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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천마, 동반 회귀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마트만두
작품등록일 :
2022.10.10 03:18
최근연재일 :
2022.10.21 07:10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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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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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8회. 야만의 시대 (5)

DUMMY

나는 해가 뜨자마자 문서에 적힌 공소열의 거처로 찾아가서 그를 찾았다.


“계십니까?”


사실, 공소열의 집에는 하인이 없다. 천마신교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간 뒤에도 하인을 두지 않았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하인을 둘 수 없었다.


멀리서 묻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인가?”


“율석재 촌장 장인혁에게 변고가 생겨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 들게.”


끼이익


문 여는 소리에 묻혔지만, 미세하게 실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은잠사(銀蠶絲)라 하여, 그가 간단한 장치에 주로 쓰는 비단실이다.


어디선가 미세한 가루가 떨어져 기분 좋은 향을 내기에 위를 올려봤더니 주머니 하나가 매달려 대롱대롱 흔들리고 있었다.


‘참 한결 같은 아저씨야.’


나는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이것은 맹독이다. 당장은 효과가 드러나진 않지만, 빠르면 일다경, 늦어도 삼다경 내에는 팔뚝이 보랏빛으로 물들며, 반 시진이 되면 구토와 각혈이 시작된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찾아오면 몰래 중독시켰다가 적당히 고생시킨 뒤에 해독을 해주곤 했다.


사실 독을 아는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맹독을 써서 문제였는데, 그만큼 해독에도 자부심이 있었기에 이런 기행을 벌이곤 했다.


이런 것들이 집안에 널려 있으니, 평범한 하인은 살 수 없었다.


공소열은 내가 기억하는 모습보다 훨씬 젊었지만 고집스런 인상만큼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는 작은 연못 옆의 정자 위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놀란 눈초리로 물었다.


“흑생파에서 왔는가?”


“아니요. 좀 빌렸어요.”


나는 칼을 차고 흑생파의 무복을 입고 있었다. 말투가 묘하게 바뀌자 심기가 상했는지 눈썹을 씰룩였다.


“두 차례나 누구인지 물었는데 정체를 시원히 대답하지 않는군. 자네는 내가 누구인지 아는가?”


“알죠. 근데 이름에 비해서 손님 대접이 박하네요. 차라도 한잔 내어 주고 물어보시면 알려 드릴 텐데.”


“풋, 손님이었나? 전령으로 알았는데?”


나는 내력을 슬쩍 드러내며 문서를 꺼냈다.


“그냥 갈까요? 이거 원본인데.”


소식이나 전할 줄 알았던 놈이 문서를 직접 보이자 꽤 놀란 눈치였다.


“······ 젊은 친구가 당돌하군. 올라오게.”


나는 올라가서 공소열이 주는 차를 단번에 마셨다. 멍청할 정도로 무방비하고 호탕한 모습에 놀라 물었다.


“내가 독을 공부하는 사람인 건 아는가?”


“알죠. 사천의 독거노인 중 십중팔구는 독을 쓴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실없는 소리에 그는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


“그래. 날 왜 찾아왔나?”


나는 공소열과 관련된 문서 몇 가지를 꺼내 다탁 위에 올렸다.


“조심하시라고, 문서를 돌려드리려고 왔어요.”


“그게 단가?”


“네.”


공소열은 문서를 꺼내 훑어 보며 말했다.


“흠··· 이상하군. 보통 이런 문서를 가지면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하며 누굴 죽여달라고 하거나, 값비싼 독물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져 장인혁이 남긴 문서를 얻었는데, 스승님께서 언급한 이름이 나와서 찾아와봤을 뿐이에요. 어차피 백도에 크게 뜻이 없는 분이라 하셨는데, 이제 와서 무림맹이 금지한 독물을 연구했다는 소문이 나 봐야 무슨 타격이 있겠어요? 그래서 주의 드릴 겸, 인사 할 겸 찾아와 봤어요.”


“자네는··· 백도나 흑도의 사람은 아닌 것처럼 말하는군.”


“예. 마도에 속한 사람이죠. 화령이라고 합니다.”


“하, 숨기려 들지도 않나?”


나는 빙긋 웃으며 답했다.


“딱히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순간 내력을 완전히 개방했다. 몸 주위로 검붉은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마기에서 풍기는 섬뜩함과 살기에 공소열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공소열도 이에 맞서 갈무리했던 공력을 개방했다.


싸우러 온 것은 아니다만, 우습게 보이려 온 것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공소열은 당당하고 솔직한 사람을 좋아했다.


