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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굴림실패 님의 서재입니다.

치킨 없는 판타지에 구원은 오는가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D6굴림실패
작품등록일 :
2019.10.28 19:34
최근연재일 :
2021.03.04 14:24
연재수 :
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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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404
추천수 :
28,913
글자수 :
2,157,900

작성
20.05.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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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
17쪽

죽음을 파는 자 #1

DUMMY

가장 심각한 사태는 늘 예상치 못한 지점과 타이밍에서 시작되고는 한다.

아주 작은 균열이 커다란 댐의 붕괴를 불러오듯이 계획 속에서 일어난 아주 사소한 사건 하나가 파탄과 파국을 불러온다는 걸 신들은 누구보다 잘 알면서, 누구보다도 쉽게 잊어버린다.

그들은 예상하고 있던 부분에서 생긴 문제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라고 하면서도 문제가 예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쉽게 간과하고는 한다.



"둘?"


"셋이야."



물과 나무의 여신 하로나스는 상황이 곤란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깨닫고 곤혹스럽게 말했지만 서로 다른 안건들을 들고 온 만신전의 동료 신들은 그녀에게 빠른 대응을 요구하였다.



"투오넬이 갑자기 계약 조건의 변경을 요청했어. 던전을 부수지말고 이대로 계속 금속을 몬스터들에게서 캐내자고 하는데"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냐 드모'우레스. 지금 이난나가 와서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하는데 어쩔 거야?"


"미트라의 동맹군이 아틀란 대륙 서부의 해안에 상륙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소 하로나스. 빠른 결단이 필요하오."



드모'우레스, 프레두스, 킴푸루샤 3명의 신들은 서로 다른 대륙 혹은 장소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 말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었다.

먼저 겉으로는 대립하면서 뒤로는 서로 손을 잡고 있던 죽음의 신 모트 투오넬이 옛 아펩의 영토의 금속을 내뱉는 몬스터가 깔린 던전을 제패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동시에 계약 조건이었던 던전의 파괴 혹은 던전핵 봉인조치를 하지 않고 곤드 대륙 담당인 드모'우레스에게 새로운 협상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일단 이난나 좀 상대해주세요 올'쏜."


"알았다."



하로나스는 일단 신들의 영역인 달에 위치한 신들의 연회장에 마련된 방으로 자신들을 몰래 찾아온 이난나를 상대하기 위해 올'쏜을 보냈고 올'쏜 문 밖에서 대기하던 이난나를 데리고 예전에 자신들이 쓰던 개인실로 향했다.

그리고 하로나스는 일단 자신에게 들어온 안건들을 순서대로 처리하기로 하고 드모'우레스에게 물었다.



"투오넬 녀석 던전 클리어 전까지만 해도 바로 던전을 박살낼 것처럼 그러더니 대체 왜 그러는 거지?"


"생각보다 던전에서 나오는 금속들이 달달했겠지. 그게 아니면 던전 안에서 던전을 부수지 말아야 할 새로운 이유를 찾아냈거나."



하로나스의 의문에 여전히 휠체어에 목 고정기를 착용하고 있는 불과 번개의 신 이그니가 뭘 당연한 걸 묻느냐는 어조로 말했고 불화의 신 알고로스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던전핵 사용법은 꽤 특이하게 설정해놨고 창조신이 한 번 수정했다고 하더라도 기본 틀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투오넬이 어떻게 조종하지는 못할 거야. 하지만 잘만 쓴다면 포인트 소모 없이도 지상에 엄청난 힘을 투사할 수 있는 수단이니 던전핵이 손에 들어오니 마음이 바뀐 거겠지."



알고로스의 손에는 어느새 포이부스가 옛 마추픽에서 회수해온 던전핵이 있었다.

알고로스와 이그니가 협력해서 만들어낸 이 던전핵은 알고로스가 근간을 만들었기 때문에 알고로스의 자부심이 대단했으나 이그니는 거기에 정색하며 빈정대는 소리를 하였다.



"글쎄? 그 투오넬이 고작 던전핵 따위에 정신이 팔려서 우리 심기를 거스를 것 같지는 않은데?"


"반대로 겨우 그 정도니까 이래도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저질렀을지도 모르잖아?"



