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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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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941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1.02.07 09:15
조회
70
추천
1
글자
7쪽

10장 본질적인 문제? (1)

DUMMY

아침에 정리하였는데 벌써 까끌까끌한 수염이 자라난 걸 보면, 은연중에 스트레스를 꽤 받은 모양이었다.


부장은 투박한 손끝에 느껴지는 수염의 감촉을 느끼면서, 고개를 살짝 돌려 나탈리 함장을 바라보았다.


나탈리 함장은 부장과 눈이 마주치자 곧 단말기를 매만졌다.

전면 모니터에는 이제 드론의 상세한 모습과 설명이 입체적으로 나타났다.


“9천 기 중에 2천 기라서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나, 다행스럽게도 드론들의 상태가 전부 잘 보존되어 있고 모두 최신형 모델입니다. 기본적으로 로이드 미사일과 신형 ATO 미사일이 두 발씩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무장 장착은 더 할 수 있지만, 유대근 박사가 기지의 물자를 고려해서 균등하게 분배하였던 것 같습니다.”


나탈리 함장은 단말기 위에서 몇 번 손짓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거기다 드론 하단 중앙에는 고정형 기관포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공간도약 엔진은 없지만, 행성 궤도나 대기권 등의 권역에서는 꽤 쓸만한 전력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 승무원들과 정보부 요원들이 데스데모나 기지에서 수송하는 중입니다.”

“불행 중 다행이긴 한데······ 2천 기면 연합군 함선 몇 척과는 싸울 수 있을지 몰라도, 함대와 만나면 박살 날 걸세.”


부장은 말을 마치고 나탈리 함장을 쳐다보았다.


“그건······ 그렇습니다.”

“지휘 모듈은 여기 설치했나?”

“네, 부장님께도 곧 권한을 드릴 예정입니다.”


부장은 나탈리 함장의 보고를 들으며, 천천히 머릿속에서 상황을 정리하려는 듯 눈을 살짝 감았다.


나탈리 함장은 그런 평온하지만 엄한 표정의 부장을 보며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나탈리 함장이 눈을 깜박이며 아래쪽의 부하들을 살피려는 순간이었다.


“드론은 됐고, 무장 준비는 어떻게 됐나?”


나탈리 함장은 부장의 목소리에 전면 모니터를 향해 손을 움직였다.


“보시면, 리디늄은 일단 90%까지 보급 완료하였습니다. 이외에 플로이드 반응 장갑을 후면부와 기관실 쪽부터 덧대는 중입니다.”

“화물칸을 개조해서 바로 출격할 수 있게 격납고로 바꾸는 건 어떤가?”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탈리 함장은 단말기에 메모하며 부장의 물음에 마무리를 지었다.


부장은 모니터를 향해 눈을 고정한 채, 앞에 놓인 난간에 손을 올리고 예의 그 고민하는 상태로 들어갔다.


“저, 부장님?”


부장은 나탈리 함장의 부름에 살짝 고개만 돌렸다.


“이제 어디로 가면 될까요?”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질 않았으니 갔던 곳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 파샤에게서 별다른 소식이 없었네. 일단 저번에 이희진이라는 그 과학자를 잡았던 그곳으로 가보지. 그때의 FSF 요원 보고에 의하면, 거기에 툴론의 흔적이 있었다고 하더군.”

“네, 알겠습니다.”


부장은 기울였던 몸을 다시 세우고 품에 넣어두었던 라이터를 꺼내어 튕겼다.

튕기는 주기가 빠르지 않은 대신, 소리는 더욱 경쾌하였다.


나탈리 함장은 라이터의 찰그락 거리는 소리가 만드는 새로운 파동에 짐짓 긴장하였지만, 부장은 별말 없이 출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문이 열리며 부장이 발을 내딛으려는 찰나였다. 라이터의 일정한 리듬이 끊겼다.


“참, 공간도약까지 얼마나 걸리겠나?”


부장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나탈리 함장은 품에 있던 단말기를 한 손으로 받치며 대답하였다.


“선적 및 선체 보강에, 격납고 개조까지 하면······ 출발까지 대략 사십 시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알겠네. 무슨 일 있으면 보고하도록.”


나탈리 함장은 대답 대신 경례로 함장을 배웅하였다.

부장은 가볍게 손을 올리고 앞으로 뻗어 있는 긴 복도를 걸어갔다.


