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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고대신에게 선택받은 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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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유자
작품등록일 :
2022.10.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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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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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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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자유 도시의 투기장 -5-

DUMMY

오스카의 집은 귀족의 휴게용 별장같았다.

무도회장처럼 넓은 응접실.

침실은 여관 방을 세개 합친 크기였다.

“욕실도 있어요!”

루아는 욕실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목욕을 좋아하나봐?”

오스카가 물었다.

“네. 전 어릴때 사막에 있어서, 찝찝한걸 못 견디거든요. 먼저 써도 될까요?”

빅터와 오스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실례할게요!”

루아는 먼저 욕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안에서 탄성이 나왔다.

“꽃 향기가 나는데요?”

“아! 내 취미야.”

오스카가 욕실 문에 대고 대답했다.

“취미로 목욕을 한다고?”

“왜? 이상해?”

“아니. 그럴수도 있지.”

빅터는 응접실 창가 의자에 앉았다.

오스카의 방은 지상 2층.

집 자체도 조금 언덕진 곳에 지어졌다.

그래서 바깥 풍경이 내려다보였다.

“자. 저녁 식사 가져왔어.”

오스카가 큰 접시를 내려놨다.

접시에는 얇게 저민 햄. 치즈 조각. 비스킷이 있었다.

“채소는 없더라.”

“이정도면 진수성찬이지.”

빅터는 비스킷에 치즈와 햄을 얹어 깨물었다.


바삭.


음식 맛도 기깔났다.

‘웨일스 무역상사라.”

빅터는 조용히 음미했다.

‘내 생각보다 부유한 상단인가보네.’



**



“휴우! 좋네요. 빅터. 한번 들어가봐요.”

루아는 30분쯤 있다가 나왔다.

“어머. 이건 저녁?”

“아 루아. 먹어. 차린건 없지만.”

“무슨 요리에요?”

“그냥 보이는대로···.”

두 사람이 떠드는 사이. 빅터가 일어났다.

“그럼 이번엔 내가 들어가지.”

그는 우선 갑옷을 벗기 시작했다.

뭔가 시선이 느껴져서 봤더니, 오스카가 구경하고 있었다.

“뭘 보나?”

“난 갑옷 입어본적 없거든.”

“내 갑옷은 네게 안 맞아. 입고싶으면 새로 하나 사는게 좋을걸.”

“충고 고마운걸.”

갑옷까지 벗은 뒤.

빅터는 욕실에 들어갔다.

뜨뜻하고 훈훈한 수증기.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물.

타일 때문에 물은 에메랄드 색깔이었다.

“흠.”

빅터는 욕실 안을 둘러봤다.

마침 욕조가 하나 더 있었는데, 거긴 비어있었다.

“저걸 쓰면 되겠네.”

그는 욕조에 찬물을 받기로 했다.

전에 기사단에서 했던 ‘침몰’ 의식을 재현하려고.

물은 금방 차올랐고,

빅터의 몸이 차가운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잠시 후.


2분 뒤에 빅터가 물에서 솟아올랐다.


푸화악!


빅터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역시. 무의미한 허례허식이야.’

빅터는 간단히 결론지었다.

‘기사단을 떠나길 잘했어.’



**



짧은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루아가 책을 읽고 있었다.

“그렇게 신기한 눈으로 보지 말아줄래요. 전 책 읽는거 좋아하니까.”

“사막에선 한번도 못봤는데.”

“그땐 책이 없었으니까요.”

“그렇군. 오스카. 물어볼게 있는데.”

이제 빅터는 늘어진 오스카를 봤다.

“왜?”

오스카는 소파에 드러누워 고개만 들었다.

“아버지와의 일이 잘 풀렸댔지?”

“그래! 빅터. 네 조언을 따르길 잘했다니까.”

“그럼 프레지아 길드로 가는 장애물이 사라졌군.”

“맞아! 그렇지. 잘된 일이야.”

“그럼 내일 아침에 바로 비행선을 타지 않겠어?”

“그건··· 곤란해.”

빅터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지?”

“투기장 투사로 등록하면, 결승이 끝날 때까지 참전해야해.”

“의무인가?”

“사실 기권하거나 위약금을 내면 그만이지.”

“그럼 그렇게 하지.”

“그렇지만, 여긴 내 고향이야.”

오스카가 창밖을 가리켰다.

“우리 가문 이름을 내걸고 장사도 하고있고.”

“겁쟁이 꼬리표라도 붙으면 곤란하겠죠.”

“맞아! 루아랑은 말이 통하네.”