하지만 알고로스는 예전 같았다면 같이 만들었으면서 이제와서 고작 그거냐고 길길이 날뛰며 화를 내는 대신 씩 웃으면서 이그니의 말을 받아쳤다.

하지만 이그니는 장난으로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 진심이었는지 정색한 얼굴을 유지하고 말했다.



"투오넬은 빡세게 게임하는 녀석은 아니지만 보는 눈이 허접한 녀석인 것도 아니야. 녀석은 지금 우리가 다른 대륙에 힘을 쓸 상황이 아니니 협상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했거나, 기존 협상을 파토내야 할 뭔가를 던전에서 찾아낸 게 분명해."


"그래봤자 던전에는 어떤 경로든지 우리가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어. 창조신이 걸어놓은 새로운 제약들을 파훼할 방법은 전부 생각해놨잖아?"


"어째 느낌이 좋지 않아. 투오넬이 뭐 따로 한 말 없었어?"



이그니의 물음에 드모'우레스는 투오넬이 자신을 찾아와서 했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눈을 두번 깜빡이고는 말했다.



"그러고보니 나한테 처음 말할 때 이게 무조건 자기한테만 유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어. 우리가 보이는 성의에 따라 자기가 줄 보상도 달라질 거라고."



투오넬이 굳이 당연한 소리를 해가면서까지 기존 조약의 재조정을 요구한다는 건 상황이 변했다는 걸 의미하였고 계속해서 대체 그들이 뭘 놓치고 있는지 생각해보던 이그니는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이 알고로스와 프레두스에게 물었다.



"그때 우리가 최종보스를 초거대 거미괴물로 한 던전 심층 드랍 풀을 어떻게 정했었지?"


"저층에서 심층으로 갈수록 철과 구리, 크롬이 순도가 높아지도록 했잖아. 금이나 은 같은 걸 나오게 하면 바로 금은본위제로 돌아가는 필멸자들의 경제가 파탄날 거라고 적당히 조절했을 텐데?"



현재 아펩의 옛 영토에 있는 금속을 내뱉는 던전은 그들이 예전에 만들어놓은 던전에서 크게 벗어난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이 설정한 드랍테이블을 생각해본다면 해당 던전의 거미나 절지류 괴물들을 죽이면 가끔씩 순도가 떨어지는 금속 덩어리를 내뱉고, 강한 개체를 잡으면 순도가 높은 제련된 금속 괴나 수준 떨어지는 완제품 검이나 갑옷을 내뱉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건 던전이 아직 그들의 통제하에 있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만약 창조신이 던전 시스템을 싹 점검하면서 그들이 정해놓은 드랍테이블을 건드려서 심층에서 더 희귀하고 쓸모있는 금속이 나오게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 우리가 거기 던전 보스몹인 초거대 엄마 거미 잡으면 뭐 나오게 했었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검이랑 방패랑 갑옷 풀세트였잖아"



강철도 녹여버리는 독과 산을 내뿜고, 거대한 도심 같은 보스방 전체에 독이 흐르는 거미줄을 치고 거의 프로펠러 전투기 수준의 속도로 움직이면서 뿜어낸 거미줄로 채찍질을 하는 엄마 거미를 잡는 것치고는 보상을 너무 쩨쩨하게 설정했던 걸 떠올린 악신들은 문득 창조신이 어떤 성격인지 생각해내고 식은땀을 흘렸다.



"설마 창조신이 드랍 테이블을 건드렸나?"


"보스몹 잡으면 미스릴 괴 같은 게 나오도록 바꾼 건 아니겠지?"


"가능성 있어."


"우리가 드랍 풀을 너무 더럽게 해놓긴 했었지."



창조신은 자기자신과 자기 가족 외의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공정한 걸 중시하는 성격이라 악신들이 짜놓은 드랍 테이블을 보고 난이도에 맞춰서 보상을 올려놨을 가능성이 있었다.

특히나 투오넬이 무슨 방법을 사용했는지는 몰라도 2천년 동안 던전 심층에서 계속 거미줄을 치고 있던 엄마 거미를 잡았다면 난이도에 어울리는 보상이 튀어나왔을 가능성이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알고로스는 급히 자기 화면을 틀고 이제 막 엔진 제작을 끝마치고 드워프들과 각 학파의 학파장들이 힘을 합쳐 설계도를 완성한 마도공학 메카 공룡의 엔진을 실을 몸통 부분을 제작 중이던 포이부스를 호출하였다.