“젊은이가 제법이군.”


축기가 빠른 마공의 특성상, 단전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적당한 내력을 모을 수 있었다. 자랑할 정도는 아니라도 부족할 정도도 아니었다.


“솔직히, 저는 왜 선생이 백도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거래하신 물건의 품목에는 온갖 규제와 음해에 시달리실만한 독물이 즐비한데.”


“이제 보니 전향을 권유하러 왔구만.”


“전향··· 글쎄요? 딱히 제가 제안할 만한 미끼가 있어야 권유가 되겠죠. 저는 딱히 드릴 게 없어요. 그냥 정말 궁금해서 물어 본 거라, 곤란하시면 답하시지 않으셔도 좋아요. 이 자리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죠.”


공소열은 탁자 위를 검지로 툭툭 건드렸다. 고민할 때 나오는 습관이었다.


“내가 말이야. 얼마 전에 사천당가의 명예 장로에 추대되었네. 외부인으로서는 400년 만에 있는 일이라고 호들갑을 떨더군.”


고민 끝에 말문을 튼 이상, 반 이상은 넘어온 것이나 다름 없었다. 나는 적당히 호응했다.


“딱히 자랑스럽지 않으셨나 봐요?”


“개탄스럽지. 천하의 당가가 말이야. 당가주란 인간은 무림맹과 황실의 눈치를 보느라 말도 안되는 요구를 들어주고 있어. 이거 아나? 이 문서에 적힌 독물의 절반 이상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취급 허가가 가능했던 물건일세. 10년만 거슬러 올라가도 이 문서에 있는 독물 전부는 연구 목적으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했다네.”


이건 나도 얼핏 들어본 적만 있었지, 자세히는 몰랐던 이야기였다. 시기상 내가 무림에 관심을 갖기 전의 역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부끄럽지 않네. 자네가 이 문서를 들고 무림맹에 가져간다 해도 나는 떳떳해. 황군이 쫓아와도 할 말은 해야지. 황실에서 독살 사건이 있었다 해서 뜬금없이 독물 사용을 규제한다는 발상이 말이 되나? 당가도 아무리 백도 무림에 영합하려는 노력을 한다고 해도 말이야. 당가의 본질은 독인데, 당가주라는 인간이 주요 독물 수백 개를 규제해도 머리를 숙이고 들어간다는 것이··· 하아······ 당가가 이 따위로 고개를 숙이니 결국 사천의 독문이 모두 고갤 숙일 수밖에 없지 않나. 사천제일독문이라는 자존심은 어디로 갔는지··· 쯧, 이게 말이 되냐는 말이야.”


맺힌 것이 많았는지 비판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독거노인의 외로움과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를 명예 장로로 앉힌 것도 이런 작태에 대한 비판을 줄이기 위한 수작이라네. 내가 급진적으로 연구하기로 이름났다 보니, ‘우리 당가 아직도 이런 사람 중용합니다!’ 하고 홍보하는 용도일 뿐이라고. 그렇지 않다면 그 콧대 높은 당가 놈들이 나처럼 아무런 배경 없는 자를 장로로 앉힐 리가 없지. 실제로 내겐 딱히 권한이랄 것도 없네. 말 그대로 명예직이니. 오히려 그렇게 쓰기에 좋아서 추대한 거야. 조금이라도 당가를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들어간 내가 머저리였지. 결과적으로 사천 백도 무림의 독 연구는 끝났네. 그러니 나 같은 연구자는 별 수 있나? 자존심을 굽히고 흑시라도 떠도는 거지.”


“······”


“아, 자네가 뭘 물었지? 아 참. 백도 무림에 왜 남아있는지 모르겠다고? 큭큭. 잘 보게. 떠나지 못해서 머무르는 걸세. 이미 내가 보기엔 천하제일독문은 당문이 아니야. 신교의 역천독문일세. 내가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조합식만 빼면 그래도 짐작은 할 수 있었는데, 한 5년 전부터는 아예 성분조차도 짐작이 안 돼. 내가 이러는데 다른 놈들은 오죽하겠는가? 사천에서 독 연구는··· 끝났어. 큭큭큭.”


자조적인 웃음에서 무기력감이 드러났다.


공소열은 애초에 백도의 규율에 뜻이 있다기보다, 그 누구보다 독을 사랑하는 인간이었다. 그런 만큼 재능도 뛰어나서 전생에 좀 더 오래 살기만 했다면 당연히 독마나 독존 따위의 별호가 붙었을 만한 동량이었다.


