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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하는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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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正龍)
작품등록일 :
2024.08.19 19:23
최근연재일 :
2024.09.18 20:50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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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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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5,556

작성
24.09.0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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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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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글자
8쪽

까 먹었습니다.(3)

DUMMY

* * *


라온과 세리나, 신관 둘은 따로 자리를 마련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코넬이 말했다.


“기억은 차차 돌아오시겠지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찻잔을 매만지던 코넬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라온 님, 혹시 필요하신 건 없으십니까?”


라온은 목은 가다듬었다.

갑자기 훅 치고 돌아온다.


“아니요. 없습니다.”


마족을 처리 해줘서 그런 것일까?

처음 보는 사람에게 냉큼 뭘 받아먹기에는 가시가 걸려 있을 수도 있는 법.

일단 한 발 뒤로 빠지자.


“마족을 소멸시켜 주셨습니다. 마족은 모두의 적이자···.”


코넬은 마족이 어떤 종족이고 얼마나 끔찍한 존재인지 귀가 아프도록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내가 아주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글쎄.

코넬이 말한 재앙을 이끌고 다닌다는 마족보다, 내가 처리한 마족이 좀 더 약했던 거 같은데.


“보상을 마땅히 받으셔야 합니다.”


세리나도 껴들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보상을 받아야 할 이유를 그들이 풍선처럼 부풀려주었다.

그렇다면야.


“아티팩트가 필요하긴 한데···.”


내게 필요한 건 지금 첫째도 아티팩트, 둘째도 아티팩트다.

이 무법천지인 세상에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마나뿐이다.


코넬이 라온의 말끝을 낚아채듯 말했다.


“위에 연락하여 최상급으로 준비시켜 놓겠습니다. 대신전에도 기쁜 마음으로 라온 님을 초대할 것입니다.”


어째 아티팩트를 받으려면 대신전에 가야 한다는 말로 들리는데···.


“대신전까진 얼마나 걸리죠?”


코넬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빠르면 보름 만에 당도할 수 있습니다. 대신관께서 왕성에 연락을 넣으면 작위도 내려받아 영지도 하사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을 부려 라온 님의 출신도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당장 오늘 떠나실 수도 있습니다.”


군침이 싸악··· 은 개뿔.


제 잘난 맛에 사는 그들과 얽히기는 싫었다.

품격이니 격식이니 등등···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

에렌은 그 사이에 껴 얼마나 주눅이 들을까.

게다가 지금은 여기저기 얼굴을 비칠 시간에, 조금 더 마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

나와 무언가를 지키려면 힘이, 그러니까 나를 다듬을 시간이 필요했다.


“여기에서 받아 볼 순 없을까요?”


별 다를 이유 없이 고마운 마음이라면, 그냥 갖다 줘라.


“예?”


코넬은 눈을 깜빡거렸다.

귀족도 대신관이 부르면 웬만하면 움직이는 마당에···.

눈앞의 부귀영화를 걷어 차린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아니면 기억을 잃었어도 가슴속 깊은 곳에, 얽매이지 않는 사자처럼 군림하는 격까진 잃지 않은 것일까.

텔레포트까지 쓰는 자다.


“당분간 여기서 움직일 생각이 없습니다.”


코넬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시군요. 위의 지시가 떨어지면 빠르게 아티팩트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뜻이 저렇다니 일단 물러나는 게 맞았다.

괜히 강요했다간 라온이 어떻게 움직일지 몰랐으니까.


“아무튼 아주 큰 일을 해내셨습니다. 오늘은 이만 물러가고 다음에 찾아뵙겠습니다.”

“살펴 가십시오.”


* * *


어젯밤 자라스에게 정보를 받은 사내는 피떡이 되어 있었다.

무지막지한 오우거의 손에 발이 붙들려, 허공에서 데롱데롱거렸다.

그 앞엔, 로브를 깊게 써 얼굴이 보이지 않는 자가 서 있었다.


로브인의 입에서 쇠 긁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딱 한 번만 물어보고 이젠 다시 안 물을 것이다.”


이놈 때문에 제자에게로 바로 가지 못했다.

얼굴이 피로 물든 그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마, 말하겠습니다! 모두 말하겠습니다!”

“어디로 가는 길이었지?”

“쿠울럭! 쿨럭! 아, 아크릴리아 왕국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거긴 왜?”

“마족을 텔레포트까지 쓰며 죽였다는 자가 나타났다고··· 쿨럭!”


사내의 입에서 피가 줄줄 새어 나왔다.


“첩자로구나.”

“그, 그치만 전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믿어주십시오. 그저 정보만 전달하는 역할만···. 사, 살려주십시오! 모든 다할 테니 살려만 주십시오!”


로데일은 잠깐 생각했다.

이놈은 풀어주면 아크릴리아 왕국이 라온을 보곤 군침을 흘릴 것이고, 여기서 죽인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로데일이 오우거에게 시선을 틀자, 사내가 털썩 바닥으로 떨어졌다.


“대단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시원찮은 놈이었구나.”


말과 반대로 아주 중요한 정보였다.

하지만 로데일은 미련 없다는 듯 몸을 돌려버렸다.

사내는 허둥지둥 도망쳤고, 로데일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그렸다.


그 시각.

에렌은 상인과 마주 앉아 있었다.

당연히 둘 사이엔 나도 껴 있었고, 세리나도 함께였다.

상인이 말했다.


상인은 에렌에게 계산에 대해서 몇 번 더 질문을 던졌고, 에렌은 바로 대답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질의응답의 확인 걸치던 상인이,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다.


