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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굴림실패 님의 서재입니다.

치킨 없는 판타지에 구원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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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6굴림실패
작품등록일 :
2019.10.28 19:34
최근연재일 :
2021.03.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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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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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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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고행의 바다와 진실의 속삭임 #1

DUMMY

주문이 되지 않는 말이 없고, 약이 되지 않는 뿌리는 없다.

그렇기에 이름이라는 것은 큰 힘을 지니게 된다.

단순한 기원을 넘어서 대상의 본질을 결정하고 비추는 거울인 이름의 힘을 믿는다면 고행의 바다라는 이름이 붙은 레무 대륙의 남쪽 바다는 늘 시련으로 가득찬 장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고행의 바다는 평소에는 굉장히 따뜻하고 온화하지만 일정한 선을 넘어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급속도로 기온과 수온이 떨어지게 된다.

많은 초보 항해자들이 이것 때문에 바다의 이름을 고행의 바다라고 붙인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오히려 따뜻한 곳이야말로 진정으로 위험한 곳이며 이 따뜻한 바다가 한 번 모습을 뒤바꾸면 상식을 넘어서는 거대한 풍랑과 폭풍이 배를 집어삼켰다.

그 폭풍과 풍랑이 몰아칠 때마다 바닷속에서 따뜻한 바다에서 주로 살아가는 거대한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내 희생자들을 포식하기에 능숙한 선장들과 항해사들은 배를 최대한 대륙에 가깝게 몰거나, 대양으로 나아가려면 따뜻한 바다와 차가운 바다의 경계선인 괴벨트를 따라 이동한다.

벽도, 국경도 없는 바다 위에 이런 특정한 선이 생겨나게 되면 자연스레 그곳이 항로가 되고, 일정한 항로가 생겨나면 오래된 빵에 곰팡이가 생기는 게 당연한 것처럼 바다의 오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바로 해적들이다.


몬타나 힉스의 바다사나이라는 이름을 아무 생각없이 듣는다면 해운 사업을 하는 상인 길드 이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들은 지난 수년 동안 희생자를 절대 살려두지 않는 악독한 해적들이었다.

생존자가 없고 해적단에 소속된 해적들도 어디가서 자랑하고 떠들지 않기 때문에 현상금도 없고, 악명도 없어서 해적이 아닌 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 흔하디 흔한 해운 회사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들은 선장인 몬타나 힉스의 지휘아래에 오늘도 해적들이 사용하는 해적군도의 동굴 속에 마련된 조잡한 비밀 항구에서 출항해 차가운 바다와 따뜻한 바다의 경계선으로 향했다.

다른 해적들이 졸리로저(해적기)를 대놓고 내걸고 다닌다면 이들은 평소에 해적기를 내리고 배 옆에 커다랗게 해적단 이름인 몬타나 힉스의 바다사나이라는 글자를 적어놓고 이동한다.

물론 해적선이라고 의심받지 않기 위해 평소에 철저하게 배를 관리하기에 겉으로보면 그냥 상선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들의 해적선을 다른 상선들이 아무 의심없이 곁을 지나가면 해적들은 천천히 사냥감을 물색하다가 적당한 상선이 나타나자마자 바로 몬타나 힉스의 바다사나이라는 글자를 천을 내려 덮어버리고 해적기를 올린 뒤 해적질에 들어가는 것이다.


생존자를 남기지 않고 주변에 다른 배가 없을 때만 해적질을 하기에 그들은 악명도, 명성도 퍼지지 않았고 당연히 해적들 사이에서나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뿐 평범한 이들에게는 이들의 이름도, 특징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해적질에 성공하였기에 오늘도 그렇게 될 것이라 해적들 모두가 믿고 있었다.



"이 짐은 좀 내려놓으면 안되나?"


"위장용 화물이라고 선장님이 말씀하신 거 못 들었냐? 이래서 고양이 놈들은 안돼."



몬타나 힉스의 바다사나이 소속인 해적 줄라는 호랑이 수인이다.

선장인 몬타나 힉스는 오크였지만 똑똑하면서도 부하들에게 재물을 잘 배분해주기 때문에 그는 인간, 수인, 오크 심지어 엘프까지 부하로 거느리고 있었고 줄라 역시 그 중 하나였다.

