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녹색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고대신에게 선택받은 성기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녹색유자
작품등록일 :
2022.10.29 18:19
최근연재일 :
2023.04.22 00:00
연재수 :
153 회
조회수 :
22,031
추천수 :
614
글자수 :
696,023

작성
22.11.02 18:00
조회
434
추천
11
글자
10쪽

녹색의 국경 -1-

DUMMY

아엘리아 대륙은 동서남북 4개 왕국으로 나뉜다.

서쪽 왕국 제프리아는 다시 사막과 초원으로 양분된다.

방풍림을 기준으로, 서쪽은 사막. 동쪽은 초원과 언덕이다.

제프리아의 초원은 넓고, 기름지고, 풍부하다.

대륙 최대의 방목지가 그곳이다.

“제프리아산 양털은 품질이 좋죠.”

루아는 조잘조잘 떠들었다.

“그래서. 괴물은 대체 어딨죠?”

“여긴 도로잖아.”

도로는 주기적으로 경비대가 순찰한다.

그러니 괴물이든 도둑이든 만나기 힘들다.

사막하고는 사정이 다르다.

“하긴 그렇네요. 그럼 괴물이 어딨을까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

“이쪽 초원에 그런곳이 있을까요?”

“거의 없겠지.”

제프리아 왕국은 가장 안정적으로 발전했다.

국토 대부분은 평탄한 초원.

내지는 완만한 언덕이기 때문.

괴물과 마물, 이교도가 숨을 곳이 없다.

그랬는데···.

‘음?’

갑자기 시야가 왜곡됐다.

수정구슬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처럼,

공간이 둥글게 비틀렸다.

길 끝의 성이 공격받고 있었다.

···고블린들에게.

‘고블린?’

“왜그래요 빅터?”

“조금 서두르자.”

빅터는 낙타에게 박차를 가했다.

“왜요? 뭔가 예지했어요?”

“성이 공격받고 있어.”



**



배플 남작은 성벽 위에 올라 지휘했다.

“성문을 걸어잠가라! 궁수는 위치에!”

궁수들이 성벽에 일렬로 자르르 섰다.

그들은 벽 너머로 활을 겨누다가,

너나 할것 없이 인상썼다.

백여 마리의 고블린이 성벽 앞에서 농성했다.

그중 30마리 정도가 성벽을 타고 기어올랐다.

고블린의 작고 왜소한 체형 때문에,

그리고 발 디디기 힘든 성벽 때문에,

궁수들은 제대로 조준할수 없었다.

“발사!”


투두두두—


화살비가 한차례 쏟아졌다.

하지만, 떨어진 고블린은 채 열마리 정도.

죽은 만큼 새 고블린이 성벽을 기어올랐다.

“장전! 사격 준비!”

배플 남작은 짜증스런 말투로 지휘했다.

‘젠장. 고블린들이 나타나다니···.’

고블린.

작고 약한 괴물이다.

하지만 수가 많고 교활하다.

“절대로 성문을 열지 마라!”

전에, 배플 남작은 무모하게 성문을 열었다.

그러자, 고블린은 병사를 무시하고 성내로 돌진했다.

놈들은 빛을 만난 바퀴벌레처럼 뿔뿔이 흩어졌고,

고블린 소탕에 거의 세달이나 걸렸다.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것들이···.’

“올라옵니다!”

“전사와 자리를 바꾸도록! 한마리도 흘리지 마라!”

배플 남작의 눈앞에 녹색 머리가 불쑥 나타났다.

그는 바로 칼을 뽑아 휘둘렀다.


스걱–!


고블린이 뒤로 자빠져 추락했다.

그리고, 두 마리 고블린이 머리를 들이밀었다.

“계속 올라옵니다!”

‘고블린과 공성전을 벌이다니···!’

“잠깐. 누가 옵니다!”

“돌아가라고 해라! 괜히 여행자가 휘말리면···.”

“마법사입니다!”

“마법사? 원군인가?”

“그러니까···어···?!”


후두두두둑—!!!


불의 비가 퍼부었다.

성벽에 붙었던 고블린들이 낙엽처럼 떨어졌다.

“원군인것 같습니다!”


키이익! 키에에엑!


키야아아악–!!


남아있던 고블린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등 뒤에서 갑자기 그림자가 솟아올랐다.


스거걱—!



빅터의 칼이 고블린들을 토막쳤다.


키에에엑! 키에엑!!


고블린들이 사방팔방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다.

빅터는 촉수를 뽑지 않았다.

고블린을 쫓지도 않았다.

그는 칼을 높이 치켜들고 외쳤다.

“내게서 도망치지 마라!!!”

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달아나던 고블린들의 몸이 굳었다.