“아무래도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에렌이 큰 미소를 만들며 나를 바라봤다.

뿌듯함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나는 에렌에게 엄지를 치켜세워 주었다.


상인이 말했다.


“글은 차차 배우면 될 테고, 셈에 능해서 에렌에게 재고수량과 출하를 맡겨 보고 싶은데, 가능하겠습니까?”


여러 지역의 창고를 갖고 있는 그였는데, 에듀르 남작령에도 창고가 있는 그였다.


세리나가 상인에게 물었다.


“돈이 중요하죠.”

“잘 아시다시피 제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봉급이 은화 두 냥입니다. 일단··· 보름만 일 해보는 것으로 하고 은화 두 냥이 어떻겠습니까?”


세리나가 나를 쳐다봤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나는 에렌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에렌은?”


에렌이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손으로 돈을 벌 수 있다니, 믿겨지지가 않았다.


* * *


라온은 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을 추려내고 있었다.


첫째, 나는 텔레포테이션을 쓸 수 있다.

둘째, 불 속성과 물 속성을 다스릴 수 있다.

셋째, 대부분 어떤 것이든 분해할 수 있다. 사람도 말이다.


셋째가 궁극기긴 하지만 다른 창의적인 것들이 필요로 했다.

단순함은 파악당하기 쉽기에 폭발적인 다른 무엇이.

라온은 집중도를 끌어 올렸다.

그렇게 자신의 만의 세계에 들어선 라온은 생각했다.

언젠간 의식적으로 집중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곧 라온의 손에 H와 O의 원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반응식은 2H₂+O₂.


원자들이 라온의 의지대로 결합하여 물을 생성했고. 손바닥 위에서 출렁였다.


‘2H₂O를 분해하면···.’


라온은 2H₂O 분해해 2H₂와 O₂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한 후에 라온은 많은 H₂(수소)와 O₂(산소)를 손안에 모을 수 있었다.


‘이제 결합시키면···.’


2H₂ + O₂ → 2H₂O


순간, 콰앙!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창문이 폭격을 맞은 듯 터져나가고 방안의 모든 것들이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여기저기 터져나간 벽 구멍에선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놀랍게도 라온은, 어느새 밖에 나와 자신을 방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수소와 산소가 폭발하는 과정엔 강렬한 빛이 생성되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실험이, 가볍게 이루어지자 기겁을하며 텔레포테이션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하마터면 수소폭발 휘말려 넝마가 될 뻔했다.


지나가던 하인들이 넋을 잃은 듯 건물과 라온을 번갈아 쳐다봤다.

라온은 쓴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저 멀리서도 병사들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좆 됐다 이거···.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3

  • 작성자
    Lv.82 신기한사람
    작성일
    24.09.07 21:19
    No. 1

    솔직히 숫자를 저렇게 저능아처럼 세는 문명은 없습니다..

    찬성: 4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6 정용(正龍)
    작성일
    24.09.07 21:52
    No. 2

    안 그래도 과한 설정인가 싶던 찰나에, 감사한 댓글 덕분에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77 극악한선물
    작성일
    24.09.07 21:53
    No. 3

    남의집에서 위험한 실험을 하다니 전생교수짬밥어디갔누

    찬성: 12 | 반대: 0

  • 작성자
    Lv.74 fktmvl
    작성일
    24.09.08 01:04
    No. 4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긴꿈
    작성일
    24.09.08 11:38
    No. 5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혈압강림
    작성일
    24.09.08 17:12
    No. 6

    금원소 채집만 따로 못하나ㅋㅋ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새도우
    작성일
    24.09.10 00:07
    No. 7

    차자 는 차차 로
    건필하기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6 정용(正龍)
    작성일
    24.09.10 10:18
    No. 8

    늘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fi******
    작성일
    24.09.16 14:16
    No. 9

    제일중요한 마나수급 언제까지 비싼(본인은비싼지 모르는것 같지만)아트팩트 깨트리며 지내요?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40 북스토어
    작성일
    24.09.17 04:26
    No. 10

    원자력... 차르봄바... 윽 머리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라파군
    작성일
    24.09.17 21:16
    No. 11

    9페이지 텔레포테이션->텔레포테이션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에드아인
    작성일
    24.09.19 11:01
    No. 12

    마법사가 아니라 연금술사에 가깝다고 보이네요.
    다른 사람이 보이기엔 마법처럼 보일뿐. ^^
    그리고 아티팩트라는 설정이 나오는데. 아티팩트는 마정석등을 이용해서 다른 무슨 효과를 보이도록 만든건데. 이건 가공등을 거쳤기 때문에 비싸기도 한거고 다른 효과가 나오는건데 왜 배터리처럼 나오는건지. 그리고 아티팩트라고만 나오지 무슨 효과 있다고 설명도 안나오고 그냥 아티팩트를 왜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무슨 효과를 가진거라면 이해가지만요. 그거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어요.
    효과 있는 아티팩트라면 왜 이걸 쓰는지. 그냥 마정석 같은걸 구하는게 쌀건데 말이죠. 그러니 왜 아티팩트를 배터리처럼 쓰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75 짜가보컬
    작성일
    24.09.19 12:56
    No. 13

    13/14
    수소폭발 휘말려 -> 수소폭발에 휘말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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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별의별 것들을 내가 다 본다.(2) +7 24.09.03 6,946 23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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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렇게 된 거, 다 같이 갑시다.(1) +18 24.08.28 8,154 250 7쪽
8 인연인가 악연인가(4) +6 24.08.27 8,277 259 9쪽
7 인연인가 악연인가(3) +20 24.08.26 8,485 26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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