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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고대신에게 선택받은 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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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유자
작품등록일 :
2022.10.29 18:19
최근연재일 :
2023.04.22 00:00
연재수 :
1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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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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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96,023

작성
2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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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북쪽으로 가는 길 -3-

DUMMY

아엘리아 대륙 북부 노리엄 왕국.

왕국 남쪽의 유일한 부동항, 코드 항구는 아수라장이었다.

벌레를 부리는 이교도와, 이에 맞서는 왕국 정규군들.

그들은 전장을 한정하지 않고 난전을 벌였다.

심지어 민가를 습격, 민간인을 인질 삼기까지.

“오지마—!!”

시커먼 로브를 뒤집어쓴 이교도가 소리쳤다.

그는 검게 변색된 손으로 여인의 목을 잡았다.

“누구 죽는꼴 보고싶어?! 오지마!!”

코드 항구 경비대장 머서는 병력을 물렸다.

따라온 다섯 병사가 슬금슬금 집을 나갔다.

“민간인에게 손대지 마라.”

“너도 나가. 빨리 꺼져버려.”

“우선 그 사람을 풀어줘.”

“나가라니까!!”

머서는 뒤늦게 후회했다.

‘차라리 병력을 물리지 말았어야 했어.’

젊은 장교는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했다.

이교도가 협상따위 해줄 리가 없었는데.

“빨리 안 나가?! 다섯을 셀거야. 하나, 둘···.”

이교도의 손에 핏줄이 불거져 올랐다.

핏줄을 타고 꿈틀거리며 벌레가 기어갔다.

“셋, 넷···!”

머서는 패닉에 빠졌다.

‘어쩔수 없다. 희생을 감수하고 죽일 수밖···어?’


—키이이잉!


희미하게 마력 시동음이 들렸다.

‘마법?’

그가 지휘하는 경비대에 마법사는 없었다.

‘새로운 이교도인가?!’

그렇다면 머뭇거릴 틈이 없다!

민간인이 죽더라도 어쩔수 없다.

대의를 위해 희생하라.

그것이, 노리엄 왕국의 철칙···.


콰르르르릉!!!


마력 광선이 지붕을 부수고 집을 반토막냈다.

균형을 잃고 천장이 통째로 폭삭 가라앉았다.

“뭐, 뭐야?!”

이교도가 당황한 순간.

머서가 몸을 날렸다.

그는 온몸으로 이교도를 밀쳐내고,

비틀거리는 시민의 손을 잡아 끌고 나왔다.


와르르르!!!


무너진 건물이 이교도를 생매장했다.

“뭐지? 이교도의 원군인가?!”

머서는 광선이 날아온 방향을 돌아봤다.

하늘에 배 한척이 떠 있었다.

“···비행선?”

돛대가 부서지고 얼룩투성이가 된 배.

배 정면의 선수상이 입을 쩍 벌렸고,

그 입에 마력이 둥글게 모여들었다.


콰아아앙!!


광선이 부둣가를 훑고 지나갔다.

몇몇 이교도가 광선에 휩쓸렸다.

놈들은 매서운 빛에 순식간에 가루로 분해되었다.

“후퇴해!!”

이교도가 소리쳤다.

“추적해라! 한놈도 빠뜨리지 마라!”

머서는 도로 말에 올라타 기병대를 이끌었다.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혔다.

이교도들은 패잔병 신세가 되어 달아났다.


그 사이.


오스카는 무사히 정박했다.



**



“오스카! 좀 보고 쏴요!”

루아가 조잘거렸다.

“민가를 박살내면 어떡해요?”

“일부러 쏜거야!”

오스카는 떠들면서도 재주껏 착륙시켰다.

“일부러 쐈다고요?”

“그래! 우리가 이만큼 강하다고 보여주려면 그게 최고잖아?”

“안에 사람이 있었으면 어떡해요?”

“빈집이겠지.”

“아니에요! 분명 두 사람 있었다고요.”

“응? 세 사람이 아니라?”

“네? 한명 더 있었어요?”

오스카가 고개를 휙 돌렸다.

“빅터. 넌 봤어?”

“오스카. 일단 정박부터 하자.”

“아 뭐. 정박 정도야 눈 감고도 하지.”

오스카는 배를 무사히 부둣가에 갖다댔다.

“밧줄 묶고 그래야 하지 않아요?”

“비행선 좋은게 뭐겠어? 마법으로 알아서 다 해.”


두우우웅···.


마석 엔진이 꺼지면서 배가 흔들렸다.