"야 포이부스! 혹시 지금 시간 있냐?"


-이번에는 또 무슨 일입니까 알고로스 님? 저 지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뎁쇼.



그 말대로 포이부스는 입에서는 이그니의 하얀색 신성한 불꽃을, 눈에서는 작열광선을 쏘면서 열심히 수많은 금속들을 녹이고 있었다.

마나메탈, 드래곤 비늘과 뼈, 드워프들의 특수 합금, 그 밖의 강철에 비해 튼튼하고 단단하지만 가성비 더럽게 떨어져서 실험실에 소량만 굴러다녀야 할 온갖 금속과 합금들이 무더기로 녹아내리고 있었고 알고로스는 그걸 보면서 말했다.



"코로 말하는 법은 언제 배웠냐"



입을 벌린 채로 불을 뿜어내고 있으면서 목소리만 코로 나오게 하는 포이부스는 다시 콧구멍으로 목소리를 내보냈다.



-열심히 금속 제련하느라 바쁜데 놀고 있는 놈들 갈구면서 배웠는데요.



그러면서 포이부스가 뒤쪽에 있는 중앙관제소를 가리켰고 중앙관제소 내부의 광경을 불러온 신들이 본 것은 의자에 묶인 채 마력이 쭉쭉 빨려나가 뷔토스의 지팡이를 발동시키는 배터리 신세가 된 순수마도학파장의 모습이었다.



"이번에는 뭘 저질렀길래 쟤를 인간 배터리로 만들어놨냐?"


-처음에 마력석 농축액 개선하는데 제 피가 필요하다고 해서 매일 꽤 많은 양을 빼서 줬는데 알고보니 지 개인적 실험하는데 써먹고 있어서 피는 전부 회수하고 제 심정을 느껴보라고 피 대신 마력을 강제로 뽑아내고 있습니다.


"..."



이제는 유전자 수준에서 인간 레벨을 거의 벗어나기 직전인 포이부스의 피를 개인적인 실험에 써먹었다는 말에 신들은 할 말을 잃고 차원문이 생성될 때마다 마력을 뽑혀나가고 입에 마력 회복 포션이 강제로 들어가면서 소리 없는 비명만 지르고 있는 순수마도학파장을 바라보았다.


간이 크다못해 뱃가죽을 뜷고 튀어나온 오래된 마법사는 손 발이 묶인 채 자기 역량을 넘어서는 마력량을 감당하지 못해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아, 그래도 일단 제가 야간 근무에서 해방되었다는 것과 저걸 본 다른 녀석들이 말을 더 잘 듣게 되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야 당연히 말을 잘듣겠지. 제정신이면..."



마력 소모로 인한 탈진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약을 튜브를 통해 바로 위장에 들이부어서 차원문 생성하는 기계 부품으로 써먹는 걸 보고도 반성이 없다면 진짜배기 미친놈일테니 당장 죽여야겠지만 다행히도 이 광경을 보고도 포이부스에게 덤비거나 도전하거나, 속이려는 녀석은 없었다.

어쩐지 마도공학 메카 공룡 만드는 진도가 빨리 나가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면서 신들은 포이부스에게 말했다.



"어째 투오넬 쪽이 좀 이상한 거 같은데 너 휘하에 스파이 출신 팔라딘 몇 명 있잖아. 걔네 좀 아펩의 예전 영토에 있는 금속 내뱉는 던전에 보내서 상황 좀 알아봐."


-옙. 야! 누가 중앙관제소가서 모르테스한테 지금 동부 아카이아가 점령한 금속 내뱉는 던전 좀 조사해보라고 전해!



포이부스는 알았다고 하고는 여전히 입과 눈에서 불과 광선을 내뿜으며 코로 소리를 질러 말했고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리스가 후다닥 관제소로 뛰어갔다.

잠시 후 제대로 명령이 전달된 것인지 관제소 안에서 인간 배터리가 된 순수마도학파장의 입이 틀어막힌 것 같은 신음소리가 들려왔고 신들은 레무 대륙에 있던 팔라딘 모르테스와 그의 팀이 곤드 대륙으로 이동한 것을 맵 마커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아틀란 대륙과 지금 옆방에 있는 이난나인가?"


