거긴 바이루트나 디마슈크와 달리 유럽의 상인들이 별로 없거든요. 과거의 십자군 시절에 비하면 도시가 거의 망가졌다고 들었어요. 탐사하려면 어느 정도 현지 인력이 필요한데 지원받기가 쉽지 않겠네요. 외지 사람에 대한 경계도 심할 테고······”

도리아는 이미 계산을 시작한 그를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아무튼 그건 제가 해결할 일이고······ 그럼 그렇게 알아본다 치면, 황제가 원하는 것이 설마 연금술인가요?”

결국 발레리오는 처음과는 다르게 알아보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뭐가 되었든. 자네가 직접 나서 준다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겠는가?”

도리아는 마침내 발레리오의 구미를 당기는데 성공했다고 보고 그를 더 띄워줬다.

“결국 그 말이 그 말이겠죠. 들리는 소문으로는 신대륙에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황금을 보내왔다고 들었는데, 황제의 욕심은 끝이 없나 보군요.”

“자네가 그걸 어찌 아는가?”

도리아가 놀라자 발레리오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파나마로 돌아왔을 때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잊으셨나 봅니다.”

“아 참, 내가 깜빡 했군. 좀 전에 그 이야기를 해놓고서.”

도리아는 민망한지 포도주를 들이켰다.

“하지만 이번 일은 황금 때문만은 아니야. 올 봄에 이 이야기를 듣고 사실 난 까맣게 잊고 지냈었네. 튀니스 원정 준비도 해야 되고 알다시피 워낙 바빴거든. 그건 황제도 마찬가지였어. 그런데 원정을 떠나기 얼마 전, 신대륙에서 또 한 차례 진상품들을 가득 실은 함대가 도착했네. 피사로 가문의 차남이 끌고 돌아온 함대였지. 아무튼 그들이 새로 진상한 품목들 중에 이 망치머리와 비슷한 물건이 함께 들어 있었어.”

“네? 신대륙에서요?”

발레리오는 우연이 겹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 이번엔 작은 잔 같은 형태였어. 이 망치머리처럼 7할 정도는 금이고 나머지는 무쇠로 된 물건이더군.”

“거참 이상하군요. 그건 또 어디서 발견했다고 하던가요?”

완전히 이야기에 빠진 발레리오는 이미 식사는 안중에 없었다.

“저번처럼 동굴에서 주은 건 아니야. 피사로 형제들이 점령한 잉카의 궁전 내부에 있던 물건들 중 하나라고 하더군. 당연히 황금 술잔인 줄 알고 챙겨 나왔다는데······ 이렇게 받침 부분에 쇠가 붙어있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했거든.”

“혹시 그 물건도 가져왔나요?”

도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체 없이 주머니에서 작은 잔을 꺼냈다. 그 물건은 언뜻 보면 전형적인 황금 술잔이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받침대 부분이 무쇠로 이루어져 있었다. 발레리오는 망치머리와 술잔을 동시에 들어올려 번갈아 살펴보았다.

“이건 분명 같은 형태임에 틀림없어요. 가만······ 술잔 바닥에 처음 보는 문자가 새겨져 있네요?”

“그렇지. 혹시 그 문자가 어느 지역 말인지 알아볼 수 있겠는가? 자네에게 그것도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마침 잘 짚어 주었네.”

도리아는 아무래도 발레리오가 여러 대륙을 누비는 고고학자인 만큼 이 요상한 문자를 알아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흠······ 저도 처음 보는 글자군요. 무슨 숫자를 표시한 것 같긴 한데······ 정말 난생 처음 봅니다.”

“그런가? 아무튼 신기하지 않은가? 어떻게 이런 특이한 물건이 하나는 신대륙의 서쪽에서, 또 하나는 지중해의 동쪽 끝에서 발견될 수 있단 말인가?”

발레리오는 탁자 위에 물건들을 다시 내려놓고 팔짱을 꼈다.

“그렇다면 그 잉카 제국 사람들이 무쇠를 황금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 말인가요? 십자군 시절 발견된 이 망치머리는 제쳐 둔다고 하면요.”

도리아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렇지도 않아. 피사로가 맞닥뜨린 잉카 제국의 사람들은 철기가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하네. 그들이 사용한 모든 물건들은 황금이 아니면 청동제였어. 게다가 그들은 제대로 된 문자도 가지지 못했지.”

“그렇군요. 그러고보니 잉카인들이 쇠를 다룰 줄 모른다는 말은 저도 들어본 것 같네요. 그럼 이 무쇠가 붙은 황금 잔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혼란에 빠진 발레리오는 다시 황금 잔을 들어 뚫어질 듯 쳐다보았다.

