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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진 님의 서재입니다.

내 검안의 S급 정령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류호진
작품등록일 :
2019.11.20 16:34
최근연재일 :
2020.01.22 08:0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25,029
추천수 :
465
글자수 :
212,145

작성
19.12.0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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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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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3쪽

10화 승급 테스트.

DUMMY

"아...... 예약을 하고와야 하는 건가요?"

"예."

"문지현 헌터님께 들었을 때는, 그런 말이 따로 없었는데......"

"문지현 헌터님이요? 잠시만요."


나도 모르게 내뱉은 중얼거림에, 안내데스크의 여인이 어디론가 연락을 건다.

순간 나때문에 괜한 문지현 헌터만 곤란한 상황에 쳐해질까, 나는 다급히 손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


"아, 아니 굳이 오늘 안봐도 되는......"

"아, 예예. 알겠습니다, 확인 후에 그쪽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에?"

"죄송합니다, 미리 연락을 받지 못했네요. 헌터등록증 좀 보여 주시겠습니까?"

"아, 예예. 여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문지현 헌터가 내 이야기를 해 놨었나?

얼떨떨한 기분으로 헌터 자격증을 내밀자, 잠시 후 확인을 마친 안내데스크의 여직원이 고개를 갸우뚱 하며 입을 열었다.


"E급 헌터, 하진성. 맞으신가요?"

"예, 맞습니다."


이미 다 알고 있었으면서, 고개는 왜 갸우뚱거려?

E급 헌터지심에 괜히 속으로 투덜거리는 사이, 어느덧 여직원이 내 헌터등록증을 다시 내민다.


"예, 3층으로 올라가셔서 복도 끝의 측정실로 가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띠링.


[야.]

"왜?"

[정말 내가, 뭐 안도와줘도 되는거냐?]

"어, 넌 여기서 아무것도 안하는게 돕는거다. 네가 S급 무구인게 밝혀지면, 나만 엄청 곤란해진다고."

[그래? 그건 왜 그런거냐?]

"그게 네가 있던 던전이 삼송...... 아우, 말을 말자. 복잡해. 일단 오늘은 좀 조용히 있어. 나중에 시간될때 설명해 줄테니까."


아카미르의 호기심에 대충 대답을 회피하며 얼마쯤 걷자, 정면에 헌터등급측정실이라는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 방문 앞에서서 문을 두드리자, 잠시 후 흰 가운을 입을 한 남자가 방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냇다.


벌컥.


"아, 안녕하세요. 헌터 등급 재측정하러 왔습니다."

"네 들어오시죠. 등록증 부탁 드립니다."

"예, 여기......"

"E급 하진성...... 알겠습니다."


헌터 등록증에 있는 얼굴과 나를 한번 대조해 본 남자가, 나를 안쪽으로 안내한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그에게 한마디 질문을 던져보았다.


"저...... 혹시 문지현 헌터님께, 제 이야기를 들은게 있으신가요?"

"아 예. 말씀 전해 들었습니다. 레드 울프킹을 잡은 헌터라고 하셨지요?"

"아하하, 뭐 그렇지요."

"문헌터님께서, 꽤나 기대를 많이 하셨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자, 그럼 마력측정을 시작하시지요."


별 다른 감정 없는 사무적인 음성으로 대꾸한 남자가, 나를 마정석 앞에 안내했다.

헌터 등급 측정은 마정석으로 측정을 하며, 이 마정석 안에 자신의 힘을 불어 넣으면 마력을 측정 하여 등급이 정해 지는 시스템 이었다.

어차피 손만 쥐으면 끝인 일이 였지만, 혹시 몰라 난 있는 힘을 다해 마정석을 움켜쥐었다.


"으읍......!"


우웅.


마정석에서 작은 진동이 울리는가 싶더니, 남자가 방 한쪽에 위치한 모니터쪽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측정은 끝났습니다. 어디 보자....."

"어떻게 나왔나요?"


혹시 모를 반짝이는 기대감으로, 남자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깃든 표정은, 한 눈에 보기에도 무언가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다.


"......E급?"

"예?"

"......E급 이십니다."

"아...... 그, 그런가요?"


사실, 마음 한 구석에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상황.

하지만 막상 이것이 현실로 닥치니, 밀려드는 허무함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와는 또 다른 의미로 적지 않게 당황했는지, 남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나와 모니터의 결과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정말 이상하네요. 레드울프킹을 잡으셨을 정도의 헌터분이, E급 이라는 결과가 나오다니. 다시 한번 올려보실까요?"


고개를 갸우뚱 하며, 마정석의 측정을 다시 한번 권유하는 남자.

하지만 다시 해본들 결과가 바뀔것 같지는 않았기에, 나는 한줌의 기대감을 애써 지워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닙니다. 뭐, 결과가 그런데 어쩔 수 없지요."


