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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판다님의 서재입니다.

8괘 조합으로 64배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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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판다
작품등록일 :
2021.12.17 15:55
최근연재일 :
2022.03.04 18:0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80,647
추천수 :
1,450
글자수 :
353,247

작성
21.12.27 18:00
조회
2,166
추천
34
글자
12쪽

저주받은 전쟁 (1)

DUMMY

“끄으으으···”


나는 한동안 피를 흘리며 엎어져 있었다. 몸을 움직이고 싶었지만 너무 아팠다. 각성자가 아니었다면 소총탄에 등이 관통당한 순간 쇼크로 죽었을 것이다.


‘허파나 심장을 맞지 않아서 다행이군.’


다행히 상처가 서서히 아물고 있었다. 단전에 있던 기가 상처 주위로 몰려가서 재생을 촉진하는 느낌이었다. 총상 부근이 타는 듯이 뜨거웠다.


“흐으으···”


나는 엎드린 채로 덜덜 떨며, 신음소리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제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도했다.


그리고 얼마 후,


“크윽···”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고통이 줄어들었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앉은 다음 탄환을 집어들었다.


‘AMA탄인지 뭔지, 이름만 거창하지 별 거 아니잖아.’


AMA는 날카롭게 가공한 마정석을 탄두에 박아넣은 총알이었다. 허무할 정도로 간단한 방법이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이거라면 하루만에 만들어낸 게 말이 돼. 기존 소총탄의 탄두를 제거한 다음, 마정석으로 만든 탄두를 끼워넣으면 되니까.’


내가 놀란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대(對) 몬스터용 탄환이 각성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말은···’


각성자와 몬스터의 몸속을 흐르는 미지의 에너지, 동양에서는 기(氣)라고 불리고 서양에서는 마나(mana)라고 불리는 에너지가 같다는 뜻이었으니까.


후우우···


나는 이를 악물고 심호흡을 했다.


‘생각은 나중에 하고, 일단 몸부터 추스르자.’


생각보다 출혈이 심했다. 내 몸에서 나온 피가 땅바닥을 흠뻑 적실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몸에 힘이 없고 머리가 띵했다. 입안도 바싹 말라 있었다.


“인벤토리.”


슈웃.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등장했다. 고블린 로드의 마정석, E급 게이트스톤, 상태이상 치료물약 등이 보였다.


‘마정석 종류는 쓸모 없고··· 상태이상물약? 저게 도움이 될까?’


[안됩니다. 플레이어의 상태는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체력이 저하되어 있을 뿐, 환술이나 독술에 걸린 건 아니란 말이군.’


[정확합니다.]


‘젠장! 그럼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하나?’


[플레이어의 체력과 기력 수치가 낮아서 1시간에 6%씩 자동회복됩니다.]


‘겨우 6%? 그럼 8시간이 지나도 50%도 안되잖아?’


[그렇습니다.]


‘후우··· 무슨 수가 없을까?’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그때였다.


인벤토리의 제일 아래쪽 구석에 작은 상자가 보였다.


‘저게 뭐지?’


[낡은 청동상자]


‘저걸 언제···? 아! 아까 낮에 고블린 로드를 죽인 보상이었지?’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제발 체력회복 물약이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소리쳤다.


“청동상자! 아니 낡은 청동상자!”


[아이템의 수식언은 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슈슛!


주먹만한 청동상자가 오른손 위에 등장했다. 꽤 묵직했다.


[낡은 청동상자를 오픈합니다.]


덜컹!


하고 상자가 열렸다. 여섯 개의 앙증맞은 도자기 병이 들어 있었다.


‘포션이 맞았어!’


피가 부족해서 창백해진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퐁!


물약을 하나 까서 입안에 들이부었다.


슈우우~


‘한결 낫군.’


그래봤자 평소 컨디션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인벤토리로.”


5개의 회복물약이 인벤토리 안에 들어갔다. 청동상자는 저절로 사라졌다.


‘낡은 청동상자가 있으면 고급 청동상자도 있겠네? 은상자, 황금상자, 다이아 상자도 있을 거고.’


[그렇습니다. 백금상자도 있습니다.]


‘상자가 고급일수록 아이템도 좋아지겠지?’


[그렇습니다.]


‘고급 상자는 어떡해야 얻을 수 있어? 더 어렵고 힘든 퀘스트를 하면 되나?’


[정확합니다. 바로 지금처럼요.]


띠링.


[퀘스트] 저주받은 전쟁에서 승리하라!

본 퀘스트는 3개의 서브퀘스트가 연계되어 있습니다.