“그들 중 누군가가 이 물건을 우림 속에서 주웠거나 아님 아직 발견하지 못한 다른 문명이 있거나 둘 중 하나겠지. 나도 그 이상은 상상의 나래를 펴기가 힘드네.”

준비한 이야기를 모두 마친 도리아는 다시 포도주를 청했다. 취기가 오르는 것이 아무래도 여기서 하루는 더 묵어야 될 듯싶었다.

“망치 머리가 발견된 것은 십자군 시절인 250여년 전, 이 술잔이 발견된 것은 비교적 최근······ 아, 물론 잉카 인들이 훨씬 전에 주웠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시간 상으로는 까르멜 산의 동굴이 먼저군요. 그 동굴 부근에 살던 누군가가 잉카 제국으로 건너간 것일까요? 아님 신대륙에 살던 미지의 인물이 레반트 지역까지 온 걸까요? 뭐가 되었든 속단할 수는 없겠네요.”

발레리오는 오랜만에 학자의 자세로 돌아가 상기된 표정으로 유추를 해보았다.

“자네 말을 들으니 어째 좀 일목요연해진 것 같군.”

나이에 비해 언제나 활력이 넘치는 도리아지만 포도주를 평소보다 많이 마셔서 인지 어서 쉬고 싶어졌다.

“최종적으로 물어보겠네. 아코로 가 볼 생각인가?”

조바심이 난 도리아가 확답을 받기 위해 물었다.

“좋습니다. 이제 좀 구미가 당기네요. 그런데 이렇게 된 이상 신대륙 쪽을 먼저 조사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글쎄, 내 생각엔 먼저 발견된 곳을 따라가는 게 순서가 아닐까 싶네. 거리가 가깝기도 하고 말이야. 가로질러 가다 보면 진짜 중요한 것들을 놓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잉카인들이 그 술잔을 획득하게 된 사정에 대해서는 카를로스 황제가 신대륙으로 사람을 보낼 거라더군.”

발레리오도 도리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건 어쩔 수 없네요. 의뢰를 받아들이기로 하죠.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직접 보고하러 갈게요. 그리고······ 카를로스 황제에게는 제가 이 일을 맡았다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성가신 일은 겪고 싶지 않아서요.”

“당연하지. 그럼 잘 부탁하네.”

도리아는 드디어 발레리오가 승낙하자 마음이 든든해졌다. 하지만 긴 시간 대화하느라 노제독은 지쳐버렸다. 그는 서둘러 하인에게 살바토레 부관을 불러 달라고 요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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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위험한 거래 1 20.08.07 80 0 18쪽
» 41화. 탐험가 발레리오. 20.08.06 58 0 16쪽
41 40화. 사악한 노인 2 20.08.04 50 0 13쪽
40 39화. 사악한 노인 1 20.08.03 67 0 12쪽
39 38화. 괴짜 항해사 2 20.08.01 53 0 13쪽
38 37화. 괴짜 항해사 1 20.07.31 111 0 15쪽
37 36화. 환란의 시간 2 20.07.30 52 0 17쪽
36 35화. 환란의 시간 1 20.07.29 43 0 15쪽
35 34화. 폭풍전야 2 20.07.28 137 0 13쪽
34 33화. 폭풍전야 1 20.07.27 39 0 12쪽
33 32화. 출정식 3 20.07.26 37 0 13쪽
32 31화. 출정식 2 +4 20.07.25 43 1 14쪽
31 30화. 출정식 1 20.07.24 39 1 13쪽
30 29화. 해적 도시 +1 20.07.23 40 1 18쪽
29 28화. 황제의 의뢰 20.07.22 44 0 17쪽
28 27화. 우울한 도시 2 20.07.21 52 0 14쪽
27 26화. 우울한 도시 1 20.07.20 42 1 14쪽
26 25화. 마지막 구출작전 2 20.07.18 40 0 13쪽
25 24화. 마지막 구출작전 1 +2 20.07.17 37 1 16쪽
24 23화. 합리적인 방법 20.07.16 57 0 16쪽
23 22화. 맘루크의 마지막 왕자 +2 20.07.15 43 1 14쪽
22 21화. 불가피한 선택 20.07.14 43 1 17쪽
21 20화. 구출 작전 2 20.07.13 47 1 15쪽
20 19화. 구출 작전 1 20.07.12 45 1 15쪽
19 18화. 불안한 우정 20.07.11 45 1 11쪽
18 17화. 피의 복수 2 20.07.10 45 1 15쪽
17 16화. 피의 복수 1 20.07.09 48 0 16쪽
16 15화. 아버지의 과거 2 20.07.08 51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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