그렇게 미련을 가득 담은 발걸음을 돌려 애써 문쪽으로 걸어가는데, 다급한 남자의 음성이 내 귓가에 날아 들었다.


"아! 잠시만요, 하헌터님."

"예?"

"조금 오래된 고전 방식이긴 하지만...... 다른 측정방법이 하나 남아있습니다."


남자의 말에, 한줄기 희망이 살아나는 것을 느끼며 내가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잠시 후 남자가 안내한 곳은, 사방이 벽으로 막힌 어두운 공간이었다.


***


"여, 여기가 어디에요?"


희미한 조명으로, 한치 앞정도만 겨우 분간이 가는 좁은 방안.

나를 이 방안에 내버려 둔 채, 남자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방 안 전체에 남자의 음성이 울려퍼졌다.


<아아, 하헌터님. 제 말 들리십니까?>

'스피커 같은 건가?'


어쩐지, 취조실 같은 곳에 불려간 듯한 느낌이다.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나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예, 들려요. 그런데 불좀 켜주시면 안되나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안됩니다, 그 정도의 밝기가 이 방식의 측정기준이니까요.>

"......예?"

<지금 하헌터님이 계신 방은, 아주 오래전. 마정석으로 인한 마력측정 방법이 구현되기 전에, 헌터들의 전투능력을 측정하던 방 안입니다.>

"......여기가요?"

<예. 요즘은 일반적으로 마력 측정이 보편화 되었지만, 아주 간혹. 특이한 케이스로 마력으로 측정할 수 없는 전투능력을 가지신 헌터분들이 계셨습니다.>

"......"

<그런 분들을 위한 측정 방법이지요. 저도 이 측정방법을 쓴게, 제법 오래되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삼년 전이 마지막 측정 같군요.>


남자의 설명을 들으며, 나는 의아한 듯 두 눈을 끔뻑였다.

그렇다면 수 많은 E급 헌터들 중에, 이 측정방법으로 등급을 올릴만한 헌터들이 더 존재하지 않을까?

내 이런 의문을 예상했는지, 남자는 곧 설명을 덧붙였다.


<이 방법이 사라진 이유는, 이 방식에 맞지 않는 측정자의 경우 꽤나 큰 부상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비인간적 방법이라는 이야기가 많아, 내부적으로는 거의 폐지되다시피 했지요.>

"......대체 무슨 방법인데요?"

<이 방안에는, 총이 설치되있습니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거야?


"......총이요?"

<예, 총입니다.>

"하, 하하, 그게 왜 이 방에...... 사격 테스트 같은거라도 하나요?"


거의 희망에 가까운 물음 이었지만, 잠시 후 돌아온 답은 예상대로 절망적이기 그지없었다.


<하하, 그럴리가요. 총은, 헌터님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입니다.>

"......뭐, 저 한테 쏘기라도 한다는 뜻인가요?"

<정확히 헌터님을 향해 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어디로 날아들지 모르는 총알 세례에서, 얼마나 버티실 수 있는지가 핵심이지요.>

"......"


남자의 말에, 나는 확신했다.

이 사람은 미쳤다.

멀쩡한 생사람을 죽이려고 하는게 아니라면, 이 시험은 말도 되지 않는다.


"나갈게요. 문이 어딘가요?"


단호한 내 대답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남자의 음성이 들려온다.


<예? 나가신다고요?>

"당연하지요. 전 아직 돈에, 목숨까진 걸고 싶지 않습니다."

<어? 목숨까지 위협받지는 않습니다. 그래봐야 고무탄이고...... 제가 화면으로 다 보고있기 때문에, 헌터님이 방어를 못하신다고 판단되면 곧장 사격을 멈출 것입니다.>

"......"

<헌터님의 목숨이 위험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건, 제가 장담드릴수 있습니다.>


남자의 확신어린 대답에, 난 마음이 조금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정말 믿어도 되는건가요?"

<물론입니다. 아무렴 헌터협회 소속인 제가, 거짓말을 하려고요.>


남자의 말에, 나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무기를 써도 되나요?"

<아, 물론이지요. 이 시험에는, 수단이나 방법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냥, 어떤 식으로든 버티시면 됩니다.>

"......예, 그럼 해보겠습니다."


스릉.


그 말과 함께, 허리춤의 아카미르를 꺼내들었다.

멀리까지는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질풍을 사용하면 내 근처에 온 총알 몇개 정도에는 반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 어린 내 음성의 귓가로, 아카미르의 호기심 어린 음성이 들려온다.


[야, 그런데 무슨 시험이냐? 총 이라는 건 또 뭐고?]

"......질풍."


후우웅.