성공보상 : 팔괘 중 2번째 괘인 <이태택(二兌澤)> 개방


[첫 번째 서브퀘스트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서브퀘스트] 저주받은 전쟁을 끝내라!

슬픔과 증오에 의해 영원히 반복되고 있는 전투를 끝내십시오.


성공보상 : 포인트(10), 일건천 스킬(1)

실패대가 : 죽음

시간제한 : 1시간


‘잊혀진 전쟁? 영원히 반복되는 전투?’


나는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큰 강의 하구, 갯벌이었다. 수량이 적어서 많은 부분이 늪지가 되어 있었다.


넓은 늪지 위에 검붉은 물건들이 수없이 많이 놓여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옛날 갑옷이었다.


‘조선시대 갑옷이 아냐. 훨씬 오래 전, 철판을 통짜로 쓰던 시대의 갑옷이야.’


바스라질 정도로 검붉게 녹슨 쇠갑옷들과 녹슨 칼, 창이 수천 개나 띄엄띄엄 놓여 있었다. 피묻고 찢어진 깃발들도 수없이 많이 꽂혀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은 사람의 해골이었다. 둔기에 맞아 부서지고 칼날에 잘려 나누어진 백골들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누워있었다.


‘이건 마치··· 버려진 묘지 같군.’


나는 더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때였다.


콰르르르···


느리게 흐르던 푸른 강물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피거품이 끓어오르고 핏빛 안개가 깔렸다. 피비린내가 사방을 가득 채웠다.


꾸드득. 꾸드드득.

뿌드드득. 우르르륵.


수천 구의 백골들이 갑옷을 입고 일어서기 시작했다. 손에는 무기와 방패가 들려 있었다.


‘백골이 일어서는 게 아니야. 늪의 진흙들이 사람의 모습을 갖춰가는 거야.’


진시황 무덤의 토용(흙으로 만든 병사) 같이 생긴 수천 명의 병사들이 나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머리 위에는 빛나는 반투명 글자로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진흙병사]


진흙병사들이 사방에서 몰려왔다. 젖은 흙이었기 때문에 살이 자꾸 흘러내렸다. 그래서 뛰지 못하고 빠르게 걸어오고 있었다. 갯벌의 뻘흙이 살아 있는 슬라임처럼 병사들의 몸으로 기어올라갔다. 그리고는 시멘트로 벽을 바르듯이 뼈 위에 덮였다.


으어어어-


녹슨 쇠갑옷을 입은 진흙 병사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지르며 녹슨 검을 휘둘렀다. 나는 몸을 옆으로 돌려서 피한 다음 반달차기를 날렸다.


쾅!


낡아빠진 쇠갑옷이 산산조각났다. 진흙병사의 몸도 흙더미처럼 허물어졌다. 진흙으로 된 몸속에서 뼈대를 이루고 있던 백골들도 사방으로 흩어졌다.


쾅! 콰앙! 쾅!


다음, 그 다음, 그 다음 진흙병사들도 폭탄을 맞은 모래성처럼 흩어졌다. 그러나 수가 너무 많았다.


콰앙! 콰쾅! 쾅! 퍼엉!


백 명 넘게 해치웠는데도 티도 나지 않았다.


헉! 허억! 허어억!


안그래도 나빴던 컨디션이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퐁!

꿀꺽!


물약을 하나 더 마셨다.


쾅! 콰쾅! 쾅! 콰콰쾅!


퐁!

꿀꺽꿀꺽!


또 하나의 물약을 깠다. 그러는 동안에도 진흙병사들이 계속해서 몰려들었다.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 [36:48]


‘이대로는 답이 없어.’


<질주> 스킬을 써서 진흙병사들의 공격을 흘려보내며 생각했다.


‘퀘스트의 이름이 [저주받은 전쟁을 끝내라]였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저주를 걸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저주를 거는 자는 분명히 ‘슬픔과 증오에 빠진 자’일 것이다. [슬픔과 증오에 의해 영원히 반복되고 있는 전투]라고 했으니까.


‘슬픔과 증오··· 그것을 상징하는 것은 바로···’


갑자기 강을 뒤덮었던 대량의 피! 그것밖에 없었다. 무기와 갑옷에는 슬픔이 없고, 깃발에는 증오가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답은 하나뿐!


‘저주를 거는 자가 강의 상류에 있다!’


최대한 끌어올린 <감각>도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촤아아-


온 힘을 다해 <질주>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늪지 위를 서핑하듯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물약을 하나 더 마셔야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저기 있다!’


강물 상류에 있는 작은 하중도(河中島)에서 흘러나온 대량의 핏물이 강물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하중도는 여의도나 뚝섬처럼 강물 안에 있는 섬을 뜻했다.


