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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판다님의 서재입니다.

8괘 조합으로 64배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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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판다
작품등록일 :
2021.12.17 15:55
최근연재일 :
2022.03.04 18:0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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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3,247

작성
21.12.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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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김포공항 게이트 (2)

DUMMY

조금 전에 국제선청사 앞에서 거대 게이트를 본 순간,


띠링.


[퀘스트] 저주받은 전쟁에서 승리하라!

본 퀘스트는 3개의 서브퀘스트가 연계되어 있습니다.


성공보상 : 팔괘 중 2번째 괘인 <이태택(二兌澤)> 개방


이라는 글자들이 눈앞에 등장했었다.


하지만 퀘스트 메시지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뒤에 세 줄이 더 있었다.


장소 : 김포공항 국제선청사 지하 주차장 B1-E3

(게이트를 통해 인스턴트 던전에 입장하세요.)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19:33]


‘게이트가 하나 더 있다고? 지하에?’


그렇다면 여기서 뭉개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도 계속 카운트되고 있었고.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16:37]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16:36]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16:35]

······


벌써 3분 넘게 지나고 있었다.


‘지긋지긋한 카운트다운!’


나는 국제선청사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송영화 원장이 물었다.


“어디 가세요 관장님?”


‘아차···!’


환술에 걸린 두 사람을 두고 갈 순 없었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나와 아이들을 도와줬으니까.


나는 두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서서 오른손 손바닥을 위로 펼쳤다.


“상태이상 치료물약, 두 개.”


슈슛!


오른손 위에 두 개의 작은 유리병이 생겨났다. 나는 몸을 돌려 두 사람 앞에 섰다.


“둘 다 이거 마셔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세요.”


“이게 뭐예요 관장님?”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빨간약이요.”


“네?”


“몸에 좋은 거예요. 절 믿고 그냥 드세요. 제발요.”


두 사람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특히 의사인 송영화는 더 그랬다.


하지만 내 표정과 눈빛을 보더니 생각을 바꾸었다.


꿀꺽 꿀꺽.


두 사람이 작은 유리병에 든 액체를 삼켰다. 그리고 다음 순간,


“어머나···?”

“어라?”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떴다.


“말도 안돼··· 내가 무슨 용기로 여기까지 왔담?”

“갑자기 기분이 막 다운되는데요 형님?”


‘역시 장민성의 환술에 걸려 있었군.’


송영화는 원래 겁이 많았다. 오늘 낮에 박영감과 김진수를 치료할 때도 벌벌 떨었다.


그러니까 장민성의 환술에 걸리지 않았다면 절대로 안왔을 것이다. 일당으로 몇십, 몇백 만원을 준다 해도 말이다.


“여긴 위험해요. 두 분 모두 집으로 돌아가세요.”


나는 국제선청사 쪽을 살펴보며 말했다.


“갑자기 몸이 안좋아졌다고 하세요. 정 안되면 뒤에 빠져 계시든가요.”


송영화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아니요. 전 남을 거예요.”


나와 김진수가 놀란 눈으로 송영화 원장을 바라보았다.


‘이상하네? 환술은 없어졌을 텐데?’


“고집부리지 마세요 누님! 저 게이트 크기 좀 보시라고요! 어떤 괴물이 튀어나올지 모른다고요!”


김진수가 열심히 설득했다. 하지만 송영화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그런 거예요. 다른 분들은 목숨 걸고 싸우는데, 어떻게 저만 살자고 도망가요?”


나와 김진수가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두 손을 보자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저도 남을게요 형님.”


김진수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자 한결 안심이 되었다.


“두 분 다 조심하세요. 목동에서 뵐게요.”


“관장님은 돌아가시게요?”


“아뇨. 여기 지하에 게이트가 또 있어요.”


“예?” “진짜요?”


“쉿! 위험한 게이트는 아니에요. 몬스터도 안 나올 거고. 하여튼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알겠어요. 근데 많이 변하셨네요 관장님.”


“네?”


“동네에서는 항상 죽을상을 하고 다니시더니··· 갑자기 엄청 강해지신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강해질 겁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요.”


나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뒤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국제선청사를 향해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12:49]


다행히 특별히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수백 명의 군인, 경찰, 국정원 요원들이 청사 화장실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화장실로 가는 척하다가 청사를 통과해서 뒤로 나왔다. 그리고는 <질주>스킬로 텅 빈 도로를 가로질렀다.