아카미르의 말을 무시하며 스킬명을 읇조리자, 내 몸안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한다.

주위의 시간이 어떤 속도로 지나가는지는 모르지만, 스킬이 발동되었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거 참...... 말은 못하는 거냐? 알겠다, 이따 설명해줘야 된다?]

"조용히 좀 해봐."


아카미르에게 빠르게 부탁을 한 후, 나는 천천히 주위를 경계했다.

그리고 잠시 후, 스피커에서 남자의 음성이 들려온다.


<자아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대답대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마쯤 있었을까, 이윽고 어둠속에서 바람을 가르며 날아드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탕.


'헉!'


눈으로 보고 반응할 틈도 없이, 내 얼굴쪽에서 느껴지는 위협적인 바람에 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내 바로 눈 앞을 고무탄 하나가 스쳐지나간다.


부웅.


"으억!"


투두두두.


"으아아!"


그 소리를 시작으로, 사방에서 들려오는 총격음.

이성을 유지할 겨를도 없이 사방에서 날아드는 총격세에, 난 거의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사실 아카미르를 휘둘러 총알을 막아볼 요량이었지만, 그만한 틈은 도저히 허락되지 않았다.


"아악! 아아악!"


본능적으로 총알을 피해 몸을 굴리고, 되는대로 아카미르를 휘둘러 총알 몇개를 튕겨낸다.

하지만 내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얼마 가지 않아 총알은 내 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퍼버버벅.


"......!"


비명도 나오지 않는 통증이 올라오자, 난 나도 모르게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내, 내가 돈에 눈이멀었구나.'


아무리 고무탄이라고 해도, 저 살상병기에서 나오는 탄의 관통력은 분명한 살상력을 지니고 있었다.


'젠장...... 그냥 튈걸.'


그 생각을 끝으로 막 바닥에 쓰러지려는데, 난데없는 아카미르의 음성이 내 귓가에 울려퍼졌다.


[야! 정신차려! 스킬해제부터 해! 안 그러면 니 체력, 계속 빠져!]

"이, 이상황에 어떻게......"

[총인지 뭔진 몰라도, 상황 끝났어. 그러니까 빨리 해제부터 해!]

"그, 그래?"


그러고 보니, 사방에서 들려오던 위협적인 총소리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다.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애쓰며, 난 힘겹게 스킬을 해제했다.


"지, 질풍해제."


내가 스킬을 해제하는 바로 그 순간, 난 놀랍게도 숨쉬기가 한결 편해졌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둠 속에서 문이 열리며 한줄기 빛이 날 맞이했다.


"아......!"

"하, 하헌터님. 괜찮으십니까?"


타다다닷.


다급히 와서 나를 부축하는 남자.

금방이라도 장렬히 전사할 것 같은 분위기로, 난 힘겹게 그를 올려다보았다.


"허억......! 어, 어떻게 된거죠? 안 위험하다고 했잖아요."

"제, 제가요?"

"......"

"그럴리가요. 전 분명 위험하다고는 말씀 드렸습니다. 목숨은 잃지 않는다고 말씀 드렸지요."


이 인간 보게?

어처구니 없어 눈만 깜빡이고 있는 내 시선을 피하며, 남자가 은근슬쩍 화제를 돌린다.


"아, 아무튼 대단하셨습니다. 이곳 안에서, 정확히 8초를 버티셨거든요."


8초?

그게, 그렇게 대단한건가?


"......설마 저, 등급 올랐어요?"

"예. 5초부터 10초 사이는, D등급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세상에.

남자의 확언에, 나는 내 꼴도 잊은 채 감격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다소 어처구니 없는 방법으로 인정받긴 했지만, 저 말대로라면 나는 오늘부터 D급 헌터다.


"지, 진짜죠? 저 이제, D급 헌터 맞죠?"

"예, 물론입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D급 헌터 등록증을 발급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와아아! 으핫핫핫 감사합니다. 나도 이제 D급이다!"


조금 전까지 사이코패스처럼 보이던 저 남자가, 이제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준 기적의 인물처럼 보인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하하, 예에. 저, 저한테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으핫핫핫 나도 이제 D급이다!"

[아...... 진짜 창피해 죽겠네. 야, 너 어디가서 내 계약자인거 말하고 다니지마라.]


어색하게 웃는 남자의 얼굴도, 아카미르의 핀잔도.

어떤 것도 지금의 내 기분을 가라앉게 만들 수는 없었다.

걸어다니는 기상청, E급 헌터 하진성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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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흔적- 1. +1 19.12.21 595 12 13쪽
18 18화 한발자국 레벨업. 19.12.19 627 13 14쪽
17 17화 의도치 않은 호의. 19.12.18 625 16 13쪽
16 16화 아수라장. +2 19.12.15 657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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