놈들은 움찔움찔 빅터를 향해 돌아섰다.


스각!


빅터의 검이 고블린을 반으로 잘랐다.

‘티안나게 도발하는 정도는 가능해.’

발묶인 고블린은 날개없는 모기.

다가가서 죽이면 끝이다.

칼을 휘두를 때마다 몇마리씩 고블린들이 죽었다.


콰아앙–!!


저쪽에서는 루아의 핏덩이가 폭발했다.

그녀 역시 티나지 않게 혈마술을 썼다.

사막을 거치며 연습한 결과.

두 사람은 정체를 숨기며 싸울수 있었다.

“빅터. 다 죽였어요?”

루아는 손에서 흘러나온 피를 바로 불태웠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평범한 화염 마법사랑 똑같다.

“아직 근처에 더 있을지도 몰라.”


콰직!


빅터의 주먹이 고블린을 분쇄했다.

그 역시, 촉수를 몸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갑옷 아래에 촉수를 숨겨 힘을 강화하거나,

아니면 방어력을 강화하는 식으로 사용했다.

물론, 칼날 내부에도 촉수를 숨길수 있었다.

마물에겐 분명한 형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고블린은 바퀴벌레같지. 확실하게 끝장내야 해.”

빅터는 굳게 닫힌 성문을 힐끔 봤다.

“아니면 문은 열리지 않아.”

“어휴. 왜 갑자기 고블린을 만나서···.”

바로 그 때.


끼이이익—


육중한 성문이 좌우로 천천히 열렸다.

“들어오십시오!”

성벽 위에서 배플 남작이 소리쳤다.

“우리보고 하는 말이지?”

“아니라면···.”


키이익!!


고블린 한마리가 자세를 낮추고 뛰어들었다.


푹!


빅터의 칼날이 순간, 길게 늘어나 고블린을 찔렀다.

“고블린을 유인하기 위한 덫일지도.”

“빨리 들어오십시오!”

배플 남작이 재촉했다.

“우리보고 하는말 맞는것 같은데요?”

“그러면, 들어가자.”

두 사람은 후다닥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끼이이익—-


열렸던 성문은 곧바로 닫혔다.



**



배플 성의 영주. 그레고리 배플 남작.

그의 가문은 대대로 사막을 향하는 길목을 지켜왔다.

원래 이곳은 한적한 풀밭이었다.

그러나 비단 무역이 성행한 이후.

이 길목은 수많은 여행객과 상인이 거치는 거점이 되었다.

“도움에 감사합니다.”

배플 남작은 빅터와 루아에게 인사했다.

“배플 성의 영주. 그레고리 배플입니다.”

“빅터 루멘. 성기사.”

“루아 메리골드. 마법사에요.”

그들은 짧게 자기소개를 마쳤다.

“당신들은 사막에서 왔습니까?”

“그래. 하지만, 이교도는 아니야.”

빅터는 금빛 성채에서 받은 추천서를 보여줬다.

“이건 틀림없는 금빛 성채의 인장이군요.”

“그리고 루아는 내 동행. 내가 신원을 보증하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환영합니다.”

배플 남작은 일단 경비병들에게 명령했다.

“다들 쉬어!”

경비병들이 부스럭대는 사이.

그는 다시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일단, 우릴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보답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다만.”

“조그마한 은혜는 베풀겠습니다.”

“그렇다면···.”

루아가 옆구리를 쿡 찔렀다.

“사양 않지.”



**



빅터와 루아는 널찍한 여관 방을 안내받았다.

침실 둘. 거실 하나.

욕실까지 하나 딸린 최고급 방.

‘욕실이라···.’

금빛 성채에도 비슷한 공간이 있었다.

‘침몰’ 이라는 의식을 치를때 쓰던 곳인데,

커다란 욕조에 얼음물을 가득 채우고 2분간 잠수한다.

그 과정에서 신의 목소리를 듣거나,

또는 세계의 진실을 깨닫기도 한다.

‘그런 명목이었지. 그건 무의미한 고행이었어.’

빅터는 고개를 내저었다.

“휴우! 시원해.”

가운을 걸친 루아가 욕실에서 나왔다.

“목욕은 정말 최고에요!”

“내 생각은 달라.”

“네? 왜요? 성기사면 오히려 좋아하지 않아요?”

“무슨 뜻이지?”

“출정 나가기 전에 목욕재계 하잖아요?”

“그건 허례허식일 뿐이야.”

빅터가 말했다.

“몸에 물을 묻히는 것과 신성 사이엔 관계가 없어.”

“그래요? 그럼 목욕재계는 왜 하는데요?”

빅터는 대꾸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목욕 안 할 거예요?”

“난 할 생각 없다.”

“그러던가요.”