“이제 내리자. 바깥 구경할 시간이야.”

오스카가 기어를 풀고 시동을 껐다.



**



배에서 내리자마자, 노리엄 경비대에 포위당했다.

빅터는 우선 의뢰서를 내밀었다.

“우리는 프레지아 길드에서 왔다.”

경비대장 머서가 앞으로 나왔다.

“흠. 확실하군. 게다가 이건 감찰부장 도장이잖아.”

“알아보나?”

“아다마다. 환영한다. 먼길 오느라 고생했어.”

머서는 부대원들을 뒤로 물렸다.

“그전에 하나 묻지. 자네들은 틀림없는 아군이겠지?”

“물론이지!”

오스카가 경박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왜 민가를 파괴했지?”

오스카가 뒤로 물러섰다.

“민간인 피해가 없어서 망정이지.”

루아가 오스카를 향해 소리없이 잔소리했다.

“하지만, 도움에 고맙다. 덕분에 이교도가 뿔뿔이 흩어졌으니까. 완전히 겁을 먹었더군.”

배에 장착하는 무기는 화력의 차원이 다르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광선 세례.

전의가 꺾일 만도 했다.

“일단, 상황을 좀 듣고싶은데.”

빅터는 의뢰서를 도로 집어넣었다.

“대체 어디서 그 많은 이교도가 나온거지?”

“그건 우리도 모른다. 추측할 뿐이지.”

“어떤 추측인지 들을수 있을까요?”

“노리엄 내부에 이교도와 결탁한 가문이 있다.”

머서가 말했다.

“그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겠지.”

“대장님!”

뒤에서 기병대가 두두두 몰려왔다.

선두의 남자가 말에서 내려 머서에게 왔다.

“이교도는?”

“놓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어쩔수 없지. 난 일단 뒷수습을 할테니, 넌 손님을 맞아라.”

“예. 여러분들이 그 프레지아?”

“그런데.”

“반갑습니다. 저는 레핀.”

레핀이 악수하자는듯 손을 뻗었다.

“코드 항구 경비대 부대장입니다.”

“이교도가 많던데.”

빅터는 악수하지 않고 말했다.

“네! 엄청났죠. 그나마 지원군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지원군? 누구, 이교도의?”

“그렇죠. 천둥 나방이라도 왔다가는···.”


스릉!


번쩍!


빅터의 검이 레핀을 반토막냈다.

레핀의 상체가 앞으로 고꾸라져 떨어져 나갔다.

“빅터! 이게 지금 뭐하는···?!”

잘린 단면에서 피가 흐르지 않았다.

대신 수많은 벌레들이 꾸물거리며 기어나왔다.


콰직!


빅터가 발로 벌레를 밟자,

루아가 왼손을 뻗었다.


콰아앙!!


희미한 피비린내 섞인 불꽃이 터졌다.

레핀의 시체가 불길에 휩싸여 타들어갔다.

저쪽에서 머서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뭐, 뭐지? 무슨 일이야?!”

“머서. 당신의 부하는 이교도에게 당했어.”

빅터는 벌레가 들어찬 레핀의 가죽을 가리켰다.

“이건 레핀의 껍데기를 뒤집어쓴 벌레야.”

“이···이게 대체···.”

머서는 손으로 눈을 쓸어내렸다.

“···빌어먹을 이교도 놈들.”

“네 부하들 중에 이런 놈이 더 있을지도 몰라.”

“빅터. 어떻게 알았어?”

“오스카. 천둥 나방은 우리가 구름 속에서 잡았어.”

빅터는 칼에 묻은 벌레 찌꺼기를 휙 털었다.

“지원군의 존재도, 그게 천둥나방이라는 사실도 이교도밖에 몰라. 안그래?”

머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군···.”

머서는 복잡한 표정으로 끄덕였다.

“첩자를 색출해줘서 고맙다.”

“어차피 우리의 적이기도 하니까.”

빅터는 검을 도로 집어넣었다.

“이제 의뢰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곧 의뢰인이 올거다. 조금 기다려 줬으면 좋겠군.”

머서는 레핀의 시체를 내려다봤다.

“난 수습해야할 일이 많아서.”

빅터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



빅터의 일행은 부둣가에서 대기했다.

머서가 이끄는 경비대는 빠르게 현장을 수습했다.

“빅터. 정말 그것만 가지고 알았어요?”

“아니. 냄새로.”

“냄새?”

“인간 가죽을 뒤집어쓴 벌레일 뿐이야.”

빅터가 설명했다.