택시가 없는 택시정류장을 통과하자 지하주차장 입구가 나왔다. 바로 그 순간,


콰앙!


국제선청사 너머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총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게이트 앞에 설치해뒀던 크레모아들도 일제히 작렬했다.


콰콰콰콰쾅!!


‘부디 모두 무사하길···’


속으로 기도하며 주차장 입구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에스컬레이터를 뛰어내려가서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다.


‘지하1층 주차장, E3 구역.’


기둥에 적힌 알파벳을 보며 게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저기 있군.’


E3라고 적힌 기둥 뒤에 지름 1.5m 크기의 게이트가 보였다. 나는 게이트를 향해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제길···!’


절대로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벅 저벅 저벅


방탄조끼에 수트를 입은 장민성과 최지은이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최지은은 M4 소총을 등에 메고 있었고, 장민성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위로 올라가세요 김지훈씨.”


장민성이 선글라스를 벗고 ‘지시’했다.


“싫습니다.”


“어?!”


최지은이 자기도 모르게 외쳤다. 장민성이 악귀 같은 표정을 지으며 걸어오기 시작했다.


[적대적인 정신파를 감지하였습니다.]


“올라가서 싸우라고 했다.”


‘엄청난 위압감이다!’


그의 몸이 1.5배 이상 크게 느껴졌다. 지금이라도 그의 명령을 따르고 싶었다. 그러면 몸과 마음이 편하고 즐거워질 것 같았다.


저벅 저벅 저벅


장민성이 내 바로 앞에 와서 고함쳤다.


“위로 올라가라, 김지훈! 민족과 국가를 위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란 말이다!!”


찌잉-


심장이 강하게 조여왔다. 머리속이 아찔했다. 원룸에서 겪은 것보다 몇 배는 심한 압박감이 몰려왔다.


그러나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었다.


[높아진 감각수치로 <환술>에 저항합니다.]


[정신적 상태이상이 무효화되었습니다.]


[심장박동과 혈압이 안정화되었습니다.]


후우···


나는 심호흡을 한 다음 차갑게 말했다.


“이런 방법이 언제까지 통할 거라고 생각합니까?”


“너, 너 도대체 뭐야?”


장민성이 핏발 선 눈으로 으르렁거렸다.


“겨우 E급이, 그것도 격투계열 각성자가 내 스킬을 막아내다니··· 정체가 뭐냔 말이다!!”


“저요?”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목동 호기태권도장 김관장이요.”


***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4:39]


“각성자들을 세뇌하는 이유는 이해합니다.”


나는 허공에 뜬 시간을 힐끗 본 다음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각성자들도 몬스터만큼이나 위험한 존재들일 테니까요.”


장민성과 최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능한 각성자들이 대규모로 필요하지만 대기업처럼 몇십 억씩 연봉을 줄 수도 없고. 선의를 가진 각성자들의 정신을 아주 약간 조작하자는 유혹을 버리기 힘들었겠죠.”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본론을 이야기하세요.”


선글라스를 낀 장민성이 특유의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단순합니다. 저를 모른척해 주십시오.”


“언론이나 SNS에 까발리지 않을 테니, 너희들도 나에 대해 입을 다물어라?”


“역시 이해가 빠르시네요. 아무리 세상이 개판이 됐어도, 이번 일이 밝혀지면 대통령 사과 정도론 안 끝날 겁니다.”


“그보다 더 쉬운 해결책도 있죠. 죽은 사람은 말을 못하거든요. 김지훈씨 겨우 E급 아닙니까?”


장민성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최지은이 긴장한 표정으로 M4의 조정간을 단발로 바꿨다.


“각성자를 너무 무시하시네요. 내가 아무리 허접해도 소총탄에는···”


“이 총에는 대(對) 괴수용 탄환이 들어 있어요.”


최지은이 말했다.


“AMA, 안티 몬스터 애뮤니션(Anti-Monster Ammunition)이라고 하죠. 물론 각성자들에게도 효과가 있어요.”


“그런 걸 벌써 만들었다고요? 어떻게요?”


나는 진심으로 놀라서 물었다. 그러나 장민성과 최지은은 대답하지 않았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2:17]


‘24시간도 안돼서 그런 탄환을 만들어냈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야.’


