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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진 님의 서재입니다.

내 검안의 S급 정령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류호진
작품등록일 :
2019.11.20 16:34
최근연재일 :
2020.01.22 08:05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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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5
추천수 :
465
글자수 :
212,145

작성
20.01.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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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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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6화 계약.

DUMMY

"아오, 또 왠 전화...... 가 아니라 문자네, 염병."


황마석의 핸드폰 액정에 떠 있는 이름은, 조금 전 외상을 독촉해온 까말리아의 마담 효진.

문자 내용은, 예상대로 내일 줘야할 외상에 대한 상세내역서 였다.


<아저씨 내일은 정말 밀린 외상값 주셔야 되요!

마른안주 3 : 52000원

로얄화이트블루 7 : 770000원

...

...

...

총합 : 1830000원.

-효진->


"아, 그거 참...... 뭔 한달치 외상이 이백만원 돈이나해? 바가지도 적당히해야지."


내일은 남아있는 비상금이라도 탈탈 털고, 인력사무소 가불이라도 받아서 일부라도 외상값을 내려했던 황마석이다.

이유인 즉, 그는 방금전 도박판에서 모든 돈을 다 잃어 빈털털이 신세였기 때문.

저런 거액 외상값을 갚을 돈은, 지금의 황마석의 수중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아...... 젠장할 거 진짜."


한숨을 팍 내쉬며, 습관적으로 품속을 뒤적이는 황마석.

하필 이런때에, 담배도 떨어진 모양이었다.


"아오! 야! 담배 좀 없냐?"

"다, 담배요? 없는데......"

"뭐야, 담배도 안피워? 에라이...... 후우......"


갑갑한지 한숨을 내쉬며, 신경질 적으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박는 황마석.

그런데 그 폼이 어째, 전형적으로 무언가를 걱정하는 듯 한 모양새다.

어쩌면 저기서 힌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난 다급히 조금 전 그가 중얼거렸던 말들을 떠올렸다.


"흠흠...... 저기요?"

"뭐!"

"아니, 그...... 엿들으려 한건 아닌데요? 조금 전에 외상값 뭐라고......"

"뭐! 외상값이 뭐!"

"흠흠, 아니요. 그...... 이백만원 정도면 제가 어떻게, 융통을 좀 해 드릴까요?"

"......음?"


역시, 예상했던 대로다.

조금 전까지는 내가 뭐라고 해도 시종일관 콧방귀도 안뀌던 인간이, 돈이라는 이야기에 갑자기 두 눈을 크게 뜨며 솔깃해 하는게 눈에 보인다.

돈 없는 절박함에 몰린 사람은 대부분, 다급한 돈의 유혹에 넘어가기 마련.

이 부분을 이용해, 어떻게든 이 남자와 쇼부를 봐야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흠흠, 어찌되셨거나 제 생명의 은인이잖습니까? 서로 조건만 맞으면, 이백만원 정도는 뭐......"

"......빌려준다고?"

"상황에 따라 빌려드릴 수도 있고, 그냥 드릴수도 있지요."


혹시라고 싫다고 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그를 응시한다.

그리고 잠시 후, 무언가 골똘히 고민하는 듯한 황마석이 이윽고 내 얼굴을 응시하며 진지한 얼굴로 묻는다.


"......오늘 줄 수 있어?"


됐다.


"......물론이지요, 단."

"단?"

"......계약서 좀 쓰시지요."


***


"......여기가 조용한 곳인가요?"

"뭐, 조용하잖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에 가자고 했더니, 그가 나를 데려온 곳은 까말리아라는 웬 술집이었다.

우리가 등장하기 무섭게, 제법 고혹적인 드레스를 입은 30대 중반의 마담이 우리쪽으로 다가온다.

짙은 화장에 쌍심지를 켜고 있는 모습이, 마치 '너 잘걸렸다' 라고 말하는 듯 보인다.

어느새 우리 앞에 다가온 그녀가 무어라 말을 꺼내려 하자, 황마석이 슬그머니 내 뒤로 숨으며 입을 열었다.


"흠흠, 오늘 계산은 여기 이친구가 할거야."

"하, 아저씨 돈은요?"

"그, 그건 내일까지 주겠네. 약속대로."

"하아...... 약속 꼭 지켜야되요?"

"허허, 걱정말아 효진이. 내가 언제, 외상값 안준적 있었나?"

"주기는 주셨죠. 자잘자잘하게 쪼개서 오래도록."

"......"

"아무튼, 뭐로 드실가에요? 로비에서 드실래요? 아니면 룸?"


따박따박 몰아붙이던 첫모습과는 달리, 그녀는 황마석을 나름대로 신뢰하고 있는지 금새 표정을 풀고 영업을 시작했다.