"아틀란 대륙 쪽은 대륙 대전으로 번지는 분위기인데 슬슬 궤도 상에 띄운 전략 병기를 쓸 때 아니야?"



궤도 상에 띄워놓은 신의 회초리들은 이제 수십 발의 막대와 미사일을 장전한 상태였기에 왕국 하나 정도는 요충지와 수도 및 식량 생산을 담당하는 곡창지대에 집중 폭격을 하는 걸로 초토화 시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궤도 폭격 장비의 사용을 반대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레헴 왕국의 신 킴푸루샤였다.



"아무리 상황이 급해도 그걸 쓰는 순간 수많은 신들이 죽자살자 우리에게 덤빌 것이오. 그건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둬야하오. 게다가 비장의 수단을 가지고 있는 게 우리뿐만은 아닐 것일 테니"



자신들이 여기까지 무기를 발달시켰으니 다른 신들도 그에 걸맞는 전략 병기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거라는 킴푸루샤의 말에 다른 신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로나스의 만신전은 포이부스, 신의 회초리, 마도공학 메카 공룡 같은 전략급 병기를 여럿 만들거나 만들고 있고 다른 신들은 이 정도로 비대칭 수단을 많이 만들어놓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그들 나름대로의 비장의 수단이나 최후의 수단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너무 뒤가 없는 비대칭 전력의 사용은 화를 부른다는 걸 알고 있는 신들은 아틀란 대륙에 뮤 대륙의 군대를 증원 병력으로 급파하기로 결정하고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문제로 고개를 돌렸다.



"이난나가 왜 자기네 패거리 몰래 우릴 찾아왔지?"


"뭣 때문인지는 뻔히 알겠지만 일단 이야기는 들어보자고"



신들은 올'쏜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옆 방에 있던 올'쏜이 이난나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왔다.

이난나와 올'쏜이 방에 들어오자 이난나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고의로 문을 닫히지 않게 발로 걸어놓고 말했다.



"교단 연합의 대표로서 왔어. 우리랑 손잡고 마헤스 영감탱이 죽빵 갈기지 않을래? 지금 양면 협공하면 알티로스 제국 같은 건 순식간에 멸망시킬 수 있잖아?"



간도 보지 않고 바로 본론부터 꺼내는 이난나의 태도에 하로나스와 친구들은 대충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면서 이난나를 더 안으로 들어오게 하였고 문을 닫아놓지 않고 말했다.



"그 단호한 성격은 여전하구만"


"우리는 그냥 손놓고 구경만해도 이득인데 굳이 니들이랑 손 잡아야 하냐?"


"전쟁이 제대로 결판이 안 나고 있어서 초조하신가봐?"



벌써 제국 남부에서 알티로스 제국을 상대로 연합군이 몇 번이나 공격을 가하고 제국도 거기에 대응해서 대규모 회전이 몇 차례나 일어나고 국지전은 수백 번도 더 일어났지만 하다드 신이 참전한 뒤 힘의 균형이 팽팽해져서 양측 다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었다.

슬슬 어느 선에서 마무리를 짓지 않으면 양쪽 모두 다른 대륙의 사태 수습을 끝내고 병력을 회수한 에스티나 왕국에게 먹혀버릴 거란 위기감이 치솟는 상황이라 교단 연합은 이난나를 밀사로 보낸 것이었다.


이난나의 말을 듣고 대답을 다 한 뒤 올'쏜이 문을 닫고 방음 마법을 걸자 이난나는 방음 결계를 툭툭 건드려서 성능 확인을 한 뒤 웃음을 거두고 진지하게 말했다.



"일단 전할 건 다 전했고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자"


"뷔토스의 지팡이 건 때문이야?"


"그것만이 아니라 너희가 우주 궤도에 띄워놓은 장난감에 대해서도 알고 있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난나 여신은 이미 뷔토스의 지팡이의 능력에 대해 알고있고 한때 지팡이와 짝을 이루는 소피아의 천궁도를 가지고 있었기에 지난 몇 개월 동안 하늘에서 팔라딘 오리스가 실험에 실패해서 생겨난 별똥별을 보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한 상태였다.

이난나 여신은 유성이 떨어져내린 각도와 지점을 계산해 우주 궤도를 수색하다가 결국 작업 중이던 정령들을 찾아냈고 하로나스의 만신전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신들한테 알리려고?"