똑똑.


“실례합니다. 모험가분들.”

배플 남작의 목소리였다.

“잠시 들어가도 괜찮습니까?”

“5분만 기다려줘요.”

루아는 자기 침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금새 옷을 갈아입고 돌아왔다.

“이제 들어와요.”


달칵.


문이 열리고 배플 남작이 들어왔다.

“방은 괜찮습니까?”

“환대에 감사하지.”

“저도요.”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배플은 뭔가 할말이 있어보였다.

“우리에게 무슨 용건이라도?”

“고블린 때문에 골머리를 썩혔는데. 시원하게 잡아줘서 고맙습니다.”

“고블린이 근처에 많나요?”

“고블린은 어디에나 있어.”

빅터가 대신 대답했다.

“그렇죠. 그래서 여간 골치아픈게 아닙니다. 이미 몇번이나 소탕을 시도했는데···.”

“별 소용이 없었겠지.”

“어째서요?”

“그 누구도, 고블린이 어디서 어떻게 탄생하는지 몰라.”

“그래요? 인간 여자를 납치해서···아니에요?”

“그건 괴담일 뿐이다.”

정말이었다.

지난 생을 통틀어도,

그의 동료들의 증언을 다 모아도,

그 누구도 고블린의 발생 원인을 몰랐다.

“만약 고블린이 개미나 벌과 같았다면, 소탕하는 것도 쉬웠을걸.”

“그럼 방법이 없어요?”

“최대한 깨끗한 환경을 유지할 수밖에.”

배플 남작은 그말에 쓴웃음으로 화답했다.

“어쨌든, 고블린 이야기는 그만하죠.”

그는 빅터에게 시선을 돌렸다.

“성기사님. 아까 추천서를 얼핏 봤는데, 수신인이 프레지아 길드더군요.”

“제대로 봤어. 우린 프레지아에 가는 중이야.”

“프레지아 길드원인가요?”

“거의.”

“대륙 최고 길드죠. 그럼 실력도 물론 뛰어나겠죠?”

“아마도.”

“그러면, 하나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드디어 용건을 말하는군.

“들어보고 결정하지.”

“이교도를 쫓던 저희 경비대가 실종됐습니다.”

배플이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그들을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대신에게 선택받은 성기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둥지를 향하여 -1- +2 22.11.26 180 3 10쪽
33 북방의 성인식 -7- +3 22.11.25 196 6 10쪽
32 북방의 성인식 -6- +2 22.11.24 189 7 11쪽
31 북방의 성인식 -5- +2 22.11.23 191 7 10쪽
30 북방의 성인식 -4- +1 22.11.22 187 6 10쪽
29 북방의 성인식 -3- +2 22.11.21 189 5 10쪽
28 북방의 성인식 -2- +1 22.11.20 183 7 10쪽
27 북방의 성인식 -1- +1 22.11.19 195 6 10쪽
26 10년 전의 대마법사 -2- +1 22.11.18 195 6 10쪽
25 10년 전의 대마법사 -1- +3 22.11.17 197 6 10쪽
24 북쪽으로 가는 길 -3- +2 22.11.16 199 6 9쪽
23 북쪽으로 가는 길 -2- +3 22.11.15 188 6 10쪽
22 북쪽으로 가는 길 -1- +1 22.11.14 199 5 10쪽
21 하늘섬의 길드 -6- +1 22.11.13 207 6 10쪽
20 하늘섬의 길드 -5- +1 22.11.12 206 6 10쪽
19 하늘섬의 길드 -4- +2 22.11.11 227 8 10쪽
18 하늘섬의 길드 -3- +3 22.11.10 222 9 10쪽
17 하늘섬의 길드 -2- +2 22.11.09 237 8 10쪽
16 하늘섬의 길드 -1- +2 22.11.08 249 8 10쪽
15 자유 도시의 투기장 -6- +1 22.11.07 243 8 10쪽
14 자유 도시의 투기장 -5- +1 22.11.06 247 6 11쪽
13 자유 도시의 투기장 -4- +1 22.11.05 246 5 10쪽
12 자유 도시의 투기장 -3- +1 22.11.04 256 8 10쪽
11 자유 도시의 투기장 -2- +1 22.11.03 286 9 9쪽
10 자유 도시의 투기장 -1- +4 22.11.02 344 11 9쪽
9 녹색의 국경 -3- +1 22.11.02 353 10 10쪽
8 녹색의 국경 -2- +1 22.11.02 370 10 10쪽
» 녹색의 국경 -1- +1 22.11.02 434 11 10쪽
6 기사와 도둑과 이교도 -4- +1 22.11.02 503 14 10쪽
5 기사와 도둑과 이교도 -3- +1 22.11.01 575 1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