그녀의 모습에 어느정도 안도했는지, 황마석도 싱긋 웃으며 말을 받았다.


"룸으로 부탁해."

"예, 이쪽으로 오세...... 어맛!"


그렇게 무심코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던 마담이, 난데없이 내 얼굴을 보고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그녀의 반응을 확인하고야, 나도 내 얼굴이 얼마나 만신창이가 되어있을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아......"

"아, 아니 이게 무슨 일이에요? 얼굴이 왜그래요?"


얼굴이 왜그러냐니......

무슨 뜻인지는 알지만 어감이 어째 좀 그렇다.


"지, 지금 여기 있을게 아니라 병원 부터 가야겠는데요?"

"아, 괜찮습......"

"괜찮아 괜찮아. 이정도 상처로 병원은 무슨, 사내 새끼가."


나도 괜찮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내 말을 낚아채서 대신 말해준다.

이것도 기분이 좀 그렇네.

그리고 이런 내 기분을 대변이라도 하듯, 마담이 한쪽손을 허리춤에 올리며 삐딱하게 입을 열었다.


"아니, 아저씨가 왜 괜찮다고 해요? 얼굴이 망가져 있는건 저 손님인데. 설마, 아저씨가 때리신 거에요?"

"허허, 무슨 소리야? 내가 어디 사람 때릴 사람인가?"

"그럼 왜 같이 오는데요? 병원에도 안데려가고."

"흠흠, 산속어디서 이상한 애들한테 줘터지고 있는걸 내가 구해준거야. 그러니까 고맙다고 술이라도 산다고 해서 여기온거지. 그리고, 상처는 내가 대충 봐줬어. 저거 병원가도, 진통제 맞고 끝이야. 갈 필요 없어."


......이상한 애들이라니.

꼭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동네 양아치한테도 얻어터지고 다니는 약골처럼 보이잖아?

명색에 나를 납치한건, B급 헌터와 A급으로 이루어진 10여명의 삼송그룹 헌터들 이었는데.

하지만 이것을 입밖으로 낼수도 없었기에, 난 그저 어색한 미소만 머금고 있을 뿐 이었다.

그런 나를 이상스레 힐끗 보며, 마담이 고개를 기울인다.


"......그래요?"

"하, 하하...... 예. 그런 것 같네요."


내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마담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예. 그럼,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그리고 잠시 후 그녀가 안내한 곳은, 그리 작지는 않았지만 어두운 조명의 방이었다.

탁자에 기본적인 세팅을 해준 마담은, 황마석에게 능숙하게 주문을 받았다.


"안주는 두루치기랑, 깐쇼새우랑...... 술은요?"

"알잖아? 내가 자주 마시는거."

"......확실히 돈은 있는거죠?"

"아, 물론이지. 여기 이친구가 낼거라니까 그러네?"

"흐음...... 예. 알겠어요."


달칵.


주문을 받은 마담이 문을 닫고나가자, 황마석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내쪽을 돌아보며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어쨌거나 약속대로 여기 계산은 자네가 해. 어쨌거나, 조용한 곳으로 안내하라고 한건 자네였으니까."

"아, 물론이지요."

"흐음...... 자, 그래. 그럼 어디 계약이야기부터 해볼까?"

"아, 그러시지요."


그 말과 함께, 나는 이곳에 오기 전 은행에서 인출했던 이백만원을 보란듯이 탁자위에 올려두었다.

현금을 보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동하라는, 일종의 포석작전인 셈 이었다.

그리고 다행이도 그런 내 의도는, 꽤나 정확하게 맞아 들어갔다.


-슥


"자 여기, 이백만이 있습니다."

"크흠흠, 그래. 뭐, 아무튼 고맙......"


-덥석


"응?"


황마석이 돈뭉치의 끝을 손에 잡는 순간, 나는 그 반대편을 붙잡으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황마석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나를 보며 묻는다.


"왜? 나 준다고 올려둔 거 아니었어?"

"빌려 드릴지, 그냥 드릴지. 이야기를 해보고 결정한다고 했지요. 아직 계약서도 안썼잖아요."

"아......"

"자, 놓으세요. 우선 이야기부터 해봐야죠."

"끄응......"


돈을 수중에서 놓게 된 것이 아쉬웠는지, 황마석이 짐짓 아쉬운 소리를 내며 돈에서 손을 떼어낸다.

이것을 애써 모른 체 하며, 난 짐짓 태연하게 준비해왔던 종이와 펜을 꺼내 탁자위에 올려두었다.


탁.


"자...... 제가 생각한 계약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뭔데? 빨리 말해봐."

"첫째는, 이 돈을 빌려드리는 거에요. 어쨌거나 제 생명을 구해주셨으니까, 이자는 특별히 일할만 받겠습니다."