"아니, 그래봤자 너희들 전력은 그대로고 되려 우리 쪽으로 화가 미칠지도 모르는데 왜 그러겠어?"



확실히 이난나 여신 말대로 이대로 여신이 전략 병기의 존재를 폭로해봤자 아직 사용되지 않은 전략 병기의 위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신들은 또 하로나스네 악신들이 이상한 걸 만들었다고 웃으면서 넘어갈 가능성도 있었다.

설령 다른 신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미 신의 회초리는 2개나 궤도 상에 올라간 뒤라 하나를 부수면 거기에 참여한 신들의 영토로 나머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발사된 탄두들이 주요 요충지와 핵심시설들을 날려버릴 게 분명했다.

이난나 여신이 자랑하는 지구라트에도 마하 30~40까지 가속된 수십 톤짜리 미사일 몇 발이 박히는 건 확정이었다.



"그럼 여긴 왜 온 거야?"


"나도 너희 패거리에 껴줘. 지금 있는데보다는 재미있을 거 같아."



이난나 여신의 말에 신들은 표정이 많이 풀어졌다.

이난나 정도의 여신이 이쪽으로 와준다면 나쁠 건 없었다.

다만 현재 뮤 대륙의 영토 상황을 보면 이난나를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상태였지만 영토 정도야 하로나스가 에스티나 왕국의 일부를 떼어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해결되었다.

다만 하로나스는 지금 땅에 살고 있는 이난나의 신도들이 고향을 어떻게 버리냐고 반발하면 어쩔 거냐고 물었고 이난나 여신은 뭘 간단한 걸 물어보느냐는 듯이 대꾸했다.



"고향? 지금 내가 이유도 없이 옮기라는 것도 아니고 전쟁으로 고통 받는 걸 탈출시켜주겠다고 하는데 그게 대수야? 그리고 여신인 내가 옮기라고 하면 복종해야지 지들이 뭔데 정당한 명령에 반발해?"



그건 지극히 신 다우면서 잔인한 말이었다.

포이부스가 봤다면 필멸감수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곳에는 그 필멸감수성이 부족한 신들이 태반이었다.

결국 비밀스러운 동맹은 체결되었고 신들은 이난나 여신을 환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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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죽음을 파는 자 #5 +18 20.05.22 1,521 75 21쪽
198 죽음을 파는 자 #4 +25 20.05.21 1,474 6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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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파는 자 #1 +8 20.05.18 1,453 6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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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무기여 어서와라 #9 +11 20.05.14 1,461 72 15쪽
192 무기여 어서와라 #8 +19 20.05.13 1,524 6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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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무기여 어서와라 #6 +9 20.05.11 1,597 62 14쪽
189 무기여 어서와라 #5 +13 20.05.08 1,578 65 12쪽
188 무기여 어서와라 #4 +23 20.05.07 1,554 63 12쪽
187 무기여 어서와라 #3 +7 20.05.06 1,589 59 15쪽
186 무기여 어서와라 #2 +9 20.05.05 1,768 65 22쪽
185 무기여 어서와라 #1 +11 20.05.04 1,622 51 16쪽
184 신들과 왕들 #6 +7 20.04.30 1,696 63 12쪽
183 신들과 왕들 #5 +20 20.04.29 1,942 67 26쪽
182 신들과 왕들 #4 +17 20.04.28 1,660 70 13쪽
181 신들과 왕들 #3 +18 20.04.27 1,695 69 19쪽
180 신들과 왕들 #2 +20 20.04.24 1,680 87 17쪽
179 신들과 왕들 #1 +16 20.04.23 1,648 66 13쪽
178 또 하나의 복수의 끝 #5 +23 20.04.22 1,612 89 20쪽
177 또 하나의 복수의 끝 #4 +21 20.04.21 1,587 84 17쪽
176 또 하나의 복수의 끝 #3 +8 20.04.20 1,550 75 20쪽
175 또 하나의 복수의 끝 #2 +14 20.04.17 1,581 73 17쪽
174 또 하나의 복수의 끝 #1 +8 20.04.16 1,540 69 17쪽
173 아카이아 #10 +15 20.04.15 1,550 75 13쪽
172 아카이아 #9 +10 20.04.14 1,561 71 17쪽
171 아카이아 #8 +12 20.04.13 1,570 7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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