오늘따라 어깨에 있는 정장 외투가 무거운 느낌이 들었지만, 부장은 자신의 선실까지 흔들림 없이 걸어갔다.



------------------------------



“그래서, 그게 헤르메스로 가는 방법인가?”


PSC가 붙여진 관자놀이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레이첼이 약간 퉁명스럽게 물어볼 때마다 빛의 밝기가 달라졌다.


섬세하게 물어보기엔 레이첼의 온 신경은 이미 입보다 눈에 가 있었다.


레이첼은 전면 유리 너머로 빠르게 지나가는 온갖 국적의 화물선과 하단부의 모니터에서 노이즈와 함께 송출되는 화면을 동시에 보고 있었다.


유람선을 피해 그 밑으로 함선의 방향을 돌린 레이첼은 그제야 화면에 보이는 초췌한 태환의 언행에 다시 집중했다.


“으으, 맞아요. 지금쯤이면 경계태세가 풀렸을 거예요.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일 겁니다······ 입항 심사에서는 ‘데이지 5561’이라고 무전을 하고······.”

“데이지 5561이라······ 아주 술술 꿰고 있는 거 보니까 너도 스캐빈저 떨거지인가 봐, 안태환?”


레이첼은 비아냥거리듯 태환의 말을 확인한 후, 기수를 화성의 그림자 쪽으로 돌렸다.


“크윽······.”

“불만 있어? 귀여운 사촌 동생을 내가 대신 찾아주겠다는 건데 말이야, 협조해야 하지 않겠어?”


레이첼은 공간도약 전 함선의 계기판들을 하나씩 점검하면서, 동시에 태환의 마음도 들었다가 놓았다.


“아, 아니······.”


화면 너머로는 희미한 태환의 실루엣만 보였지만, 고개를 가로 짓는 움직임은 알 수 있었다.


“좋아. 필요한 일 있으면 또 호출할 거니까 언제든 술술 얘기할 준비나 해두라고. 우리 태환 씨는 사촌 동생을 찾고, 나는 마무리도 짓고 서로 이득이잖아?”


레이첼은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솔로몬의 왕처럼 자기만의 해법을 얘기하였다.

그리고 그것에 스스로 취한 듯 소리 내어 웃었다.


레이첼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우주 공간을 넘어 전부 태환에게 전달되었다.

하지만 그 반응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묵묵부답인 태환을 슬쩍 쳐다본 레이첼은 입을 열었다.


“뭐, 좋아. 그럼 당신 말이 맞는지 확인해보자. 옆에 요원 있나?”


레이첼의 물음에, 태환만 보이던 화면 오른쪽에서부터 검은색의 선 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굴곡진 어깨 모양이 되었다.


“우리 도움이 필요한 안태환 씨, 최대한 잘 보살펴 줘. 이만큼 협조를 해줬으니 말이야.”


어깨가 살짝 낮아지며, 정장 차림의 남자는 알겠다는 표시를 몸으로 보였다.

레이첼은 왼쪽 귀에 손가락을 살짝 대었다.


그러자, 화면이 전환되며 전면 모니터에서 공간도약 준비가 시작되었다.


“가볼까.”


레이첼은 가볍게 혼잣말을 한 뒤, 계기판 한가운데 있는 빨간색의 버튼을 눌렀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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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7) 21.02.03 74 1 7쪽
67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6) 21.02.02 76 1 7쪽
66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5) 21.02.01 80 1 7쪽
65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4) 21.01.31 82 2 7쪽
64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3) 21.01.31 86 1 8쪽
63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2) 21.01.30 79 1 7쪽
62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1) 21.01.30 84 1 7쪽
61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7) 21.01.29 89 1 7쪽
60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6) 21.01.28 87 1 7쪽
59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5) 21.01.27 88 2 7쪽
58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4) 21.01.26 88 2 7쪽
57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3) 21.01.25 87 1 7쪽
56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2) 21.01.24 100 0 7쪽
55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1) 21.01.24 105 2 8쪽
54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1) 21.01.23 108 1 9쪽
53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0) 21.01.23 101 0 7쪽
52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9) 21.01.22 104 1 7쪽
51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8) 21.01.21 108 2 7쪽
50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7) 21.01.20 115 0 7쪽
49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6) 21.01.19 120 3 7쪽
48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5) 21.01.18 120 3 7쪽
47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4) 21.01.17 13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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