그들은 오늘도 갑판 위에 텅 빈 상자를 놓고 그걸 비싸보이는 천으로 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짐칸이 꽉 차서 갑판까지 실은 상선으로 위장하는데 이만한 게 없었고 이 때문에 종종 그들에 대해 모르는 멍청한 초짜 동업자들이 꼬이긴 했지만 그들은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줄라는 자신의 투덜거림에 모욕을 주는 엘프 해적 샤굴의 말에 발끈했지만 샤굴은 해적단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실력자였기에 언젠가는 저 귀쟁이 녀석의 귀를 그의 자랑스러운 발톱으로 잘라내주겠다고 속으로 다짐할 뿐이었다.



"배다! 배다!"



그때 망루에서 주변을 둘러보던 오크가 대륙이 있을 거라고 짐작되는 방향을 향해 소리쳤고 해적들이 우르르 갑판에 몰려들어 바라보자 그 말대로 수평선 쪽에 낡아보이는 배 한 척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선장실에 있던 선장 몬타나 힉스는 해적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에 갑판으로 나왔다가 저 멀리 점처럼 보이는 배를 보고 망루의 오크에게 물었다.



"털어볼만 하냐?"


"배가 꽤 많이 가라앉았다!"


"주변에 다른 배 없냐!"


"없다 선장!"


"좋아! 다들 약탈준비!"



선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각자의 무기를 챙기고는 갑판에 놓인 화물들 틈새로 숨어버렸다.

선장 몬타나 힉스는 배의 조타 핸들을 붙잡고 아주 자연스럽게 아주 조금씩 상대의 배에 접근하였다.

그저 우연히 항로가 겹쳐서 마주치는 것으로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이 오크는 알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수십 분이 흘러 마침내 두 배가 가까이 붙게 되자 몬타나 힉스는 낡지만 졸리로저도 없고, 배 위에 느긋한 상인들이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었다.

망루에서 감시를 하던 오크 해적의 말대로 배는 몬타나 힉스의 해적선보다도 많이 물에 잠긴 상태였고 이 정도면 털어볼만 하다는 판단이 선 몬타나 힉스는 배를 상대 선박에 바짝 붙이면서 동시에 목에 목걸이처럼 걸고 있던 뿔나팔을 쥐었다.



뿌우우우웅!



웅장하고 중후한 뿔나팔 소리가 울리자 갑판의 위장용 화물에 숨어있던 해적들이 일제히 일어서고, 망루에 있던 오크 해적이 그들의 졸리로저인 오크 해골 깃발을 꺼내들었다.



"?"



그러나 어째서인지 해상전용 사다리와 갈고리 달린 밧줄들이 상대 배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갑판에 있는 상인과 선원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이 자기들이 할 일을 하였다.



"뭐야 저놈들?"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해적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면서도 바로 도선해 상인들을 향해 돌격했다.

하지만 그들은 눈앞에 있던 선원을 향해 칼을 휘두르자 칼날은 앞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선원을 통과해버렸다.



"화, 환상이다! 환영 마법이야!"



다른 해적들 역시 자신들이 죽이려던 상인과 선원들이 전부 마법으로 만들어진 환상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모든 해적들이 이게 환상이라는 걸 깨닫자마자 그림이 그려진 투명한 천이 걷히는 것처럼 환영 뒤에 숨겨진 상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갑판 위에는 완전무장한 기사들이 무기를 든 채 대기하고 있었고 그들의 앞에는 커다란 보물상자 위에 걸터앉은 붉은 사자 수인 같은 거인이 있었다.

처음에는 사자수인인 줄 알았지만 자세히보니 얼굴에는 털이 없었고, 이마에는 커다란 용 혹은 뱀을 닮은 눈이 있었다.

그 이마에 달린 눈과 시선이 마주친 해적들은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발이 얼어붙어버렸고 눈 3개 달린 붉은 거인이 상자에 앉은 채 단 하나의 단어를 말했다.



"시작해"



##



이 세상이 신들의 장난감 상자라는 걸 아는 이들은 얼마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자들은 포기하거나, 좌절하거나, 진실을 부정하며 울부짖는다.

진실을 부정한 이들은 하늘에 대고 운명은 전지전능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업보대로 대가를 치르는 법이라고, 우리에겐 자유의지가 있고 절대자는 우리의 욕망에 그대로 보답한다고 외치나 그들의 자유의지마저도 그저 사악하고 가학적인 창조주가 짜놓은 덫이라는 걸 깨닫고 끝내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혔다.

그들은 피할 수 없는 것은 행동의 결과이지 행동 자체는 아니라는 걸 알지 못했던 것이다.