그런 그가 늘 전생에 입버릇처럼 하던 이야기가, ‘신교에 좀 더 빨리 올 걸.’ 하는 이야기였다.


나는 이번 생에 그 염원을 들어 줄 생각이었다.


공소열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한 문장이 떠올랐다.


숭무(崇武)하여 무극(武極)이면 마도(魔道)라.


무를 숭상하며 그 끝에 다다르면, 그 길이 곧 마도이다. 이 구절은 3대천마가 남긴 말로 교주전 앞에 새겨져 있다.


신교는 교인의 문파, 국적, 민족, 신분, 언어, 나이, 성별 따위에 무관하게 모든 신도가 모든 무학을 자유롭게 연구한다. 세간에서 사술이학, 방문좌도라 불리는 연구도 신교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뤘다. 섭혼술과 축골공,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빙공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피를 다루는 혈마공이나 정기를 흡수하는 흡정마공까지 포용하기에, 마공 전체의 인식이 나락으로 가기도 했지만 천마신교는 이들을 버리지 않았다.


특히, 3대천마 재임 당시, 혈마공이나 흡정마공 등의 윤리적인 문제가 불거져 정파와 사파가 연합해 수 차례 대규모 공세를 일으켰다. 그러자 교내에서 해당 마공의 처분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생겼는데,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며 3대천마가 남긴 말이 저 말이었다.


숭무(崇武)하여 무극(武極)이면 마도(魔道)라.


마도를 정의하면서, 쓸데 없이 윤리적으로 문제 삼지 말라는 의도를 담은 고상한 표현이었다.


역사적 이정표가 된 사건이었지만, 사실 나로서는 선배가 이렇게까지 대답해야 했던 상황 자체가 마뜩지 않았다.


무림인이 윤리를 따진다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다. 무림인은 사람이 아니라 칼 든 짐승이다. 그냥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관아에서도 무림인 간의 싸움은 신경 쓰지 않는다. 무림맹에서는 관리를 할 뿐이지, 무림인의 전투에 대해서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짐승간의 싸움을 보듯, 한족 민간인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수백 수천이 죽어도 무시한다. 그것이 염나라 황실이 정한 규칙이다. 그런데 무공에 윤리를 따지다니.


백도 무림이 위선에 잡아 먹혀서 실제로 저렇게 믿어버렸는지, 혹은 진심으로 저렇게 주장하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무림은 약육강식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칼 들고 무림인이 되겠다고 나선 놈 중 제 정신은 없다. 의협을 부르짖는 놈들도 당장 눈앞에 공청석유가 있으면 애비고 사부고 다 찔러댄다. 죄다 남 죽이고 빼앗으려 드는 악귀들이다. 대형 유적지를 갈 때마다 늘 느끼는데, 정사마 구분이 안 된다. 다 똑 같은 놈들이다. 그런 놈들이 피 좀 쓴다고, 기운 좀 빨아먹는다고 비난하는 꼴 자체가 나는 용납이 되지 않았다.


이것은 나 혼자만의 인식이 아니라, 대다수 신도들 역시 이런 식으로 생각했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더 논쟁적인 마공이 널려 있는 덕택에, 천마신교에서 독공은 꽤 평범한 정석 무공 취급을 받았다. 백도의 깐깐한 노인네들은 늘 독공을 정사지간의 무공이라 천대했는데, 천마신교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독물을 구하거나 연구하며 교류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그러니 느지막한 나이에 천마신교에 들어온 공소열은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괜히 미치광이 약쟁이라 불렸던 것이 아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나는 곧바로 핵심을 물었다.


“······ 그럼 역천독문에 입문할 수 있다면 하실 거에요?”


공소열도 솔직하게 답했다.


“연구 환경이 중요하지.”


“그거면 돼요? 여태 아저씨가 백도 무림에서 쌓은 명예와 지위가 있는데.”


“까짓 거 실력 있으면 따라오는 하찮은 것들이다. 내가 역천독문에서 뒤쳐져 여태 쌓아 온 명성에 먹칠만 한대도 연구 환경만 좋으면 상관 없어. 괜히 백도 출신이라고 심하게 텃세를 받아서 연구에 지장이 가진 않을까 그런 점이 걱정될 뿐이지.”


“그렇다면 방법이 있어요. 역천독문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연구 문화를 간접 경험할 수도 있죠. 아저씨 하기에 따라 입문에 관해 천거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런 길이 있어?”


나는 질문에 답하려다 갑자기 잊고 있었던 뭔가가 떠올라 대놓고 물었다.