AMA라는 그럴듯한 용어까지 만들어내면서 말이다.


‘장민성의 능력은 정신조작. 최지은의 능력은 등급판정. 둘 다 전투계열이 아냐. 나를 막을 순 없다.’


나는 몸을 돌려 게이트를 바라보았다. 10미터 정도의 거리가 남아 있었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1:42]


‘10미터를 이동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생각해보면 오늘 낮부터 한밤중인 지금까지, 불과 하루만에 너무나도 많은 일이 일어났다.


‘인류 역사상 제일 긴 하루가 아니었을까?’


그 하루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었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0:59]


“목동 호기태권도장 김지훈 관장님.”


장민성이 입을 열었다.


“E등급인데 왜 모른척해달라는 겁니까?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이상하네요.”


웃음기는 없었지만 명백히 나를 비웃고 있었다.


“과대망상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그런 걸 근거 없는 자신감, 근자감이라고 한다지?”


“바로 그겁니다 장민성씨.”


나는 게이트를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저를 과대망상에 빠진 흔해빠진 E급으로 여기는 것, 그게 바로 제가 원하는 겁니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0:34]


뚜벅 뚜벅 뚜벅


나는 게이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멈추세요! 안 멈추면 쏩니다!”


최지은이 M4를 조준하며 외쳤다. 나는 그대로 게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0:09]


“어, 어어어···?!”

“지금 뭐하는 거야?”


늘 냉정하던 장민성조차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나는 게이트에 한쪽 팔을 집어넣은 채로 말했다.


“두 분의 반응을 보니 알겠네요. 제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게이트에 들어간 사람이라는 거.”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0:03]


내 몸이 게이트 안으로 절반 이상 들어갔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0:02]


내 몸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그 순간,


탕!


최지은의 M4가 불을 뿜었다. 그와 동시에 내 몸이 게이트 너머로 완전히 사라졌다.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0:01]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 : [00:00]


후우웅-


게이트가 사라졌다.


***


“뭐하는 거야 최대리?”


장민성이 화를 냈다. 멍한 표정으로 총을 들고 있던 최지은이 입술을 깨물었다.


“왠지 그냥 보내면 안될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장민성이 게이트가 있던 곳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었다.


‘내 정신지배를 해제하고, 게이트에 들어갔다고?’


S급 각성자들도 아직 게이트 안에 들어가진 못했다.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조차 몰라서 그런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들어갔다가 못 나오면 어떡하느냐?’라는 두려움이었다.


‘그렇다고 ‘아님 말고’ 식으로 E급들을 들여보낼 수도 없고···’


그런데 ‘E급’ 김지훈은 친구 자취방에 놀러가는 것처럼 편하게 게이트로 들어갔다.


‘도대체 뭐하는 놈이지, 그 인간?’


장민성이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때였다.


“일단 올라가시죠 선배님. 위에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아요.”


인이어로 무전을 주고받던 최지은이 말했다.


“뭐? C급 게이트라며?”


국제선청사 앞에 모인 각성자는 30명 이상이었다. C급 이하가 대부분이었지만 A급과 B급들도 있었다.


“그게··· 게이트의 등급이 바뀐 것 같아요.”


최지은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


크윽···!


나는 땅바닥에 엎드려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블러핑이 아니었어?’


대 괴수용 탄환, AMA탄은 실존했다.


‘피가 멈추지 않는군···!’


땅바닥에 피묻은 탄두가 떨어져 있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탄두를 집어들었다.


‘AMA탄이라는 게··· 이거였어?’


실소가 나왔다.


‘머리 좋네.’


풀썩.


나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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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포공항 게이트 (1) +5 21.12.25 2,251 40 12쪽
7 무한루프던전 (2) +4 21.12.24 2,274 40 12쪽
6 무한루프던전 (1) 21.12.23 2,368 40 12쪽
5 아포칼립스 21.12.22 2,655 45 11쪽
4 팔괘의 주인 +2 21.12.21 2,911 49 12쪽
3 백마고지의 불사신 +7 21.12.20 3,295 62 14쪽
2 첫 번째 웨이브 (2) +8 21.12.20 3,969 70 14쪽
1 첫 번째 웨이브 (1) +22 21.12.20 5,045 10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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