피 냄새가 춤추고, 살점이 익어가는 누린내가 기어다니며, 인간들의 광기가 세상을 비웃는 광경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냄새가 색깔을 갖추고, 소리가 표정을 짓는 광기로 칠해진 화면을 보는 포이부스는 이마에 나와 있는 제3의 눈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버렸고 세상은 다시 정상적으로 되돌아갔다.



"제 아무리 신이라도 이딴 걸 매일 보고 있으니 미쳐버리지."



포이부스와 팔라딘들은 지금 바다에 있었다.

정확하게는 레무 대륙의 남부 해안을 지배하는 미트라스타라는 작은 왕국의 항구도시에서 배를 타고 남쪽 바다로 나와 있었다.

그들은 3개월 전, 콰둔 왕국에서 빠져나와 다시 봉인된 신을 찾아 레무 대륙을 돌아다녔고, 2개월 전에 어떤 사건을 쫓아 바다로 나왔다.

800년 전, 피 같은 붉은 액체를 흘리는 동전 조각상을 싣고 바다로 나간 화물선이 유령선이 되어 나타난다는 소문을 듣고 바다로 나와 유령선을 찾았지만 그들이 만난 것은 해적과 해적과 바다괴물들 뿐이었다.


온갖 종족으로 구성된 해적단은 이미 팔라딘들에 의해 마법으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져서 악취를 내뿜었고, 포이부스는 시험 삼아 마법을 통해 등짝에 있던 눈을 이마로 옮겼다가 제3의 눈으로 보이는 끔찍한 광경에 눈을 다시 원래 장소도 되돌렸다.



"탄 사제님, 여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때 마가렛과 에라스가 해적선의 선실 문을 뻥 차버리면서 갑판으로 나와 그들이 원래 타고 있던 배의 갑판에 앉은 포이부스에게 말했다.

지난 반년 동안 어리숙하던 인간 커플은 이젠 능숙한 싸움꾼으로 변했고 더는 예전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냥 신의 눈은 더 안 쓰십니까?"


"계속 쓰고 있으면 정신건강에 안 좋아."



오리스는 해적선에 도선하지 않고 자신들의 배에 남아서 아직 살아서 버둥대는 오크 해적의 목을 잡고 포이부스에게 물었고 포이부스는 며칠 전에 해적들에게서 강탈한 보물상자 위에 걸터앉은 채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오리스는 아쉽다는 듯이 오크의 목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줘서 그대로 목을 부러뜨려버리고는 절명한 오크를 내던지고 그들의 배 옆에 있는 해적선을 바라보았다.

부러진 돛과 박살난 키, 곳곳에 시체와 함께 피어오르는 불꽃들...

이번 해적선도 그들이 갈아타기에는 영 상태가 좋지 않아보였다.



"뭐야! 대체 뭐야?! 유령인가? 아니면 어느 국가에서 우리를 잡으라고 보낸 건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인간 해적은 조잡한 아밍소드를 휘두르며 외쳤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무자비한 할버드들의 도끼날이었다.

어깨와 허벅지의 피부를 뚫고 근육을 찢고, 뼈를 토막내는 할버드의 주인인 팔라딘 이젝투스는 피를 뿜어내며 쇼크로 기절한 인간 해적에게 말했다.



"겨우 이 정도로 징징대다니 너 해적 맞냐? 니들이 내건 해적기(졸리로저)가 아깝다!"



처음부터 포이부스 일행이 해적 사냥을 했던 건 아니다.

처음에는 그냥 상선을 타고 남쪽 바다의 섬들을 돌아다니며 소문의 유령선을 찾으려고 했을 뿐이다.

단지 그들이 탄 상선은 해적들의 습격을 받았고, 그들은 정해진 경로만 돌아다니는 상선에 타고 있는 것보다 직접 배를 몰고 다니는 게 편하다고 판단해서 상선의 선주에게 이만 가보겠다고 말하고는 자신들을 습격한 해적선을 빼앗았다.

원래 주인인 해적들을 전부 상어밥으로 던져준 뒤 해적선을 몰아 더 큰 해적선을 빼앗고, 빼앗은 더 큰 해적선으로 다른 해적을 노리는 그들은 이 2개월 동안 레무 대륙 남쪽 바다에서 아주 악명 높은 해적사냥꾼으로 불리고 있었다.


해적들이 절규하며 저항했으나 결국 배는 침몰해버렸고 포이부스와 그 부하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원래 타고 있던 배로 돌아가 헤엄쳐서 배의 잔해에 몸을 의탁한 살아남은 해적들을 과녁 삼아 사격 연습을 하고는 떠나버렸다.