“결국 최소 이틀은 더 머물러야 하나.”

“일정을 당겨달라고 투기장에 물어볼까?”

“지금은 밤이 늦었는데.”

“당연히 내일 아침에 묻겠다는 뜻이지.”

오스카가 당연한걸 묻는다는듯 대꾸했다.



**



다음날.

투기장에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투기장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야야야야!! 내 친구들! 이것좀 봐!”

아침부터 오스카가 호들갑을 떨었다.

일어나 갑옷을 손질하던 빅터와,

아직 잠이 덜깬 루아가 방을 나왔다.

“와서 이것좀 읽어봐!”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종이를 읽었다.

“바로 결승전이라고요?!”

“나머지 6팀이 전부 기권. 어떻게 된 일이지?”

“그게 중요한게 아냐!”

오스카는 전단지 상단을 가리켰다.

“이게 중요하지!”

빅터와 루아의 눈이 돌아갔다.

‘전설의 투사!’

오스카의 손끝이 가리키는 부분이었다.

“전설의 투사가 누군데?”

“누군지는 몰라. 엄청 위험하고 잔인한 놈인거 말고는.”

“무슨 일을 저질렀는데요?”

“음. 그게. 좀 그런데. 에이.”

오스카는 루아를 곁눈질했다.

“상대를 마비시켜서 갖고 놀아. 관객들 보는 앞에서.”

“어떤식으로요?”

“에이. 그러니까···상처를 입힌다든가. 강제로 범한다든가.”

루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여긴 경비대가 없어요?!”

“있지! 그래서 시합중에 경비대가 난입했어. 그때 잡혀간줄 알았는데···.”

“그렇군. 알겠어. 오스카.”

빅터가 오스카의 어깨를 잡았다.

“우리도 기권하자.”

“빅터! 왜죠?! 이런 놈들은 해치워야죠!”

“아냐. 기권하는게 나을지도···.”

“그럼 둘이서 기권해요! 난 싸울테니까.”

루아는 강제로 실험체가 되었지.

이렇게 격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해간다.

“놈들은 강한가?”

빅터가 물었다.

“강하다고 봐야겠지. 마비에 저항한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흠. 무슨 독의 일종인가?”

“그건 아니야. 해독 마법으로 안풀리거든.”

“그렇다면 뭐지?”

“아마 성력의 일종이 아닐까 해.”

“성력?!”

이번에는 빅터가 눈썹을 꿈틀했다.

“사제랑 성기사는 좀 버티거든.”

“그렇다면, 절대 묵과할수 없는 일이군.”

실제로, 성기사나 사제라면 가능하다.

상대의 행동을 강제하는 능력이 있으니까.

성기사의 도발. 사제의 신성한 명령.

“결승 시합은 언제지?”

“바로 오늘 밤이야.”

“좋아. 놈들의 정체를 확인하고, 처단하자.”



**



투기장 주인 몰.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무대로 올라왔다.

오늘 무대가 어떤 의미인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 승부는 승패가 나지 않는다.

그가 고용한 투사들은 항상 그랬으니까.

사고가 터지고, 경비대가 난입.

그러면 승자 예측 도박은?

망한 판에서 돈을 모으는 마지막 방법.

그건 남의 도박 자금을 가로채는것.

그것이 몰의 노림수였다.

승자가 없으니 승부는 무효.

걸었던 돈은 투기장이 회수.

“그럼 겨, 결승을, 시작하겠, 습니다아아–!!”

몰이 더듬더듬 소리쳤다.

객석에 심어둔 바람잡이가 환호했다.

“떠오르는 신예! 초신성! 오스카 파티!”

함성을 들으며 빅터의 일행이 입장했다.

“수수께끼의 강자! 전설적인 투사! 볼레어 파티!”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 셋도 입장했다.

“그럼 승부르으으을! 시작합니다!!!”



**



빅터와 볼레어 파티가 마주섰다.

“기권하지 않았군.”

볼레어가 로브를 벗었다.

생선을 닮은 얼굴이 드러났다.

“우리가 누군지 모르나?”

빅터가 오스카를 제치고 앞으로 나왔다.

“그걸 알고 싶어서 왔다.”

“넌 죽을때까지 모를거다.”


타탓!


빅터가 칼을 겨누고 돌진했다.

그런데, 뭔가 낌새가 이상했다.

놈들은 전혀 움직일 기미가 없었다.

‘뭐지? 설마 벌써?!’’

빅터는 멈춰서서 동료들을 돌아봤다.

루아도, 오스카도, 상태가 이상했다.