"일할이면 십프...... 야이 날강도가!"

"요즘 법정 최고금리가 24프로에, 사채업은 시작부터 20프로를 떼고 주는 판국이에요. 신용등급도 없는 초면에, 아무 서류없이 이정도면 엄청난 조건 아닙니까?"

"......응?"


내 논리정연함에 당황했는지, 황마석이 두 눈을 끔뻑이며 입을 다문다.

역시나, 힘만 세지 세상물정은 잘 모르는 인간이 분명하다.

그러니 자신의 형편에 맞지 않는 비싼 술집에서, 외상값을 그렇게나 만들었겠지.

내 생각에 확고함을 가지며, 나는 천천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그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싸움은 그의 전문 분야지만, 이건 내 전문분야다.


"첫번째 대출계약이 마음에 안드시면, 두번째는 고용계약입니다."

"고, 고용계약?"

"예. 제가 황마석씨...... 맞지요? 아무튼 황마석씨를, 제가 고용하는 겁니다. 월 이백에."

"허허...... 월 이백에 날 고용해? 내가 그런 조건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냐?"

"흠흠, 말이 그렇다는 거고요. 고용금액은 더 올려드릴 생각이 있습니다. 월 오백에도......"

"싫어."

"......천에도?"

"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한 순간 말을 더듬는 것 처럼 느낀 것은, 내 착각일까?

하지만 나도 고용계약 따위에 월 천이상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나중에 헌터질을 못하게 되었을 때를 대비해 모은 돈인데, 영구적이지도 못한 고용을 위해 그 큰돈을 지불할수는 없지.

그리고 난, 이윽고 내가 생각해 두었던 마지막 계약을 위해 입을 열었다.


"흐음...... 곤란하네요, 대출계약도 싫으시고 고용계약도 싫으시면...... 마지막 조건은, 입문계약이라서요."

"엉? 입문계약이라니?"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절 제자로 받아주시는 거죠. 제가 사부님의 문하생이 되어, 숙식을 책임지고 다달히 용돈도 두둑히......"

"하! 이새끼 이거, 또 이 헛소리를 하려고 말을 꺼냈구만? 내가 그런 조건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냐?"


내 말에, 기다렸다는 듯 콧웃음을 치는 황마석.

하지만 여기서 말리면, 도리어 계약이 어려워진다.

상대는 당장 돈이 없어 외상값도 내지 못하는 상태.

여기서는 차라리, 초조함을 조성해야 계약 성공률이 올라간다.


"아, 그러세요? 그럼 정말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

"제자로 받아만 주시면, 입문비용으로 계좌에 이억을 따악! 하고 꼽아 드리려 했는데...... 그래도 돈은 필요하시죠? 그러면 대출계약으로 다시 이야기를 진행할까요?"

"......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자는 일할입니다. 저희가 그리 오래도록 거래할 사이는 아니니까, 대출기한은 삼개월로 하시지요. 이자는 매달 말일에 납부, 납후하지 못하시면 일할의 추가이자를 더하는 식으로......"

"......야."


난데없이 내 말을 끊고, 심상치 않은 음성으로 날 부르는 황마석.

그 뒤에 나올 말을 대략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난 짐짓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예?"

"그...... 크흠흠. 세번째 조건말이야."

"아, 입문 계약이요?"

"그래 그거...... 흠흠, 조건을 조금만 올리면 계약할 생각이 들것도 같은데 말이야."

"조건이라고 하시면 어떤 부분을......"

"흠흠, 내가 왕년에 헌터질 할때 계약금이 얼마였는지 아냐?"


이건 뜬금없이 무슨 소리?

아무래도 몸값을 올리려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다.

내심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긴 했지만, 난 방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 인간의 입에서 얼마의 금액이 나올지, 도통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한때 잘나가는 A+급 헌터일 때...... 아, 지금은 A+ 없지? 그때에는 S급이라는 개념이 있기 전이라서 말이야, 아무튼! 그때에 삼송에서 내민 내 계약금은, 자그마치 오십억이었어, 오십억."

p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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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이새낀 정말 X새끼다. 19.12.26 524 10 12쪽
21 21화 흔적-3. +2 19.12.25 524 9 12쪽
20 20화 흔적-2. +2 19.12.22 576 13 13쪽
19 19화 흔적- 1. +1 19.12.21 595 12 13쪽
18 18화 한발자국 레벨업. 19.12.19 627 13 14쪽
17 17화 의도치 않은 호의. 19.12.18 625 16 13쪽
16 16화 아수라장. +2 19.12.15 657 10 13쪽
15 15화 BJ 헌터. +1 19.12.14 740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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