원래 타고 있던 졸리로저를 내려버린 해적선의 선장실로 돌아온 포이부스는 항해사 역할을 하고 있는 오리스에게 물었다.



"이번 항해 시작한지 벌써 2주일이 됐나?"


"육지에서 보급을 마치고 나온지 2주가 조금 넘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바다에 나온 때로부터는 2개월입니다. 그런데 목표로 한 유령선은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포이부스 일행은 배를 모는 것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었지만 마력만큼은 넘쳐났기에 마법 실력이 좋은 오리스를 항해사로 삼아 무턱대고 마법으로 항해를 하는 중이었다.

다만 지난 2개월 동안 일행은 꽤 노하우가 쌓였고 이제는 마법이 없이도 초보적인 단거리 항해는 가능할 정도로 성장했다.


허나 그들의 항해실력이 성장한 것과는 달리 피를 뿜어내는 동전 조각상을 싣고 있다는 유령선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조각상은 탐욕의 신 아바리투스의 봉인이 틀림 없었건만 마지막 목격담이 500년 전에 끝나고 그 후로 유령선에 대한 말은 소문과 전설로만 돌고 있으니 어쩌면 누군가가 저주를 풀고 유령선의 화물들을 싹 쓸어갔는지도 몰랐다.



"신들께서는 뭐라고 하셨습니까?"


"알티로스 제국 내에서 슬슬 교단끼리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 같다고 하셨다. 10년 내로 전쟁의 신이 게임에 복귀하지 않는 이상 제국이 여러 소왕국으로 쪼개질 위험에 처했다는 모양인데"



포이부스가 케트라 산에서 성전을 선포한 뒤로 반년동안 세계의 정세는 극도로 불안정해지기 시작하였다.

북쪽의 뮤 대륙은 수많은 교단들이 난립해 있는 알티로스 제국에 분열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고, 레무 대륙은 포이부스 일행이 일으킨 소동만이 아니라 각 신들의 대립으로 소규모 전투가 몇 번이나 일어났고다.

레무 대륙 옆의 아틀란 대륙은 애시당초 거대한 패권국 없이 작은 소규모 왕국 수백 개가 난립해있던 상태라 각각의 국가들의 주인이 되는 신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자기보다 약한 왕국을 찾아 침략하고, 침략당하고, 빈집털이를 당하고, 믿었던 동맹에게 뒤통수를 맞는 대륙전쟁의 불꽃이 이릉의 숲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그나마 평화로운 대륙은 곤드 대륙과 라시아 대륙이었는데 곤드 대륙은 전쟁 대신 다른 것으로 국가 간의 경쟁이 일어났기 때문이고, 라시아 대륙은 면적 대부분이 미개척지에 온갖 위험한 괴물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지성체끼리 다툴 시간은 일분일초도 존재하지 않았다.



"세계 정세가 많이 불안정한데 에스티나로 잠깐 돌아갈까?"



포이부스는 3개월 전에 처음 사냥 신의 눈을 이식받았을 때 봤던 꿈에서 봤던 자신의 후손인 필리우스 2세가 걱정되는지 지도를 보며 말했고 팔라딘 오리스는 걱정말라는 듯이 대답했다.



"필리우스 폐하는 어리지만 현명하신 분이니 우리들이 없다고 해서 큰 일은 없을 겁니다."



사실 필리우스는 절대 어린 나이가 아니지만 필리우스가 어렸을 때부터 그를 봐왔던 오리스 입장에서는 아직도 어린아이로 보였다.

하지만 오리스는 필리우스 2세의 능력에 대해서는 절대 오판하지 않았고 오리스의 생각대로 필리우스 2세는 이 난세를 헤쳐나갈 지혜와 추진력이 있는 지도자였다.



"아니면 아예 신들 2명이 있는 곤드 대륙으로 가봐? 그쪽은 소재가 불분명해진 이쪽과는 달리 여전히 신들의 힘이 느껴진다고 하셨는데"



레무 대륙에 남아있는 마지막 신은 탐욕의 신 아바리투스인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그 봉인을 소유한 누군가에 의해 위치를 짐작할 수 없게 되었다.

허나 만신전의 신들은 곤드 대륙에 있는 드모'우레스와 이그니의 기운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고 주기적으로 포이부스 일행에게 접촉해서 정보를 건네주는 에스티나 왕국의 엘프 첩자들은 첩보부의 곤드 대륙 담당자들이 마추픽 지하 왕국의 드워프들과 접선에 성공했다는 걸 알려왔다.