둘 다 눈이 허옇게 물들었고,

입에서는 침이 주륵 흘렀다.


타앗!


먼저 쬐끄만 도적이 루아에게 달려들었다.


써걱!



물론. 놔둘 빅터가 아니었다.

그의 검이 도적을 반으로 쪼갰다.

“뭐, 뭐야?!”


퓨웅–


빅터는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지도 않았다.


텁!


그는 화살을 붙잡아 움켜쥐었다.

화살이 파사삭 부서졌다.

“무슨 수를 쓴거지?”

“너, 넌 대체···.”


휘리릭!


빅터의 칼이 그의 손을 떠났다.

빙글빙글 풍차날개처럼 회전하며,

날아간 칼이 궁수의 머리를 쪼갰다.


퍽!


피가 튀고 함성이 터졌다.

“넌 뭐야 대체! 어째서 멀쩡한건데?!”

혼자 남은 볼레어가 소리쳤다.

빅터는 뚜벅뚜벅 그에게 걸어갔다.

“오, 오지마! 멈춰! 저리가! 다가오지마–!!”

빅터의 억센 손아귀가 그의 머리를 덥썩 쥐었다.

“하, 하지마! 안돼! 들어오면 안돼!!!”

빅터의 손에서 촉수가 꾸물 솟아나, 볼레어의 귀를 푹 찔렀다.

순간, 볼레어의 온몸이 이완됐다.

동시에, 그의 영혼이 흘러들어왔다.

터져버린 댐에서 쏟아지는 폭포처럼,

기억이 빅터의 머릿속에 퍼부었다.

고장나 깜빡이는 영사기의 영상처럼,

기억의 단편들이 번쩍번쩍 떠올랐다.

불우한 유년기. 우연한 기회.

손에 넣은 금술. 그것으로 얻어낸 힘.

책 제목은 <낡은 어둠의 진실된 힘>.

지식을 얻은 책은 바로 불태웠다.

그 모든 기억을 빅터가 흡수했다.

갑자기 볼레어의 얼굴에 환희가 깃들었다.

“아아, 신이여—”


헤벌쭉—


볼레어의 온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그는 연체동물처럼 허물어졌다.

풀어진 얼굴에선 침과 눈물이 흘렀다.

빅터는 그를 놓아버렸다.

“낡은 어둠의 권능중에···이런것도 있었군.”

빅터는 두 동료에게 돌아갔다.

“정신 차려!!”

루아도 오스카도 금새 눈을 떴다.

“뭐, 뭐예요?!”

“뭐였지 방금? 대체 뭐야?”

“결승전은 끝났다.”

빅터가 죽은 셋을 돌아봤다.

“우리의 승리야. 사회자!”

몰은 나타나지 않았다.

빅터는 칼을 높이 치켜들고 다시 외쳤다.

“사회자!!! 도망치지마라!!! 무대로 돌아와!!!”

그의 음성이 투기장에 쩌렁쩌렁 울렸다.

잠시 후.

다리를 바들바들 떨며 몰이 돌아왔다.

“승자를 선언해!”

빅터가 칼로 몰을 겨눴다.

“네, 넷!”

울상이 된 몰이 죽은 이들을 힐끗거렸다.

결국 그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음성증폭 구슬을 입에 대고, 몰이 외쳤다.

“우승자는, 오스카 파티!!!”

드디어 끝났군.

“이제 마지막 무대가 있겠습니다!!!”

또?

“승리한 투사에게 보물을!”


덜컹덜컹덜컹.


빅터가 고개를 돌렸다.

보물과 금화를 잔뜩 실은 수레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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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0년 전의 대마법사 -1- +3 22.11.17 197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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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하늘섬의 길드 -4- +2 22.11.11 227 8 10쪽
18 하늘섬의 길드 -3- +3 22.11.10 222 9 10쪽
17 하늘섬의 길드 -2- +2 22.11.09 237 8 10쪽
16 하늘섬의 길드 -1- +2 22.11.08 249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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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도시의 투기장 -5- +1 22.11.06 248 6 11쪽
13 자유 도시의 투기장 -4- +1 22.11.05 247 5 10쪽
12 자유 도시의 투기장 -3- +1 22.11.04 257 8 10쪽
11 자유 도시의 투기장 -2- +1 22.11.03 286 9 9쪽
10 자유 도시의 투기장 -1- +4 22.11.02 344 11 9쪽
9 녹색의 국경 -3- +1 22.11.02 353 10 10쪽
8 녹색의 국경 -2- +1 22.11.02 370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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