끄아아아아-! 끼아아아아-!


섬뜩한 귀곡성이 울려퍼졌다. 하중도의 한복판에 만들어진 높은 제단, 그 제단 한복판에 앉아서 저주의 의식을 행하는 주술사가 지른 소리였다.


‘제대로 찾아왔군.’


촤아아아-


체력 고갈을 각오하고 강물 위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구불구불한 강변을 따라 달리는 것보다 강물 위를 가로질러 달려가는 게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저번 퀘스트처럼 리셋되면 안돼! 절대로!’


나는 악으로 깡으로 <질주>해 나갔다. 그리고 달리면서 물약을 또 까서 마셨다.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 [26:33]


끄어어어-!


[진흙장군]이라는 빛나는 글자가 머리 위에 박힌 진흙무사들이 달려들었다. 숫자는 약 30!


촤아아아-!


나는 <질주>로 거리를 좁힌 다음 뒤후려차기를 날렸다.


콰앙!


[진흙장군]의 머리가 폭발했다. 그러자 진흙 속에 묻혀 있던 해골이 노출되었다. 그와 동시에 다시 한 번 해골을 걷어찼다.


빠가각!


해골이 산산조각났다.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 [17:25]


***


“으아아아-!”


나는 사력을 다해 진흙장군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진흙을 날려버린 다음, 곧바로 뼈를 부순다!’


쾅! 콰앙! 콰콰쾅!


해골들이 산산조각나며 날아갔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미친 듯이 발차기를 하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쾅!


30구의 진흙장군들의 유골(?)이 하중도에 흩뿌려졌다.


헉··· 헉··· 허억···


너무 힘들었다. 하는 수 없이 마지막 남은 회복물약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이게 마지막이야! 이번에 체력이 바닥나면 진짜로 죽는다!’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 [08:12]


끼야아아아!!


주술사가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질렀다. 그러자 머리 위에 [진흙대장군]이라는 글자가 떠 있는 거대한 진흙장수가 내 앞을 막아섰다.


쿠웅!


진흙병사나 진흙장군과는 차원이 달랐다. 키가 2미터를 훌쩍 넘겼고 온몸이 근육질이었다. 진흙병사들처럼 근육이 줄줄 흘러내리지도 않고 쫀득쫀득(?) 하게 착 달라붙어 있었다.


“비켜!”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네놈이나 썩 꺼지거라!]


진흙대장군이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른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 제자리에 멈춰섰다.


“몬스터가···말을 해??”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 [06:55]


***


[내가 괴물이라고? 괴물은 네놈이 아니냐?!]


진흙대장군이 고함쳤다. 약간 일본어 같은 느낌의 언어였다. 한국말이 아닌데도 저절로 이해가 됐다.


“뭐? 내가 괴물이라고?”


말을 할 줄 아는 몬스터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 몬스터가 나를 괴물이라고 부르는 게 더 놀라웠다.


[그렇다! 죽어라 침략자 놈아!]


진흙대장군이 소리를 지르며 녹슨 철검을 휘둘렀다. 나는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받아쳤다.


콰앙!


녹슨 철검이 산산이 흩어졌다. 그러자 진흙대장군이 검을 버리고 발차기를 했다.


퍼억!


큭!


덩치가 워낙 커서 충격이 엄청났다. 몸을 쓰는 방법과 스피드도 차원이 달랐다.


후웅-!


거대한 주먹이 사정없이 날아들어왔다. 나는 필사적으로 피하면서 발차기로 반격했다.


쾅! 콰앙! 콰아앙!


맞은 자리마다 폭발이 일어났다. 그러나 진흙대장군의 근육은 금세 되돌아왔다.


‘이런 식으로는 끝이 안 나!’


체력도 바닥나고 있었다. 더 이상은 까먹을 단약도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진흙대장군의 맨손격투 실력이었다.


붕- 부웅- 부우웅-!


거대한 주먹과 발이 쉴 새 없이 날아들어왔다. 고블린과 달리 발차기 실력도 뛰어났다.


[제법이구나! 내 슈벽을 견뎌내다니!]


진흙대장군이 호기롭게 외쳤다. 나는 깜짝 놀랐다.


‘슈벽이라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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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한루프던전 (1) 21.12.23 2,370 40 12쪽
5 아포칼립스 21.12.22 2,658 45 11쪽
4 팔괘의 주인 +2 21.12.21 2,913 49 12쪽
3 백마고지의 불사신 +7 21.12.20 3,297 62 14쪽
2 첫 번째 웨이브 (2) +8 21.12.20 3,972 70 14쪽
1 첫 번째 웨이브 (1) +22 21.12.20 5,052 10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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