하지만 마추픽의 드워프들은 포이부스와 그들이 모시던 여신에 대해 잊어버린 건지 접촉한 엘프 첩자가 한 2천년 전의 일들에 대해 헛소리를 한다며 타박을 줬다고 하였다.



"아니면 만신전의 최고 전력인 올'쏜 님부터 찾을까?"



올'쏜은 이그니나 드모'우레스와는 달리 위치는 불명확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신호가 끊긴 아바리투스와는 다르게 만신전의 신들이 방향은 짐작할 수 있었다.

올'쏜은 전쟁의 신이나 지혜의 신과 같은 고위 신들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다른 세계의 주신급 신이었으니 이런 혼란의 시대에 그를 깨운다면 필시 큰 힘이 될 게 분명하였다.



"마법사로서는 마법의 지배자이신 올'쏜 님을 보고 싶지만 선택은 두목님께서 하시는 것이니 거기에 따르겠습니다."


"왜 갑자기 어울리지도 않게 두목이라고 부르나? 그냥 평소처럼 포이부스나 탄 사제님이라 부르게 항해사."



오리스가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포이부스에게 말하자 포이부스는 오리스는 팔라딘이 아닌 항해사라 부르며 말했다.

포이부스는 잠깐 세계지도를 보고 있다가 한 지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으로 항로를 잡게 오리스. 여기서 정보를 더 캐봐야겠어."



포이부스가 가리킨 장소는 아틀란 대륙과 레무 대륙 사이의 수많은 섬들이 불규칙하게 널려 있는 제도와 열도의 바다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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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90 쥬논13
    작성일
    19.12.13 12:09
    No. 1

    아 해적 놀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태상군
    작성일
    19.12.13 12:14
    No. 2

    해적을 털어먹은 해적.
    빨간머리 해적단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8 suicide
    작성일
    19.12.13 12:40
    No. 3

    ٩(ˊᗜˋ)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괴물입니다
    작성일
    19.12.13 14:11
    No. 4

    해적 스토리 라인도 생각해보면 거를거 없는 소제

    쉬운예로 들자면 캐리비안의 해적

    신들이 엮인 새상이라 1새대 신들이 만든 오브젝트나 괴물들을 엮어볼수있는 각도 있고
    포이부스 일행을 방해하기 위해서 신들이 개입할수도 있고요.

    욕망의 신의 성물을 어떤 해적이 묻어버렸을수도 있고
    그걸 묻은 장소를 표시한 지도를 만들었을수도 있으며

    불화의 신의 사례 처럼 욕망의 신의 신성력 떼문에
    뭔 섬의 생태가 이상하게 변하였을수도 있고요(그에따른 창조신의 격리조치)

    등등등 스토리 만들각은 여럿 존제한다 봄니다.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괴물입니다
    작성일
    19.12.13 14:13
    No. 5

    대충 개쩌는 바다괴물 나오는 스토리로 가도

    나중에 그 바다괴물 죽일수 있다면 포이부스 강화각도 노려볼수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괴물입니다
    작성일
    19.12.13 14:20
    No. 6

    바다괴물 추적쪽으로 간다 치면 포이부스가 얻은 사냥신의 눈이 매우 큰역활을 할법 하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화여
    작성일
    19.12.13 16:58
    No. 7

    아들 찾으려고 뼈 빠지게 고생했는데 뭔가 중간에 끊긴 느낌이네요 아직 원래대로 돌아오진 못했지만 얼굴 보고 떠난다던가 하는 장면 정도는 몇 줄 넣어도 좋았을듯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98 독자777
    작성일
    20.04.28 04:20
    No. 8

    잘 보고 갑니다.
    아들 봤는데 인사도 안하고 떠난 건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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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고행의 바다와 진실의 속삭임 #7 +16 19.12.19 2,937 123 16쪽
87 고행의 바다와 진실의 속삭임 #6 +8 19.12.18 2,891 102 16쪽
86 고행의 바다와 진실의 속삭임 #5 +14 19.12.17 2,979 120 17쪽
85 고행의 바다와 진실의 속삭임 #4 +12 19.12.16 3,117 105 20쪽
84 고행의 바다와 진실의 속삭임 #3 +8 19.12.15 3,078 109 15쪽
83 고행의 바다와 진실의 속삭임 #2 +7 19.12.14 3,357 116 15쪽
» 고행의 바다와 진실의 속삭임 #1 +8 19.12.13 3,479 122 17쪽
81 사슴과 늑대의 우정 #9 +12 19.12.12 3,475 12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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