“그런데, 잠깐. 해독제는 안 줄 생각이에요? 시간이 좀 지났는데? 어차피 죽일 놈이라서 그냥 이렇게 다 털어놓으신 건가?”


“그게 무슨...? 아!”


그는 출입문에서 중독시켜 놓고서는 대화에 빠져 해독제를 줄 시간을 깜빡한 듯 했다.


“어? 그런데 자네 왜 멀쩡한가? 아니, 잠깐, 그걸 알고 있었나?”


사실, 내가 자신있게 공소열을 찾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전생의 기억을 동원한 이야기가 잘 통하지 않아도 무조건 먹힐만한 비장의 수를 갖고 있었다.


“알았죠. 양독을 쓰셨던데, 좀 더 매콤한 걸로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사천 식으로.”


“???”


나는 팔뚝을 내밀며 말했다.


“극양지체에요. 안 믿기면 침 몇 개 꽂아 봐요.”


극양지체, 독물을 연구하는 인간에게 최고의 연구환경, 꿈의 실험체라 할 수 있다. 독을 아무리 쏟아 부어도 살아남는 실험체란 이들에게 공청석유보다도 귀한 것이다.


그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품 안에서 손 크기만한 대침을 꺼냈다. 목소리는 벌써부터 살짝 떨리고 있었다.


“내 앞에서 만용을 부리다 죽은 놈만 수십 놈이라네.”


“글쎄, 해 보시라니까.”


침을 꼴깍 삼킨 공소열이 고개를 끄덕이고, 한번 손짓을 하자 대침 다섯 개가 동시에 박혔다.


체내로 파고든 양독은 기맥 말단에서부터 꿈틀대면서 똬리를 틀었는데, 마치 기생충이 침입한 것처럼 구석구석에서 간지럽혔다. 이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본색을 드러냈는데, 체내의 기운을 유혹해서 꼬셔내어 기운을 역류시켜 기맥을 파괴시키려 들었다. 기맥에 과부하를 걸어 터뜨릴 작정이었다.


극양지체는 이러한 기운을 짓눌러 몸에 담고 서서히 해독시킨다.


나도 그걸 기대했다.


잠시 동안은 실제로 몸에서 그런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인 쪽은 단전이었다.


파결수라기는 자신의 영역에 나타난 침입자에게 흉포하게 반응했다. 내가 딱히 시키지도 않았는데 달려 나오기에 나는 주화입마인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런데 이놈이 양독이 자리잡은 곳까지 나와 단숨에 먹어치우는 것이 아닌가?


양독을 마치 간식처럼 꿀꺽 흡수해버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단전으로 쏙 들어갔다. 독에 있던 양기는 그대로 흡수되었다.


“···?”


내가 자신감 있는 표정에서 기묘하게 뒤틀린 얼굴로 변하자 공소열이 물었다.


“자네 괜찮은가?”


“아, 네··· 괜찮아요.”


몸의 주인으로서 이상한 기분이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손님이 나서서 훼방꾼을 없앤 격이었다.


‘이거 내 몸이야 새끼야···’


단전을 쿵쿵 울리는 것이 콧김을 내뿜으며 가당치 않게 여기는 듯 했다. 이놈은 생각까지 읽나? 머리가 아파졌다.


내공이 늘었는데 고민이 생기다니.


어쩐지, 아까 문에 들어왔을 때부터 흥분해서 날뛰려는 조짐이 느껴졌는데, 왜 그랬는지 이제야 알았다. 양독의 향긋한 향기에 나온 먹이반응이었다.


뜻밖이긴 하지만, 예상이 가는 지점이 있기는 했다. 파결수라법 2성에 이르면 주변의 기운을 흡수하여 정순한 마기로 정화해 축기하며, 흡기가 되는 대상의 질과 근본을 가리지 않는다. 이는 의도하지 않아도 숨쉬듯 자연스럽게 벌어지며, 일부러 속도를 빠르게 한다면 흡성대법 같은 고도의 정흡마공처럼 보여질 정도였다. 아마도 기운의 순도가 워낙 높은 탓에 체내에서는 2성에 해당하는 효과가 발현된 모양이었다.


이러면 계산이 또 달라진다. 그냥 공소열을 마도에 빨리 입문 시킬 생각으로 찾아왔는데, 영단이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무림지보를 얻은 셈이었다.


살짝 망설이는 공소열에게 한 마디 던졌다.


“정말 괜찮으니 몇 개 더 꽂아 보세요.”


나도 약쟁이가 되어 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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