“자세히 보면 눈치챌 수 있어. 평범한 인간과는 달라. 아마 루아는 금방 눈치챘을걸.”

“루아는 왜?”

“오스카. 루아는···.”

“아! 맞다. 그랬지.”

루아는 혈마술사, 즉 피를 다루는 마법사니까.

벌레들에겐 생피가 흐르지 않는다.

그러니, 루아는 누가 가짜 인간인지 바로 눈치챈다.

“이거. 초장부터 너무 살벌한데?”

오스카가 혀를 찼다.

“대체 노리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거야?”


덜컹 덜컹 덜컹···.


마차 한대가 부둣가로 들어왔다.

문이 달칵 열리고 빅터 또래 남자가 내렸다.

“아마도. 의뢰인이 도착한 모양인데.”

빅터는 일어서서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는 빅터를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혹시···?”

“빅터 루멘. 의뢰를 수주한 프레지아 길드원이다.”

빅터는 의뢰서를 내보였다.

“아! 반갑습니다. 전 드미트리 와이즈.”

‘와이즈? 니나와 같은 성이군.’

“이번 의뢰인이고, 호위 대상의 수행인이죠.”

“니나와는 어떤 관계지?”

“아가씨를 모시는 하인입니다.”

드미트리가 대답했다.

“같은 성을 쓰는데.”

“전 분가 출신이라.”

“아아.”

“해서, 말인데. 호위는 당신 혼자인가요?”

“아니. 동료가 둘 더 있는데.”

“으음. 곤란한데요. 니나 아가씨는 호위로 딱 한명만 필요하답니다.”

“···그래?”

“그러니 마차에 탈 수 있는건 한분 뿐입니다.”

‘좋지 않아.’

벌레구름의 이교도들은 의태에 능하다.

놈들은 어디에나 존재할수 있으며, 또 언제든지 조용히 공격해 올 수 있다.

조그마한 독충처럼.

“노리엄 왕국의 호위는 없나?”

“없습니다. 복잡한 사정이 얽혀서.”

‘그렇다면, 결국 믿을수 있는건 나 혼자 뿐.’

혼자 힘으로 니나를 지킬수 있을까?

당연히 가능하다.

다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다.

“동료들과 잠깐 상의하고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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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북방의 성인식 -6- +2 22.11.24 189 7 11쪽
31 북방의 성인식 -5- +2 22.11.23 191 7 10쪽
30 북방의 성인식 -4- +1 22.11.22 187 6 10쪽
29 북방의 성인식 -3- +2 22.11.21 189 5 10쪽
28 북방의 성인식 -2- +1 22.11.20 184 7 10쪽
27 북방의 성인식 -1- +1 22.11.19 196 6 10쪽
26 10년 전의 대마법사 -2- +1 22.11.18 195 6 10쪽
25 10년 전의 대마법사 -1- +3 22.11.17 197 6 10쪽
» 북쪽으로 가는 길 -3- +2 22.11.16 200 6 9쪽
23 북쪽으로 가는 길 -2- +3 22.11.15 188 6 10쪽
22 북쪽으로 가는 길 -1- +1 22.11.14 199 5 10쪽
21 하늘섬의 길드 -6- +1 22.11.13 207 6 10쪽
20 하늘섬의 길드 -5- +1 22.11.12 206 6 10쪽
19 하늘섬의 길드 -4- +2 22.11.11 227 8 10쪽
18 하늘섬의 길드 -3- +3 22.11.10 222 9 10쪽
17 하늘섬의 길드 -2- +2 22.11.09 237 8 10쪽
16 하늘섬의 길드 -1- +2 22.11.08 249 8 10쪽
15 자유 도시의 투기장 -6- +1 22.11.07 243 8 10쪽
14 자유 도시의 투기장 -5- +1 22.11.06 247 6 11쪽
13 자유 도시의 투기장 -4- +1 22.11.05 247 5 10쪽
12 자유 도시의 투기장 -3- +1 22.11.04 257 8 10쪽
11 자유 도시의 투기장 -2- +1 22.11.03 286 9 9쪽
10 자유 도시의 투기장 -1- +4 22.11.02 344 11 9쪽
9 녹색의 국경 -3- +1 22.11.02 353 10 10쪽
8 녹색의 국경 -2- +1 22.11.02 370 10 10쪽
7 녹색의 국경 -1- +1 22.11.02 435 11 10쪽
6 기사와 도둑과 이교도 -4- +1 22.11.02 503 14 10쪽
5 기사와 도둑과 이교도 -3- +1 22.11.01 575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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